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한국의 전래동화. 떡보와 사신, 떡보 만세 등 여러 제목이 있다.2. 줄거리
주인공은 떡을 좋아하여 떡보라 불리는 뱃사공 총각이다. 애꾸눈에 얽은 곰보 얼굴로 상당히 못생겼지만 거구였다. 그는 떡을 매우 좋아해서 사람들 사이에 떡보라는 별명으로 매우 유명했다. 하지만 뱃사공으로 근근히 살기 때문에 떡을 먹고싶어도 자주 먹을수 없었다.
어느 날 중국에서 사신이 지혜 겨루기를 하기 위해 왔는데 섣불리 나섰다가는 나라 망신이라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이에 나라에서 벼슬도 주고 무엇이든 들어주겠다면서 방을 내걸었는데, 떡보는 떡을 마음껏 먹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자원했다. 이에 당연히 왕(또는 마을 수령)이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떡보가 끝까지 고집을 부려서 지혜 겨루기에 나가게 된다[2]. 왕은 떡보에게 이번 일은 나라의 위신하고 관계된 중대한 일이라서 실수해서 지혜 겨루기에서 지는 날엔 죽음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지만, 떡보는 상관 안하면서 알았으니까 상으로 줄 떡이나 많이 준비해달라고 말한다.
마침내 사신이 와서 떡보와 사신은 강 한가운데에서 지혜 겨루기를 했다. 마침 떡보는 배가 고프면 머리를 쓸 수 없다고 생각해 네모난 떡 5개를 먹고난 뒤였다. 마침 떡보가 애꾸였기 때문에 사신이 '새가 눈을 쪼았나보다' 하고 놀렸다. 떡보가 화가 나서 보는데 사신은 입이 비뚤어져 있었다. 그것을 본 떡보는 '바람이 사신의 입을 스쳤다'고 사신을 놀렸다.[3]
깜짝 놀란 사신이 아무 말 없이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만들어보이자 떡보는 '호오, 이 양반이 내가 떡 먹은 걸 용케 알고 둥근 떡을 먹었냐고 묻는구나'[4]라고 생각해 네모난 떡을 먹었다는 뜻으로 손으로 네모를 만들었다. 사신은 그것을 보고 천원지방(天圓地方: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을 알고 있다고 생각해 깜짝 놀랐다.
이번에는 삼강을 아느냐는 뜻으로 손가락 세 개를 펴보이자 떡보는 '오라, 이 양반 보소. 떡을 3개 먹었냐고 묻는구먼.'는 뜻으로 알아듣고 5개 먹었다는 뜻으로 손가락 다섯 개를 펴보였다. 그걸 본 사신은 삼강만 아니라 오륜도 알고 있다는 의미로 알고 다시 깜짝 놀랐다.
사신이 염제 신농을 아냐는 뜻으로 수염을 쓰다듬자, 떡보는 '아, 이 양반이 수염이 석자라도 먹어야 양반이지란 속담을 얘기하는군.'라는 뜻으로 듣고 맛있어서 '암은, 배 부른게 바로 최고 아닌가!'라는 뜻으로 배(한자로 하면 복(腹))를 쓰다듬었다[5]. 그걸 본 사신은 복희도 알고 있다는 의미로 알고 깜짝 놀랐다. 그리고는 보잘 것 없는 촌사람도 이렇게 똑똑한데 조선의 학자들은 얼마나 똑똑할까 싶어 더 이상은 지혜를 겨룰 수 없다고 생각하고 한탄하며 중국으로 돌아갔다. (염제의 염과 수염의 염의 한자 발음이 같고 복희의 복과 배 복의 한자 발음이 같은 이의동음자를 활용)
한편, 떡보를 지혜 겨루기에서 내보낸 우리나라에서는 걱정이 태산 같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떡보가 중국 사신과의 지혜 겨루기에서 이겼다는 소식이 오자 사람들은 모두 "떡보 만세." 를 외쳤다. 그리고 지혜로
3. 스페인의 유사 동화
스페인의 대표적인 고전이라는 「사랑의 책」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로마인은 법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법을 가진 그리스인에게 법을 요청하러 갔는데, 그리스인들은 로마인들이 무식하다고 하여 법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 하였고 법을 원한다면 그리스의 현자와 지혜 겨루기를 하여 이겨야 한다고 하였다.
