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미술 작품, 세한도를 보고 시인 도종환이 지은 시이다. 위 그림인 김정희의 예술 작품인 세한도와 헷갈리지 않도록 하자.
1. 내용
소한이 가까워지자 눈[1]이 내리고 날이 추워져
그대[2] 말대로 소나무 잣나무의 푸르름은 더욱 빛난다
나도 그대처럼 꺾인 나무보다 꼿꼿한
어린나무에 더 유정한 마음을 품어
가지를 매만지며 눈을 털어 낸다
이미 많은 새들이 따뜻한 곳을 찾아 떠난 지 오래인데
잔가지로 성글게 엮은 집에서 내려오는 텃새들은
눈 속에서 어떻게 찬 밤을 지샜을까
떠나지 못한 새들의 울음소리에 깨어
어깨를 털고 서 있는 버즘나무 백양나무
열매를 많이 달고 서 있는 까닭에
허리에 무수히 돌을 맞은 상수리나무 갈참나무
소나무 잣나무에 가려 똑같은 푸른빛을 잃지 않았어도
눈여겨 보아 주지 않는 측백나무
폭설에 덮인 한겨울을 견디는 모든 것들은
견디며 깨어 있는 것만으로도 눈물겹게 아름답다
발 아래 밟히며 부서지는 눈과 얼음처럼
그동안 우리가 쌓은 것들이 무너지고 부서지는 소리
대륙을 건너와 눈을 몰아다 뿌리는
냉혹한 비음의 바람소리
언제쯤 그칠 것인지 아직은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기나긴 유배에서 퓰려나 돌아가던 길
그대 오만한 손으로 떼어냈던
편액의 글씨를 끄덕이며 다시 걸었듯
나도 이 버림받은 세월이 끝나게 되면
내 손으로 떼어냈던 것들을 다시 걸리라
한 계단 내려서서 조금 더 낮은 목소리로
그대 이름을 불러보리라
이 싸늘한 세월 천지를 덮은 눈 속에서
녹다가 얼어붙어 빙판이 되어버린 숲길에서
그대[2] 말대로 소나무 잣나무의 푸르름은 더욱 빛난다
나도 그대처럼 꺾인 나무보다 꼿꼿한
어린나무에 더 유정한 마음을 품어
가지를 매만지며 눈을 털어 낸다
이미 많은 새들이 따뜻한 곳을 찾아 떠난 지 오래인데
잔가지로 성글게 엮은 집에서 내려오는 텃새들은
눈 속에서 어떻게 찬 밤을 지샜을까
떠나지 못한 새들의 울음소리에 깨어
어깨를 털고 서 있는 버즘나무 백양나무
열매를 많이 달고 서 있는 까닭에
허리에 무수히 돌을 맞은 상수리나무 갈참나무
소나무 잣나무에 가려 똑같은 푸른빛을 잃지 않았어도
눈여겨 보아 주지 않는 측백나무
폭설에 덮인 한겨울을 견디는 모든 것들은
견디며 깨어 있는 것만으로도 눈물겹게 아름답다
발 아래 밟히며 부서지는 눈과 얼음처럼
그동안 우리가 쌓은 것들이 무너지고 부서지는 소리
대륙을 건너와 눈을 몰아다 뿌리는
냉혹한 비음의 바람소리
언제쯤 그칠 것인지 아직은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기나긴 유배에서 퓰려나 돌아가던 길
그대 오만한 손으로 떼어냈던
편액의 글씨를 끄덕이며 다시 걸었듯
나도 이 버림받은 세월이 끝나게 되면
내 손으로 떼어냈던 것들을 다시 걸리라
한 계단 내려서서 조금 더 낮은 목소리로
그대 이름을 불러보리라
이 싸늘한 세월 천지를 덮은 눈 속에서
녹다가 얼어붙어 빙판이 되어버린 숲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