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29 01:34:10
<colbgcolor=#f7ecf4><colcolor=#0eb0fa> 독립음악 Independent Musi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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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 최엘비 |
발매 | [[대한민국|]][[틀:국기|]][[틀:국기|]] 2021년 11월 7일 |
장르 | 랩/힙합 |
러닝타임 | 33:17 |
타이틀 | 독립음악 도망가! (Feat. 브로콜리너마저) |
레이블 | Dejavu Group |
유통 | 포크라노스 |
[clearfix]엄마 아빠 사랑해요
최엘비가 2021년 11월 7일 발매한 정규 3집. 정규 2집 'CC' 이후 1년 뒤 발매된 최엘비의 정규 3집이다. 또한 그가 Dejavu Group에 합류하고 처음 발매한 앨범이다.
자신과는 달리 잘 나가는 래퍼들에 대한 동경과 열등감을 다루고 있는 앨범. 특히 자신의 오랜 친구이자 같은 크루원인, 한국 최고의 래퍼들로 평가받는 비와이와 씨잼의 들러리 취급인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앨범 제목인 '독립음악'이나 수록 트랙인 '주인공', '독립음악' 등은 다분히 비와이의 앨범 The Movie Star와의 대비를 노리는 의도가 엿보인다. 독립음악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인디펜던트를 가리키지만, 해당 앨범에서 말하는 앨범은 시스템적인 독립의 의미보다는 부모로부터의 독립, 경제적인 독립, 크루로부터의 독립 등에 비중을 두고 있다. 앨범의 서사 끝까지 자신의 처지에 대한 비관적인 무드는 이어지지만, 타인에게는 인정받지 못해도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에서만큼은 주인공이라 여기며 자신과 같이 주목 받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겠다는 나름 희망적인 내용으로 끝을 맺는다.
2022년 한국힙합어워즈 '올해의 앨범' 후보, 2022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랩&힙합 음반에 선정되었다.
흔히 접할 수 있는 화려한 랩스타의 이야기가 아닌 '평범한 사람'의 입장에서 느끼는 서사와 감정들이 비슷한 처지에 있는 리스너들의 공감을 받으며 크게 호평 받았다. 반면 지나치게 비관적이고 자기혐오적인 내용으로 인해 오히려 비슷한 처지에 있지 않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공감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다수. 개인적인 에피소드를 끼워넣은 흥미로운 서사와 뚜렷한 주제의식에 대해서는 높은 평가를 받지만 최엘비의 특유의 단조로운 랩핑은 마이너스로 평가 받는다.
4. 트랙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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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 | 곡명 | 작사 | 작곡 | 편곡 |
01 | 아는 사람 얘기 | 최엘비 | 2wnt7 | 2wnt7 |
02 | 마마보이 | 최엘비 | 최엘비, Monocat | Monocat |
03 | 섹스 | 최엘비 | Coa White | Coa White |
04 | 주인공 | 최엘비 | Yeonsue | Yeonsue |
05 | 독립음악타이틀 | 최엘비 | 최엘비, Don Sign. | Don Sign. |
06 | 살아가야해. | 최엘비 | 최엘비, Fisherman | Fisherman |
07 | WYBH save my life but... | | archeformw | archeformw |
08 | 최엘비 유니버스 | 최엘비 | 최엘비, Monocat | Monocat |
09 | 슈프림 | 최엘비 | 최엘비, Beautiful Disco | Beautiful Disco |
10 | 잘먹어/걱정마 | 최엘비 | 최엘비, archeformw | archeformw |
11 | 도망가! (Feat. 브로콜리너마저)타이틀 | 최엘비, 윤덕원 | 최엘비, 윤덕원, archeformw | archeformw |
4.1. 아는 사람 얘기
"아는 사람 얘기" 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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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내 친구 중 하나의 얘기
걔랑 또 다른 친구 둘 총 셋이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같이 했나 봐 걔 크루 이름이 뭐 섹시스트릿 아무튼 꽤나 잘 나갔지 걔 말고 걔가 속한 크루 말이야 아니 그 크루라고 하기보단 걜 제외한 나머지 둘이 더 맞다
그 둘은 참 반짝거렸어 항상 어디를 가던 주목을 받아 회사도 가고 쇼미도 나가 1, 2 등 자리에 나란히 서있는 거를 그 나머지 한 명은 티브이로 봤었지 걔도 같이 나가 예선 탈락한 그 방송을 방에 처박혀 티브이로
보는 걔 기분이 어땠을까 싶어 근데 걔는 굳이 슬퍼하지 않으려 했어 그늘이 익숙했거든 더 숨어 깊숙이 만화로 치면 원피스의 루피가 고무고무기술 쓸 때 비중이라곤 그저 그걸 보면서 감탄하는 컷이 다인 루피 친구 1 (푸힛!)
