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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6:07:13

개/계통과 진화사


1. 개요2. 유전학적 특징3. 늑대와의 유사성
3.1. 늑대의 가축화3.2. 과정 가설

1. 개요

늑대가 개가 된 과정
식육목(Carnivora) 개과(Canidae) 개속(Canis)의 동물인 (C. lupus familiaris)에 대한 생물 계통 및 진화의 역사를 다룬다.

2. 유전학적 특징

개는 생물학적으로 늑대와 같은 (種, species)의 동물이다. 늑대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물이므로 '개의 조상이 늑대'인 것도 아니고, 동종이므로 늑대에서 '갈라져 나온' 동물도 아니다. 본질적으로 같은 동물이며, 그저 늑대 본연의 야생성이 거세되었기 때문에 역사적, 제도적 인식 체계에서 구분된 개념으로 여겨지는 것일 뿐이다. 이종간에는 정상적 교배가 불가능한 경우가 대다수이나, 늑대와 개는 동종이므로 몇 대를 거치더라도 정상적인 자손 번식이 가능하다.

개는 늑대나 딩고와는 달리 외모와 체형이 매우 다양하지만, 이들 사이의 유전적 차이는 크지 않다. 개와 늑대의 유전적 차이는 0.04% 미만[1]에 불과한데, 이는 인간의 인종간 유전적 차이인 0.1%보다도 적은 수치이다. 다시 말해 개와 늑대는 백인과 황인보다도 유전적으로 더 가깝다. 개가 가축화되어 인류와 함께 하게 된 시기는 늑대의 계통 전체 역사에 비하면 매우 짧기에 독립된 으로 분화할 수 없었다. 현대 수의학자들은 개가 늑대 가운데 윌리엄스-보이렌 증후군(Williams-Beuren Syndrome WBS)과 유사한 돌연변이에 의해 성격적으로 인간에게 친밀한 유전자를 갖게 된 아종이라고 추정한다. 연구에 따르면, 늑대와 개는 사회성에 영향을 미치는 두 개의 유전자에 차이가 있으며, 이 차이로 인해 개는 늑대와 달리 문제 상황에서 '스스로 해결하지 않고 인간을 쳐다보는 경향'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보다 이전에는 '주인과 만나면 옥시토신이 60% 가량 더 분비될 정도로 인간을 좋아하도록 태어났기 때문이다'라는 설이 있었는데, 학설이 수정되었다.

야생의 늑대는 자연스러운 진화의 산물이지만 개는 자연 선택으로 발생한 아종이 아니라, 인간을 통한 인위적 가축화 및 육종의 결과로 발생하였다. 물론, 진화의 정의는 유전 풀 내에서의 형질의 빈도 변화를 의미하므로 이 역시 진화의 과정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야생에서 '인간과의 유대감을 갖는 돌연변이'는 다른 늑대 무리와의 생존 경쟁에서 우월한 요소라고 할 수 없었을 것이나, 인간이 개를 사육하고 보호, 번식시키면서 이 유전자를 가진 아종의 생존성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개는 사람에 의한 사육과 선택적 교배를 통해 야생성이 제거되고 대인 공격성이 통제되었으며 인간에 대한 의존성이 강하게 발현되었다. 이렇게 목적에 충실한 교배의 결과, 사냥에 특화된 스피츠 류나 리트리버 같은 견종을 제외한 많은 소형견들이 인간의 도움 없이 야생에서 생존하기 어려운 연약한 유전적 특징을 갖게 되었다.

지금도 개가 야생화되면 자연 상태의 늑대와 거의 비슷한 모습이나 생태를 보인다. 유기견이 늘어나면 도시 인근 야산에 들개 무리들이 발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야생화된 개들은 가정에 있을 때와 달리 공격성과 경계심이 강하며, 무리를 지어 행동하고, 집단사냥을 하며, 우두머리의 지시에 따르는 등 야생의 늑대 무리와 거의 비슷한 습성을 갖게 된다. # # 때문에 개가 버려져 들개가 되면 사실상 늑대로 되돌아간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특히나 초원에 들개무리가 형성되거나, 유기견이 우연히 늑대 무리에 합류하게 되면 더더욱 늑대에 가까워진다.

