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모에 미러 (일반/어두운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07-27 20:53:52

그대 우리 사회에 어떻게 기여했는가


그대 우리 사회에 어떻게 기여했는가
심너울 단편소설
파일:심너울_그대우리사회에어떻게기여했는가.webp
장르 SF
저자 심너울
출판사 우주라이크소설
출간 정보 2024.03.14
독점 감상 리디 https://ridibooks.com/books/4581000006
1. 줄거리

[clearfix]
== 개요 ----
사회에 기여한 바를 인정받은 노인만이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 실버타운에 들어가 여생을 편히 보낼 수 있는 2069년. 사회 기여도라는 추상적인 자격을 어떻게 평가할지를 놓고, 한국 사회는 또다시 시험을 치르기로 하는데... 75세가 되어 실버타운 신청 자격이 생긴 주인공이 이 시험에 응시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단편소설이다.

1. 줄거리

한국, 이 삼천리 금수강산을 늙어 있었다. 이영재는 사는 동안 수 많은 국회의원과 대통령을 보았다. 그 정치인들의 이름은 기억하기 힘들었지만, 그들이 출산율 그래프의 추세선 기울기를 조금이라도 올려보기 위해 기울이 수많은 노력만큼은 아직 떠올릴 수 있었다. 그들 제각기 품은 야망과 이상이 달랐고, 선거 번호와 정당 색깔도 달랐지만, 처참히 실패했다는 점은 같았다.


젊은 사람들은 희소했다. 그들이 부양하기에는 늙은 사람이 너무 많았다. 굉장히 많은 밀레니얼들이 투표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젊은이 한 명이 노인 세 명을 부양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공유되고 있었다. 기술 혁신이 노인 부양을 쉽게 만들리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있었지만, 이 순간에도 오직 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이 너무 많았다. 찐득하고, 끈끈하고, 축축한, 그렇게 지극히 인간적이며 우리의 생물학적 한계에 묶인 일들 말이다.


젊은이들은 이런 의문을 풀었다. 왜 내가 얼굴도 모르는 밀레니얼들의 똥을 닦아줘야 하는가? 밀레니얼은 재생산의 의무를 저버림으로서, 자신에게 이토록 무거운 짐을 지웠는데? 적어도 이 사회를 낫게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내 건강보혐료와 국민연금 납입금을 갈취할 자격이 있는 것 아닌가? 늙인이들도 젊은이들의 불만을 내재화했다. 노인들은 자신을 부양하지 않는 젊은 세대를 비난하지 않고, 그들 중 오직 몇몇 이들이만이 부양받을 자격이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사회에 기여한 바를 도대체 어떻게 측정할 수 있단 말인가? 건강보험공단과 국민연금공단에 납입한 돈으로? 하지만 건강보험료를 충분히 낼 수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노후를 스스로 챙길 능력이 있었다. 공직에서 일한 기간에 따라? 사기업에 오래 눌러앉아 업적을 이룬 사람들이 반발했다. 낳은 아이의 수에 따라? 낳은 아이가 반드시 사회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아이 없는 사람들이 반발했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