근데 걔가 더 븅신 같은 건 그 역할에 만족했다는 점 나도 꼭 저렇게 되고 말 거라는 머릿속 야망의 스위치를 껐지 진짜 한심하지 않냐? 나 같음 안 그랬을 텐데 그래서 걔가 누군지 대답하긴 좀 곤란해 그냥 아는 사람 얘기
이건 또 아까 그 친구의 얘기 걘 이제 음악을 하는 게 재미가 없나 봐 생각이 들어 ‘난 괜히 음악을 시작해가지고 폐 끼치는 게 아닌가 엄마 아빠한테’ 걔네 부모님은 믿고 있었대 ‘내 아들도 언젠간 다른 애들처럼 성공할 거야’ 그 아들이 패배자라는 걸 안다면 걘 술이나 처먹고 다녀 엄마한테 전화가 오면 ‘나 작업 곧 나도 잘될 거라고 제발 좀 걔네랑 비교 좀 하지 말라고 제발 좀 끊어 엄마 때문에 분위기 다 망쳤어 나 녹음 안 해’ 현실에선 비중도 없는 새끼가 엄마 앞에서는 돼 악역
이건 그 친구의 마지막 얘기 걷잡을 수 없게 커졌지 괴리감은 학교 다닐 때도 걔 친구 둘은 피프티 센트나 릴 웨인 같은 빡센 걸 좋아했지만 난 브로콜리너마저나 10CM 같은 조용한 음악을 더 좋아했지 아, 방금 나라고 했었나 암튼
걔 얘길 더 해보려 해 항상 조연으로 살았던 애 여기서만큼은 주인공 해보라 하지 뭐 좀만 더 들어줄래? 듣고 싶다면 얘 이름은 알려주고 시작해도 나쁘진 않겠지 내가 여태까지 말했던 아는 사람은 이렇게 불렸어 최엘비.
당신은 누구신가여? 혹시 제가 아는 사람인가여?
