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우(드래곤빌리지 컬렉션)

창공 저편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비행 드래곤

자유를 꿈꾸는 조종사에게 아르카 대륙은 일생의 꿈과도 같은 곳이었다.

그러나 아르카 대륙으로 향하는 길은 쉽게 조종사들의 출입을 용납하지 않았다. 아르카 대륙에 닿기 전, 큰 폭풍이 휘몰아쳤고 비행정은 결국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단 한 명, 폭풍 속에서 살아남은 조종사는 난파된 비행정의 일부를 잡은 채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며칠이 지났는지는 알 수 없었다.

더는 음식을 먹고자 하는 의지도 들지 않았다. 조종사는 자신의 최후를 상상했다. 아마 드래곤이나 상어에게 잡아 먹히겠지. 어느 쪽이라도 좋으니 부디 이 괴로움이 길지 않았으면 바랄 뿐이었다.

죽을 때가 되니 함께 비행정에 올랐던 동료들의 얼굴이 더욱 선명하게 생각나기 시작했다. 어째서 아르카 대륙이었을까. 그저 자유를 찾기위한 여정이었는데... 허망한 죽음을 맞이할 줄 알았다면 다른 곳을 선택할걸...

그 순간 어두운 그림자가 내려앉기 시작했다. 조종사는 드디어 죽음이 다가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조종사에게 들려온 건 지옥의 목소리가 아닌 구원의 목소리였다.

"이봐! 아직 살아있는 거 맞아?"

커다란 날개를 펼친 여러 마리의 멜로우가 나타나 조종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살아있나 봐! 이걸 살려야 하나?!"
"그렇다고 죽게 둘 수는 없잖아."
"맞아. 저 깃발이 시야를 가려서 드론을 조준할 수 없어!"
"음... 그럼 살려야지! 이봐! 일어나!!!"

멜로우들은 드론을 이용해 조종사를 옮기기 시작했다. 조종사는 여전히 비몽사몽인 상태였다. 이곳이 죽음의 문턱인지 분간할 자신이 없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주변을 둘러싼 멜로우 무리와... 몸이 하늘 위를 날고 있다는 것이었다.

조종사는 자신의 최후가 퍽 비참하다고 생각했다. 천국도 지옥도 아닌 곳으로 갈 모양이군. 조종사가 그간 살아온 삶을 곱씹는 순간... 멜로우 무리가 소란스럽게 떠들기 시작했다.

"야! 얼른 일어나! 이제 아르카라고!"
"치료해 줄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겠네."
"사람들에게 우리 이야기 좀 잘해줘! 그래야 새로운 기계를 만들 수 있단 말이야."
"성능실험을 하려면 넓은 땅은 허락받아야 한다니까. 사람들은 정말 피곤해..."

멜로우들의 소란에 조종사는 겨우 눈을 떴다.

푸른 하늘, 하얀 구름이 보이며 차가운 공기 그리고 거센 바람이 온몸에 느껴졌다. 조종사의 눈앞으로 펼쳐진 건 천국이나 지옥 같은 죽음의 세상이 아닌 생명의 흔적이 가득한, 드넓은 창공 저편 아래 하나의 거대한 대륙이었다.

신비로운 땅이 어우러진 풍경을 본 조종사는 생각했다.
진정한 자유란 찾는 것이 아닌 이미 내 안에 감추어져 있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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