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꿈’은 처음 노래를 내게 된 시점부터 지금까지의 감정을 정리하는 앨범이에요. 첫 앨범은 2017년 겨울 즈음에 만들게 됐어요(2018년 3월 발매). 그때 여러 일이 있었고, 우울을 앓기도 했는데 그때의 감정을 정리하면서 지난 첫 EP를 완성했어요.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제가 점점 그 우울에서 벗어나게 되면서 같은 감정도 다르게 바라보게 되더라고요. 의도했던 건 아니지만 그냥 그때그때의 생각을 써 내려가다 보니 자연스레 시간에 따른 변화가 이번 음원들에 담기게 됐어요. ‘점점 무뎌져 가는 감정도 그런대로 절실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가 들을지 모를 노래를 쓰고 발매해온 지 2년이 되었습니다. 큰 홍보 없이도 많은 분들이 노래를 들어주셨고, 공감이 된다는 말, 제 미숙한 연주와 목소리로 말미암아 좋은 시간을 보냈다는 말이 저에게도 얼마나 큰 위안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모쪼록 각자의 시간을 보내기 바쁜 와중에 이번에도 제 이야기를 들어주러 와 주셔서 머리 숙여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이제는 지나가고 말았지만 내가 가장 사랑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2편에 나누어 담았다. 노래를 만들면서는 괜찮은 척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가장 좋았다. 자연스러운 나의 모습을 사랑해주어 감사하고, 또 보면 좋겠다. * ’그때 난 하나도’는 싱글 발매곡의 후반 작업을 조금 수정하여 부드럽게 다듬은 버전을 수록했다.
그만 돌아가야 할 때가 있었습니다. 후련함과 아쉬움이 교차했던 것 같은데 그때를 생각하며 어울리는 악기들과 함께 노래를 써보았습니다. 부디 누군가의 겨울에 어울리는 노래이길 바랍니다.
가사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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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아침 그런 햇살이 나를 깨우고 난 고요한 하루를 반겨
너 없는 일상이 좀 낯설었지 이젠 잘 알아 혼자서도 괜찮아
여전히 너의 흔적 내 방 곳곳에 있어 너가 아직 그리운 건 아닌데 시작이 무서워져 여전히 너의 흔적 내 방 곳곳에 있어 너가 아직 그리운 건 아닌데 시작이 무서워져
시간이 날 데려다준 거야 여기서도 잘 지냈어 난 어쩌다 보니 기다린 거야 떠나자니 아쉬운 거야
Ohh 이제 돌아가자 Ohh 이제 돌아가자 Ohh 이제 돌아가자 Ohh 이제 돌아가자
왜 어리숙하지 난 여전하지 전에 해본 건데 아직 내겐 어색한걸
이젠 만남이 필요할지 이제 그런 게 지겨워진 거 같아
이제 넌 행복해 보여 실은 뭘 해야 할지도 모르던 날이 지나고 보니까 지금의 내가 보여
이제 넌 행복해 보여 실은 뭘 해야 할지도 모르던 날이 지나고 보니까 지금의 내가 보여
시간이 날 데려다준 거야 여기서도 잘 지냈어 난 어쩌다 보니 기다린 거야 떠나자니 아쉬운 거야
Ohh 이제 돌아가자 Ohh 이제 돌아가자 Ohh 이제 돌아가자 Ohh 이제 돌아가자
가사 겨울잠 (vinternoon rem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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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다가 불을 끄고 왔네 곧 어둠이 와 왜인지 익숙하지 않네 한참 기다리다가 문득 잠이 들었네 대답을 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나 미안하게도 철없는 애 같았을 텐데 난 숨어버렸네 나 두려운가 봐
Umm 나 이제 눈을 감아 Umm 잠에 빠져들 거야 Umm 시간이 필요할 거야 Umm 그게 날 위로할 거야
