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년에 만주 북부 지역에서 이회영의 영향을 받아 결성한 재만조선무정부주의자연맹이 상하이로 철수하면서 개편하여 발족한 단체이다. 재만조선무정부주의자연맹의 김좌진은 1930년 1월에 피살되었고, 상하이로 옮겨온 남화한인청년연맹에는 장도선, 정화암, 정해리, 안공근 등이 참여했다.
남화한인청년연맹은 자본주의사회의 기구를 근본부터 타도하고, 일체의 권력과 사유재산제도를 부인하며, 상호부조・자유연합의 정신에 기초해서 정치적・경제적으로 만민이 평등한 사회를 창설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그리고 “① 우리들의 일체 조직은 자유연합 원리를 기본으로 한다 ② 일체의 정치적 운동과 노동조합지상운동을 부인한다 ③ 사유재산제도를 부인한다 ④ 위도덕적(僞道德的) 종교와 가족제도를 부인한다 ⑤ 우리들은 만인이 절대적으로 자유 평등한 이상적 신 사회를 건설한다” 등의 강령을 제정하였다.
1931년 10월에는 유자명을 의장 겸 대외책임자로 선출하고, 산하에 남화구락부를 설치하여 선전 작업을 담당케 하였다. 남화한인청년연맹은 연구・토론 등 각종 회의를 개최하여 아나키즘 이론을 연구하였으며, 각종 기념일에는 격문을 살포하여 재 중국 한국인 청년들에게 아나키즘을 선전하는 등 일반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계몽운동에 주력하였다. 오면직은 이용준, 백정기, 이달, 김지강, 엄형순, 이규창, 박기성 등과 함께 1931년 12월경부터 1932년 3월 하순경까지 상하이 시외 난시앙 입달학원 부근의 독립가옥에서 동거하면서 아나키즘연구회를 개최하여 아나키즘을 연구하였다.
1931년 11월에는 중국인과 일본인 무정부주의자와 연대하여 항일구국연맹이라는 연합체를 결성하였다. 그러나 정화암과 김구의 분화로 일부 맹원이 탈퇴하고, 흑색공포단의 백정기 등 핵심 인물이 체포되었으며 남은 이들도 상당수가 군사 훈련을 위해 황포군관학교 등에 입학하면서 1930년대 중반 이후 활동이 침체되었다.
남화한인청년연맹선언문(南華韓人靑年聯盟宣言文)
친애하는 조선 민중 여러분, 우리 조선을 일본 제국주의가 강탈한 후, 2300만 동포는 자유를 잃고 굴욕과 기아에 허덕이며 날이 갈 수록 멸망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지금 우리의 부모는 비통함에 젖어 눈물로 나날을 지세우고, 우리의 자녀는 굶주림에 울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의 자유는 영원히 사라진 것인가. 아니다. 결코 사라진 것이 아니다. 울부짖는 민중의 소리에 분연히 일어서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목숨 바쳐 투쟁하고 있는 수많은 선구자들이 우리에게 있다. 자유를 되찾고 주권을 회복하기 위해 제국주의 괴수들을 도륙한 수 많은 용사들이 우리에게 있다.
