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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30 13:25:42

정치적 올바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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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의의
2.1. 사회적 의의2.2. 산업적 의의
3. 역사4. 사례5. 비판6. 여담
6.1. 번역6.2. 풍자
7. 관련 문서

1. 개요

정치적 올바름( 올바름, Political Correctness)은 인종, 성별, 장애, 종교, 직업 등에 관한 편견이나 차별이 섞인 언어 또는 정책을 지양하려는 신념, 혹은 그러한 신념을 바탕으로 추진되는 사회 운동을 일컫는 말이다. 줄여서 'PC주의' 또는 'PC'라고도 한다.

2. 의의

2.1. 사회적 의의

PC주의가 대두되기 전부터 사회에는 기본적으로 비하적 의미가 담겼거나 편견에 근간을 둔 표현, 혹은 그렇게 해석될 여지가 있는 표현들은 사용을 삼가는 것이 예의라는 인식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깔려 있었다. 하지만 PC주의가 대두되면서 그간 편의상 무난히 사용되어 온 표현들도 관점에 따라선 충분히 비하적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PC주의의 영향력이 강한 지역일수록 언어 생활에 대한 대대적인 수정 작업이 가해졌다. 이런 움직임은 도덕윤리에도 영향을 끼쳐 정치 담론과는 상관 없이 언어 사용에 새로운 규범으로서 자리 잡았다. 결론적으로 PC를 문화콘텐츠에 도입함으로써 문화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건전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좋은 예시로, 2012년 10월경 지상파로 방영되었던 어느 다큐멘터리에서 열대 식물의 매우 크고 넓적한 나뭇잎에 음식을 담아 먹는 부족을 취재하면서 꼬박꼬박 그 나뭇잎을 그릇이라고 부른 일이 있다. 아무런 가공을 거치지 않은 나뭇잎이었지만, 나뭇잎에 음식을 담아 먹는다고 내보내면 그 부족이 위생관념이 없다는 이미지를 뒤집어쓰게 될까 봐 의도적으로. 토란, 파초, 고비 등을 제외하면 큰 나뭇잎이 나지 않는 대한민국에서는 '나뭇잎에 음식을 담아 먹는다'라고 하면 풀내 나는 조막조막한 이파리 아니면 길가에 떨어진 낙엽에다가 밥을 담아 먹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기때문. 게다가 그 부족이 음식을 담아 먹는 나뭇잎이, 일반인들이 음식을 담아 먹는 그릇과 재료만 다르기 때문에 그릇이라고 불렀다.

이런 정치적 올바름에 입각한 언어 생활의 변화는 '에스키모[1] → 이누이트, 부시맨[2] → 코이산족'의 경우처럼 기존에 아무 문제 없이 사용되던 명사라도 되도록 지칭 대상의 원래 이름을 써서 명명한 측의 일방적인 편견을 배제하는 방식으로도 나타났다. 미국 흑인들을 지칭하는 명사가 Negro에서 African-American으로 변한 것도 비슷한 경우로, Negro라는 표현에 불쾌감을 느끼는 흑인이 많은 것도 있었지만 지칭 대상인 대부분의 미국 흑인들이 스스로를 African-American으로 지칭하길 원했기 때문에 이런 표현이 정착 되었다.(「정의롭게 말하기: 폴리티컬 코렉트니스」(이하 「정의롭게 말하기」), 박금자, 커뮤니케이션북스, 46p.)

하지만 이런 추세는 동시에 예의의 범주를 넘어 상대에게 의무로서 강제해 상대의 언어 생활을 통제하려는 SJW들의 증가로 이어졌으며 심지어 자신들이 믿는 규범을 따르지 않으면 막무가내로 상대를 반인권적인 분류로 규정하고 불이익을 주려고 하거나, 동일 사안을 두고 이성보다는 자신의 이념에 근거해서 해석해 퇴행적 결과를 초래하는 등의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들도 생겨났다. 특히 남성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언어 생활에 민감한 여성들이 비슷한 시기에 한국에 나타난 페미니즘의 영향을 받아 '유모차'를 '유아차'로, '자궁'을 '포궁'으로 페미니즘에 맞는 어휘로 바꾸고 이를 여러 방면으로 주변 사람들이나 사회 전체에 강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사건사고가 늘어났다.