3. 늑대와의 유사성

기본적으로 늑대와 개는 같은 종이고, DNA 분석 결과 인간의 백인, 황인, 흑인 차이보다도 훨씬 작고 미세한 차이만 존재한다. 실제로 이들의 유전적 분석 결과, 개와 늑대의 차이는 0.03%에 불과하며 인종끼리의 차이인 0.1%보다도 그 차이가 적다. 0.03%는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의 차이 정도인데, 세 나라 사람 모두 눈으로만 봐서는 구분이 힘들다는 걸 생각해보면 얼마나 가까운지 알 수 있다.

이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정리한다면 인간에 대한 의존성 및 인간사회에서 생존하기 쉬운 몇몇 특성을 가지고 있는 가축화된 늑대가 개라고 보면 된다. 기본적으로 같은 종이지만, 인간에 의한 소형화 교배로 인해 체중 변이가 크고,[2] 온몸을 덮어 피부를 완전히 은폐하고 있는 털의 바리에이션 때문에 실제보다 차이가 훨씬 크게 느껴지게 된다. 사실 짖는 능력과 하울링, 그리고 녹말 소화 능력 등 일반적으로 알려진 개와 늑대의 차이는 사실 이상으로 과장된 경우가 많고 실제로는 매우 비슷한 속성을 보인다.

분류학적으로 보자면 개는 늑대와 같은 종(species)이며, 둘은 종보다도 하위 개념인 아종(亞種 ·subspecies) 관계에 있다. 다른 동물로 비교하면 시베리아호랑이벵골호랑이의 관계와 같다. 참고 기사

다만 이 아종이라는 것이 동물마다 상당히 차이가 큰데, 보통 사람들은 시베리아호랑이와 벵골호랑이를 매우 비슷하다고 여기거나[3] 아예 구별조차 못하는 경우가 수두룩하지만, 대부분 집돼지멧돼지는 무척 다른 동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집돼지도 멧돼지와 완전히 같은 종이며 그저 멧돼지의 아종일 뿐이다. 개도 집돼지처럼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늑대의 아종이라는 점에서, 개와 늑대의 관계는 돼지와 멧돼지의 관계로 비교하는 쪽이 더 정확할 것이다.

같은 종인지 아닌지 여부는 보통 양자 사이에 생긴 2세대가 생식능력이 있는지 없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같은 고양이과 동물이라도 서로 다른 종인 사자와 호랑이의 교배종인 라이거나 타이곤은 소수의 암컷을 제외하면 생식능력이 없다. 말과 당나귀의 교배종인 노새도 마찬가지의 이유다. 늑대와 개는 같은 종이기에 둘 간의 번식에 아무 문제가 없다. 늑대와 개를 교배시켜 태어난 것이 늑대개이며, 늑대개는 생식능력이 있다. 늑대개들은 늑대나 개랑 번식이 가능하며 다른 늑대개와도 번식이 가능하다.

더욱이 정교한 DNA 분석이 가능해지면서, 개와 늑대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오히려 과거보다 훨씬 더 분명해졌다. 수많은 연구결과가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현재의 회색늑대와 개의 공통의 조상에서 갈라지기 시작했다는 연구도 나왔다. 개가 현생늑대의 직계 후손이라기 보다는 개와 현생 늑대의 공통조상뻘 되는, 현재는 멸종한 늑대 종이 있었을 것이라는 것. 현생 개에서 현생 늑대의 유전자가 보이는 것은 서로 갈라져 나온 이후에도 이종교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 학설의 주장. 참고 기사. 다만 아직까지 정설로 완전히 굳혀진 것은 아니며, 개가 늑대에서 비롯됐는지(즉 늑대가 개의 직접 조상인지), 아니면 늑대와 개가 공통조상을 가지고 있다가 분화됐는지 여전히 이론이 분분한 상황이다.

