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한국의 전래동화로 자연현상이 된 네 총각이 사악한 요물과 대결하는 이야기.2. 줄거리
어느 마을에 힘이 매우 센 소년이 있었으며 매우 게을러서 노상 먹고 나면 반드시 잠을 잤다. 나이가 18살이 되어 총각이 되었어도 이러니 부모는 아들을 타이르면서 그 엄청난 힘을 그대로 낭비할 거냐며 얘기했다. 그러자 총각은 좁쌀 한 섬을 달라고 얘기하자 부모가 구해왔다. 총각은 한 섬짜리 주머니를 콩주머니 쥐듯 들고 달려간 다음 뒷산으로 가서 큰 나무를 뽑아 그 구덩이 안에 좁쌀을 모두 넣었다.날마다 총각이 퇴비를 주고 물을 주며 키우자 바로 싹이 났고 그 싹들 중 가장 튼튼한 싹을 제외한 모든 싹을 솎아낸 다음 다시 열심히 키우자 튼튼한 조 싹은 어느새 크게 자라 사람들이 가까이서 보면 큰 나무라고 할 만큼 거대하게 자랐다.
총각은 그 조이삭을 뿌리째 냅다 뽑아 도리깨 없이 타작을 했다. 몇 번 탁탁 치니 엄청난 양의 좁쌀이 산더미처럼 쌓였으며 모아서 창고 안에 넣고 보니 창고 안이 그득했다. 총각은 부모에게 그동안 밥만 축내 죄송하다 사과하고 세상 구경을 나갔다 올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집을 나서기 전 광대탈을 하나 깎아서 얼굴에 쓰고 집을 나섰다. 이는 밥만 축낸 게 차마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어서 가면을 쓴 것이라고... 이렇게 총각은 광대탈이란 이름을 쓰게 되었다.
광대탈 총각이 한참 길을 가다보니, 큰 참대통을 든 남자가 길을 서둘러 걷고 있었다. 남자는 길을 떠나는 사람이 이렇게 큰 참대통을 들고 가는 것이 운치 있다고 얘기했으며 참대통 마개를 연 순간, 그 안에는 온갖 생필품이 들어있었다. 광대탈이 이를 보고 장사라 여겨 그의 이름을 물으니, 이 남자의 이름은 참대통이라 한다.
광대탈과 참대통이 다시 길을 가다보니 버드나무가 바람에 휘말려 오르락 내리락 인사를 하는 게 아닌가. 깜짝 놀라 서둘러 달려가보니 웬 총각이 쿨쿨 잠을 자는 데 콧바람이 버드나무를 오르락내리락 인사하게 하는 것이었다. 서둘러 깨워서 얘기해보니 잠을 잘때 이렇게 콧바람을 불며 자면 매우 시원하다고 한다. 이 총각의 이름은 콧바람이었으며 셋이 길을 다시 가니 큰 갓을 쓴 남자가 길을 가고 있었는데, 갓을 자세히 보니 큰 바위였다. 놀라서 얘기하니 나그네가 길을 갈때 날려가는 갓대신 이렇게 큰 바위로 갓을 만들어 쓰면 우직하게 제 자리를 지키니 아주 편하다고 한다. 이 총각은 바위를 떡주무르듯 주물러서 갓을 만들어서 이름이 돌갓이다.
돌갓까지 동료로 들어서서 네 총각이 되었다. 이들이 하염없이 길을 가다 날이 저물었으니 하룻 밤 쉬어갈 집을 찾기로 했다.
그런데 마을이 없는 외진 곳이니 찾는 데 애로사항이 엄청났고 그나마 겨우 발견한 집에는 한 처녀가 난처한 얼굴로 이 집은 하룻밤 잘만한 곳이 못 되니 어서 돌아가라고 얘기한다. 왜 그러는지 물어보니, 이 집은 원래 상당히 큰 집이었고 사람들도 많이 살던 곳이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집안 노비들이 차레차례 사라지고 오빠들과 부모님까지 사라져 남은 사람은 자신 하나뿐이라고 한다.