서구권에서는 주로 성소수자 집단이 이런 행동 양상을 보이는데, 미스젠더링이나 데드네이밍을 문제 삼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성정체성에 걸맞은, 성소수자 인권운동가들이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대명사를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등의 양상을 보이며 이를 법으로 제정해 위반 시에 벌금이나 징계, 심하면 징역까지 가해야 주장하기도 하기도 한다. 정치적 올바름을 지지하는 입장에선 이게 트랜스젠더의 존엄성과 정신건강을 위한 전적으로 온당한 조치라고 보고 반PC측에서는 과도한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본다. '법으로까지 제정'에 링크된 캐나다 Bill C-16의 경우 트랜스젠더를 기본적 차별로부터 보호범위 범주에 넣었을 뿐이지 아예 실제로 대명사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처벌받는 사례는 (최소한 캐나다 내에서) 전혀 없고 그런 취지의 법률도 아니기 때문에 논란이 과장된 측면도 있다. 다만 트랜스젠더 인권운동가 진영에서 대명사의 고의적 사용 거부 자체를 전적으로 불법화하고 그 자체를 헤이트스피치로 간주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경우는 서구에서 실제로 있긴 한다.

2.2. 산업적 의의

여러 문화와 인종이 섞여 사는 미국은 기존부터 인종차별이나 성소수자 차별에 민감했던 만큼 PC주의가 전세계에서 독보적인 수준으로 발전했다. 미국은 대놓고 인종차별 때문에 남북전쟁이라는 내전을 겪기도 하고 20세기 말 미국 흑인 민권 운동,여성 인권 운동의 발흥으로 인해 거의 내전 수준의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반대로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전쟁을 위해 과거 백인 남성외에는 모두 배제된 2등시민이었던 흑인과 여성을 전시 생산, 나아가 일부는 군에 참전하게 하면서 추축국을 상대로 한 전세계적 전쟁의 승리와 함께 전시생산의 폭발로 이루어진 거대한 경제 성장을 통해 세계 최강대국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그러면서 산업적으로 이전의 백인 남성들만 고용하던 제한적인 노동 공급에서 탈피해 흑인, 여성의 노동 공급이 결과적으로 노동력의 과잉과 내부 경쟁을 불러와 노동자의 품질은 상승하고 가격은 하락하며, 이들이 소비자로 들어오면서 과거 인종이나 성별에 따라 분리되었던 소비시장이 연결되어 더 넓고 다양한 경제활동이 가능해졌다는 걸 알게 되었다. 즉, 정치적 올바름의 시작은 인권의 문제였지만 정치적 올바름을 통한 소수자들의 주류 사회 편입이 경제 규모를 키워 국가 경제적으로도 이롭다는 걸 미국의 자본가들이 깨달은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B2C 사업 분야에서 마케팅과 홍보에 적극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맥주 회사 Bud Light는 트랜스젠더인 Dylan Mulvaney를 홍보 모델로 기용했고, 미 육군은 모병 홍보 영상에 레즈비언 커플에게 입양되어 자란 여성의 성장기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삽입했다. 그런식으로 콘텐츠가 곧 상품인 문화산업계에선 콘텐츠 제작에 PC주의가 나타났다. 이 같은 변화는 미국의 연예기획사 CAA(Creative Artists Agency)가 발표한 영화 출연진의 인종이 다양할수록 흥행 수익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더 넓은 계층의 많은 고객을 포섭하기 위해 거침없이 추진되었다. 문화산업계에선 그 전부터 고객층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도덕, 윤리, 사회 정의에 신경 써야한다는 게 어느 정도 상식으로 잡혀 있었기 때문에 이같은 움직임은 문제 없이 대세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미국의 문화산업계가 아시아 국가들의 문화산업계에 비해서 장애인을 배려하기 위한 접근성 개선 정책 즉 배리어프리에 보다 관심을 기울이는 성향을 가지는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대표적인 예시로 비디오 게임의 사례를 들 수 있는데, 미국에서 개발된 게임들은 한국이나 일본, 중화권동아시아에서 개발된 게임들에 비해 장애인을 배려하기 위한 접근성 옵션이 더 충실하여 배리어프리를 강하게 의식하는 경향이 있으며, 정치적 올바름을 내세운 게임일수록 특히 그 경향이 강화되어 있는 편이다. 반대로 정치적 올바름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동아시아의 게임들은 배리어프리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무관심하기에 이러한 접근성 옵션이 부실한 경우가 많다. 아시아 국가들의 문화산업계에서는 장애인을 고객층으로 상정하는 경우가 드물어 배리어프리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관심이 부족한 편이지만 PC주의를 중시하는 미국의 문화산업계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생산자들 사이에서의 이야기로, 본격적으로 PC주의가 여러 문화산업 콘텐츠에 반영되면서 소비자들 쪽에서 이에 대한 반발이 점차 커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는 과거 흑인 민권 운동과 여성 운동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반발했던 백인 주류사회의 저항과 유사한 원리로 일어났으며, 이런 문화전쟁을 통해 결국 미국 내에서는 이런 PC주의 콘텐츠에 질려버린 소비자들이 자국 문화 콘텐츠에서 대거 이탈해 버리는 사태가 발생했고 2018년에 미국 SF 군사 소설가인 존 링고는 이를 두고 'Go woke, go broke.'('PC주의를 선택하면 빈털털이가 된다' )라는 밈을 만들어 대유행을 시키기까지 한다. 국제적인 영향력을 가진 미국 문화산업의 이런 급격한 변화는 해외 수입에도 큰 타격을 주어 국제적인 라이벌에 해당하는 중국으로부터 '게으르고 무책임한 스토리텔링을 인종차별물타기 하려 들지 마라'는 훈계를 듣거나 동맹국인 한국에서 PC주의 콘텐츠가 저조한 성적을 거두자 미국 문화산업계 쪽에서 한국을 인종차별 국가라고 비하하는 사태로까지 이어졌다.( Disney’s The Little Mermaid flops in China and South Korea amid racist backlash)

