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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5-05-28 09:48:44

마리나 아폴로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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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나 아폴로니오(Marina Apollonio)

이탈리아옵 아트키네틱 아트를 대표하는 예술가. 시각적 착시와 운동감을 활용한 작품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은 그녀의 작업은 기하학적 형태, 반복적 패턴, 색채 대비를 통해 관람자의 지각을 자극한다.

1. 초기 생애: 1940~19602. 옵 아트와의 만남: 1960~19643. 옵 아트의 전성기: 1965~19704. 중기 경력과 실험: 1971~19805. 재조명과 후기 경력: 1990~20106. 현재7. 작품 스타일과 철학

1. 초기 생애: 1940~1960

마리나 아폴로니오는 1940년 11월 12일 이탈리아 트리에스테에서 태어났다. 제2차 세계 대전이 한창이던 시기에 트리에스테는 이탈리아와 유고슬라비아 사이의 국경 분쟁 지역이었고, 그녀의 유년기는 전후의 복잡한 사회적·문화적 환경 하에 있었고 아버지가 예술에 관심[1]이 많았으므로 일찍부터 예술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1950년대, 가족과 함께 베네치아로 이사했고 1950년대 후반에 베네치아 미술 아카데미(Accademia di Belle Arti di Venezia)에 입학해 회화와 디자인을 공부했다. 이 시기 그녀는 전통적인 회화 기법을 익히면서도 점차 기하학적 추상과 현대적 디자인에 관심을 보였다. 특히 바우하우스와 구성주의(Constructivism)의 영향을 받아 예술이 단순한 미적 표현을 넘어 과학적·수학적 원리와 연결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2. 옵 아트와의 만남: 1960~1964

1960년대 초, 베네치아를 떠나 파도바로 거점을 옮기며 본격적으로 예술가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당시 유럽 미술계에서는 옵 아트[2]와 키네틱 아트가 새로운 사조로 부상하고 있었다. 그여는 이 운동에 깊이 매료되어 자신의 작업 방향을 옵 아트로 전환했다. 1962년경부터 원형 패턴과 반복적 구조를 활용한 초기 작품을 제작했다. 이 시기의 대표작은 단순한 흑백 원형 패턴으로, 관람자의 시선에 따라 회전하거나 진동하는 듯한 착시를 일으켰다. 그녀는 수학적 정밀함과 시각적 효과를 결합해 작품을 설계, 당시 옵 아트의 선구자들인 빅토르 바사렐리(Victor Vasarely)나 브리짓 라일리(Bridget Riley)와 맥락을 같이하면서도 더 부드럽고 유기적인 원형 모티프를 강조하며 독자적 스타일을 구축했다. 1964년, 파도바에서 열린 지역 전시회에 첫 작품을 출품하고 이탈리아의 키네틱 아트 그룹인 "그룹포 엔네(Gruppo N)"과 교류하여 그들의 실험적·협업적 접근법에 영향을 받았다. 그룹포 엔네는 예술을 개인적 표현이 아닌 집단적·과학적 탐구로 보았고, 아폴로니오는 이러한 철학을 자신의 작업에 일부 반영했다.

3. 옵 아트의 전성기: 1965~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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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나는 1965년 2월 뉴욕 MoMA에서 열린 전설적인 전시회 The Responsive Eye에서 옵 아트의 국제적 파급력을 체감, 자신의 작업을 국제 무대에 선보일 기회를 모색했다. 1965년 3월, 팔레르모 Centro d’Arte Il Chiodo에서 열린 전시에서 '황금 못(Chiodo d’Oro)' 상을 수상하고 8월에 자그레브의 Nuova Tendenza 3에 초청받아 Dinamica Circolare 5/CP와 Dinamica Circolare 5/CN를 출품했다. 이 전시를 통해 국제적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1966년, 대표작 중 하나인 Dinamiche Circolari(Circular Dynamics) 연작을 본격 발전시킨다. 이 시리즈는 동심원과 나선형 패턴을 사용해 강렬한 회전 운동감을 만들어냈으며 흑백 또는 제한된 색상(주로 빨강, 파랑)을 사용한 작품들은 관람자가 작품 앞에서 움직일 때마다 패턴이 변화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했다. 이 시기는 작품에 산업 재료(플라스틱, 금속, 아크릴)를 활용해서 키네틱 아트의 기계적·현대적 감성을 강조했다.
"나의 모든 조형적 탐구는 기본적인 형태와 구조의 현상적 가능성을 연구하는 것이다. 기본 형태는 수학적 프로그램으로 구성되고 그 자체로 완전한 추상을 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작업은 직관과 검증 사이의 직접적 관계 속에서 절대적 엄격함으로 진행된다: 광학적 직관과 수학적 체계에 의한 검증. 예를 들어 원이라는 기본 형태를 선택해 구조적 가능성을 연구하며, 최대한의 경제성으로 최대한의 결과를 얻고자 한다."
-트리에스테 펠트리넬리 아르테 비바 센터 전시 팸플릿, 1966년-