여기 아는 사람 얘기를 한다고 하면서 최엘비 얘기를 하는 최엘비를 연기하는 최엘비가 있습니다. 그가 이렇게까지 자신을 숨기면서 하고 싶은 얘기는 무엇일까여? 그를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그의 얘기에 한번 귀 기울여 볼까여? |
"마마보이" 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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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난 밥 잘 먹고 잘 지내고 있어
웬일이긴 엄마 목소리 듣고 싶어서 아무 일도 없으니까 하지 마 걱정은 아, 할 말 있는데 나 10만 원만 빌려줘
돈 때문에 전화한 건 아닌데 엄마 사랑해 엄마가 준 비타민도 매일 먹어 착하게 살고 있어 엄마 생각보다 많이 바쁘게 돈 들어오고 나면 이거 몇십 배로 갚을게
보고 싶어 많이 돈을 받아서가 아니라 엄마 내 마음 알지 이제 작업해야 하니까 끊을게 난 우리 엄마밖에 없어 역시 전화가 끝나고 거울에 비친 건 병신
왜 난 힘들 때만 엄마 생각이 나 왜 난 슬플 때만 엄마 생각이 나 난 왜 왜 나는 왜 |
"섹스" 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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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업 시간에도 몰래 만화를 그렸었던 새끼
오리엔테이션에 '불'을 들으면 넌 알 테지 내 만환 왼쪽 첫 번째 자리서부터 출발해 오른쪽 맨 끝자리 친구까지 다 읽은 다음에
내 손에 들어왔을 때쯤 다음 편이 완성돼 고2 땐 그게 만화에서 랩으로 바뀌었네 뭔가를 만들어서 보여주는 게 적성이었나 봐 내 소문은 퍼져나갔지 옆 반에 옆 옆 반까지
누가 찾아왔지 이름은 씨잼이래 나도 랩하는데 네가 한 거 들려줄 수 있냬 뭐, 안 할 이유는 없지 바로 복도로 나가 생각해 보면 완전 영화 속 한 장면이잖아
“난 독재자 마치 김정일이나 *** 총, 핵, 칼 대신 마이크를 휘둘러” 이딴 가사들을 꽤나 진지하게 뱉어댔지 옆에 빗박해준 앤 비와이래
암튼 16마디 랩이 크레딧처럼 지나가 내 어설픈 랩을 듣고 씨잼이 나한테 한 말 나 크루 만들 건데 들어올 생각 있냐고 내 독립음악은 1장에서 바로 다음 장으로
바로 다음 장으로 바로 다음 장으로 바로 다음 장으로 바로 다음 장으로
크루 첫 활동으로 모인 인하대 후문 나보다 먼저 들어온 애들도 몇 있었고 우린 노래방에 갔어 이름도 기억나 명품 젤 큰 방을 빌렸고 엠피 쓰릴 꽂아 병윤이가
만든 비트들에 한 명씩 가사를 얹었지 뭔가 타오르는 걸 느꼈어 가슴 언저리에서부터 솔직히 노래방도 난 처음이었기에 그때도 씨잼하고 비와이는 멋졌던 기억
둘이 만든 노래를 들려줄 땐 그렇게 사람이 빛날 수도 있다는 걸 난 느꼈네 나 자신과 비교해 ‘나도 언젠가는’ 그 생각은 10년이 흘렀는데도 하네 암튼
우린 스무 살이 됐고 씨잼은 찍었어 에이요 비와이는 타임 트레블 레이지 본즈는 뭐 했지 쇼미 3 나가서 발렸지 스내키챈 형 원래 인생은 지면서 배우는 거랬지
근데 난 너무 많이 지는 거 아닌가? 쇼미 5 1차 예선 탈락하고 집에 가 씨잼하고 비와이는 붙었대 뭐 예상한 결과 어릴 때부터 남달랐으니까 걔넨
어쩌면 당연해 못 따라잡는 게 노래방에서 가서 걔네가 마이크를 잡을 때 부터 이미 지고 시작한 걸지도 몰라 그때부터 내 스탯은 찌질 열등감에 몰빵
걔넨 랩하려고 태어난 듯 그 둘이 낸 싱글이 1위 했지 멜론차트 씨잼이 행사 뛸 때 뒤에 딸려오는 사은품 날 향한 게 아닌 관객들의 환호는
익숙해져 버린 지가 오래지 물론 저 사람들이 날 봐줬으면 좋겠지만 내 평범함을 좋아해 줄 리가 없다고 내 독립음악은 2장에서 바로 다음 장으로