아이러니하게도 더 많은 고객을 포섭하기 위해 진행된 PC주의 콘텐츠 제작은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오게 된 셈인데 이 같은 현상은 PC주의 자체의 문제라기 보단 소비자들 입장에서 생산자들이 창작물의 퀄리티를 희생해가며 PC주의를 우선하고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기본적으로 현대의 PC주의 콘텐츠는 그 주제만 바꾸면 20세기 삼류 반공물, 질 낮은 종교영화와 별반 다를바 없는 수준으로 질이 떨어진다. 이런 프로파간다를 넣어도 카사블랑카 수준이면 사람들이 신경쓰지 않고, 벤허수준이면 오히려 주제 덕분에 더 명작이 되었다고 평가받지만, 대다수가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다.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처럼 PC주의를 넣었다고 해도 창작물 자체의 퀄리티가 보장된다면 오히려 대다수가 명작으로 평가한다는 게 그 방증.

PC주의가 문화산업에 반영되기 훨씬 전인 1996년도에 개봉한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핸더랜드의 대모험에 나온 마카오 & 조마는 외모도 결코 미형이라 볼 수 없는 성소수자 캐릭터들이지만 특유의 캐릭터성이 작품에 잘 녹아들었기에 고작 10분 밖에 안 되는 출연 분량에도 불구하고 컬트적인 인기를 끄는 캐릭터들이 되었다. 하지만 마카오 & 조마의 경우 보는 이에 따라서는 성소수자적 요소를 희화화하는 개그캐에 가깝기 때문에 차별적이라고 볼 수 있고, 따라서 오히려 반PC적인 창작물이라는 의견도 있다. 오히려 흑부리 마왕의 야망후부키마루가 PC캐에 가깝다.

영국(정확히는 영국-프랑스 합작)의 가족 영화 패딩턴 시리즈와 그 원작 패딩턴 베어(1958년~현재)도 있다.이 작품은 PC주의가 적용된 작품 중에서,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핸더랜드의 대모험보다 더 오래된 작품이다. 사실상 PC주의 작품의 시초. 이 작품에서 주인공 패딩턴 브라운이 '어느 개발도상국 출신의 이주민'인데, 여기에 주인공이 곰 형상 캐릭터라는 점과 '덜렁이'라는 갭 모에 요소가 시너지를 일으키면서 영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끄는 캐릭터가 되었다.