비록 개와 늑대가 아종이긴 하지만, 차이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인간에 대한 의존성이다. 개들도 야생에 풀어두면 늑대처럼 스스로 무리를 지어 살아가지만, 그보다 인간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것을 선호한다. 스스로 사냥해서 먹고 사는 것보다 훨씬 편하니 당연한 선택이다. 개는 인간의 행동을 빨리 이해하고 잘 따른다. 개는 늑대보다 인간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개들은 사람의 미세한 몸의 기울기나 표정을 눈으로 보고 반응한다. 늑대를 포함한 다른 동물에게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특성이다.

또 실루엣의 변화에도 민감하기 때문에 커다란 모자를 쓴 모습이나 커다란 가방을 맨 모습을 처음으로 보여주면 놀라기 때문에 조심할 것. 그리고 자신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경우 사람을 쳐다본다든가, 소리를 내어 문제 해결을 부탁하려는 습성도 있다. 거기에 (개체에 따라서 차이는 있지만) 잘못을 했을 때 낑낑대며 처량한 표정을 만들거나(직접 보자.) 기쁠 때 입을 좌우로(옆에서 보면 뒤쪽으로) 벌려 웃는 등 표정 관리는[4] 바로 이게 위의 웃는 표정이다. 인간과 함께 지내며 만들어진 개만의 독자적인 진화 양상이라고 한다. 이런 개와 달리 늑대는 어릴 때 부터 사육사에게 길들여진 녀석도 인간에게 의존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인간과의 의존성에 대한 늑대와 개의 비교 실험 영상.

흔히들 개가 '멍멍' 하고 '짖는 것'[5]과 늑대가 밤마다 "아우울~" 하고 '하울링' 하는 것을 개와 늑대의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는 완전히 틀린 말이다. 개도 늑대처럼 하울링을 잘 하며, 늑대도 개처럼 잘 짖는다. 다만 개는 주인이 없을 때 하울링을 하기 때문에 자기 개가 하울링을 하는 줄 모르는 주인이 태반이다. 개가 하울링을 하는지 안 하는지 궁금하다면 유튜브에 늑대 하울링 영상만 키우는 개한테 틀어줘도 알 수 있다. 본능적으로 하울링을 잘 따라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심지어 말티즈 같은 소형견들도 종종 하울링을 한다. 강아지의 짖음과 늑대의 하울링이 같은 것이 아니라 개와 늑대 모두 짖음과 하울링을 모두 한다.

늑대가 짖는 상황은 개가 짖는 상황과 동일하다. 즉 가까이에 위협을 느끼는 대상이 나타났을 때 경계의 의미로 짖는 경우가 많다. 일단 늑대는 무리 생활을 하며, 육식 동물로서 자연에서는 굶어 죽을 두려움이 있을 뿐 늑대를 사냥하는 천적은 사실상 없기 때문에 야생에서 적에게 짖을 일 자체가 거의 없다. 늑대보다 상위 포식자인 호랑이, 사자는 기본적으로 다른 초식 동물을 노리지 무리 지어 있는 늑대를 사냥할 생각은 하지 않는다. 때문에 일상적으로 늑대가 짖는 상황을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늑대 앞에 사람이 나타나면 늑대는 개와 똑같이 짖는다. 하지만 이런 상황 역시 자연적으로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때문에 사람이 늑대가 짖는 소리를 들을 일은 별로 없다. 때문에 사람은 늑대는 개와 달리 짖지 않는 동물이라는 편견을 가지게 된 것이다. 한편 늑대는 하울링을 밤이고 낮이고 하지만, 주로 고요하고 낮은 기온으로 소리가 잘 전달되는 밤에 하울링하는 것이 멀리 있는 인간에게 까지 비교적 잘 전달되다보니 사람은 늑대가 밤에 하울링하는 소리만 주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 늑대가 짖는 모습. 개와 차이가 없다.

