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남의 돈을 수거하는 사기꾼기차역이나 버스 터미널 근처에 출몰하는 일종의 사기꾼을 일컫는 속어.
2. 수법
아래의 수법은 현재까지 파악된 수법들을 정리한 것이며, 사기 또한 그렇듯 수법은 항상 발전한다. 돈을 요구하는 낯선 사람과 맞닥뜨렸다면 대처법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야 한다.우선 지나가던 사람이나 차를 기다리는 사람에게 접근해온다. 주 타겟은 귀에 이어폰을 꽂고 있거나 인상이 순해보이는 아직 세상물정을 모르는 어린 학생, 낯선 곳에 와서 익숙하지 않은 여행객, 혹은 신분상 부탁을 거절하는 것이 쉽지 않고 외형상 판별이 쉬운 군인 등 다양하다. 심지어는 부사관후보생이나 임기제부사관 또한 남수꾼의 접근을 경험할 수 있는데, 사회생활이 부족하다는 점을 이용하는 것일 수도 있겠으나, 보통은 그냥 외형이 일반 군인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남수꾼들은 특히 기차역 플랫폼이나 터미널 대기실처럼 벤치가 많은 곳 근처에서 많이 활동한다. 이 곳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보통 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고, 1~2시간 씩이나 일찍 와서 앉아있는 사람들은 보통 없다는 점을 이용한 것인데, 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 신경이 그 쪽으로 쏠려있는 상황에서 생각을 깊고 오래 할 여유가 없는 것을 노린 것이다.
이후 접근한 상대의 눈치를 살피거나 우연성을 유발해서 상대가 호의를 베풀만한지를 일차적으로 검증한다(옆 자리가 비어있는지를 물어보는 등으로 두서를 꺼낸다). 상대의 신뢰를 얻기 위한 빌드업 작업에도 시간이 꽤 소요되는데, 성공하지 못할 종자를 미리 솎아내는 것으로 나름의 효율성을 확보하는 작업이다.
상대가 작업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신뢰를 사거나 동정을 사는 작업을 시작한다. 신뢰를 사는 컨셉인 경우에는 명품 패턴의 옷과 가죽 가방으로 깔맞춤하여 자신의 사회적 지위가 높음을 어필한다. 어느 대학의 교수라던가 연구원을 하고 있다는 등 패션과 컨셉이 맞는 높은 지위를 사칭한다. 사칭할 수 있는 명함 등의 소품이 있다면 이를 전달해주기도 하며, 추후에 연락을 달라며 전화번호를 알려준다. 이 때 알려주는 전화번호는 사전에 확인한 가짜지만, 요즘에는 한 번 걸어보는 사람이 늘어나서인지 거꾸로 전화번호를 메모해달라고 한다. 또한 자신의 사정을 이야기하는데, 택시에 전화기를 두고 내렸다는 둥, 지갑을 잃어버렸다는 둥 돈과 연락수단이 없음을 어필하는 구성을 메인으로 스토리텔링을 시작한다. 동정을 사는 컨셉인 경우에는 장애인 등 사회에서 불쌍한 역할을 맡고 있는 캐릭터에 이입하며, 일부러 말을 더듬는 경우도 있다.
돈은 1~2만원 정도를 요구하는데, 뒤늦게 사기라는 것을 깨달아도 피해자 본인이 신고하기를 귀찮아하거나, 경찰의 대응이 미온적일 수준이거나, 발각되더라도 쉽게 돌려줄 수 있는 약소한 액수이면서, 동시에 적당한 거리의 차편을 구할 수 있는 실제 금액과 가까운 액수이기 때문이다. 또한 현금을 소지하고 다니는 사람의 기준에서는 지갑에 부담없이 소지하고 있는 금액이기도 하다.
현금이 없다고 하면 주변에서 봤다며 ATM의 위치를 가르쳐주기도 하고, 학생이라 용돈이 없다고 하면 갑자기 요구 금액이 절반으로 에누리가 되는 등, 싫거나 돈이 없는 상황을 어필해도 끈질기게 달라붙는 경우가 많다. ATM에 대기줄이 길고 동시에 기차 시간이 촉박한, 이 이상 요구를 지속하면 확실하게 큰 민폐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해도 물러서지 않는다. 애초에 피해자의 상황은 이들의 고려사항이 아니다.
이들은 신뢰도를 증폭시키기 위해 아이템을 철저하게 준비하는데, 이 중에는 얼굴도 본 적 없는 남이 쓰고 난 후 구겨서 쓰레기통에 버린 기차표나 중고장터에 무료나눔으로 올라온 내용물을 잃어버린 에어팟 충전 독 등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거의 모든 아이템을 수집하고 이용한다.
이러한 수법의 사기꾼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호의를 베풀기 쉽고, 실제로 만나보면 언변과 연기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능력만 된다면 위험도는 낮으면서 액수와 성공률이 높은 사기 수법 중 하나이다.
3. 처벌
1~5만원 남짓의 소액을 뜯어내다보니 피해자들은 법적 절차가 피곤해서 '먹고 떨어져라' 식으로 생각하며 신고를 잘 안 하게 되고 법적으로 처벌할 근거도 부족하다고 한다. 심지어 궁금한 이야기 Y에 나왔던 강남 터미널 인근 남수꾼은 지구대로 인계된 뒤 혐의가 없어 풀려나자마자 또 차비 구걸을 시작하는 어처구니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혐의를 입증하려면 일단 붙들어놓은 다음 얼굴 사진과 함께 '이렇게 생긴 분에게 차비를 꿔주신 분들의 신고를 기다립니다'라고 공고하여 피해 신고를 접수해야 하는데, 당연히 현행법상 이런 방식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이런 소액 사기꾼 붙잡자고 경찰 인력을 투입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다.[1]
상대의 돈을 획득한다는 점에서 단순히 구걸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상대의 선의로부터 돈을 받는 구걸과는 달리, 갚겠다는 약속을 동반하는 등 상대의 믿음과 동정을 이용하는 것이기에 사회적 자본으로 취급되는 신뢰 자본을 파괴하는 데에 일조하고 있다.
4. 대처법
남수꾼과 만났을시 보편적인 대처법으로는 '가까운 파출소 안내해드릴테니까 거기서 도와달라 해보시죠'라고 대꾸해보자. 저 말을 듣고도 온갖 변명을 쏟아내며 그 자리에서 돈을 뜯어내려 버티는 독한 부류들이 대다수다. 혹은 현금이 없고 카드로 타고 다님을 어필하거나, 아님 그냥 이어폰 꽂고 무시하면 된다. 그 상황에서 더 나아가 위협적인 행동을 한다면 거기서부턴 협박, 폭행이다.아니면 돈을 주는 대신 자신이 직접 승차권을 끊어주겠다고 하면 백이면 백 거의 그냥 포기한다.
멀쑥하게 빼입고는 'XX회사 중역인데 교통사고가 나서 급전이 필요해졌다'는 등의 수법으로 거금을 구걸하는 간 큰 부류도 간혹 있다. 이 경우에는 확실하게 사기로 처벌을 받는다.
[1] 이런 걸 써놓는 것도 해당 사기꾼들에게는 아주 좋은 정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