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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01 17:12:17

아기장수 우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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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아기장수 우투리-서선미 그림.jpg

1. 개요2. 줄거리3. 그 외4. 대중매체

1. 개요



한국의 설화. 배경은 지리산이지만, 한반도 각지에 비슷한 이야기가 많다.

'우투리'는 '우두머리'의 변형이라는 설이 있으며, '동구리'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 반쪽이처럼 '웃통'만 있는 아이라 해서 우투리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설도 있다. 제주도에도 삼별초김방경을 주인공으로 한 비슷한 설화가 존재한다.

7차 교육과정중학교 2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었다. 교과서에 실린 건 서정오 작가가 편찬하고 보리 출판사에서 펴낸 저연령층 대상 설화집인 '옛 이야기 보따리' 시리즈의 10권에서 가져온 것으로,[1] 여러 구전 설화의 내용을 갈무리해서 다듬은 재편집본에 가깝다.

2. 줄거리

임금과 벼슬아치들이 폭정을 부려 시달리던 백성들이 영웅을 바라던 때의 이야기다. 지리산에 살던 가난한 부부에게 아이가 태어나는데 어떤 도구를 써도 탯줄이 잘리지 않다가 지나가던 할머니억새풀로 탯줄을 치니 그제야 잘라졌다.(억새 외에 대나무 같은 것을 쓰는 판본도 있다.)

부부는 아기 이름을 우투리라 지었으며 우투리는 아기 때부터 남다른 모습을 보였는데, 방에 잠깐 눕혀놓고 나갔다 오면 아기가 올라갈 수 없는 시렁이나 장롱 위에 올라가 있는 것이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부부가 몰래 우투리를 바라보니 겨드랑이에 붙은 조그만한 날개로 날아다니던 것이었다. 이게 상당히 기겁할 일인 게 겨드랑이에 날개가 난 아이는 장차 영웅이 될 거란 얘기였는데,[2] 일반 백성에게서 영웅이 태어난 걸 알면 임금과 귀족들이 부부와 아이를 죽이려고 할 테니 부부로선 기쁨보단 걱정이 더 크게 들었다.[3]

부부는 의논 끝에 아이를 데리고 지리산 깊은 곳으로 숨어들어갔으나 그새 백성들에게 소문이 돌아 임금의 귀에도 들어갔으며 임금은 장수에게 군사를 맡겨 우투리를 잡으러 보냈다.[4] 우투리는 일이 수상함을 알고 감쪽같이 사라졌고, 장군은 우투리의 부모를 잡아 고문을 하지만 그들도 우투리가 어디 갔는지는 모르기에 별 수 없이 며칠 후에 풀어줬다. 집에 돌아오니 우투리가 눈물을 흘리며 부모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이후 우투리가 한 말을 가져와 어머니에게 볶아달라고 했는데, 어머니는 콩을 볶다가 한 알이 톡 하고 튀어나오는 걸 보고 배가 고파 그걸 주워먹었다. 우투리는 볶은 콩으로 갑옷을 만드는데 어머니가 주워먹은 딱 한 알이 모자라서 왼쪽 겨드랑이 날개죽지 아래를 못 가리게 되었다.

우투리는 그 뒤에 어머니에게 "조금 있으면 군사들이 다시 올 것 입니다. 혹시 내가 싸우다 죽거든 뒷산 바위 밑에 묻어 주되, 좁쌀 서 되, 콩 서 되, 팥 서 되를 같이 묻어주세요. 그리고 삼 년 동안은 아무에게도 묻힌 곳을 가르쳐 주지 마세요. 그러면 삼 년 뒤에는 나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러고 다시 군사가 쳐들어오자 우투리가 그 앞에 나가 대치한다. 군사들은 겁을 먹고서 가까이 오지 못하고 멀리서 활만 쏘지만 전부 콩 갑옷에 맞아 힘없이 부러진다. 그러자 우투리가 왼팔을 들어서 콩 한 알이 모자라 빈 부분을 드러냈는데 마지막 화살 하나가 날아와 그 부분에 적중했다. 군사가 물러가자 우투리의 부모는 숨을 거둔 그의 말대로 곡식을 준비해 뒷산 바위에 묻어주었다.

임금은 우투리가 죽었다는 그 소식을 듣고 안심했는데 몇 년 뒤 백성들 사이에서 우투리가 아직도 생존해 있다는 소문이 돌자 이번에는 직접 군사를 거느려 지리산으로 쳐들어갔다. 우투리의 부모를 붙들어 우투리를 묻은 곳을 밝히라고 협박하자 어머니가 묻은 곳을 실토했다. 임금은 뒷산 바위로 가서 바위 밑을 파보지만 아무리 파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자, 바위 밑이 아니라 바위 속에 무언가 있겠거니 하고 바위를 열어보려고 한다.