개는 늑대처럼 하울링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개들도 하울링을 한다. 진돗개, 시바견은 물론이고, 심지어 포메라니안 같은 초소형 견종들도 하울링을 한다. 전적으로 늑대와 유사한 이런 스피츠 계열 개들 뿐만아니라 늑대와는 다소 거리가 멀어보이는 푸들, 심지어 시츄 같은 견종들도 하울링을 한다. 주로 사람이 없을 때 하울링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견주가 잘 알아채지 못할 뿐이다. 세나개 같은 프로그램에서 주인이 출근하고 나서 CCTV로 관찰하면 집에 혼자 있는 개가 하울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도 많은 개들이 주인 앞에서는 전혀 하울링을 안하다가 주인이 출근하고 혼자 남겨졌을 때 하울링을 한다. 늑대이건 개건 하울링을 하는 이유 중 하나가 혼자 있는 상황에서 위협이나 불안을 느끼고 동료를 부르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특히 분리불안 증상이 있는 개들이 주인이 출근하고 나면 거의 하루종일 하울링을 하는 경우가 많다. 놀라운 것은 태어나서 다른 개가 하울링을 하는 것을 한번도 본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본능적으로 하울링을 한다는 점이다.


▲ 늑대의 하울링에 반응하여 하울링하는 저먼 셰퍼드.

개는 일부 대형견종을 제외하면 사람이 있을 때는 거의 하울링을 하지 않고 혼자 있을 때 하울링을 한다. 그리고 늑대나 다른 개가 하울링을 하면 반응하여 따라 한다.[6] 이때는 주인이 있어도 관계없이 하울링을 한다. 또 하울링과 비슷한 긴 소리에 반응해 하울링을 하기도 한다. 가끔 근처 교회의 종소리나 큰 음악소리 같은 것에 맞춰서 늑대처럼 우는 놈들도 있다. 군견들은 기상나팔, 취침나팔 등에 맞춰 단체 합창을 하기도 한다. 집에서 키우는 소형견들에게는 긴 사이렌 소리를 들려주면 하울링을 하는 경우가 많다.


▲ 사이렌 소리에 반응하여 하울링하는 포메라니안. 짧은 파장에는 반응하지 않고 가만히 있다가 긴 파장으로 바뀌자 즉각적으로 반응하여 하울링한다.

개가 늑대에 비해 하울링을 적게 하고 대신 짧게 짖게 된 것은 개가 인간사회에 적응하면서 변화한 것이라는 추측이 있다. 위에도 나오지만 늑대도 사람을 포함하여 강한 동물을 만나면 개와 똑같이 짖는다. 하지만 춥고 황량한 자연 속에서 무리생활을 하는 늑대가 사람이나 천적을 딱히 마주칠 일은 드물기 때문에 짖는 경우를 보기 힘들 뿐이다. 하울링의 경우 일단 다른 동료가 하울링을 할 때 따라하는 경우가 많은데, 개는 무리 생활을 하지 않기 때문에 하울링을 하는 상황이 적어진다. 게다가 인간과 지내게 되면서 사람이 하울링을 싫어하기 때문에 하울링을 자제하게 되었다는 추측이 생긴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개를 키우는 입장에서 자기 개가 밤마다 아우울~ 하고 짖어대면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닐 것이다. 이런 문제 외에도 원시시대라면 여기 인간 부족이 머물러 있소 하고 옆 부족에게 광고를 하는 꼴이 돼버릴 수도 있을 거고. 그래서 조금이라도 덜 짖는 개가 선택되고 살아남았을 것이라고 추측해볼 수 있다. 개들이 사람이 있을 때는 하울링을 하지 않지만, 혼자 있을 때 하울링을 한다는 점에서 어느정도 설득력 있는 가설이다.

그리고 개와 늑대의 중요한 차이점 중 하나는 개가 녹말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거론된다. 개는 육식만으로도 생활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사람과의 오랜 생활을 통해 사람의 음식도 소화해낼 수 있는 능력을 얻어서, 즉 개의 선조인 늑대는 육식에 매우 가까운 잡식이지만, 현재 개는 육식에 근접한 잡식 동물이 되었다.