현대 무기를 갖춘 제국주의의 앞잡이 일본군대와 적수공권으로 맞서 싸워 왔고 지금도 용감하게 싸우고 있는 우리의 선봉대가 있다. 전 조선의 학도들이 분연히 일어서 일본 제국주의와의 전쟁을 선포하였고 지금 이시각에도 용감히 싸우고 있다. 이렇듯 자유를 위한 부르짖음은 전원과 도시, 학교와 공장, 이 나라 방방곡곡에 울려 퍼지고 있다. 조선 민중은 결코 자유를 망각하지 않았다. 조선 민중은 자유와 독립을 갈구하고 있다. 우리는 전체 민중이 갈구하는 자유와 독립을 되찾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선언한다. 우리는 조선 민중과 더불어 손을 맞잡고 하루 속히 일본 제국주의의 아성을 허물어 자유의 빛이 우리를 비추도록 육탄으로 맞서 싸울 것을 전 조선 민중에게 호소하는 바이다. 자유의 종은 울리고 있다. 자유의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그러나 조선 민중 여러분, 우리의 형제, 자매들이여, 우리는 민중이 갈구하는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를 잊어서는 안된다. 진정한 자유는 평등과 우애를 기초로 한다. 민중을 억압하고 착취를 일삼다가 급기야 일본 제국주의자들에게 나라와 민족을 내놓았던 옛 제왕을 또 다시 우리가 피흘려 되찾은 이 땅위에 세우려 함인가. 아니면, 한 줌 소수 자본가에게 권력을 넘겨주어 민중이 또 다시 기아의 늪으로 빠져들기를 원함인가. 제국주의 영국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난 후 소수 자본가들이 다수의 농민 ·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있는 부르주아 · 데모크라시의 나라 미국을 이 땅위에 건설하여 우리의 아들 딸들에게 또 다시 임금의 족쇄를 채워 소수 자본가들에게 이들의 육신을 헌납키 위해 우리가 귀중한 목숨을 마쳐 제국주의 군대와 싸우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농민, 노동자의 당임을 표방하고 일당독재체제를 수립한 후 권력투쟁을 일삼는 소수 우두머리들이 농민, 노동자를 노예로 삼고 제국주의자들에게 뒤질새라, 법률, 감옥, 사형으로 혹독한 억압을 자행하고 있는 공산 러시아와 같은 암담한 나라를 건설하기 위함인가. 아니다. 단연코 아니다. 제국주의 전횡과 지주의 횡포로부터 민중을 구하고 민중과 더불어 혹은 공장에서, 혹은 농촌에서 자유의 횃불을 높이 들고, 민중의 진정한 자유를 위해 평등과 우애를 구축해왔던 수 많은 혁명가와 민중의 참된 친구들을 학살, 투옥, 추방하고 감히 독재권력을 누리려는 일당 독재를 분쇄하기 위하여 우리는 일본 제국주의와의 결전을 내외에 선포한 것이다.
조선 민중 여러분, 우리는 민중의 자유와 평등 그리고 우애를 이 땅 위에 확립하기 위해 일어섰다. 결코 일인 독재체제의 제왕이나, 소수 자본가의 이익과 일당 독재정권을 옹호하기 위함이 아니다. 하루 속히 일본 제국주의의 족쇄로 부터 벗어나 우리 민중 스스로의 손으로 진정한 자유와 평등 그리고 우애에 입각한 새 사회를 건설하고자 하는 것이다.
민중의 자유를 되찾기 위해 일어선 형제 · 자매 여러분!
우리에게는 엄중히 경계해야할 내부의 적이 있다. 그것은 우리의 전선 뒷편에서 권력을 횡탈코자 호시탐탐 기회만을 노리고 있는 야심가들이다. 겉으로 민주주의를 외치면서 정치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자본주의 사상의 소유자들, 그들을 발판삼아 장차 대통령을 꿈꾸는 야심가들, 그리고 제국주의자들의 정치기구 속에서 서둘러 의석을 차지한 후 그들의 억압적 정치조직을 고소란히 이어받아, 독재권력을 행사코자 정치운동에 여념이 없는 사회민주당, 그리고 공상당의 행동 모두를 우리는 엄중히 경계하고 그들의 음모를 철저히 분쇄해야 한다. 공산당은 이미 우리를 위한 자유와 해방을 원하지 않고 있다. 그들은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탈취한 2300만 조선인의 자유를 송두리째 러시아에 팔아 넘기려는 상인에 불과하다.
조선 민중 여러분! 빼앗긴 우리의 자유와 터전을 되찾기 위해 전사가 되고자 일어선 용감한 형제 자매 여러분!
