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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02 15:05:26

선 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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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teaser.png
width=100%&bgcolor=#ffffff]]| (좌) 선 따기 전 러프 스케치 // (우) 선 따기 후 펜 선화 (© Waseda University)

1. 개요2. 어려움3. 전망

1. 개요

그림 그리는 이들이 흔히 사용하는 용어로, 보통 대략의 밑그림을 완성한 뒤 채색 작업의 용이함이나 가시성을 위해 그림에서 필요한 중요한 선 부분들을 진한 색의(검은색일 경우 먹선이라고도 부른다) 선으로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을 말한다. 원하는 선만을 따서 강조한다는 점에서 따기라는 말이 생긴 듯. 더 쉽게 말하면 연필 스케치 위에 펜으로 대고 그리기를 하는 것이다.

유의어로 펜 터치가 있다. 스케치 위에 완성된 선을 입힌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선의 느낌을 조절하는 작업을 포괄하는 등 약간의 차이가 있다.

그림을 보기만 했던 사람들은 완성된 그림만을 자주 접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깨끗한 선으로 시작하여 마무리까지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으나 대부분의 그림들은 지저분한 대략의 바탕에서부터 시작하여 원하는 선만을 따내는 선따기 과정이 거의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간혹 바탕 그림 없이 그대로 최종결과물을 그려버리는 초고수[1]들도 있기는 하지만 매우 극소수.

다만 모든 그림에서 선을 따는 것은 아니다. 연필만으로 그린 그림, 테두리를 강조하지 않는 채색 그림 등도 있다. 특히 서양화나 정물화에서는 선을 따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한편 만화는 개체와 배경이 확실히 구별되는 것이 가독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선을 딴 그림체가 지배적이다. 사람에 따라 선이 있는 것(유테)과 선이 없는 것(무테)에 따른 취향이 갈리기도 한다.

2. 어려움

디지털 작업으로서는 언제든지 Ctrl + Z 하고 다시 그을 수 있으니 그나마 낫지만 종이에 펜으로 선을 딸 때는 가볍게 고칠 수 없기 때문에 은근 스트레스이다. 수정액으로 일부 고칠 수 있기는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 과장 좀 섞어서, 예전 출판만화 만화가나 그 휘하의 문하생들은 선따기를 할 때 원하는 선만을 미려하게 뽑아내기 위해 하루에도 종이 수십장을 펜으로 직선, 곡선 그리는 연습만으로 없앴다고도 할 정도이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할지..

여하튼 취미로든 그림 그리는 이들에게 있어서 가장 재미 없는 작업이긴 하다. 밑그림은 형태를 잡아가는 재미가 있고, 채색은 완성해 나가는 맛이 있는데, 선 따기는 그저 지겨워도 참고 해야 하는 중노동처럼 느껴질 때가 많으므로. 게다가 채색 바로 전 단계이기에 미치는 후폭풍도 장난이 아니다. 어디서 하나 살짝 빈틈이 생겼다 하면, 페인트 툴을 썼을 때 그림을 포함해서 배경 전체가 그 색으로만 도배되는 지옥을 볼 수 있다. 정말 미세한 틈에도 색은 새어나가므로 매우 주의 요망.[2]

초보들에게 있어서는 매우 어려운 작업 중 하나. 일단 초보들에게 있어선 직선을 정확하게 딱 긋는 것도, 곡선을 균일하게 그리는 것[3]도 매우 어렵다. 게다가 복잡한 모양의 선을 실수 없이 한 번에 그려내야 선이 예쁘게 따진다.[4] 그래서 연습을 오질나게 해야하는데, 이 단계를 상대적으로 빠르게 건너뛰는 사람도 있는가 반면 죽어라 해도 안 되는 사람도 있다.[5][6] 독학의 경우엔 지옥이지 수전증 같은 병적인 이유로 진짜 노력해도 안되는 사람 역시 존재한다. 그래서 그림 프로그램에서 이런 사람들을 위해 손떨림 보정 기능을 넣기도 한다.

특히 디지털 작업의 경우 (위에서도 언급되었지만) 펜을 긋는 느낌부터가 우리에게 익숙한 종이 위에 펜긋기/연필긋기보다 더 이질적이기에 종이에선 잘 그려지던 모양의 선도 생각보다 잘 안 그려져서 적응할 때까지 애를 먹거나, 툴[7]의 도움을 구하기 일쑤. 어중간한 '그냥 그림 잘 그리고 싶다' 는 초보들의 정신으로 도전하면 선따기에 적응하기도 전에 질리고 지쳐서 나가떨어질수도 있다.[8]

3. 전망

자동선화화 기술의 발달로 구태여 수작업으로 선을 딸 필요가 없어질 전망이다. 어도비 등 여러 개발사에 의해 기술이 개발 및 발전되고 있는 상황. 이와 관련해서 2016년에는 와세다 대학이 인공신경망 기술을 이용한 높은 수준의 자동선화화 기술을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 테스트 당연한 얘기지만 알고리즘으로 동작하는 것이기에 인공지능이 사람처럼 한땀한땀 펜으로 터치한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연구진의 후속 인터뷰에 따르면 기술의 전망을 크게 두 가지로 보고 있다. 하나는 선 따기가 개인화 및 최적화되어 일러스트레이터 본인의 작업을 자동화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유명 일러스트레이터의 화풍을 그대로 학습시켜 모델별로 파는 것이다.# 이미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는 과거 미술 거장의 화풍을 학습시켜 마치 그 거장이 그린 듯한 그림을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하고 있으니 먼 날의 얘기가 아니다. 마이크로스프트의 '넥스트 렘브란트'처럼 지시에 따라 인공지능이 무에서 유를 만드는 프로젝트# 말고도 사진을 거장의 화풍으로 변환할 뿐인 도구는 프리즈마(Prisma) 등이 나와있는 상태.



[1] (예) 김정기, 토리야마 아키라[2] 페인트 툴을 좀 조작해서 이를 최소화할 수 있긴 하지만 그래도 선과 선 사이에 정확하게 맞닿지 못하고 틈이 생길 경우 일일이 뒤져가면서 어디가 비었는지 또 찾아야한다.[3] 머리카락 작업이나 복잡한 문양, 덩쿨 작업 등을 할 때 등[4] 짧은 선을 여러 개 이어붙이면 거친 느낌을 줄 수 있지만 어쨌든 (의도적으로 거친 느낌을 주는 일러가 아닌 한) 선이 지저분해진다. 다만, 러프 같은 경우 작업 속도 향상을 위해 일부러 거친 선을 쓰는 경우도 있다. 물론 선 딸 때는 실수 없이 한 번에 이어지거나 그어져야 한다.[5] 지독하게 재능이 하나도 없는 경우[6] 재능도 재능이지만 노력도 중요하다. 그림 잘 그리는 사람들도 좀 안 그리다 보면 감각이 죽는다는 말을 괜히 하는게 아니기에 평소에 선 따기 정도는 기본기를 쌓아둬야 한다.[7] 직선자, 곡선자 등[8] 사실 미술작업의 대부분이 안정된 그림체를 잡기까지 시간과 노력을 왕창 잡아먹는다. 내로라하는 천재 화가들, 원화가들, 만화가들도 그 이면엔 꽤 노력을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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