바로 다음 장으로 바로 다음 장으로 바로 다음 장으로 바로 다음 장으로
바로 다음 장으로 바로 다음 장으로 바로 다음 장으로 바로 다음 장으로 |
"주인공" 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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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너를 알아
너도 주인공이 되고 싶어 했잖아 5학년 때인가 아마 용기를 내서 반장 뽑을 때 손들었잖아 결과는 부반장 두 명이 나가서 거의 떨어진 거나 마찬가지였고 반장으로 뽑힌 애가 포부를 말할 때 옆에서 넌 생각했지 이 정도면 잘 한 거라고
그렇게 몇 년이 흘러가고 여태까지 내가 살아온 삶이 몇 편의 영화라면 그때 맡은 부반장이 제일 큰 역할이었단 걸 내가 나왔다는 걸 알아보는 사람은 가족밖에 없는 단역으로 이젠 살아 울 엄마는 영화가 끝나도 엔딩 크레딧 제일 끝에 때쯤에 나올 내 이름은 어째 귀신같이 찾아
물론 하고 싶지 나도 주인공은 하지만 내가 쓴 시나리오는 감독의 맘엔 들지 않았나 봐 내가 봐도 누군 국힙원탑에 누군 빌보드 진출을 꿈꿨지만 나는 여전히 빛나는 조연이라도 되는 걸 원해 그래서인지 영화 같은 걸 볼 때 잘나가는 주인공의 뒤 배경 속에 있는 사람은 어떻게 사는지가 궁금해
가끔은 그 사람 이름을 쳐봐 구글에 누구는 꾸준히 해도 묻혀지고 누구는 꿈 깨듯 현실에 부딪혀 부서져 누구는 만들어 영화를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그들의 결과물의 주인공들은 왠지 나를 보는 것만 같아 별 볼 일 없어도 각자의 삶이 있듯이 말이야
난 너를 알아 너도 주인공이 되고 싶어 했잖아 가끔 세상은 널 외면하는 것만 같아 너도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했는데 말이야 그게 너무 화나 ‘왜 넌 나한테만 그래?’ 세상은 대답해 주지를 않아 질문에 ‘씨잼하고 비와이가 쟤 친구래’ 라고 말하는 목소리엔 동정이 몇 그램 섞여 있는 것만 같아서 난 망설여 나를 소개하는 거조차
그렇다면 나를 소개하는 첫마디에 크루 이름을 빼보는 건 어떨까 싶다가도 근데 그럼 아무도 날 몰라 그래, 언젠가는 나도 서고 싶어 혼자 누구누구 친구라는 역할이 싫으면서 그걸 이용하는 모순적인 놈이야 나는
하루 권장량을 넘은 담배를 끄네 몸이 안 좋아지는 게 느껴져 근데 이걸 내가 살아있음의 증거로 쓰네 살아있어도 죽어 있는 거 같은 기분에 가만 보면 이것도 얼마나 모순인가 살려고 날 죽이는 걸 피우는 모습이란 손에 잡히지 않을 걸 쫓을 시간에 다른 걸 했다면 난 주인공이었을까?
그래, 그냥 내가 내 영활 찍기로 해 내 일그러진 과거들을 여기 기록해 나랑 같은 누군가가 언젠가는 나를 찾고 내가 봤던 영화처럼 내게 뭔갈 느낀다면 그게 내가 생각하는 이 작품의 완성 이게 돈이 될 거라 생각 안 했지 한 번도 죽기 전엔 남겨야지 좋은 영화 한 편은 지켜봐 내가 주인공이 되는 장면을 |
"독립음악" 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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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난 내 주위에 다른 래퍼들처럼
돈은 많이 못 벌어줄 거 같아 내 나이 이제 곧 서른이지만 아빠의 차는 여전히 빡세게 굴러가네
내 유리창 너머로 같이 출발했던 애들이 내게 말했지 ‘먼저 갈게’ 엄마 말대로 음악에만 매진하지 말고 힘들게 간 학교는 졸업하는 게
맞는 거였는지도 몰라 엄만 또 속았어 아들놈 혼자 서울로 올라와 아빠 돈 좀만 빌려줘 얼마만 아들 좋은 것만 해줘 엄마 아빠는
