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명이 ‘대인배’일 정도로 명랑 쾌활 화통하며, 지나칠 정도로 솔직하고 거짓말을 못 해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돌직구를 날린다. 욱하면 눈에 뵈는 것도 귀에 들리는 것도 없어 육두문자를 난사하는 용감무쌍한 여인.
<독수리술도가>의 대표 오장수의 우직하고 순박한 성정에 반해서 골드미스의 삶을 접기로 한 <시완우체국> 창구계장 마광숙. 찬란하고 환한 청춘 다 흘려보내고, 오십을 코앞에 둔 어느 날, 사랑받는 아내의 삶을 꿈꾸며 결혼이라는 모험을 선택했는데 결혼식 올린 지 열흘 만에 남편이 교통사고로 죽는다. 남은 건 빚투성이 술도가, 아직은 서먹서먹한 시동생 넷, 그리고 남편 잡아먹은 기센 여자라는 흉흉한 타이틀!
악몽을 꿨다 생각하고 사별한 돌싱이 되어 ‘골드미시즈’의 삶으로 돌아가려는데, 왠지 무책임한 듯한 도망자의 불쾌한 감정이 든다. 또한 세상 앞에 어리숙한 시동생들을 보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시동생들을 겁박하는 뻔뻔한 채권자들을 마주하니 전투력이 막 치솟아 오른다. 이것들이 감히 내 시동생들을 막 대하다니!
LX호텔의 회장. 조상 대대로 만석지기 재력가였고, 몇 개의 호텔을 소유한 준재벌로 오리지널 ‘본 투 다이아몬드수저’.
까칠하고 도도하고 예민하며 괴팍하다. 싫고 좋음이 확실하고, 옳고 그름도 분명하다. 아름답지 못한 것을 혐오한다. 사람도 물건도 명품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인은 먼저 세상을 떠나고 혼자된 지 십오 년째, 혼자 먹고, 혼자 웃고, 혼자 잠드는... 외로움이 일상이 되어 버린 삶을 살고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원래도 까칠했던 성격이 부쩍 더 까칠해졌고, 자기 뜻대로 안 되면 버럭 화부터 내는 자기 모습을 보면서, 내가 점점 이상해지나? 슬슬 걱정이 들기 시작한다.
<독수리술도가> 장남. 선량하고 성실하며 부지런하고 정직하며 우직하다. 술 만드는 일만큼은 누구보다 뚜렷한 주관과 근성이 있어서 고집스러울 정도로 원리원칙을 따진다.
일찍 돌아가신 부모님 대신 동생들을 거두고 공부시키느라 대학도 포기하고 술도가 일에 청춘을 바쳤지만, 후회나 아쉬움은 없다. 자신의 희생으로 동생들이 반듯하게 성장했으니 그것으로 됐고, 다만 부모한테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한 동생들이 안타깝고 가여울 뿐이다.
술도가 일과 동생들 뒷바라지를 하느라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겨 가정을 이룰 생각은 꿈도 못 꿨는데, 시원시원한 성격에 정 많고 똑소리나는, 매력 만점인 광숙을 만나게 되다니... 천운이다. 게다가 동생들도 광숙을 친누나처럼 잘 따르고, 광숙도 동생들을 친동생처럼 생각해 주니... 하늘에서 부모님이 보내주신 여자다 싶다. 광숙을 끔찍이 위하고 아끼며 사랑해 준다.
그러나 장수는 몰랐다. 결혼식 올린 지 딱 열흘째 되던 날, 자신과 광숙에게 혹독한 운명이 찾아오게 되리란 것을...
<독수리술도가>의 삼남. 흥도 많고 말도 많고 정도 많고 넉살 좋고 허풍도 세다. 곧 죽어도 ‘뽀대’를 챙기는 폼생폼사 유행을 다소 빗나가는 화려한 패션과 노란 브릿지의 헤어를 고수한다.
밥 먹는 것보다 춤추는 게 좋아서 자는 것보다 춤추는 게 좋아서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유명 댄스 가수의 빽댄서로 들어갔다.
흥수에게는 화양연화 같은 시간이었다. 화려한 조명과 지구가 폭발할 것만 같은 관객들의 환호, 고막이 터질듯한 음악... 죽을만큼 행복했다!
지금은 문화센터에서 방송 댄스와 줌바댄스를 가르치며 재기를 꿈꾸는 중이다. 워낙에 스타일이 좋고 입심이 좋고 유머러스해서 수강 신청하는 날이면 아줌마들로 센터 앞이 미어터진다.
