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모에 미러 (일반/어두운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02-11 08:36:22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1. 개요2. 본문3. 해석4. 여담
4.1. 대중매체에서

1. 개요

백석1938년에 발표한 시. 현실을 초월한 이상, 사랑에 대한 의지, 그리고 소망을 노래한 작품이다. 이국정취를 담은 시로 토속적 세계에서 벗어나 현실 도피적인 유랑 의식과 모더니즘 시풍을 보여 주는 작품으로 후기 시에 속한다.

2. 본문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1]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3. 해석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나타샤를 사랑하지만, 사랑을 이루기 힘든 가난[2]한 처지 때문에 쓸쓸하게 소주[3]를 마시며 그리움과 고독을 달래는 화자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여기서 '눈'[4]은 나타샤에 대한 그리움을 심화하는 소재로 볼 수 있고, 암울하고 가혹한 현실의 시련으로도 볼 수 있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상상 속에서 나타샤는 '나'에게, 더러운 세상을 버리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이것은 결국 화자 내면의 목소리로, 세상을 떠나 산골[5]로 가는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면서 '나'의 현실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사랑과 순수함을 유지하기 위한 의지를 드러낸다.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 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화자는 나타샤를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 마침내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는 '눈'과 '흰 당나귀'[6]의 순백의 이미지와 결합되어 사랑의 실현과 순수한 세계로 표상되는 '산골'에 대한 열망을 부각한다.

4. 여담

4.1. 대중매체에서



[1] 발표 당시에는 '나와 나타샤와 당나귀'[2] 이때의 가난이란 물질적 가난이 아니라 내면의 가난이다. 백석은 워낙 외로움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강했다고 전해진다. 백석은 활동 당시 당대 셀럽에 패셔니스타로, 물질적으로 어렵지는 않았다.[3] 현실을 잊게 하는 것.[4] 순백의 이미지와 환상적 분위기를 연출한다.[5] 세상과 산골은 대립하는 것으로 냉혹한 현실인 세상을 벗어나 가려는 곳[6] 눈에 대응되는 환상적 이미지로 연약하고 순수한 존재[7] 한국이라면 '영희', '순이' 등과 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