‘엄마 걱정 마.’라고 하고 싶어 나도 하지만 이래저래 손이 많이 가는 아들내미 아주 가끔 사는 게 의미가 없어질 때 생각해 아직 갚은 게 1도 없어 넌 힘내야 해
내 음악은 독립해 그 밑엔 엄마 아빠 돈이 쌓여있어 난 그 위에서 고립돼 이 탑을 내려가는 법을 찾고 있어
그냥 뛰어내려 버리기엔 너무 늦어버렸단 걸 알고 있어 엄마 아빤 맨 밑에서 버티기에 빨리 다 내려놓고 쉬게 하고 싶어
근데 하지만 근데 하지만 하지만
아빠, 난 아빠처럼 누군가의 아버지는 되어주지 못할 것만 같아서 할머니 할아버지라는 단어는 내 동생의 자식들에게만 들을 수도 있다는 거 알아줘
이 가사가 나중에 이걸 듣게 될 엄마의 마음을 후벼팔 수도 있지만 이렇게라도 남겨야 해 난 내 자식들에게 빚을 주긴 싫어 엄마 아빠한테 빌린 거부터 다 갚아야 해서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빠는 지금의 나보다 어렸지 어떻게 나 같은 거를 키웠어 우리 집에서 내 존재 돌연변이 어릴 때 자폐를 겪었지만 날 포기 안 했어 내 어머니는 과분한 사랑을 받으며 컸지만 언제나 반대로 걸었지 늘
나중에 나같은 아들 꼭 키워보라고 했지 엄마는 이해해 나는 그 말을 그래서 못할 것 같아 아빠는 그래 나 하나만 남을 때가 올 거고 빚은 다 못 갚은 채로 나도 언젠가는 돼 가루 하지만 남아있겠지 음악은
내 음악은 독립해 그 밑엔 과거들의 재가 쌓여있어 무너지지 않게 조심해 내 기억들의 잔해들을 찾고 있어 쓸만한 걸 찾아 조립해 날 닮은 음악을 만들어 가고있어 만약 내가 내일 죽어버린대도 내 음악은 내 유언처럼 남아있을걸
근데 하지만 엄마는 슬퍼하겠지 내가 못 갚은 빚 때문이 아니라 날 사랑해서겠지
난 일어서야 해 난 일어서야 해 살아가야 해 |
"살아가야해" 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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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가야해
내 친구 너랑 같이 봤던 한강이 떠올라 수면 위로 빌딩 불빛이 반사돼 데칼코마니처럼 우린 한동안 말없이 그 장면들을 바라보고 있었지
넌 내게 물어 저걸 보면 뭐가 떠오르는지를 말이야 난 대답해 저 빌딩에서 살려면 얼마나 부자가 돼야 할까 너무 속물인가 하하 난 작아지고 있었지
넌 대답했지 ‘난 때론 저것들이 무서워 밤 늦게 도록 잠에 들지 못하는 괴로운 사람들이 나열된 미술관 같아서’
‘저 직사각형 안에는 각자의 고민들로 꽉 채운 불빛들이 새어 나와 외로움이 서울의 밤을 장식하고 있어’
우리는 살아가야 해 세상이 나를 때리는 것보단 죽는 게 훨씬 아플 테니까 그 누구보다 널 사랑해 네가 죽으면 내 눈에서 눈물이 안 마를 테니까 넌 그저 아프지 않게 살면 돼 비록 내가 보는 세상은 날 아프게 만들었지만 우리는 살아가야 해 넌 살아가야 해
내 친구 너를 봤던 장례식장이 떠올라 너랑 어울리지도 않는 꽃들이 데칼코마니처럼 너의 이름 앞에 붙어있는 ‘故’가 내 앞에 현실을 깨닫게 해줬지 그 무엇보다
너 사진이 묻는듯해 뭐가 떠오르는지를 널 담은 액자와 비슷한 모양의 불빛들을 보면서 우린 살아가야 해라고 말했던 네 목소리가 선명해지면서 눈앞이 탁해져
사는 게 뭔지 누구에겐 예뻤을 장면이 누구에겐 저건 얼마고 누군 저게 무서우니 밤새 뒤척이다가 잠들지 못하고 불을 켰지 나도 야경의 일부가 된 거야
내 고민도 멀리서 보면 그저 작은 불빛으로 보이겠지 창문 속 아무도 몰랐던 너의 아픔을 이제야 비로소 느낄 수 있어
난 살아가야 해 세상이 나를 때리는 것보단 죽는 게 훨씬 아플 테니까 그 누구보다 널 사랑했어 너한테 받은 사랑은 언젠가 다 갚을 테니까 거기선 아프지 않게 살면 돼 비록 네가 없는 세상은 난 아프게 만들었지만 난 살아가야 해 살아가야 해 |