불굴의 투지와 직접적인 행동만이 우리에게 자유를 약속해 준다. 이제 우리의 머리 위에 광명이 비치려 하고 있다. 영광의 깃발이 휘날리려 하고 있다. 바야흐로 시기는 다가왔다. 이제 우리의 손으로 자유와 해방을 쟁취하고 이 땅 위에 참된 평등사회를 건설할 때는 왔다. 마을의 농민과 도시의 노동자가 자유롭고, 조화롭게 연합해 나아가는 새 사회를 건설하자! 현대 사회가 지니고 있는 모든 불행의 원인을 제거하고 인류 최후의 사회혁명을 이룩하자!
그렇다면, 제국주의 국가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가.
그들은 자본주의의 틀을 갖추고 농민 · 노동자를 착취하며, 끝내는 기아의 늪으로 밀어 넣고 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을 잃은 농민 · 노동자의 반항에, 제국주의자들은 지금 조선 민중을 향해 겨냥하고 있는 그들의 군대와 총을 노동자, 농민에게로 돌려 무자비한 학살로 응답한다. 제국주의의 기본은 자본주의이다. 자본주의의 기본은 사유재산제도이다. 사유재산제도 하에서 한 줌은 소수 유산계층만이 호화와 사치를 마음껏 누리고 있다. 그들은 무자비한 착취를 계속 감행하기 위해 법률을 만들고 감옥과 군대를 갖춘 중앙집권정부를 준비하고 있으며, 그 정부로 하여금 민중의 반항을 제압하고 있다. 제국주의자들이 교활한 수법은 이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교육기관을 장악하여, 사유재산제도가 인류를 위해 더 없이 우수한 것이며, 정의로운 제도라 속여 우리의 자녀들 머리 속 깊이 진작부터 주입시켜 믿도록 강요하고 있다. 제국주의의 악랄하고도 교활한 마수에 사로잡힌 민중은 재물을 획득하기 위해 서로 다투게 되고, 사랑을 나누어야 할 우리의 형제가 서로 미워하게 되며, 편견과 오류에 빠져 질투를 일삼게 된다. 사유재산제도 하에서 우리의 자매가 궁핍을 견디다 못해 육신을 팔게 되고, 가진자들은 이들을 희롱하며 마음껏 즐기고 있다. 재물을 얻기 위해 살인마저 서슴치 않는다. 사유재산제도야 말로 만악의 근원이다. 우리가 건설할 새 사회에서 만의 하나 사유재산제도가 존속하게 된다면, 자유, 평등, 우애는 공허한 외침이 될 것이 분명하다. 법률과 감옥, 군대를 갖춘 정부의 국가에서 야심가들은 보다 손쉽게 기회를 포착할 수 있게 되어 그 결과 민중은 언제나 뒷전으로 밀려나 끝내는 깊은 수렁으로 밀려나게 된다.
기존의 정부기구를 고스란히 남겨 놓았던 프랑스 혁명을 보라!
유산계층만을 두둔하여 그들에게 유익을 주었을 뿐 민중에게는 아무것도 준 것이 없다. 러시아 혁명 또한 공산당에게 유익을 주었을 뿐, 민중에게는 기아와 탄압 외에 아무것도 준 것이 없다. 민중의 가슴 속 깊이 미신을 심어 민중의 자유발의와 창조력을 잠재우고 지상의 권위, 신에게 굴종케 함으로써 그 시대 권력자의 노예가 되기를 강요해 왔던 종교와 거짓된 도덕율로 인해 혼인 및 가족제도가 자아내고 있는 온갖 비애를 우리는 세계 각처에서 보고 있다.
조선 민중이 이 땅에 건설하고자 하는 사회는 현 사회의 병적 근원이 되고 있는 사유재산제도와 국가 조직 그리고 거짓된 종교와 도덕율을 말끔히 쓸어낸 다음에야 비로소 이룩될 수 있다. 세상 만물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니다. 나의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다.
