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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MMORPG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이하 DAoC, 다옥) 한국 서버 운영 당시 일어났던 괴사건.요약하면 한국 다옥 유저들이 모두 낚여서 프리서버를 1년 동안 정식 서비스와 똑같은 돈 내고 플레이했던 사건이다.
2. 다옥 서비스 중단
초기 미씩 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하고 2002년부터 한국에서 다옥을 서비스하던 '버프 엔터테인먼트'는 2003년 즈음 정점을 찍은 뒤 다옥의 신규 유저가 갈수록 조금씩 줄기만 줄고 더 이상 들어오지 않는 서비스 상태 악화와 그에 따른 재정난 등 여러 문제가 겹쳐 오기 시작했다. 당시 한국 서버는 3개였는데 이 중 둘(하임달, 시프)은 이 때쯤에 이미 사실상 망했고 그럭저럭 유저가 있어 돌아가는 서버는 발더 서버 하나뿐이었다. 2004년 경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 시스템이 비슷한 와우에 유저를 다소간 빼앗기기도 했다. 실제 와우의 베타 시절 유명 상위 유저들 중 다옥 유저 출신이 많았다. 이에 버프가 미씩 측에 로얄티를 지불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미씩은 버프와 계약을 해지하고 서비스를 중단시키려 한다.[1] 이게 2006년 6월 20일의 일이었다.3. 새로운 퍼블리셔 등장
다옥이 망할 것이라는 소문이 들리면서 실의에 빠져 있었던 유저들에게 갑자기 새로운 소식이 들어왔다. 다옥 서비스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 한다는 것이다. 'C2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라고 밝힌 이 정체불명의 인물은 다옥 공식 홈페이지에 다음과 같은 공지를 내걸면서 다옥 서비스를 계속할 것을 약속했다.게임을 사랑하는 유저로써 다옥과 같은 훌륭한 게임이 우리나라에서 서비스가 종료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앞으로 다옥은 버프에서 인계받아 C2 엔터테인먼트에서 계속 서비스할 것이다[2]
명색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사람이 '유저'라고 자칭한 것부터 해서 무슨 게임 서비스가 자원봉사라도 되는 듯한 이상한 내용이었지만 일단 유저들은 사실 여부를 떠나 풍악을 올렸다. C2 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이 생소하다고 지적하는 유저들에 대해서는 "C2는 자회사 개념의 운영팀이며 온라인 게임 운영 전문 회사로 3개의 게임을 운영 중이지만 국내 서비스는 하지 않기 때문에 생소할 수도 있다"면서 미리 실드를 쳐 놓았다.
심지어 아래로 내려갈수록 "국내 서비스 안정화가 우선이고, 미씩에게서 운영권리 확장 등의 협상을 위해 한동안은 업데이트를 안 할 수도 있다"거나 "국내 서비스가 안정화 될 때까지는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마케팅을 하지 않겠다"는 등 공지가 점점 더 이상해지지만 어쨌건 유저들은 망한 게임을 살려준다고 하니까 다들 좋아 죽는 상태였기 때문에 아무도 공지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당연하지만 온라인 게임에서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안 하겠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다만 다옥은 3개 진영이 알아서 싸우면서 노는 RvR이 주요 컨텐츠였기 때문에 스타크래프트와 같이 매 플레이마다 변수가 다양하므로 신규 업데이트가 좀 느려도 할 것은 충분히 있으므로 게임이 문을 닫는 것보다는 낫다는 분위기였다. 물론 영원히 업데이트가 없을 거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당시 공지의 캡쳐본)
그리하여 일단 2006년 당시 서비스는 중단되지 않고 끊김없이 계속되었다.
4. 뭔가 이상한 서비스
그러나 이 '새로운 퍼블리셔'가 서비스하기 시작한 한국 다옥은 시간이 지나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앞서 말했듯 업데이트를 하지 않는 것은 기본이고 수시로 일어나는 서버 불안정과 점검 등을 핑계로 댄 서버 다운 등이 일어나는 것이었다. 거기다가 2006년 당시 미국에서 서비스하던 다옥은 1.86b 패치 상태로, 그사이 확장팩이 2개나 등장했지만 한국 다옥은 2005년 10월 20일 이래로 전혀 패치되지 않은 1.75 버전이었다. 위에서 '공지'로 눈치 빠른 유저들이 가질 의심의 여지를 막았지만 그래도 확장팩까지 깔아 주지 않는 것은 좀 이상했던 것이다. 심지어는 큰 패치가 아니라 자잘한 버그 수정, 핫픽스 같은 패치도 내놓지 않았다. 신규 서버에서 캐릭터 생성이 안 되는 버그가 한 달 동안이나 방치되고 있었을 정도.그냥 망해 가던 게임 다시 서비스하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하고 있었던 유저들은 뭔가 수상하다는 생각은 가졌지만 그래도 그게 어디냐 싶은 마음으로 계속 플레이하고 있었다. 사실 다옥은 신규 던전 등 컨텐츠 추가에 의존하고 비중이 높은 다른 일반적인 온라인 게임들과는 달리 3개 국가의 자율적인 전쟁(RvR) 위주로 돌아가는 게임이라 유저들이 알아서 열심히 자기 컨트롤 실력으로 치고받으면서 상황이 저절로 만들어지는 식의 게임이었기 때문에 신규 업데이트가 없어도 한동안 큰 불만 없이 돌아갈 수 있었다.
