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북한의 전래동화 중 하나.2. 내용
옛날 어느 마을에 욕심많고 고약한 양반이 살고있었다. 양반에게는 팔삭둥이 아들이 있었는데 세상에 둘도 없는 바보였다.[1]어느날, 한 스님이 동냥을 왔다가 양반의 아들을 한참 지켜보더니 아들을 참 잘 두었다고 슬쩍 칭찬을 해주었다.
양반이 '우리 아들이 말을 좀 더듬고 울음소리가 너무 크며 밥을 많이 먹어서 걱정'이라고 하자, 스님은 말을 더듬는것은 생각이 깊다는 뜻이고, 밥을 많이 먹는것은 장수가 될 징조이며, 울음소리가 큰것은 천하를 호령할 장수가 될 징조이니, 장차 장원급제하여 정승이 될 팔자라고 말했다.
그러자 양반은 부처님앞에 불공을 드려 낳은 아들인데 그럴만도 하다고 하면서 마음이 매우 흡족해졌다.
그런데 스님이 한가지 딱한 일이 있다고 하면서 양반의 아들의 관상을 보니 영웅호걸이 틀림없는데 증조할아버지의 살을 그대로 물려받았으니 정말로 아깝다고 했다.
스님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란[2]양반은 스님에게 어떻게 하면 그 살을 없애도록 액풀이를 할수 있냐며 물어보았다.
그러자 스님은 부처님께 공양하고 양반의 아들을 세번 장가보내면 액풀이를 할수 있다고 했다.
스님이 돌아가자 양반은 절간에 시주를 한 뒤, 첫 액풀이감으로 부자집딸을 속여서 며느리로 데려왔다.
그러나, 이 며느리는 구실이 잡혀서 한달도 채 안 되 집에서 내쫓기고 말았다.[3]
양반은 이제 한번 더 며느리를 얻어서 내쫓으면 되겠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며느리감을 고르려고 했는데 마을 전체에 소문이 자자하게 나서 그 어느 집에서도 딸을 주려고 하지 않았다.
양반은 할수 없이 빚을 많이 진 가난한 집 딸을 두번째 액풀이감으로 데려왔다. 그런데 두번째 며느리는 첫번째 며느리와는 완전히 다르게 착하고 부지런할뿐아니라 인물이 곱게 생겨 양반의 아들한테는 너무도 아깝다고 걱정했다.
그러나 며느리는 끌려온 첫날부터 아홉살난 남편[4]의 시중을 들며 고달픈 시집살이를 했다.[5]
게다가 양반은 며느리를 노예처럼 부려먹으면서 한쪽으로는 트집을 잡아 또 내쫓은 다음 진짜 며느리를 얻어들이려고 했다. 그래서 양반은 며느리가 몰래 음식이라도 훔쳐먹지 않는가 하여 늘 살폈고 괜히 트집을 잡아 쌍욕을 퍼붓곤 했다.[6]
양반의 아내 즉,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누룽지라도 먹으려고 하면 바로 구타를 하거나 굶기곤 했다.
그래서 며느리는 누룽지마저 몽땅 긁어 밥상을 차렸으나, 양반이 '이년이 제가 처먹고 자기네한테는 개가 먹을 누룽지만 덩실하게 담았다'고 하면서 입에 거품을 물고 달려들어 구타를 했다.
그날밤, 며느리는 뒷산에 몰래 올라가 달빛아래 홀로 앉아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갑자기 향기로운 냄새가 풍겨왔다.
살펴보니, 가까이에 있는 한그루의 작은 좀다래나무에서 그윽한 향기가 풍겨온 것이었다.
배가 고팠던 며느리는 좀다래를 따서 입에 넣었다. 좀다래의 맛은 꿀보다 더 달고 사과보다 더 향기롭고 배보다 더 시원했다.
게다가 좀다래를 먹으면 며느리의 앙상하던 몸에 새살이 오르기 시작하고 기운이 막 솟구쳤다.
그날부터 며느리는 배가 고프거나 슬픈 일이 생기면 좀다래나무가 있는 뒷산으로 올라가 좀다래를 따먹곤 했다.
한편, 양반과 양반의 아내는 굶는 며느리가 어떻게 살이 오르겠는가 하고 의심을 품었다. 양반과 양반의 아내는 며느리가 음식을 몰래 훔쳐먹지 않나 해서 잔뜩 눈을 밝혔으나 트집을 잡지 못하여 몸살이 났다.
그후 동짓날, 동지죽을 쑤던 며느리는 배가 고파 남겨 두었던 좀다래를 먹으며 버텼다.
그때 갑자기 부엌문이 열리더니 양반이 들어와, 음식을 훔쳐먹는다며 욕을 퍼부었다.[7]
결국, 양반과 양반의 아내가 며느리를 부엌바닥에 엎어놓고 실컷 먹어보라고 하면서 며느리의 입에 펄펄 끓는 뜨거운 죽을 마구 퍼부었다. 그래서 며느리의 혀는 뜨거운 죽에 데어, 하얗게 되었다.
결국, 며느리는 쫓겨나 얼어죽고, 마을사람들은 억울하게 죽은 며느리를 양반의 눈이 미치지 않는 깊은 산속에 묻어주었다.
그랬더니 바로 그자리에 좀다래나무 한그루가 솟아났다. 좀다래나무의 잎사귀들은 죽에 덴 며느리의 혀바닥처럼 모두 절반이 하얗게 변했는데, 며느리가 죽은 사연을 잘 알고있는 마을사람들은 그 나뭇잎을 보고 죽은 며느리의 원한이 서려있다고 했다.
마을사람들이 산에 올라가 좀다래를 따먹으면 온몸에 힘이 솟고 살이 오르고 기운이 솟았다.
어느날 양반은 소문을 듣고 자기도 더 살이 지고 오래 살고싶었던지 아내와 아들과 함께 좀다래를 먹었다.
그러자 양반의 온 식구의 혀가 썩어떨어져 결국, 모두 죽어버리고 말았다.
마을사람들은 양반이 액풀이를 하려고 나쁜짓을 하다가 오히려 더 큰 살을 맞았다고 통쾌해 했다.
3. 그 외
조선4·26아동영화촬영소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다.[1] 아홉살인데, 말을 더듬거리고 셈도 할 줄 몰라 누가 나이를 물으면 언제나 손가락 한개를 펴보인다. 그런데다 툭하면 큰소리로 울고, 밥을 어른들보다 더 먹는다.[2] 양반의 할아버지는 심술궂은 욕심쟁이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마른 벼락을 맞고 죽었다.[3] 부잣집 딸로 자라서 버릇이 없기 때문이다.[4] 양반의 아들.[5] 남편의 얼굴도 씻어주고 코도 닦아줘야 하였으며 밥까지 먹여주고 옷도 입혀주어야 했다. 즉, 말이 며느리이지 종이나 다름이 없었다.[6] 양반은 음식을 다루는 사람은 마음이 깨끗해야 한다느니, 음식을 훔쳐먹으면 혀가 썩어떨어진다느니 하는 말을 외워대곤 했다.[7] 문틈으로 부엌을 들여다보던 양반은 며느리가 좀다래를 먹는것을 보고 죽을 훔쳐먹는다고 착각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