새 사회는 「각인은 필요에 따라 취하고, 능력에 따라 일하는」 자유공산사회이어야 한다. 그 사회에서는 이미 금전이 필요없게 되어 소멸될 것이며, 농업과 공업이 과학적으로 종합되어 인간에게 이롭고 유용한 것만 생산하게 될 것이며, 농촌의 형태를 갖춘도시, 도시다운 편리함을 지닌 농촌으로 변할 것이며, 이들이 자유로이 서로 연합하여 이루어지는 지구상의 예술사회가 될 것이다. 각인의 자유로운 의사 표시 과정을 거쳐 합의에 따라 선택되는 사회, 그리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사회이다. 정신노동과 육체노동 사이의 차별과 갈등이 사라지고, 각자가 마음껏 스스로의 개성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게 되며, 그 누구도 노동을 기피하여 하지 않는다. 오늘과 같이 공장이 먼지와 기름에 뒤덮인 열악한 환경속에서 단순노동을 평생토록 되풀이 하거나, 무미건조 시간의 노동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임금제도 하에서 노동은 결코 즐거운 것이 될 수 없다.
세계의 농민 · 노동자가 한결같이 이 같은 생활이 더 이상 지속되기를 거부하고 있다. 정부관리공장에 묶여있는 공산당 통치 하의 러시아 노동자들이 도처에서 동맹파업을 실행하고 있으며, 날이 갈수록 그 회수가 늘어나고 있다. 임금제도의 존속이 그 원인이다. 우리가 건설할 새 사회는 마치 화가가 그림을 그리고, 조각가가 침식을 잊은 채 작업에 몰두하고 있을 때와 같이 노동이 예술이요, 예술이 곧 노동이다. 이에 이르러 비로소 노동은 환희로 변하고 예술은 삶의 활기를 띄게 된다.
우리가 건설한 새 사회에는 거짓된 도덕율에 따라 우리의 나어린 자녀들이 자신의 의사와는 달리 부모가 정하는 바에 따라 결합하게 되는 종래의 혼인제도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우리는 단순히 조선 민족이기 이전에 지구 상의 한 지역 조선 땅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전체 인류 중 일원이다. 따라서 다른 민족의 내왕을 거부할 이유가 없거니와 더더욱 타민족 침략하고 자민족의 우월함을 과시할 이유도 없다. 따라서 무장이 불필요하게 된다. 그러나 자유와 평등에 입각한 우리의 마을공동체를 파괴하기 위해 조직된 군대가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한 우리는 자체 방어를 위한 무장을 버릴 수 없다. 세계의 인류가 우리와 같은 정신 하에 새 사회를 이룩하게 되는 날까지는 상응한 무장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마을공동체가 갖추어야 할 무장은 결코 지금 우리를 자해하고 학살을 자행하며 소수의 이익만을 수호하는 기존의 상비군 즉 소수 우두머리에 예속된 노예군대가 아니다. 마을공동체가 갖추고자 하는 무장은 남녀노소 전민으로 이루어지는 군대임을 뜻한다. 장년은 전선을, 노년은 후방을 그리고 부녀자는 간호와 양육을 담당함으로써 공동체를 침략으로부터 방어하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단위 공동체의 방위군은 다른 공동체의 방위군과 연합하여 공동의 목적을 달성해 나가게 될 것이다.
1917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방 농민은 이같은 방위군을 조직하여 공산적위군 및 독일 · 오스트리아 연합군과 맞서 싸워 침략군을 격퇴하고 농민 · 노동자의 마을공동체 「콤뮨」을 오래도록 지켜왔다.
친애하는 민중 여러분, 하루 속히 일본 제국주의를 이 땅에서 몰아내고 우리들의 새 사회를 건설하자!
민중의 불굴의 투지와 직접행동 그리고 총체적 궐기로써 일거에 침략자들을 몰아내자! 제국주의 강점하에 주어지는 자취권 또는 참정권을 얻어내고자 하는 행위는 스스로를 제국주의자들에게 팔아 넘기는 행위 외의 아무것도 아니다.