4.7. WYBH save my life but...
4.8. 최엘비 유니버스
"최엘비 유니버스" 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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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ELCOME TO MY SPACE
안녕 20대 초반의 최엘비 아니, 이렇게 부르는 게 맞겠다 LAZYBONES 넌 열등감의 우주를 헤매고 있을 거고 그 과정은 너한테 있어 PAGE ONE
주변 사람들의 성공이 만든 무중력 속을 허우적대다 현실을 깨닫고 떨어져 철푸덕 높게 떠있던 만큼 더 심하지 고통은 넌 나는 게 아니라 떠 있던 거야 I TOLD YOU
네 꼴을 봐 상처투성이 기분이 어때 우리 재성이 좀만 더 빨리 내가 왔다면 달라졌을까 너의 행성이
내 꼴을 봐 뭐 다를 건 없지 너무 실망은 하지 마 나 역시 네가 만든 거고 내가 곧 너니까 쌤쌤이라고 쳐 쥐어박아 머릴
우리 영화는 멋있지 않아 누가 이걸 봐 열심히 살아 근데 할 말이 하나 있어 좀만 더 버티다 보면 아마
들어가 기리보이 형의 크루 그게 네 인생의 페이지 투 걘 뭐 하고 있을까 궁금해 같이 만나러 가보자 우주비행
안녕 20대 초반의 최엘비 너도 왔구나 지금의 최엘비 난 싸우는 중이야 더 이상 랩이 재미가 없어지려 하거든 우주비행이
날 구해줬지만 난 여전히 조연으로 사는 거 같은 기분 파티가 끝나고 취한 채 집으로 가고 다음 날 받은 숙취는 날 더 한심하게 만들어 내 친구들이 찍는 영화의 규모는 블록버스터지만 내 거는 다큐고 이것마저 기리형 이름을 빼면 아무도 안 봐줄 거 같아 열등감이 날 때리는 건 아파 빌런한테 지고 있는 영상만 찍는데 이걸 누가 좋아할까
얘들아 걱정 마 너희가 남긴 영상으로 만들고 있어 내 독립영화를 너희도 찍고 싶었지 블록버스터나 누아르 간지가 나는 하지만 내가 이 나이를 먹고 나서야 깨달은 거 하나 꼭 대단하고 멋진 사람의 인생이 나오는 건 아니야 영화로
주위를 함 둘러봐봐 네가 무심코 지나쳤던 사람도 살아온 삶이 있다는 거 어떤 장면들을 담아도 의미가 없는 건 없지 우리 괴롭혔던 그 빌런이 무너지는 순간은 내가 담을 테니까 넌 지금 위기만 잘 버티면 돼
WELCOME TO OUR SPACE
그렇게 현재 이 가사를 적네 너희가 아니었다면 지금 내 세상은 어떻게 됐을까 너희가 끝까지 버텨서 난 지금 여기에 서 있네 우리가 만든 영화는 주변에 친구들보다는 보잘것없게
보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하는 얘기의 화질은 선명해 너희가 나를 구해준 거처럼 미래의 최엘비한테 가 전해 내가 앞으로 담을 장면들은 분명히 과거의 너희완 다르겠지 하지만 달라지지 않는 것은 난 여전히 내 얘기를 다루겠지 하하 |
"슈프림" 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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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조금 먹고살 만한 듯
내가 원하던 모습에 왔어 반의반쯤 아침에 일어나 물고기 밥 주고 나는 뭐를 먹을까 한참을 고민하는