5. 발각
그러나 점점 이상해지던 실태에 참고 플레이하던 유저들도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여기서 몇 가지 의심스러운 사안들이 생겼다. 우선 C2 엔터테인먼트는 회사 홈페이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아무리 작은 게임이라거나 퍼블리싱하는 회사라도 회사 홈페이지 정도는 모두 가지고 있는 법인데 C2는 그런 게 없었다.[3]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C2에 관한 글은 찾아볼 수 없었고 심지어 이용약관에는 '버프엔터테인먼트'라는 구 서비스사의 이름이 삭제되지 않은 채 그대로 명기되어 있었으며 약관 어디를 찾아봐도 C2라는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심지어 그 서비스 중이라는 3개의 게임이 뭔지조차 제대로 답변을 하지 않아 더욱 의심을 샀는데 게임 전문지인 경향게임스의 취재에 의하면 EA와 버프 전 관계자, 미씩과 통화하며 "C2 엔터테인먼트가 뭔지 모른다. DAoC의 한국 서비스는 공식적으로 1년 전(2005년)에 중단되었다."라는 답변을 받아냈고 국세청에 문의한 결과 C2 엔터테인먼트는 2006년 6월 9일에 급하게 만들어진 회사였다고 한다. 게다가 홈페이지에 명기된 C2 엔터테인먼트 주소를 찾아가 보니 나온 것은 신림동의 원룸촌이었다.
즉 종합해 보면 C2 엔터테인먼트는 급조된 유령기업이었으며 본사는 서울 신림동의 한 원룸이었고 당시 서비스하던 다옥 서버는 조일호라는 단 한 사람이 그 낡은 고시촌에 갖다 놓은 컴퓨터로 돌리던 프리서버라는 사실이 들통났다. 서울 신림동은 서울대학교가 있는 곳으로, 주변에는 저렴한 고시촌이 형성되어 있다. IT 업체, 그것도 게임 업체가 입주할 환경은 더더욱 아니다. 그동안 패치가 없던 것도 당연히 C2가 정식 서비스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설마 어떻게 공식적으로 미국의 미씩에게서 패치를 받는다고 해도 혼자서 운영하고 있던 게임이니만큼 개발팀도 한글 패치팀도 없는 마당에 제대로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덧붙여서 버프 엔터테인먼트에서 관리·운영하던 서버 내의 모든 데이터를 어떻게 가져와서 운영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위 내용을 취재한 경향게임스에서 전 버프 엔터테인먼트 책임자에게 전화문의를 했으나 '조일호라는 사람이 누군지 모른다'는 답변만 들어서 조씨 이외의 '내부 공모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그게 누군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6. 결말
처음 C2(이하 조씨)측에서는 근거 없는 뉴스를 보고 판단하지 말라면서 이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게임 관련 웹진들과 의구심이 든 유저들의 추적에 의해 결국 꼬리가 잡혔고, 사과문을 공지로 올리며 서비스를 부랴부랴 끝냈다. 심지어 국세청이나 결제 대행사 등 기관에서도 이게 사기죄인지 아닌지에 대한 법률적인 기준이 애매했기 때문에 한국 서버 이용자들만 모두 유료 불법 프리서버 이용자가 되고 말았다. 그것도 지금까지 정식 서비스 시절과 똑같은 돈 내고 프리서버를 해 왔으니 배신당한 유저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르고 땅을 울렸지만 여기에 조씨가 해준 보상은 고작 2개월치 환불뿐이었다.서비스 종료 이후 조씨는 종적을 감췄고 이후 근황도 알려지지 않았다. 정식 서비스 때와 똑같은 비용을 거의 유지비 없이 혼자서 1년간 받아먹었으니 상당한 거금을 챙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이것으로 인해 다옥은 한국 온라인 게임 역사상 유례가 없는 최악의 결말을 가진 게임이 되고 말았다.
한 가지 웃긴 건 낚였다는 걸 안 유저들이 화를 내면서도 그동안 플레이했던 게임 서비스가 중단된다니까 다들 훈훈모드, 부처님 모드로 돌변해 다옥 끝나는 게 아쉽다면서 마무리지은 것이다. 사실 공식적으로는 이미 1년 전에 중단됐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위에 적었듯 패치도 없고 운영도 그냥 안 하는 거나 마찬가지인 상태로 1년 이상 계속된 한섭을 버리고 떠날 사람들은 북미섭이든 어디든 진작에 다 떠났고, 이 정도 시점까지 플레이하고 있던 사람은 그냥 정든 게임이라 계속하고 있던 소수의 유저들뿐이었기 때문. 완전히 패치가 중단된 건 조씨 프리서버로 돌아가던 마지막 1년 정도였지만 이미 그 전 버프 엔터테인먼트 정식 서비스 막바지 시절부터 패치는 진작부터 한참 밀리고 있었다. 서비스 종료 당시 이미 북미섭과 한섭은 확장팩부터 달랐다. 그리고 남은 유저들 대부분 다옥이 이미 사실은 망한 게임에 겨우 호흡기만 달아 놓은 상태였고 머지않아 진짜 망할 것 정도는 당연히 느끼고 있었다. 한섭이 완전히 문을 닫은 이후 남은 유저들은 많이 접기도 했지만 일부는 북미섭 등지로 이주했고 10년여가 지난 2018년에도 한국인 유저 커뮤니티가 있었음이 확인되었다.
과거 다옥의 도메인은 다른 홈페이지로 연결되었지만 이내 백지 상태였다가 나중에는 또 다른 홈페이지로 연결됐다가 2021년 1월 11일 기준으로 도메인 정보를 조회하면 등록되지 않은 도메인이라고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