일제 강점 하에서 허울만의 정치적 자치권을 얻고자 원하는 자들이여, 캐나다는 지금도 영국의 속국이요, 인도가 어떠한가를 똑똑히 보아라! 정치적 자치만을 목표로 한다면 우리의 자유는 어느 세월에 되찾을 수 있으리, 자유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쟁취하는 것이다. 빵은 만드는 자만이 빵을 먹을 수 있다. 용맹스러운 우리의 젊은 남녀 여러분, 우리의 아나루코 · 콤뮨주의자들은 새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우리 대열에 동참하여 줄 것은 전 조선 민중에게 호소하는 바이다. 조선 민중의 진정한 해방을 원한다면, 제국주의자, 권력자 그리고 야심가 도당을 이 땅에서 말끔히 쓸어내기 위해 투쟁하는 남화연맹대열로 집결하자. 억압하는 자들을 타도하고, 아나루코 · 콤뮨주의에 입각한 새 사회를 건설을 위해 투쟁하는 남화한인청년아나키스트연맹의 기치 아래 모여라!
친애하는 조선 민중 여러분, 우리 조선을 일본 제국주의가 강탈한 후, 2300만 동포는 자유를 잃고 굴욕과 기아에 허덕이며 날이 갈 수록 멸망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지금 우리의 부모는 비통함에 젖어 눈물로 나날을 지세우고, 우리의 자녀는 굶주림에 울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의 자유는 영원히 사라진 것인가. 아니다. 결코 사라진 것이 아니다. 울부짖는 민중의 소리에 분연히 일어서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목숨 바쳐 투쟁하고 있는 수많은 선구자들이 우리에게 있다. 자유를 되찾고 주권을 회복하기 위해 제국주의 괴수들을 도륙한 수 많은 용사들이 우리에게 있다.
현대 무기를 갖춘 제국주의의 앞잡이 일본군대와 적수공권으로 맞서 싸워 왔고 지금도 용감하게 싸우고 있는 우리의 선봉대가 있다. 전 조선의 학도들이 분연히 일어서 일본 제국주의와의 전쟁을 선포하였고 지금 이시각에도 용감히 싸우고 있다. 이렇듯 자유를 위한 부르짖음은 전원과 도시, 학교와 공장, 이 나라 방방곡곡에 울려 퍼지고 있다. 조선 민중은 결코 자유를 망각하지 않았다. 조선 민중은 자유와 독립을 갈구하고 있다. 우리는 전체 민중이 갈구하는 자유와 독립을 되찾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선언한다. 우리는 조선 민중과 더불어 손을 맞잡고 하루 속히 일본 제국주의의 아성을 허물어 자유의 빛이 우리를 비추도록 육탄으로 맞서 싸울 것을 전 조선 민중에게 호소하는 바이다. 자유의 종은 울리고 있다. 자유의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그러나 조선 민중 여러분, 우리의 형제, 자매들이여, 우리는 민중이 갈구하는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를 잊어서는 안된다. 진정한 자유는 평등과 우애를 기초로 한다. 민중을 억압하고 착취를 일삼다가 급기야 일본 제국주의자들에게 나라와 민족을 내놓았던 옛 제왕을 또 다시 우리가 피흘려 되찾은 이 땅위에 세우려 함인가. 아니면, 한 줌 소수 자본가에게 권력을 넘겨주어 민중이 또 다시 기아의 늪으로 빠져들기를 원함인가. 제국주의 영국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난 후 소수 자본가들이 다수의 농민 ·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있는 부르주아 · 데모크라시의 나라 미국을 이 땅위에 건설하여 우리의 아들 딸들에게 또 다시 임금의 족쇄를 채워 소수 자본가들에게 이들의 육신을 헌납키 위해 우리가 귀중한 목숨을 마쳐 제국주의 군대와 싸우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농민, 노동자의 당임을 표방하고 일당독재체제를 수립한 후 권력투쟁을 일삼는 소수 우두머리들이 농민, 노동자를 노예로 삼고 제국주의자들에게 뒤질새라, 법률, 감옥, 사형으로 혹독한 억압을 자행하고 있는 공산 러시아와 같은 암담한 나라를 건설하기 위함인가. 아니다. 단연코 아니다. 제국주의 전횡과 지주의 횡포로부터 민중을 구하고 민중과 더불어 혹은 공장에서, 혹은 농촌에서 자유의 횃불을 높이 들고, 민중의 진정한 자유를 위해 평등과 우애를 구축해왔던 수 많은 혁명가와 민중의 참된 친구들을 학살, 투옥, 추방하고 감히 독재권력을 누리려는 일당 독재를 분쇄하기 위하여 우리는 일본 제국주의와의 결전을 내외에 선포한 것이다.