오타쿠들의 필수 시청 코스가 된 일본 애니메이션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1990~1991)도 히로인인 나디아가 '한 때 어느 서커스장에서 노예로 고통받은 이력이 있는' 여성 유색인종으로 묘사되어 있으며 심지어 네모 선장유색인종이다. 일본 콘솔 게임인 메트로이드 시리즈(1986~현재)와 파이널 판타지 6(1994) 또한 주인공이 각각 사무스 아란, 티나 브랜포드로 둘 다 여성 캐릭터다. 소비자들 입장에선 PC주의 콘텐츠에 반발을 하는 게 아니라 PC주의를 핑계 삼아 대충 만든 졸작들에 반발하고 있는 셈.

현재 디즈니가 욕 먹는 이유는 PC를 어떻게 녹여내는가 하는 문제 때문이 아니라 그냥 게임 캐릭터처럼 스킨을 뒤집어 씌우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자칭 PC주의가 문제다. 인어공주만 해도 이미 백인 이미지에 흑인을 입힌 수준이고 배경도 아프리카 중 흑인이 사는 곳이 아닌 서인도제도인 아메리카이다. 그렇다고 노예를 다룬 것도 아니고 흑인을 전면 내세운 것이 아니라 왕자도 백인에 미남이라는 괴상한 형태이다. 이미 흑인 미남은 충분하고 가상에 이야기라면 얼마든지 각색임에도 제작진이 생각한 것은 PC주의를 내건 괴작이자 망작이 나왔고 결과는 폭망이다. 한국과 중국을 인종차별 국가라서 망했다는 것도 결국 원죄에 대한 회피다. 인종차별에 바탕에는 경제적 불평등과 백인 사회에 폭력임에도 이를 PC로 면죄부를 받고 이를 비판하는 쪽을 인종차별로 모는 폭력을 저지른다.

하지만 PC주의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소수자들은 PC주의에 반발하거나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보다도 훨씬 집단 행동에 적극적이고 세력화된 움직임을 보이는 터라 생산자들 입장에서 이를 무시할 수는 없어 판매량에 마이너스로 작용함에도 꾸준히 관련 요소를 콘텐츠에 삽입하거나 직원들에게 관련 내용을 교육했다. 게임 호그와트 레거시는 원작자 J. K. 롤링TERF 논란 때문에 성소수자 집단에서 보이콧을 일으키려 하자 적극적으로 게임 내에 성소수자 캐릭터들을 배치하는 행보를 보였다. 여기엔 실리콘밸리 기업들도 예외가 아니라서 이들 또한 BLM 지지 성명을 내는 등의 활동을 하는 등 어느 정도는 PC주의에 따르는 모습을 보여주곤 한다. 그리고 이런 생산자들과 소비자들 사이의 입장과 인식의 괴리는 대안 우파나 반PC 세력들의 출현으로 이어졌다.

2024년부터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대기업에서 DEI 팀을 해고하고 PC주의의 사내 개입을 줄이는 방향으로 전환하면서, 그동안 대기업들은 PC주의와 DEI를 철저히 이미지 재고와 이윤 창출의 도구로만 보고 이용하고 있었음이 확인되고 있다. 사실 기업 입장에선 아무리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하더라도 PC주의가 정말로 구매에 도움이 되거나 영향력이 있는가를 판단하는 건 중요하며 그렇게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마이크로소프트에선 오히려 손해만 주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보는 게 옳다.

3. 역사

PC라는 표현이 처음 사용된 것은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따르면 20세기 초반 공산주의자 사이에서였다고 한다. 누군가가 공산당의 지침에 부합하지 않은 발언을 할 경우 이를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다"고 비판하는 식으로 쓰였다고 하며 1917년 러시아 공산당에서 만들어진 이 표현은 1930년대에는 미국 정계에서 독일의 나치즘을 비판할 때 쓰이기 시작했다. '나치는 자신들이 보기에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다고 판단 되는 사람을 잔인하게 숙청한다'며 나치의 무분별한 잔혹성을 비판하는데 쓰였다고. 즉, 20세기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다는 표현은 공산주의나 나치즘처럼 극단적인 사상에 젖은 이들이 반대파를 숙청하는데에 쓰이는 수사였다. 북한에서 '당성'이나 '계급성' 같은 말이 쓰이는 방식과 다를 바 없었으며 현대 북한 사회에서 아직까지도 쓰이는 "동무는 반동이야!"라는 표현과 비슷한 용도였다.

