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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06-17 19:01:08

내 청춘의 아르카디아

우주해적 캡틴 하록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1982년작.

내 이름은.. 팬텀. F. 하록...
유난히도 폭풍우가 심했던 그날. 나는 포트 몰레스비로 부터 뉴기니어 섬을 가로질러 뉴그립톤 섬의 라바홀로 날고 있었다. 항공 탐험가로서 세계의 하늘을 모조리 정복하는 것이.. 내 인생을 건 꿈 이었다. 그런 나의 앞길을 가로 막는 것은.. 오엔스 스탠리 산맥. 최고봉 5,030m. 사람들은 이 봉우리를 스탠리의 마녀라고 부르며 두려워 했다.
내 이름은.. 팬텀. F. 하록...
그리고 이 비행기는 바로 나의 분신. 삶과 죽음을 함께하는 벗. 내 청춘의 아르카디아. 나와 더불어 청춘을 보냈고.. 나와 더불어 하늘을 누빈.. 이 비행기가 나는것을 멈출때에.. 나의 삶도 끝날 것이다.
연료를 가득 채운 기체는 그날 무거웠다. 고도를 높힐 수 없는 아르카디아의 엔진은.. 몹시 힘겨운 듯 했다. 금세라도 끊길 듯한 실린더 소리는.. 늙은 내 심장의 불규칙한 고동 소리 같았다. 나와 아르카디아는.. 좁디 좁은 골짜기 사이를 간신히 날고 있었다. 그러나, 스탠리의 봉우리들은 싸늘하게 꼼짝도 않고.. 나와 아르카디아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나와 아르카디아는 일생에 단 한번.. 하늘과의 싸움에서 졌다.
원통한 눈물을 삼키며 되돌아 오던 내가.. 무심코 뒤돌아 보았을 때.. 산이 비웃고 있었다.
나는 아르카디아 앞에는.. 패배라는 두글자가 없다고 믿으며 이제까지 날았다. 나는 최소한의 가솔린 만을 남기고 모두 공중에 버렸다. 기체를 가볍게 만들고 20분에 모든 것을 걸었다.
내 이름은.. 팬텀. F. 하록...
괴로움과 즐거움을 함께 해온 이 비행기는.. 내 청춘의 아르카디아. 스스로 원하는 대로 날아온.. 나의 생애를 후회하진 않는다.
꿈은, 인간이 그것을 버리지 않는 한.. 결코..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오프닝 부분에 나오는 독백.[1][2]

하록이 어떻게 아르카디아 호를 타고 우주해적으로서의 삶을 살게 되었는지 설명하는 일종의 프리퀄 스토리의 극장판. 감독은 카츠마타 토모하루. 작화감독은 코마츠바라 카즈오. 메카닉 작화는 츠노다 코이치.

은하철도 999 극장판이 히트하자 하록 시리즈를 리부트하기 위해 제작된 작품으로 아르카디아 호의 디자인을 은하철도 999 버전으로 맞추고, 스토리도 젊은 하록을 내보내 처음부터 시작했다. 이 때문에 1978년작 우주해적 캡틴 하록과 스토리가 이어지지 않는다. 원래는 이어주려고 했으나 후속작 무한궤도 SSX가 애매하게 완결되면서 결국 완전히 별개가 되었다.

우주로 지배권을 확장하려던 지구인들은 역시 우주를 제패하던 외계인, 일루미다스와 전쟁을 벌여 패한다. 지구군 우주함대 소속 함장이던 하록은 패장이 되어 정복당한 지구로 돌아온다. 영화가 끝나기 전까지는 내내 무력감과 절망이 감도는 어두운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하록이 이를 극복하는 내용으로 되어있다.

당시로선 엄청난 제작비를 투입해서 만든 작품이었는데 개봉 당시에는 이미 마츠모토 레이지 특유의 코드가 먹히지 않는 시대였기 때문에 흥행에선 실패했다. 린 타로 감독이 참여하지 않아서 이탈한 팬도 있었다. 하지만 코마츠바라 카즈오와 여러 애니메이터들이 그려낸 전함 전투신은 엄청나서 이후에 비운의 명작으로 재조명되어 팬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은 작품으로 린 타로의 우주해적 캡틴 하록과 내 청춘의 아르카디아 시리즈로 팬층이 양분이 된다.

이 극장판의 속편으로 TV 애니메이션 내 청춘의 아르카디아 무한궤도 SSX도 나오는데 슈퍼로봇대전 T에 나오는 건 이쪽이다.

하지만 무한궤도 SSX도 흥행 실패를 하고 하록 시리즈 신작이 연달아 두 작품이나 흥행실패를 하자 도에이는 하록 시리즈는 더이상 상업적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고 원래 개봉 예정이었던 퀸 에메랄다스 극장판의 제작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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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1985년에 대영비디오에서 혹성전쟁이라는 제목으로 비디오가 나왔다. 하록을 신성호가 맡았으며 황원, 최수민(토치로), 강구한(제다 사령관), 노민, 이선희(에메랄다스) 등이 참여했다.

1990년 10월 4일 오전 10시에 MBC 한가위 특선 방영판에선 손원일이 하록,토치로는 권혁수, 나레이션을 바로 김기현연기했다.

15분쯤에 승객들 사이에 나오다가 조르와 부하들에게 밀쳐 넘어지며 "아야야야야..아퍼..너무해."라고 말하는 중년 아저씨가 40대 시절에 원작자 마츠모토 레이지 모습이며, 이 목소리도 그가 직접 맡았다. 비디오판에선 강구한이 맡아 말한다.


[1] 명배우 이시하라 유지로가 목소리를 맡았는데, 이 5분여간의 대사를 더빙하고 받은 출연료가 1982년 개봉 당시 화폐단위로 1,000만엔(!)이다.[2] 투니버스 스튜디오 붐붐에서 이부분만 더빙해 방송된적이 있다. 당시 나레이션을 유강진옹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