광대탈 일행은 처녀의 말을 듣고 자신들이 도와주겠다고 얘기했다. 그렇게 처녀의 허락을 받고 집안으로 들어서서 일단 상황을 지켜보기위해 참대통은 현관에, 콧바람은 사랑채 근처, 돌갓은 안채 근처, 광대탈은 안채 안에 숨어 있고 처녀는 안채 안의 다락방에 숨어 있게 했다.
그렇게 한밤중이 되자 눈에 빛이 흐르는 거대한 짐승이 나타났다. 보아하니 수백년을 살아온 청너구리 요괴였으며 현관에 들어서자 참대통이 가지고 있던 참대통을 휘둘러 놈을 기절시킨 뒤 참대통 안에 쓸어담았다.
그런데 그 순간 또 다른 청너구리가 들어오는 게 아닌가? 자세히 보니 처음 잡은 놈은 300년을 묵은 어린 요괴이고 이번 놈은 500년을 묵은 제법 큰 요괴이다. 참대통은 분전했지만 결국 패하고 놈에게 산 채로 삼켜졌다.500년 묵은 놈이 사랑채 근처로 들어서자 콧바람은 콧심을 이용해 큰 바람을 일으켜 놈이 나동그라지게 한 뒤, 다시 콧심으로 놈을 얼려버렸다.
하지만 이번에 들어선 700년 묵은 청너구리는 콧바람도 고전하다 삼켜졌다. 아무리 콧심으로 큰 바람을 일으켜도 놈이 몇 번 휘청거린 뒤 바로 달려들었기 때문. 그리고 이번에 온 700년 묵은 놈도 돌갓 앞에서는 바로 기절했으며 돌갓의 한 방에 맞아 기절하고 돌갓이 냉큼 놈을 돌갓으로 눌러놓았다.
결국에는 보낸 부하들이 돌아오지 않자 불안해진 두목 청너구리가 나섰다. 이번 놈은 무려 1000년을 묵은 엄청난 크기의 청너구리로 돌갓까지 고전하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삼켜졌다. 돌갓을 삼킨 놈이 어슬렁거리며 안채로 들어섰을 때 광대탈이 한 번 미소를 짓더니 앉았다 일어서서 조화를 부렸다. 그러더니 분신 네 명이 나타나 오광대로 늘어났다.
청너구리 두목은 한 순간에 오광대가 자신에게 달려들자 당황해 휘청거리다 광대탈의 반격에 크게 당해 주저앉았다. 광대탈은 이 기회를 타서 밧줄로 두목 너구리를 꽁꽁 묶고 놈의 등짝을 냅다 후려쳤다. 그러자 돌갓이 튀어나왔다.
살아나온 돌갓이 돌갓에 눌러놓은 둘째 너구리를 주자 광대탈은 냅다 둘째의 등을 후려쳐서 콧바람을 꺼냈고 살아서 나온 콧바람이 얼린 셋째놈에게서 참대통을 꺼낸뒤 살아서 나온 참대통이 자신이 잡아놓은 300년 묵은 청너구리를 건네주고 광대탈이 놈들을 하나로 묶어놓았다. 그리고 불을 지펴서 청너구리 요괴 4인방을 산 채로 불태워 죽였다.
처녀는 부모님과 오빠들의 원수인 청너구리를 잡아준 총각들에게 고마워하면서 어차피 자신은 일가족도 모두 잃은 이상 광대탈의 아내가 되겠다고 얘기했다. 광대탈과 총각들은 흔쾌히 승낙했고 길을 떠났다. 그 뒤 의형제들과 아내와 함께 고향마을로 돌아와서 이제 노인이 된 부모와 재회해 같이 행복하게 살았다.
나중에 천계 신들이 그들을 천계로 불러 신으로 좌정했으며, 광대탈과 그의 아내는 해와 달의 신으로 좌정되고, 참대통은 구름과 비의 신, 콧바람은 바람의 신, 돌갓은 번개의 신으로 좌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