기억나네 씨잼이랑 살 때 코쿤형이 우리 집에 놀러 왔을 때 서로 가지고 있는 목표에 관해 한 명씩 얘기했고 돌아왔어 나의 차례
고민 없이 사고 싶어 슈프림 옷 그거 하나 사면 내 한 달은 죽음이었거든 그건 너무 작지 않나 최종 목표치곤 근데 다른 생각은 도저히 나지 않아
서른이 다 돼서야 슈프림이 비싸지가 않아 사실 이젠 취향 밖이 됐지만 모자 하나에 10만 원이 넘는 건 좀 너무하지 않나 택 떼면 그냥 모잔데 목표가 돼
네모난 shape 안에 슈프림이라는 글자 이거 하나 붙는다고 무지 티가 금값처럼 올라가 원래 돈을 번다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 내 의식은 대체 어디까지 흐를까
SUPREME 그 선명한 박스 로고가 난 제일 멋있어 보일 때가 있었지 빨면 똑같이 늘어나는 면티
그저 이름값을 원해 그건 나와 다를 게 없었네 슈프림이란 이름을 떼면 저기 널린 무지 티와 다를 바 없다고 내 독립음악은 바로 다음 장으로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한 달 알바비를 꼬라박아 또 밥 먹을 돈 모자라서 또 아빠한테 돈 달라고 등골 빨아 그 죽일 놈의 슈프림이 대체 뭐길래 끼니를 잘 못 챙겨 마른 몸 위에 그걸 걸칠 때면
현실이 가려졌지 마치 내 앙상한 몸처럼 힙합은 엑스라지 하지만 내 목표는 스몰 ㅎㅎ 씨잼 코쿤형의 목표는 지금을 보면 알지 그 둘은 그때 얘기했던 삶을 지금 사니
난 두려웠지 목표를 크게 가지는 거조차 같이 살던 씨잼 뒤 꽁무닐 계속 쫓아 아까 얘기했던 슈프림과 대입해 볼까
난 씨잼 비와이 친구 빼면 무지 티에 불과했지 그게 내 독립이 늦춰졌던 이유 주목을 받기 위해 내가 붙였었던 이름 섹시스트릿 우주비행 안 입었지 최엘비는 성공한 내 주변 친구들의 옷을 껴입은 기분
이걸 다 벗어던지기는 그렇게 쉽지 않더라고 하지만 이대로 내 가치를 벗은 채로 살 거라면 난 평생 누군가의 밑에 수많은 수식어를 떼고 최엘비로 독립해 이제는
SUPREME 그 선명한 박스 로고가 난 제일 멋있어 보일 때가 있었지 빨면 똑같이 늘어나는 면티
이제 다른 것을 원해 돈을 번다는 가사를 적기엔 아직 부족하지만 슈프림 보다 더 비싼 월세는 안 밀리고 내고 있다고 내 독립음악은 바로 다음 장으로 |
"잘먹어/걱정마" 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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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너 요즘도 내 걱정 하나 보다
아, 난 잘 지내지 너의 생각보다 하하 오늘 저녁에 뭐 먹을지 골라야 하는 게 이렇게 머리 아픈지 몰랐어
엄마가 차려주는 대로 먹었지 집 떠나온 자취생들은 서럽지 그 기분 이해할 정도로 먹었으니 나이 내 강아지보다 끼니를 못 챙기니까
식후에 먹는 약은 항상 아침 점심 저녁 중에 저녁 거만 챙겨 먹는 멍청이 나의 어머니가 하시는 걱정 1위 밥은 먹었니? 에 대한 변명이
더 이상 안 떠오르는 거야 이젠 그만 물어보시려나 내 나이 70에는 엄마의 질문에 가끔 집밥이 그리울 때면 생각해 난 이제 어른인가... 암튼 EAT WELL!