1968년에는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열린 여러 그룹 전시에 참여, 유럽 미술계에 이름을 알렸다. 특히 밀라노와 로마의 갤러리에서 열린 전시를 통해 이탈리아 현대미술의 새로운 세대로 평가받았다. 이 시기 마리나는 Rilievo라는 입체 작품 시리즈도 선보였다. 이 작품들은 평면을 넘어 3차원적 구조를 도입, 빛과 그림자의 상호작용으로 추가적인 시각 효과를 만들어냈다. 1970년에는 베니스 비엔날레에 출품하며 국제적 인지도를 얻었다. 작품은 점점 더 대담해졌고, 관람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인터랙티브 요소를 작품에 추가했다. 일부 작품은 관람자가 특정 각도에서 보거나 움직일 때 패턴이 변형되는 구조로 제작, 관객 경험을 유도했다. 1972년경 제작된 모터로 작동하는 'Struttura ad Anelli 5는 직각으로 조합된 다섯 개의 얇은 원이 운동을 통해 공기 중에서 새로운 형태를 생성하며, 각도와 원의 가상적 변형 관계를 보여준다.

4. 중기 경력과 실험: 1971~1980

옵 아트가 1960년대 말에 정점을 찍고 점차 상업화되면서, 그녀는 자신의 작업이 단순히 시각적 놀라움에 그치지 않도록 깊이를 더하는 시도를 했다. 색채 사용 확장, 원형 패턴 외에 사각형과 격자 구조를 활용했다.1973년경에는 Spazio ad Attivazione Cinetica로 공간과 운동의 개념을 더욱 깊이 탐구했다. 이 시리즈는 기하학적 형태를 3차원적으로 재구성하여 관람자가 작품 주변을 이동하며 다양한 시각적 경험을 하도록 유도했고, 단순한 착시를 넘어 공간 자체를 예술의 주제로 삼았다는 점에서 혁신적이었다. 1970년대 중반에는 파도바와 베네치아를 오가며 작업실을 운영했고 지역 예술가들과 협업하며 설치 미술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녀는 공공 공간에 설치하는 대규모 작품을 구상했으나, 자금과 인프라 부족으로 무산되었다. 옵 아트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그녀의 활동도 다소 주춤해졌고 1980년대에 접어들어 작품 활동을 줄이고 교육과 연구에 더 집중했다. 파도바에서 젊은 예술가들을 가르치며, 기하학적 추상과 시각 예술의 이론적 기반을 공유했다. 이 시기는 대중적 주목을 덜 받았지만, 그녀의 작품이 현대 디자인과 건축에 미친 영향은 여전히 지속되었다.

5. 재조명과 후기 경력: 1990~2010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 옵 아트와 키네틱 아트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며 아폴로니오의 작품도 다시 주목받았다. 1995년, 이탈리아와 독일에서 열린 회고전에 초기 작품들이 전시되었고, 2010년에 런던과 밀라노에서 열린 옵 아트 회고전에 그녀의 작품이 포함되며, 그녀는 다시 국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전시들을 통해 1960년대 옵 아트의 숨은 거장으로 재평가되었다.

6. 현재

마리나 아폴로니오는 80대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예술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2021년, 그녀의 작품은 뉴욕과 파리의 갤러리에서 전시되었고,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젊은 관객들에게 소개되었다. 그녀의 원형 패턴은 현대 그래픽 디자인, 패션, 인테리어 디자인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옵 아트의 시대를 초월한 매력을 증명했다. 아폴로니오는 파도바에서 은퇴한 삶을 보내고 있지만, 여전히 예술 관련 프로젝트에 자문으로 참여한다. 그녀의 작품은 세계 주요 미술관과 개인 컬렉션에 소장되어 있으며, 특히 이탈리아와 유럽의 현대미술 컬렉션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예술은 관람자의 눈과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며, 자신의 작업이 여전히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7. 작품 스타일과 철학

마리나 아폴로니오의 작품은 기하학적 정밀함과 시각적 역동성으로 정의된다. 주로 원형, 나선, 격자 패턴을 사용하며, 흑백 또는 강렬한 원색을 활용해 시각적 긴장감을 조성했다. 그녀의 철학은 예술이 관람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완성된다는 데 있다. 작품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데 집중, 관람자의 시각적 경험을 적극적으로 개립시킨다.
수학적 계산을 바탕으로 설계된 패턴은 감정적 요소를 배제하고, 철저히 계획된 구조를 따랐다. 하지만 그 결과물은 역설적으로 매우 감각적이고 몰입적인 경험을 제공했다. 그녀는 바사렐리나 라일리와 비교되지만, 그녀의 작업은 이탈리아 특유의 부드럽고 우아한 감성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Dinamica Circolare(1966~): 동심원과 나선형 패턴으로 구성된 시리즈. 관람자의 움직임에 따라 회전하는 듯한 착시를 일으킨다.
-Rilievi(1968~): 3차원적 구조를 도입한 입체 작품. 빛과 그림자의 상호작용으로 시각적 깊이를 더했다.
-Spazio Variabile(1973~): 공간과 운동을 주제로 한 실험적 시리즈. 관람자의 이동에 따라 작품의 인상이 변화한다.

[1] 그러나 정작 딸이 전업 미술가를 지망하자 '너 그러다 굶는다'며 반대했다.[2] 시각적 착시를 유발하는 기하학적 패턴과 색채 대비를 활용해 관람자의 눈을 속이고, 작품에 운동감을 부여하는 예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