조선 민중 여러분, 우리는 민중의 자유와 평등 그리고 우애를 이 땅 위에 확립하기 위해 일어섰다. 결코 일인 독재체제의 제왕이나, 소수 자본가의 이익과 일당 독재정권을 옹호하기 위함이 아니다. 하루 속히 일본 제국주의의 족쇄로 부터 벗어나 우리 민중 스스로의 손으로 진정한 자유와 평등 그리고 우애에 입각한 새 사회를 건설하고자 하는 것이다.
민중의 자유를 되찾기 위해 일어선 형제 · 자매 여러분!
우리에게는 엄중히 경계해야할 내부의 적이 있다. 그것은 우리의 전선 뒷편에서 권력을 횡탈코자 호시탐탐 기회만을 노리고 있는 야심가들이다. 겉으로 민주주의를 외치면서 정치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자본주의 사상의 소유자들, 그들을 발판삼아 장차 대통령을 꿈꾸는 야심가들, 그리고 제국주의자들의 정치기구 속에서 서둘러 의석을 차지한 후 그들의 억압적 정치조직을 고소란히 이어받아, 독재권력을 행사코자 정치운동에 여념이 없는 사회민주당, 그리고 공상당의 행동 모두를 우리는 엄중히 경계하고 그들의 음모를 철저히 분쇄해야 한다. 공산당은 이미 우리를 위한 자유와 해방을 원하지 않고 있다. 그들은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탈취한 2300만 조선인의 자유를 송두리째 러시아에 팔아 넘기려는 상인에 불과하다.
조선 민중 여러분! 빼앗긴 우리의 자유와 터전을 되찾기 위해 전사가 되고자 일어선 용감한 형제 자매 여러분!
불굴의 투지와 직접적인 행동만이 우리에게 자유를 약속해 준다. 이제 우리의 머리 위에 광명이 비치려 하고 있다. 영광의 깃발이 휘날리려 하고 있다. 바야흐로 시기는 다가왔다. 이제 우리의 손으로 자유와 해방을 쟁취하고 이 땅 위에 참된 평등사회를 건설할 때는 왔다. 마을의 농민과 도시의 노동자가 자유롭고, 조화롭게 연합해 나아가는 새 사회를 건설하자! 현대 사회가 지니고 있는 모든 불행의 원인을 제거하고 인류 최후의 사회혁명을 이룩하자!
그렇다면, 제국주의 국가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가.
