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 너 정해연 단편소설 | |
장르 | 추리/미스터리/스릴러 |
저자 | 정해연 |
출판사 | 우주라이크소설 |
출간 정보 | 2022.10.14 전자책 출간 |
분량 | 약 2.1만 자 |
독점 감상 | 리디 https://ridibooks.com/books/4651000002 |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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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작가 정해연이 2022년 10월 리디에서 발표한 단편소설.확증 편향과 왜곡된 심리 묘사가 두드러지는 사이코 심리 스릴러다.
그래, 맞아. 나는 강아지를 좋아해.
어릴 때부터 키우고 싶었지만 엄마는 단호했어.
아파트에 살고, 산책시켜 줄 시간도 없는 우리 가족은 강아지를 키울 자격이 없다고 했지.
어릴 때는 서운했어. 어떻게 하나밖에 없는 딸이 갖고 싶다는데, 그것 하나 못 사줘?
새벽에 나가 밤에 들어올 정도로 일하는 건 다 나 때문이라며?
그렇게 원망하기도 했어.
그래, 철이 없었지.
고등학교 다닐 때쯤에는 엄마의 단호한 거절이 옳다는 걸 알게 됐어.
생명은 '그것 하나 못 사줘?'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이고,
서로 얼굴 한번 보기도 힘들 정도로 바쁜 우리 가족은 강아지를 제대로 산책 한번 시키지 않은 채
25평 아파트에 가두고 인형처럼 키웠을 거야.
그래도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었지.
강아지를 키우는 집에 놀러 갈 때마다 품에 안고 놓지를 못할 정도였어.
강아지가 나를 피하면 서운하고, 내가 좋다고 비벼 대면 그게 그렇게 좋더라고요.
그래서였는지도 몰라. 리드 줄을 풀어 버리고 나를 향해 달려오는 그 강아지를 향해 두 팔을 벌린 건.
오지랖이었는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꺄악!"
오지랖 맞았나 봐. 결국 물려 버렸거든.
"괜찮으세요?"
부리나케 달려온 남자가 바닥에 주저앉은 나를 향해 허리를 숙이고 물었어.
강아지 주인인가 봐. 당장이라도 울 것처럼 걱정 가득한 얼굴이야.
흑발이 눈에 띄어. 피부가 하얘서 답답해 보이거나 하지는 않았지.
앞으로 쏟아진 머리 사이사이로 잘 다듬어진 눈썹이 깔끔해 보였어.
쌍꺼풀 없는 눈 안에 걱정이 가득했지.
키가 컸고, 어깨가 넓었어.
근육질은 아니지만 몸에 균형이 잘 잡힌 사람이었어.
강아지는 이미 그 손에 잡혀 있었어.
한쪽 팔로 들어 올려 옆구리에 끼고 있었지.
강아지는 학학거리면서도 나를 향해 꼬리를 흔들어.
애초에 나를 공격하려고 했던 게 아니라 단순히 흥분했던 모양이야.
남자의 옆구리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모습이 왠지 처량해 보여서 나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릴 뻔해.
<반려, 너> 본문 중에서
어릴 때부터 키우고 싶었지만 엄마는 단호했어.
아파트에 살고, 산책시켜 줄 시간도 없는 우리 가족은 강아지를 키울 자격이 없다고 했지.
어릴 때는 서운했어. 어떻게 하나밖에 없는 딸이 갖고 싶다는데, 그것 하나 못 사줘?
새벽에 나가 밤에 들어올 정도로 일하는 건 다 나 때문이라며?
그렇게 원망하기도 했어.
그래, 철이 없었지.
고등학교 다닐 때쯤에는 엄마의 단호한 거절이 옳다는 걸 알게 됐어.
생명은 '그것 하나 못 사줘?'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이고,
서로 얼굴 한번 보기도 힘들 정도로 바쁜 우리 가족은 강아지를 제대로 산책 한번 시키지 않은 채
25평 아파트에 가두고 인형처럼 키웠을 거야.
그래도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었지.
강아지를 키우는 집에 놀러 갈 때마다 품에 안고 놓지를 못할 정도였어.
강아지가 나를 피하면 서운하고, 내가 좋다고 비벼 대면 그게 그렇게 좋더라고요.
그래서였는지도 몰라. 리드 줄을 풀어 버리고 나를 향해 달려오는 그 강아지를 향해 두 팔을 벌린 건.
오지랖이었는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꺄악!"
오지랖 맞았나 봐. 결국 물려 버렸거든.
"괜찮으세요?"
부리나케 달려온 남자가 바닥에 주저앉은 나를 향해 허리를 숙이고 물었어.
강아지 주인인가 봐. 당장이라도 울 것처럼 걱정 가득한 얼굴이야.
흑발이 눈에 띄어. 피부가 하얘서 답답해 보이거나 하지는 않았지.
앞으로 쏟아진 머리 사이사이로 잘 다듬어진 눈썹이 깔끔해 보였어.
쌍꺼풀 없는 눈 안에 걱정이 가득했지.
키가 컸고, 어깨가 넓었어.
근육질은 아니지만 몸에 균형이 잘 잡힌 사람이었어.
강아지는 이미 그 손에 잡혀 있었어.
한쪽 팔로 들어 올려 옆구리에 끼고 있었지.
강아지는 학학거리면서도 나를 향해 꼬리를 흔들어.
애초에 나를 공격하려고 했던 게 아니라 단순히 흥분했던 모양이야.
남자의 옆구리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모습이 왠지 처량해 보여서 나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릴 뻔해.
<반려, 너>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