빽댄서로 일할 때는 탑을 찍던 아이돌 가수마저도 대시할 정도로 흥수 주변에는 여자가 차고 넘쳤다. 마음만 먹으면 내일이라도 당장 결혼하겠다고 줄 서는 여자가 족히 다섯 손가락은 넘을 것이다. 직업상 수위 조절을 하며 두루두루 어장관리 중인데... 잔인한 운명의 장난으로 만나지 말아야 할 인연을 만나게 된다.
집안을 일으켜 주리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자라온, <독수리술도가>의 블루칩. 모범생 중의 모범생으로 오형제의 자랑이자 희망이다. 오씨네 가문의 좋은 유전자는 몽땅 범수에게 몰빵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인물도 좋고, 머리도 좋고, 언변도 좋고... 모자라고 아쉬운 구석이 없는, 엘리트 아우라가 눈부신 완벽한 훈남.
대학 재학 중 행정고시 재경 분야 수석을 차지하며 엘리트 공무원으로 첫발을 뗀다. 이후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미국 유학 후 석,박사를 취득하고 서울 소재 명문대 교수로 임용돼 금의환향한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며 냉정하고 자존심이 강하다. 자신의 고민을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성격이 아니고, 타인과 고통을 나누지도 않는다. 혼자 고민하고 혼자 결론내고 혼자 삭히는 스타일이다.
미국에서 학위를 받고 금의환향하는 범수이지만, 식구들이 모르는 비밀이 하나 있다. 실수는 전혀 할 것 같지 않은, 바늘도 안 들어갈 것처럼 완벽해 보이던 범수가... 사실은 싱글대디였다!
<독수리술도가>의 늦둥이 막내. 따뜻하고, 단정하며 예의가 바르다. 형들의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고 따르며, 형들이 시키는 일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예스다. 늦둥이로 태어나 돌아가신 아버지와 형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강수를 낳는지 얼마 안 돼 세상을 뜬 엄마 대신 맏형인 장수가 업어서 키우다시피 했기 때문에 장수에 대한 사랑과 존경은 무한대다.
UDT 정예 요원 중위로 복무 중이다. 선한 인상에 늠름한 체격으로 군복을 입은 모습이 꽤나 믿음직스러워 보이고 멋지다. 수영은 물론이고 태권도, 유도, 합기도, 검도, 주짓수 등 못 하는 운동이 없을 정도로 만능 스포츠맨이며 근육질 사나이다. 군복을 입고 있을 땐 각이 딱 잡힌 천생 군인이지만 사복으로 환복하면 둥글둥글 귀욤귀욤한 반전 매력이 치명적이다.
해상 훈련 중 부상당한 신병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고막에 심각한 손상을 입는다. 더이상 잠수 활동을 할 수 없게 된 강수는 의병 제대를 신청한다.
관사 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제대하게 된 강수는 마땅히 지낼 곳이 없어 당분간 흥수의 집에서 지내기로 하는데, 제대하는 날, 광숙이 술도가 트럭을 몰고 와 부대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집 놔두고 어딜 가려구? 타요 얼른!”
사건사고 많고 식구도 많은 집에 시집와 고생하는 광숙이 안쓰러운 강수는 자신만은 짐이 되지 않겠노라고 다짐한다.
술도가 근처 편의점 사장. 이혼 후 낙향해 편의점을 인수해 운영 중이다. 대기업 부사장인 남편이 상하이로 발령 나서 이 년 정도 떨어져 살았는데, 그사이 남편은 비서와 눈이 맞았고, 둘 사이에 갓난아기까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쳐 죽일 놈, 갈아 마실 놈 욕하면서 너 죽고 나 죽자 진부한 레퍼토리를 읊어대고 싶지는 않았다. 결혼생활 내내 남편이 그토록 원했던 아기를 그 여자한테서 봤다는데. 거짓말처럼 쉽게 포기가 됐다. 위자료를 받아 친정 근처에 있는 편의점을 인수했다.
차분하고 조용하지만 의외로 겁도 많고 허당인 면도 있다. 편의점에 방문한 고객들에게 상냥하게 응대하고, 동네 사람들과도 잘 어울려서 평판이 좋다.
오랜 친구인 천수를 독수리술도가 앞에서 우연히 마주쳤을 때, ‘쟤도 버려졌구나!’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버려진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특유의 ‘메마름’이 천수에게서도 느껴졌다.