그들은 자본주의의 틀을 갖추고 농민 · 노동자를 착취하며, 끝내는 기아의 늪으로 밀어 넣고 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을 잃은 농민 · 노동자의 반항에, 제국주의자들은 지금 조선 민중을 향해 겨냥하고 있는 그들의 군대와 총을 노동자, 농민에게로 돌려 무자비한 학살로 응답한다. 제국주의의 기본은 자본주의이다. 자본주의의 기본은 사유재산제도이다. 사유재산제도 하에서 한 줌은 소수 유산계층만이 호화와 사치를 마음껏 누리고 있다. 그들은 무자비한 착취를 계속 감행하기 위해 법률을 만들고 감옥과 군대를 갖춘 중앙집권정부를 준비하고 있으며, 그 정부로 하여금 민중의 반항을 제압하고 있다. 제국주의자들이 교활한 수법은 이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교육기관을 장악하여, 사유재산제도가 인류를 위해 더 없이 우수한 것이며, 정의로운 제도라 속여 우리의 자녀들 머리 속 깊이 진작부터 주입시켜 믿도록 강요하고 있다. 제국주의의 악랄하고도 교활한 마수에 사로잡힌 민중은 재물을 획득하기 위해 서로 다투게 되고, 사랑을 나누어야 할 우리의 형제가 서로 미워하게 되며, 편견과 오류에 빠져 질투를 일삼게 된다. 사유재산제도 하에서 우리의 자매가 궁핍을 견디다 못해 육신을 팔게 되고, 가진자들은 이들을 희롱하며 마음껏 즐기고 있다. 재물을 얻기 위해 살인마저 서슴치 않는다. 사유재산제도야 말로 만악의 근원이다. 우리가 건설할 새 사회에서 만의 하나 사유재산제도가 존속하게 된다면, 자유, 평등, 우애는 공허한 외침이 될 것이 분명하다. 법률과 감옥, 군대를 갖춘 정부의 국가에서 야심가들은 보다 손쉽게 기회를 포착할 수 있게 되어 그 결과 민중은 언제나 뒷전으로 밀려나 끝내는 깊은 수렁으로 밀려나게 된다.
기존의 정부기구를 고스란히 남겨 놓았던 프랑스 혁명을 보라!
유산계층만을 두둔하여 그들에게 유익을 주었을 뿐 민중에게는 아무것도 준 것이 없다. 러시아 혁명 또한 공산당에게 유익을 주었을 뿐, 민중에게는 기아와 탄압 외에 아무것도 준 것이 없다. 민중의 가슴 속 깊이 미신을 심어 민중의 자유발의와 창조력을 잠재우고 지상의 권위, 신에게 굴종케 함으로써 그 시대 권력자의 노예가 되기를 강요해 왔던 종교와 거짓된 도덕율로 인해 혼인 및 가족제도가 자아내고 있는 온갖 비애를 우리는 세계 각처에서 보고 있다.
조선 민중이 이 땅에 건설하고자 하는 사회는 현 사회의 병적 근원이 되고 있는 사유재산제도와 국가 조직 그리고 거짓된 종교와 도덕율을 말끔히 쓸어낸 다음에야 비로소 이룩될 수 있다. 세상 만물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니다. 나의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다.
새 사회는 「각인은 필요에 따라 취하고, 능력에 따라 일하는」 자유공산사회이어야 한다. 그 사회에서는 이미 금전이 필요없게 되어 소멸될 것이며, 농업과 공업이 과학적으로 종합되어 인간에게 이롭고 유용한 것만 생산하게 될 것이며, 농촌의 형태를 갖춘도시, 도시다운 편리함을 지닌 농촌으로 변할 것이며, 이들이 자유로이 서로 연합하여 이루어지는 지구상의 예술사회가 될 것이다. 각인의 자유로운 의사 표시 과정을 거쳐 합의에 따라 선택되는 사회, 그리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사회이다. 정신노동과 육체노동 사이의 차별과 갈등이 사라지고, 각자가 마음껏 스스로의 개성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게 되며, 그 누구도 노동을 기피하여 하지 않는다. 오늘과 같이 공장이 먼지와 기름에 뒤덮인 열악한 환경속에서 단순노동을 평생토록 되풀이 하거나, 무미건조 시간의 노동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임금제도 하에서 노동은 결코 즐거운 것이 될 수 없다.
세계의 농민 · 노동자가 한결같이 이 같은 생활이 더 이상 지속되기를 거부하고 있다. 정부관리공장에 묶여있는 공산당 통치 하의 러시아 노동자들이 도처에서 동맹파업을 실행하고 있으며, 날이 갈수록 그 회수가 늘어나고 있다. 임금제도의 존속이 그 원인이다. 우리가 건설할 새 사회는 마치 화가가 그림을 그리고, 조각가가 침식을 잊은 채 작업에 몰두하고 있을 때와 같이 노동이 예술이요, 예술이 곧 노동이다. 이에 이르러 비로소 노동은 환희로 변하고 예술은 삶의 활기를 띄게 된다.