1970년대 이후 PC는 미국식 농담 중 하나였다. 영국의 문화이론가 스튜어트 홀에 따르면, 당시 미국 대학의 좌파 학생이 성차별적이거나 인종주의적 발언을 하는 동료를 보면, 문화혁명 시기 홍위병을 패러디하며 "동지, 그 발언은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소!'라고 주의를 줬다고 한다. 즉, 당시 PC는 운동권 내에서 농담과 장난에 쓰이는 일종의 은어였던 셈이다. 일종의 자학 개그로 볼 수 있기도 한데, 서구 신좌파에서 기존 공산주의는 사상적 기원이면서도 희화화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PC라는 말은 비판적 지식인 사회와 사회 운동, 특히 페미니즘과 반인종주의 내에서 널리 퍼졌다.(참고 자료: 주간경향2022.07.18 박이대승)

그 후 1980년대 들어 미국에서 인권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출신, 인종, 성별, 성적 지향, 성 정체성, 종교, 장애, 직업, 나이 등을 기반으로 한 언어적・비언어적 모욕차별을 철폐하자는 사회 정의 운동이 한 층 더 많은 주목을 받게 되었다. 진보 진영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정책 내용보다 수사에 집중하는 일부 좌파 인사들의 극단주의를 재치 있게 지칭하는데에 쓰였다. 1990년대 초반에는 보수주의자들이 미국 대학가에서 늘어가는 진보좌파 커리큘럼이나 교습법을 비판하는데에 사용되었고 1990년대 후반에는 사용 빈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으나 정치 풍자 목적으로 코미디언 사이에서는 곧잘 쓰였고, 좌파 인사 사이에서는 보수 사상을 비웃는 용도로도 쓰였다.(출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PC가 완곡어 운동, 대학교의 커리큘럼, 다문화교육 등을 통틀어 가리키는 용어로 쓰이기 시작한 건 1990년대 초반부터의 일로, '대학 캠퍼스에서의 political correctness 논쟁'이라는 버만의 1992년 논문이 이런 다양한 활동들을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단어로 엮어서 정리한 대표적인 문헌이다. 공산권이나 나치 치하에서 쓰이던 수사가 이 시기를 거치면서 의미가 정치를 넘어 문화와 교육의 영역까지 가리킬 만큼 범주가 대거 확장 되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이 표현은 용어에 직관성이 없다는 이야기가 따라오게 되었다. 이후 PC의 의미는 다문화주의, 생태주의, 여성주의 등 여러 이념을 통틀어 가리키는 총칭으로 확장되어 오늘날에 이른다. 이 같은 이념들은 대체적으로 평등주의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PC와 평등주의를 혼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2024년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보도에 의하면, 2020년 전후로 미국에서 PC 전반에 대한 관심이 정점을 찍고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GSS 조사에서 "소득 격차의 주요 원인은 인종차별"이라는 응답은 2021년에 가장 높았고 이듬해 소폭 줄어들었다. "성차별이 문제"라는 응답은 2018년 70%로 가장 높았고, "여성의 성공을 막는 장애물이 존재한다"는 응답은 2019년 정점(57%)에 이르렀다. 미국 주요 대기업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관련 직무는 2022년 말 1만 2600개로 7년 사이 2배 증가했다가 최근 들어 1만 1100개로 소폭 감소했고, S&P 500 편입 기업 중에서 DEI 달성 여부를 경영자 급여에 연동한 기업의 비율 역시 2022년 53%로 정점을 찍었다가 2023년 48%로 줄어들었다. #

이어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고 카멀라 해리스 후보가 낙선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로 미국 민주당의 과도한 PC주의가 꼽히고 있다. 미국 외교안보 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해리스 후보는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성부 출연 허용, 경찰 예산 축소 등 과도한 PC를 내세우는 바람에 많은 표를 잃었다"라고 진단했으며, 대선 직전 뉴욕 타임스는 "이번 대선에서 PC 광풍은 사라졌다"며 "선거의 향배를 결정할 키워드는 애국주의(patriotism)"라고 보도했다. #

4.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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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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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반PC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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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여담