광숙의 친정엄마. 빼어난 미모, 타고난 끼와 애교로 남자들에게 인기 폭발인, 원조 팜므파탈로 사교성과 말발이 끝내준다. 50대 초반으로 보일 정도로 최강 동안에 패션 감각이 뛰어난 패셔니스타. 딸 광숙보다도 피부관리 몸매 관리에 더 신경을 쓴다. 꾸밀 줄도 모르고 결혼 생각은 일도 없이, 천둥벌거숭이 선머슴 같은 광숙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매사가 지적질이고 잔소리라 모녀가 만나면 십분 안에 어김없이 말다툼하고 살벌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말은 울퉁불퉁하게 해도 광숙을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한다. 딸이 결혼한 지 열흘 만에 과부가 되자 억장이 무너지고 가슴 아픈데 평생 공무원으로 나름 품위 유지하며 살던 광숙이 남자도 하기 어려운 술도가 일을 한다고 하니 기가 막혀 돌아버릴 지경이다.
광숙의 팔자를 고쳐주기 위해서 발 벗고 나서고, 광숙의 시동생들에게도 도움을 청한다. “딸아~ 결혼은 갬블이다. 한 번 더 주사위를 던져보자!
독수리술도가의 공장장. 이 나이에도 쌀 한 가마니는 가뿐히 들어 올리는 천하장사로, 독수리술도가에서 40여 년 가까이 일하며 청춘을 바친, 독수리술도가의 산증인이다. 술도가의 갖가지 속사정과 비밀을 속속들이 알고 있지만 워낙에 입이 무겁고 신중한 성격이라 한 번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사장인 장수가 죽고 독수리술도가가 어려워져도 꿈쩍 않고 술도가를 지킬 정도로 의리가 있다.
나잇값 못하고 철없고 공주병이 심한 주실에게 직언과 충고를 서슴지 않아서 처음엔 사사건건 주실과 대립하지만,
한동석의 아들. 군의관으로 복무 중이다. 교육을 잘 받고 자란 부잣집 도련님. 까칠한 아버지와는 180도 다르게 성격이 둥글둥글하며 바르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려고 애쓴다. 효심이 강하고 사려 깊으며 어른스럽다.
동생인 봄의 친구인 세리를 오래전부터 좋아했다. 제대하고 자리가 잡히는 대로 세리에게 프러포즈할 작정이다. 세리의 엄마 미애도 일찌감치 결을 사윗감으로 점찍어 두고 있는 정성 없는 정성을 다 들이며 미래의 사위에게 올인했다.
동생 봄과 강수의 사랑을 응원해 준다. 뒤늦게 광숙에게 꽂힌 동석이 사춘기 소년이 가슴앓이하듯 결에게 연애 상담을 한다. ‘아버지한테 저런 모습이 있다니!’ 놀랍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한다.
그런데 강수와 광숙이 시동생과 형수 사이라는 걸 알고는 난감하다. 동생 편을 들어주자니 아버지가 안 됐고 아버지 편을 들어주자니 동생이 안쓰럽고. 그렇다고 두 사람을 동시에 응원하자니 시동생과 형수 사이였던 강수와 광숙이 사위와 장모가 되는 남부끄러운 관계가 설정될 수밖에 없다. 아버지나 동생이나 한 치도 양보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부녀간의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자 중간에서 여간 난처한 게 아니다.
한동석의 딸. 통통 튀는 밝고 명랑한 성격에 장난기 가득한 말괄량이. 호기심이 많고 똑부러지는 성격에 사교성이 좋다.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세리와는 어려서부터 단짝 친구다. 유치원에서 초, 중, 고등학교까지 같이 다녔다. 다른 친구들한테 왕따, 은따당하는 세리를 봄이 보호해줬다.
나이만 먹었지, 까탈스러운 사춘기 소년 같은 아버지 한회장의 비위를 기가 막히게 잘 맞추고, 누가 보호자인지 헷갈릴 정도로 아버지를 잘 보살핀다. 돌아가신 엄마 대신 집안 대소사를 챙길 정도로 야무지다. 재벌가 딸로 귀하게 자라서 철이 없을 것 같지만 어른스러운 면이 많고, 현명하고 총명하다.
과 선배의 스토킹으로 위험에 처했을 때 강수의 도움으로 무사했고, 반듯하고 정직하고 어른스러운 강수의 모습에 마음을 빼앗긴다.
게다가 형수를 구심점으로 해서 시동생 넷이 똘똘 뭉친 강수의 가족이 부럽기도 하고, 그 일원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