하지만 녹말 소화 능력이 개와 늑대의 차이점이라는 위의 말도 사실 정확하게 맞는 말은 아니다. 늑대도 녹말을 소화할 수는 있으며 가끔 영양소를 좀 더 보충하기 위해서 열매나 풀을 뜯어먹는 등의 잡식을 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개가 늑대보다 녹말을 더 잘 소화를 한다. 즉,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처럼 늑대는 탄수화물을 전혀 소화할 수 없고 개만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개와 늑대의 유전자 차이는 0.04%에 불과하며, 인종 간 유전적 차이인 0.1%보다도 작다. 개와 늑대는 종분화가 조금도 이루어지지 않은 같은 종이다. 개와 늑대의 핵심적인 차이는 GTF2I, GTF2IRD1이다. 사람의 경우 이 두 유전자의 변이는 윌리엄스 보이렌 증후군을 일으키는 데 관여하는데, 낯선 사람도 쉽게 믿고 어떤 사람도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특성을 띠게 된다. 개가 당신을 열렬하게 좋아하는 이유는, 늑대를 정상으로 보자면 유전적 변이로 인한 정신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진화적 입장에서 보자면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녹아들기 위해 금사빠 속성을 지닌 늑대가 선택되어 개의 조상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7] 관련 내용

3.1. 늑대의 가축화

개의 탄생은 최초의 인위선택에 의한 진화(육종)로, 야생의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늑대들이 인간과 어울려 변화하였거나 자체적으로 들개로 분화되어 인간의 마을 주위를 배회하다가 가축화되었으리라 추측되고 있다. 문자가 존재하지 않던 석기시대라 정확히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가축이 됐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대략 4만년 전에 가축화됐다고 추정하고 있다.[8]

개가 사람이 길들인 최초의 동물이라는 것에서는 양측 학계에서 큰 부정을 하진 않는다. 보통 사람이 먹고 버린 음식을 주워 먹던 고대의 늑대들이 어찌 어찌해서 눌러앉게 되고 그러한 것에는 인간에게 친밀한 반응을 보이는 개체가 더 유리했을테니 자연선택 혹은 인위적인 품종개량을 통해 진화하여 인간에게 더 의존적인 최초의 개가 됐다는 정도로 설명되고 있다.

3.2. 과정 가설


그 과정에 대해 가설을 세워보면 분화가 시작됐을 거라고 추정되는 시기에 늑대(혹은 늑대의 아종)와 인간은 높은 사회성을 바탕으로 한 집단 생활을 하고 근력이나 속력보다는 지구력과 집단성으로 사냥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체급 또한 비슷한 두 종족은 비슷한 사냥감을 노렸을 것이고, 서로 비슷한 동선을 가진 와중에 인간과 늑대는 종종 부딪혔을 것이고, 그 와중에 늑대들은 인간이 사냥 후 남긴 뼈다귀를 주워먹는 경우도 있었을 터인데, 인간들이 뼈다귀를 남긴다는 사실을 터득해 인간의 뒤를 쫓아다니는 늑대들이 있었을 것이라는 가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인간의 뒤를 쫓아다니더라도 대부분 늑대들은 인간이라는 상위포식자에게 가깝게 다가가지 못한다. 그 시절 인간들은 이미 늑대보다 높은 지능과 무기 사용 능력 덕분에 명백히 늑대보다 상위 포식자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동물들은 자기보다 상위포식자 근처로 다가갈 경우 본능적으로 혈중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호르몬에 의해서 극도의 공포심을 가지게 된다.

