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흐테르 R-23 기관포(Рихтер Р-23)
1. 제원
개발 시기 : 1957~1963 생산 : 소련 제235공장(№ 235) 생산수 : 500문 이상 중량 : 58.5 kg 길이 : 1,468 mm 포신 길이 : 1,140 mm 높이 : 170 mm 사용탄종 : 23 × 260 mm 구경 : 23 mm 작동 방식 : 가스반동 연사속도 : 분당 2,500발 포구속도 : 850 m/s |
2. 폭격기 방어화기로 탄생
소련 시절에는 KB-261P(КБ — 261П), 또는 간단히 개발자의 이름을 따서 리흐테르 23mm라고 불렸던 이 구경 23mm 기관포는 오데사 출신의 총기 설계자인 아론 아브라모비치 리흐테르(Арон Абрамович Рихтер : 1918~1988)에 의해 1957년 초부터 개발되었다.구경 23mm의 R-23 기관포는 당시 서방측 항공 기관포에서는 일반화된 리볼버 약실을 가진 구조로 만들어졌으며, 개발 용도는 그 무렵 투폴레프 설계국의 주도로 차세대 초음속 폭격기로 준비되고 있던 Tu-22의 방어화기로 쓰이기 위해서였다. 제16실험설계국(ОКБ-16)의 주임 엔지니어를 맡고 있던 아론 A. 리흐테르는 이 무기를 쏘게 되는 Tu-22도 초음속이며 방어하게 될 적 요격기 또한 초음속으로 비행할 것이라는 가정 하에 위력 보다는 연사속도에 더 촛점을 맞추고 설계에 임했다. 사용 탄종도 기존 Vya-23 기관포에 쓰이고 있던 23×152mmB 대신 더 위력이 커진 23×260 mm 포탄을 이용하는 한편 리볼버 약실을 도입하여 1957년 말엽에 시제품이 완성되었다.
먼저 지상 테스트를 받기 시작한 R-23 기관포는 1959년에 국가 시험을 통과했고, 1962년부터 1963년까지는 비행 실사격 테스트를 거쳤다.
3. 작동 방식
이 기관포의 총몸 안에는 3개의 가스 활대가 움직이며 4개의 약실은 신속한 탄피 배출을 돕도록 폴리고널 가공이 되어 있다. 장전된 포탄은 전기 격발식이므로 뜨거워진 약실에 의한 오발이 나지 않으며 불발탄이 생겨나면 자동으로 배출하고 차탄을 장전하게 된다. 이런 구조에 힘입어 R-23 기관포의 연사속도는 그때까지 만들어진 모든 소련제 기관포를 훨씬 능가하는 분당 2,500발에 달했다.이 작동 방식 때문에 1문의 P-23에는 반드시 전기 격발과 작동을 보조하는 장치인 DK-20(ДК-20)이 필수적이었는데, 이 장치는 빔펠 설계국(ОКБ Вымпел)에서 따로 개발되었다. 또한 DK-20에는 조준기도 통합되어 있었는데, 사수가 리플렉터식 조준기로 목표에 일치시키면 포신이 자동으로 사선을 일치시키는 당시 소련으로서는 첨단 기능을 제공했고 나중에는 포탑전체를 가리키는 명칭으로 자리잡았다. 따라서 이 기관포의 조작은 사수가 직접 하는 대신 원격 조작되며, Tu-22의 경우는 조준을 위해 TSP-1(ТСП-1) TV 카메라와 레이더 조준 장비인 PRS-3 아르곤(ПРС-3 Аргон)이 설치되었다. 그러므로 사수는 조종사와 항법사가 앉아있는 캐빈 안에서 후방으로 접근하는 요격기에 대해 사격을 가할 수 있었다.
4. 평가
실제 폭격기에 장비된 후 이 무기를 다들 첨단 장비라며 좋아했지만, 폭격기 승무원들은 얼마 안가 이 신무기가 그리 믿을만 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별 것 아닌 오작동 문제라도 생기면 이전 같으면 사수가 대응할 수 있었지만 리모콘 포탑은 그것이 애초에 불가능했고, 설치된 조준용 카메라는 설원처럼 밝은 배경을 둔 목표는 화질이 열악해져 조준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게다가 백업으로 추가된 아르곤 레이다는 구형 Tu-16 폭격기에서 쓰던 것이어서 정밀한 사격을 하기에는 정확도가 떨어졌다. 이런 문제 때문에 Tu-22는 개량형에 와서는 이 무기를 내리고 대안으로 GSh-23L 기관포과 크립톤 레이다가 실리게 된다.서방측에 이 신형 기관포와 탄약이 처음 알려진 것은 매우 늦었는데, 기존의 23mm와 다름없는 무기로 혼동했기 때문이다. 그 실체가 정확히 알려진 것은 1987년에 한창이던 리비아-차드 분쟁에서 차드 민병대를 폭격하던 리비아 공군의 Tu-22가 대공 사격에 격추되면서 그 잔해를 조사한 서방 정보기관에 의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