바위를 열어보려고 하나 딱히 방법이 없자 이번엔 우투리를 낳을 때 뭔가 이상한 일이 없었으냐고 우투리의 아버지를 협박하는데, 우투리의 아버지가 말을 하지 않자 남편 목에 칼을 들이대고는 우투리의 엄마를 협박하여 결국 우투리의 어머니가 비밀을 알려주었다. 임금이 다시 뒷산으로 가 억새풀로 바위를 치자 바위가 갈라지며 속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다. 그 안을 보니 우투리를 묻을 때 같이 묻은 곡식들이 병사가 되고 말과 무기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바위가 열린 틈으로 바람이 들어가자 그 많은 병사들이 녹듯이 사라졌고, 우투리도 같이 사라졌다. 이때가 딱 3년(혹은 정해진 기간)에서 하루가 모자라는 날이라고 한다.

그 뒤 지리산 어느 자락에서 날개 달린 말이 나타났다. 아기 장수를 태울 예정이었던 용마였다. 며칠 밤낮을 구슬피 울며 주인을 찾아 헤매다가 용소에 빠져 죽지만 그 뒤로도 냇물 속에서 말 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소문이 돌고, 백성들은 우투리가 이번엔 물 속에서 살아있다고 믿는다고 한다.

우투리가 피를 토하고 쓰러졌을 때 "이럴 줄 알았다. 에미가 원수라."라는 유언을 남기는 버전도 있다. 이성계가 나오는 설화에선 "방정맞은 년이 말을 해서 좋은 자식을 죽였다."라면서 우투리 어머니를 처형하는 판본도 있으며[5] 아들이 세상을 떠난 이후 부모 모두 혹은 어머니가 연못에 몸을 던져 자결하는 버전이나 우투리가 지금은 결국 실패했지만 언젠가 다시 자신이 나타날 것을 예언하고 땅을 갈라 그 속으로 사라지는 버전도 있다.

3. 그 외

先是, 龍岡居民林同告: "安州人金德光妻良女方今自謂: ‘生子如佛, 臍下産出, 空中飛去, 年至十八九, 則持國與國接戰。’" 命遣安琛鞫之。
전에 용강(龍岡) 사는 백성 임동(林同)이, 안주(安州) 사람 김덕광(金德光)의 아내 양가 여자 방금(方今)이, ‘아들을 낳았는데 부처같고, 배꼽 아래로 낳았으며 공중으로 날아갔는데, 나이 18, 19살이 되면 나라를 주장하고 나라와 접전한다.’ 하였다고 고발하였는데, 안침(安琛)을 보내어 국문하게 하였다.
- 연산군일기 50권, 연산 9년 6월 15일 경술 3번째기사 #

4. 대중매체

1990년대 반공 동화 중에 아기장수 이야기를 토대로 한 작품이 있다. 일제강점기 시절에 태어난 아기장수가 장성해서 김일성을 모티브로 한 폭군의 침략에 맞서 싸운다는 내용. 이후 폭군은 역시 김정일을 모티브로 한 세자와 폭정을 저지르며 나라를 망치고 있고 아기장수는 명군이 되어 따로 자신의 나라를 만들어 발전시킨다는 결말. 아기장수가 전체적으로 백선엽박정희의 행보를 섞어서 미화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1] 이 10권은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주된 테마로 삼아, 배드 엔딩으로 마무리되며 구슬픈 느낌을 주는 이야기들로 엮여 있다.[2] 겨드랑이에 날개달린 설정이 붙었을 때는 그것이 반역의 상이라는 등 어쨌거나 지배층들이 좋아하지 않을 타입이라는 것이 꼭 하나씩 붙는다. 또한 이를 염려한 부모가 달군 숟가락으로 날개를 지져 없애는 이야기가 붙기도 한다.[3] 사실 영웅이란 존재는 그 자체만으로도 더할 나위 없는 프로파간다이기에 어느 왕권이든 자신들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데 영웅담을 활용했었다. 그런 만큼, 새로운 영웅의 탄생은 기존 체제에 대한 위협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는 사안이기도 했다.[4] 임금이 아니라 고을 원님 정도로 격하된 판본도 있으며, 임금으로는 여러 인물이 선택되곤 하나 가장 많은 경우 이성계로 나온다.[5] 실제로 이성계덕망과 비정함이 미묘하게 공존하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이야기에서 만악의 근원이 결국 임금 본인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백성의 부모와도 같은 군주가 제구실을 못하는데 백성이 부모노릇을 못한다고 비난하는 태도는 블랙 유머가 따로 없다.[6] 그중 하나는 노부부가 날개 달린 아기를 낳자 아기가 장성하기 전에 돌로 압사시켰다는 설화이다.[7] 게르만 신화에서는 지크프리트.[8] 좋게 끝나봐야 똑같이 가난하게 살거나 다른 집의 종으로 들어갔을 것이고 버전에 따라서는 우투리가 죽은 후 후환을 없애기 위해 부모까지 함께 죽였다는 버전도 있으니 좋게 끝나지는 않았을 것이다.[9] 애초에 아지발도는 항목에도 나오지만 이성계 측 사병들, 즉 가별초가 아지발도, 즉 아기 장수라고 불렀고 본명이 아니다.[10] 이성계 이야기는 부록에서만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