늑대 중 일부는 돌연변이로 태어나 그런 상황에서도 공포를 유발하는 혈중 호르몬 수치가 낮고, 인간에게 친근감을 느낄 정도로 사회성이 뛰어났다. 그런 늑대들은 인간들의 근처로 다가오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렇게 늑대들과 인간들의 접촉이 일어나서, 일부 늑대는 인간에게 사납게 굴지 않고 잘 따라다니기만 하면 뼈와 뼈에 붙은 살점들을 쉽게 얻어먹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수도 있다. 반대로 위험이 크지 않고 귀엽게 생긴 새끼 늑대를 인간이 포획해서 고기와 부산물을 목적으로 키우다가 사람을 따르기도 하고 경계나 추적에 도움도 된다는 것을 인간들이 알게 되어서일 수도 있으며[9], 양쪽이 모두일 수도 있다. 어떤 동기로든 인간과 친해지면 친해질수록 빙하가 30도선 이하까지 내려와 모든 동물들이 살기 힘든 이 시절(인간 기준으로는 구석기 시대)에 살아남을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것을 안 늑대들은 인간의 삶에 동화되어 갔다.

인간이 늑대를 가축화 할 수 있었던건 늑대라는 종 자체가 사회성이 뛰어나고 그 이외에 습성도 인간이 길들이기 좋은 종이었기 때문이다. 가령 호랑이나 사자, 치타, 하이에나 등 비슷한 다른 맹수들의 경우 인간 입장에서 가축화 하기 매력적인 요소가 많아 가축화 시도가 있었지만, 독립적이거나 집단 생활은 하지만 그 외 습성이 인간과 함께 살기 맞지 않아 끝내 가축화에 실패했다. 늑대는 같은 종끼리 무리를 지어 다니고 서로에게 의지하는 성향이 강하며 장거리에서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몰이사냥을 하거나 사냥감을 장기간 추적하는 등 유사한 부분이 많았다. 늑대 외에도 무리사회를 구성하는 수준의 지능을 가진 동물들은 많지만, 늑대는 특히 복잡한 감수성을 지니고 있어 단순히 의존하는 수준을 넘어서 정서적인 교감의 측면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생존을 위해 사회성에 극도로 의존했던 인간과 비슷한 사회적 특성을 보였고 그 중에서도 특히 이종족과 교감이 가능할 정도로 사회성이 뛰어난 개체가 인간과 교류하면서 점점 가축화가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파일:개와 늑대.png

다만 최근 '공을 던지면 가져오는 돌연변이 늑대'가 발견됨에 따라, 사회적 관계를 야생에서도 갖고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이에 따르면, 개와 늑대를 구분짓는 유전자들도 사실 원래 일부 늑대가 여전히 지닌 특성으로 지금도 늑대로부터 얼마든지 교배를 통해 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1] "The sequence divergences in chromosomal DNA between wolves and dogs is 0.04% in exons and 0.21% in introns." Introduction to Genomics, Arthur Lesk[2] 체중이 크게 벌어짐에 따라 행동 양식, 발성 등 모든 특성이 달라보이게 된다.[3] 아예 이들을 같은 아시아본토호랑이로 묶어서 같은 아종으로 취급하는 시각도 있다.[4] 단순히 애견인의 착각이라는 의견도 무척이나 높았으나 최근 연구 결과를 통해 뚜렷한 감정의 표현임이 알려졌다. 다큐멘터리도 만들어졌다.[5] bark라고 한다. 참고로 으르렁하는 건 그로울링이라고 하며, 주로 위협하는 용도로 많이 쓰인다.[6] 단독주택이 주류를 이루던 과거에는, 방범 목적으로 개를 마당에 묶어 길렀는데, 이런 골목에서는 낯선 사람을 보고 한 마리가 짖으면 다 짖기도 하지만, 밤에 우우~ 하는 소리로 떼창을 하는 개소리를 들을 수도 있었다.[7] Why Are Dogs So Friendly? The Answer May Be in 2 Genes[8] 유전자 분석 방식으로는 개와 늑대의 분기 시기가 10만 년이 넘어가는 반면에 고고학적 증거에서는 아직 40,000년을 넘어가는 자료가 나타나지 않아서 학계에서는 여전히 개와 늑대의 분기 시기에 대한 논란이 있다.[9] 지금도 몽골에서는 늑대사냥중 늑대새끼를 포획하게 되면 야생성이 드러나기 전까지 키우다가 잡는 관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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