양국이 서로의 언어를 몰랐기 때문에 손짓으로 토론을 벌이기로 하였는데, 정작 시합날이 다가오자 로마인들은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을지 고민에 빠졌다. 이때 한 로마 시민이 '주먹만 사용할 줄 아는 망나니'를 내보내기로 결정하였다.
먼저 그리스인이 검지를 펴 보이고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망나니가 엄지와 검지와 중지를 차례로 폈다. 그런 다음 두 손가락을 활처럼 구부리고 자리에 앉았다. 다시 그리스인이 일어나 손바닥을 펴고 자리에 앉았는데, 망나니는 주먹을 쥐며 당장이라도 결투를 벌일 듯한 표정을 하였다. 그리스인은 '로마인들은 법을 가질 자격이 있다'고 하였고, 로마인들은 법을 얻어 로마로 돌아갔다.
그리스인들이 현자에게 로마인이 무엇이라고 대답했냐고 하니 현자는 한탄하며 이렇게 대답하였다. "음... 전체 상황을 보면 나는 하나의 신이 있다고 대답했소. 그러자 로마인은 한 사람이지만 세 개의 위격이 있다고 대답했소. 그가 손짓으로 말한 것은 바로 그것이었소. 나는 모든 것은 하느님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고 그는 의지는 그의 손 안에 있다고 말했소. 그래서 나는 그가 내 뜻을 이해하고 있으며 삼위일체를 믿는다고 생각했소. 내가 보기에 그들은 법을 가질 자격이 있소."[6] 라고 한숨을 쉬며 말을 마쳤고 그리스인들은 자기네 현자를 능가하는 지혜를 가진 로마인들을 생각하며 "우린 이제 한 물 갔구나!"하며 큰 소리로 울었다.
한편 로마인들도 망나니에게 같은 질문을 하였는데, 그는 껄껄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아, 그거 말야? 그때 그 놈은 검지로 내 눈을 후비겠다고 했지. 이러니 난 무지 열받았거든, 그래서 원한과 분노와 용기를 가지고 대답했어.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두 손가락으로 네 눈을 파 버리고 엄지로는 이를 부러뜨리겠다'고 말이지. 그러자 그 그리스 녀석은 살짝 쫄더니만 이내 나더러 조심하라고 하더라고. 손바닥으로 뺨을 때려 내 귀를 멀게 하겠다고 말이야. 그래서 나는 그 놈에게 주먹 세례를 퍼부을 것이며 반드시 복수할 거라고 했지. 그러더니만 그놈은 쫄아서 더 이상 날 위협하지 않더라고."라며 껄껄 웃었고 로마인들도 이 망나니에게 감탄하며 껄껄 웃었다.
이 이야기의 교훈은 '나쁘게 알아듣지 않으면 나쁜 말은 없다, 좋게 이해하면 모든 말은 좋은 법이다'라는 말처럼, 모든 말은 해석하기 나름이라는 뜻이다.[7]
[1] 「그래서 이런 직업이 생겼대요」라는 직업 소개 아동서적에서 이 이야기를 4컷으로 구성한 후 마지막 컷에 "그래서 통역이 필요해요"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사실 진지하게 보면 외교에서 통역은 정말로 중요하다. 이 이야기처럼 상대의 발언을 좋게 해석하면 다행이지만 통역이 상대의 발언을 악의적으로 해석했다면 심각한 외교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 반대로 생각하면 상대의 발언이 다소 무례한 발언이라고 해도 통역이 순화하여 해석한다면 외교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은 낮다.[2] 판본에 따라 떡보의 당당하고 호탕한 모습에 감회되어 그가 나가는 걸 허락했다, 또는 결국 지원자가 떡보밖에 없어서 떡보가 나가게 됐다는 등 설정이 붙는다.[3] 이를 두고 '조탁장정목(鳥啄壯丁目)이라 사신이 말했더니 풍취상사구(風吹傷使口)라고 떡보가 답해 사신이 놀랐다'라는 판본도 있다. 한문으로 문답했을 뿐, 의미는 같다.[4] 다른 출판사에서는 둥근 떡과 네모난 떡이 아닌 꿀떡과 인절미로 표현하기도 한다.[5] 판본에 따라 수염을 쓰다듬는걸 "먹은 떡이 맛있었냐?"라는 질문으로 해석한뒤, "암! 어찌나 맛있었는지 이렇게 배부를 때까지 먹었다!"라고 답했다는 내용으로도 나온다.[6] 물론 그 시대에 기독교가 존재했을리는 없지만 말이다(...)[7] 송병선, 「똑똑한 바보」 역자 서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