Oh oh oh oh oh 나 눈을 감아 Oh oh oh oh oh 이젠 행복해질 거야 Oh oh oh oh oh 시간이 필요할 거야 Oh oh oh oh oh 그게 날 위로할 거야 싸늘한 밤하늘 위 별이 수 놓이네 언젠가 거리를 걷다 함께 본 적 있네 넌 기억하고 있니 기억하고 있니
행복은 있지 조금 갑작스럽지 나란히 앉아 있다 문득 기대오던 너의 무게같이 그 포근함같이
Ahh Ahh Ahh 좋았던 기억만
Umm 나 이제 눈을 감아 Umm 잠에 빠져들 거야 Umm 시간이 필요할 거야 Umm 그게 날 위로할 거야
Oh oh oh oh oh 나 눈을 감아 Oh oh oh oh oh 이젠 행복해질 거야 Oh oh oh oh oh 시간이 필요할 거야 Oh oh oh oh oh 그게 날 위로할 거야
어떤 날은 언젠가 찍었던 즉석 사진을 꺼내 봤는데 관리하지 못한 탓인지 색이 바래져서 형체도 온전하지 않아 슬펐다. 이 사진 말고도 내 가족, 혹은 연인, 친구와 어떤 형태로든 사진이 남았을 텐데 어디 모아 놓긴 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진작에 볕이 안 드는 곳에 잘 보관했어야지 하며 타박했다. 나는 그간의 과거를 그런 식으로 서투르게 다뤄온 건 아닐까. 앞으로 그들을 어떤 마음으로 그리워해야 할까, 그런 마음을 사랑의 영감을 섞어 말해보고 싶었다.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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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앉아서 서로를 바라보던 날 밤은 잔잔하더라고
한참 우리가 좀 철없이 만나도 참 좋은 말만 했더라고
그리운 건 한때로 남고 우리 추억들을 기억하며 다시 돌아오지 않아도 우린 행복할 거야 안녕
기억하지 우린 서로 맞대고 기댄 등 뒤 작은 일에 눈물짓던 우리 서로를 닮아가는 그 눈빛 다 담아둘 거야
변치 말자고 끄덕인 약속들도 언젠가 희미해져 가도
우린 헤매 왔고, 그런 일을 지나쳐 지금의 우리가 됐다면 괜찮지 않니?
어리숙하게 보였던 우리 추억들을 기억하며 다시 돌아오지 않아도 우린 행복할 거야 안녕
기억하지 우린 서로 맞대고 기댄 등 뒤 작은 일에 눈물짓던 우리 서로를 닮아가는 그 눈빛 다 담아둘 거야
'우린 왜 같은 사랑을 다른 사람과 하고 있나?' 마주하는 사람 하나하나는 특별할 텐데 만나는 과정은 그다지 창의적이지 못하다. 그래서 곧잘 하는 것을 조금 서투른 척, 익숙한 곳을 낯선 장소인 양 떠들곤 했다. 이 모든 걸 누군가와 이미 해봤다고 고백하는 것은 예의가 없기 때문일까. 아니면, 새로운 당신과 함께 하는 것은 같은 일일지라도 특별하기 때문인 건가. 어찌 됐건 나는 솔직하지 않기에 노래를 쓰게 되었다.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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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뎌지는 대로 사는 걸까? 우린 바쁘게 살다가 잊는 걸까? 언젠가 너와 같은 꿈을 꿨고, 그건 이렇게도 쉽게 잊었나. 다른 만남, 하지만 다 비슷한 곳을 가고 우리가 참 자주 간 곳을 처음 간 척하고, 나는 정말 증오해 이 도시는 날 똑같이 살게 해 똑같은 만남, 다른 사람 오, 안돼 겨우 괜찮아졌는데 나는 왜 누군가 다시 만나려고 해 안돼 자꾸 같은 감정을 난 반복해 똑같이 그럼 아파할 텐데 나만 피곤하게 유난 떨며 사는 걸까 아니면 정말로 세상이 이렇게 따분해진 걸까 무엇을 찾니, 또 원하지 난 감정은 어디로든 갈 텐데 내 맘은 왜 이리 부자연스러운 걸까 다른 만남, 하지만 다 비슷한 곳을 가고 우리가 항상 자주 하던 걸 음에 또 하고, 나는 정말 증오해 이 도시는 날 똑같이 살게 해 똑같은 만남, 다른 사람
오, 안돼 겨우 괜찮아졌는데 나는 왜 누군가 다시 만나려고 해 안돼 자꾸 같은 감정을 난 반복해 똑같이 그럼 아파할 텐데