EAT WELL EAT WELL EAT WELL 난 잘 먹어 그러니까 걱정 마
다 먹었는지 저번에 갖다준 반찬은 그런 것 좀 먹지 말고 먹으라고 밥을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대답은 난 잘 먹어 그러니까 걱정 마
혼자 살지만 혼자 사는 거 같지 않은 독립이란 단어가 약간은 애매한 듯 하지만 날 일으킨 건 가족과 주변 사람들 이라는 사실이 내게 주는 아이러니함은
세상을 좀 다른 눈으로 보게 만들어 그때마다 내가 쥔 대본을 다음 장으로 넘길 때마다 대사가 점점 늘어나는 건 내 기분 탓이 아니지 조연에서 감독으로
물론 두려웠지 이걸 누가 볼까 성공한 래퍼들의 돈 자랑이 쏟아져 나올 때 난 옷 브랜드 이름을 가사로 채우기는 싫어 너무 비싸서 사지도 못했지만
내걸 좋아하는 사람도 생겨 이젠 의식주 중에서 식은 해결한 듯 뷔페가 돼버린 배달 앱 가끔 피규어의 시세에 따라 메뉴가 바뀌지만 어쨌든 EAT WELL!
EAT WELL EAT WELL EAT WELL 난 잘 먹어 그러니까 걱정 마
다 먹었는지 저번에 갖다준 반찬은 그런 것 좀 먹지 말고 먹으라고 밥을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대답은 난 잘 먹어 그러니까 걱정 마
이걸로 이젠 밥은 먹고살아 엄마가 준 밥은 여전히 먹기 귀찮아도 돈 없어서가 이젠 변명이 되진 않잖아 내 독립은 유난히 느려터졌던 거 같아
엄마가 차려주는 대로 먹었지 그때는 그게 당연하다 여겼지 이제는 나도 먹을 만큼 먹었으니 나이 아무튼 나는... EAT WELL!
EAT WELL EAT WELL EAT WELL 난 잘 먹어 그러니까 걱정 마
다 먹었는지 저번에 갖다준 반찬은 그런 것 좀 먹지 말고 먹으라고 밥을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대답은 난 잘 먹어 그러니까 걱정 마 |
4.11. 도망가! (Feat. 브로콜리너마저)
"도망가! (Feat. 브로콜리너마저)" 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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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망가
미안 난 여기까진 것 같아 현실은 우릴 계속 쫓아와 내 꿈은 두고 갈게
못다 한 얘기는 언젠가는 꼭 하자 그땐 각자 위치에서 만나 그때는 내가 살게
그렇게 또 한 명의 꿈이 내 뒤에서 멀어져 영원할 것만 같던 우리 20대는 철없던 시절이 돼버렸고 앞자리는 3에 접어들어 이렇게까지 오는데 대체 몇 명이 넘어졌지?
내 친구 널 기억해 넌 진 게 아냐 절대로 우리들을 무섭게 쫓아오던 현실과 이제는 나란히 걷기에 난 이제 도망가볼게 네 짐은 내가 맡을게 그래서 어디 가는 데라고 누군가 물어보면 대답은 못 해
도망가 도망가 도망가 도망가
도망가 아무도 없는 곳으로 말이야 끝엔 뭐가 있을지 몰라 나도 네 꿈은 가져갈게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는 낙원은 없는 거라고 누군가 말했지만 사실은 이 길에 도착이란 건 없어 우리는 끝없는 과정에 놓여 있어 이 정도 하면 뭔가 보일 줄 알았는데, 또 현실이 닥쳐온다 뒤는 내가 맡을게 일단 가 엘비야 돌아보지 말고 하나 둘 셋 하면
도망가 도망가 도망가 도망가
도망가 아무도 없는 곳으로 말이야 끝엔 뭐가 있을지 몰라 나도 네 꿈은 가져갈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