6.1. 번역

서구권에서 유래된 개념인만큼 서구권에선 단어의 형태에 대해 논란이랄 게 없지만 점차 개념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한국에서도 이를 번역할 필요성이 생기자 여러 번역어들이 생겨났는데 어떤 번역어가 적절한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발생했다. 1995년 이 용어를 한국에 거의 처음 도입한 김성곤(서울대 영문과 교수)은 '도의적 공정성'이라는 단어로 번역하였고 이후 다양한 번역이 나왔다. 2000년대 초반에는 정치정의(政治正義)라고 번역하기도 했다.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번역은 2000년대 초반에 등장했다.(2010년 주간경향 링크)

이 중 현재 널리 쓰이고 있는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번역에는 한 가지 크나큰 문제의 소지가 있다. 한국어에서 '올바르다'는 말은 문맥에 따라 '도덕적으로' 옳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영사전 어디를 찾아보아도 correct라는 단어에 '윤리적/도덕적 차원에서' 올바르다 라는 뜻은 없다. 영영사전들에는 공통적으로 '정확한, 맞는, 사실인, 옳은'(right, accurate)이라는 의미와 '(사회적으로) 적절한'(proper, appropriate)이라는 의미가 제시되어 있고, politically correct의 용례에서의 correct의 의미에 대해서는 '특정 정치적/이념적 정설을 따르는'(옥스퍼드)이라든가 '특정 이념, 신념, 가치의 엄격한 요구조건들을 따르는'(메리암-웹스터)으로 제시하고 있다.
political correctness: the principle of avoiding language and behavior that may offend particular groups of people.
"특정 그룹의 사람들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는 언어나 행동을 삼가는 원칙"
Oxford
politically correct: conforming to a belief that language and practices which could offend political sensibilities (as in matters of sex or race) should be eliminated.
"(성별이나 인종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을 건드리는 언어나 행동을 없애야 한다는 믿음에 근거한 행위들"
Merriam-Webster

한국어에서는 '올바름'이라는 개념이 이념과 신념의 문제가 아니라 보편적인 도덕과 윤리를 기준으로 쓰이는 게 일반적인 용례이기 때문에 이렇듯 '올바름'을 강조하는 해당 번역은 엄밀히 말해 어폐가 존재한다. 이런 문제를 피하기 위해 같은 동양권인 중국과 일본에선 각각 政治正确, ポリコレ라고 번역한다. 政治正确는 '정치적 정확성'이나 '정치적 적절성' 정도로 볼 수 있는 의미이고, ポリコレ는 원문 표현인 political correctness를 음차한 뒤 줄인 표현이다. 왜 이렇게 '정치적 올바름'으로 번역되었는가에 대해선 PC주의에 반발하는 우파 쪽에서 PC주의자들의 보편적 전법인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를 강조하기 위해서라든지 반대로 진보 계열의 학자나 활동가들이 PC주의를 보편타당한 도덕과 윤리의 영역에 편입시키기 위해서라든지 여러 설이 존재하나 무엇 하나 입증된 설은 없다.

6.2. 풍자

정치적 올바름은 하나의 사상인 만큼,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움직임 또한 매체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반PC주의처럼 소수자를 향한 폭력을 적극적으로 찬성하거나 차별을 옹호하는 수준으로 표현하는 것은 흔치 않다. 있기는 있으나, 밑의 예시에 제대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극우 미디어물의 경우에는 정치적 올바름을 적극적으로 반대함과 동시에 소수자를 향한 폭력과 차별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인다. 또한 여기에서도 국가별로 차이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대체로 서양 쪽에서는 억압적이고 교조적인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반대 경향을 보이는 반면 일본과 중화권을 비롯한 동아시아 쪽에서는 소수자를 향한 폭력과 차별에 찬성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리하여 대개는 지나치게 엄격하고 폭력적인 SJW들을 풍자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 물론 미국이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국가라 그런지 그쪽은 모두 까다가 PC도 신나게 깐다는 특징이 있다.

7. 관련 문서



[1] 정확한 유래에 대해서는 가설이 많지만 '날고기를 먹는 사람'이라고 야만적으로 표현하는 비하단어로 여긴다.[2] '수풀 속에 사는 사람'이라는 뜻의 경멸적인 의미가 담긴 어원이다.[3] 원제는 '정적의 나라(静寂の国), 아보가도6이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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