어떤 날, 당신을 만나 행복했던 그 표정이 전혀 가식이 아니었는데도 돌아서 뻥 뚫려 있던 마음을 어쩌지는 못했다. 매주 너를 만나 웃었으며 집에 와서는 크게 울었다. 언제나 힘을 주는 당신 앞에서 내보인 의지는 정작 뒤돌아서는 지켜지지 못하고 무너졌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함께였을 때 느꼈던 안도감과 용기만은 결코 거짓이 아니었다. 사는 게 그런 건가. 그런 이유로 다소 발랄한 멜로디에 그렇지 않은 가사를 썼다.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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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만나 잘 웃었고 난 평소 웃질 않아도 너와 있으면 내가 좋은 사람이 된 것 같아 편안해져
자주 내 생각을 말하고 우린 좋은 한 쌍 같았어 근데 이상해 그게 날 더 슬프게 해 왜 난 그리고 우리는
지금 만나 사랑을 해 계속 악몽을 꾸고 난 아프곤 해 너를 만나 항상 웃게 됐는데도 울게 되는 걸까
비슷한 말투가 돼 가던 우리는 참 잘 맞았어 근데 아픔까지도 닮아 만나니까 넌 날 너무도 잘 알아
우린 아파도 말을 말아 그게 좋은 건 줄 알았어 근데 이상해 사랑마저 버텨야 해 왜 난 그리고 우리는
지금 만나 사랑을 해 계속 악몽을 꾸고 난 아프곤 해 너를 만나 항상 웃게 됐는데도 울게 되는 걸까
우린 괜찮은 걸까 그저 슬픔을 미루는 걸까 그래도 우린 좋은 기억들만 전하고 살 수는 없을 거야
지금 만나 사랑을 해 계속 악몽을 꾸고 난 아프곤 해 너를 만나 항상 웃게 됐는데도 울게 되는 걸까
이 노래는 어떤 꿈을 꾸고 영감을 받았다. 꿈에서 내가 고등학생으로 돌아가 있었는데 모든 반 친구들이 나를 손가락질 하며 왕따 시키고 놀리기 시작했다. ‘그럴 줄 알았다’, ‘실패할 줄 알았다’고 조롱하고, 해낼 수 없을 거라 비웃었다. 심지어는 내가 걸어가기만 해도 걸음걸이가 웃기다며 뒤에서 흉내를 내더라. 근데 희한하게도 그 꿈 속 고등학생들은 실제 내 고교 동창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 초중고, 대학교, 군대 등에서 만난 사람들이 같은 교복을 입고 서로 아는 사람들인 양 한 반에 부대껴 있었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 얼굴들은 모두 나를 무너뜨리기 위해 같은 생각으로 모여 나를 괴롭히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꿈 속에서.
놀란 마음에 깨고 보니 참 이상한 꿈이었다. 그러나 그 일을 계기로 무언가 불편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을 한동안 가졌던 것 같다. 나는 어떻게 기억되고 있고, 어떻게 잊히고 있는가. 불길하고 슬픈 생각이 든다. 거리엔 많은 사람들이 있으나 결국 나는 외롭고, 주변엔 아무도 남아주지 않을 것이라는 그런 암울한.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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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이 아닌 사람들이 때로는 더 피곤하게 해 한때는 내 편이었던 사람도 쉽게 나를 외롭게 해
이젠 편하게 맘을 나누려 하면 난 점점 더 두려워져
너밖에 없단 말을 하던 니가 돌아서면 너무 섬뜩해
All my friends are trying to kill me 소중한 사람들이 날 상처주려 해
All my friends are trying to kill me 난 도망갈 거야 날 삼키지 말아줘
이런 내가 나도 얄미운 걸 잘 알아
난 도망갈 거야 날 삼키지 말아줘
다정하게 말하던 말투로 나를 헐뜯네 넌 나의 모든 걸 알아 너무 쉽게 나를 얘기하네
생각을 안 하려 노력하는 데도 난 널 다를 거라 여겼고
내 곁에 남은 사람들 시선이 바뀌는 모습은 섬뜩해
All my friends are trying to kill me 소중한 사람들이 날 상처주려 해
All my friends are trying to kill me 난 도망갈 거야 날 삼키지 말아줘
이런 내가 나도 얄미운 걸 잘 알아
난 도망갈 거야 날 삼키지 말아줘
결국엔 나를 해칠 거야 예전의 우리를 돌려줘 뻔한 하루를 평범할 사이를
All my friends are trying to kill me 소중한 사람들이 날 상처주려 해
All my friends are trying to kill me 난 도망갈 거야 날 삼키지 말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