우리가 건설한 새 사회에는 거짓된 도덕율에 따라 우리의 나어린 자녀들이 자신의 의사와는 달리 부모가 정하는 바에 따라 결합하게 되는 종래의 혼인제도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우리는 단순히 조선 민족이기 이전에 지구 상의 한 지역 조선 땅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전체 인류 중 일원이다. 따라서 다른 민족의 내왕을 거부할 이유가 없거니와 더더욱 타민족 침략하고 자민족의 우월함을 과시할 이유도 없다. 따라서 무장이 불필요하게 된다. 그러나 자유와 평등에 입각한 우리의 마을공동체를 파괴하기 위해 조직된 군대가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한 우리는 자체 방어를 위한 무장을 버릴 수 없다. 세계의 인류가 우리와 같은 정신 하에 새 사회를 이룩하게 되는 날까지는 상응한 무장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마을공동체가 갖추어야 할 무장은 결코 지금 우리를 자해하고 학살을 자행하며 소수의 이익만을 수호하는 기존의 상비군 즉 소수 우두머리에 예속된 노예군대가 아니다. 마을공동체가 갖추고자 하는 무장은 남녀노소 전민으로 이루어지는 군대임을 뜻한다. 장년은 전선을, 노년은 후방을 그리고 부녀자는 간호와 양육을 담당함으로써 공동체를 침략으로부터 방어하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단위 공동체의 방위군은 다른 공동체의 방위군과 연합하여 공동의 목적을 달성해 나가게 될 것이다.
1917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방 농민은 이같은 방위군을 조직하여 공산적위군 및 독일 · 오스트리아 연합군과 맞서 싸워 침략군을 격퇴하고 농민 · 노동자의 마을공동체 「콤뮨」을 오래도록 지켜왔다.
친애하는 민중 여러분, 하루 속히 일본 제국주의를 이 땅에서 몰아내고 우리들의 새 사회를 건설하자!
민중의 불굴의 투지와 직접행동 그리고 총체적 궐기로써 일거에 침략자들을 몰아내자! 제국주의 강점하에 주어지는 자취권 또는 참정권을 얻어내고자 하는 행위는 스스로를 제국주의자들에게 팔아 넘기는 행위 외의 아무것도 아니다.
일제 강점 하에서 허울만의 정치적 자치권을 얻고자 원하는 자들이여, 캐나다는 지금도 영국의 속국이요, 인도가 어떠한가를 똑똑히 보아라! 정치적 자치만을 목표로 한다면 우리의 자유는 어느 세월에 되찾을 수 있으리, 자유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쟁취하는 것이다. 빵은 만드는 자만이 빵을 먹을 수 있다. 용맹스러운 우리의 젊은 남녀 여러분, 우리의 아나루코 · 콤뮨주의자들은 새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우리 대열에 동참하여 줄 것은 전 조선 민중에게 호소하는 바이다. 조선 민중의 진정한 해방을 원한다면, 제국주의자, 권력자 그리고 야심가 도당을 이 땅에서 말끔히 쓸어내기 위해 투쟁하는 남화연맹대열로 집결하자. 억압하는 자들을 타도하고, 아나루코 · 콤뮨주의에 입각한 새 사회를 건설을 위해 투쟁하는 남화한인청년아나키스트연맹의 기치 아래 모여라!
일본 제국주의 침략전쟁이 마지막 발악을 하고 있을 무렵, 1930년 이후 해외 한국 아나키스트들은 중국 상하이로 집결하게 되었고 진영을 정비하여 침략 전에 대응하는 전투적 태세를 갖추게 되었다. 그 결과 1931년 남화한인청년연맹이 결성되었고 1945년 일본이 패전하기 전까지 눈부신 활동을 전개해왔다. 정화암 선생은 이 단체의 창설자 중 한 분이다. 이 자료는 조선의 독립운동의 동향을 살펴오던 일본관헌이 은밀히 입수하여, 보고서류로 작성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