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가노 지고로가 설립한 일본 강도관 도장 밭다리후리기를 시범한다. |
밭다리는 바깥다리를 줄인 말이다. 말 그대로 상대방의 바깥쪽 다리를 걸거나 후려서 넘어뜨리는 기술. 유도와 씨름 등에서는 대놓고 이름을 붙여서 전수하며[1], 널리 교육되는 편은 아니지만 서양의 레슬링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유도에서는 바깥으로 발을 후리면 밭다리 후리기고 안쪽에서 후리면 안다리 후리기. 씨름에서는 유사한 기술을 각각 밭다리 걸기, 안다리 걸기라고 부른다. 걸기와 후리기의 차이는 단어 그대로 걸어서 넘어뜨리면 걸기, 후려서 넘어뜨리면 후리기이다.
한국에서 쓰이는 '와사바리'란 단어는 일본 유도기술인 送り足払い(오쿠리 아시 바라이)가 줄어든 엉터리 속어. 자빠뜨리다 정도의 의미로 폭력적이거나 성적인 의미를 포함할 수도 있다. 한국 유도 용어로는 모두걸기라고하며 상대가 뻗는 디딤발 발목을 차거나 걸어당겨 중심을 잃게 하고 넘겨 메치는 기술을 말한다. 유도나 주짓수 등에서 자주 쓰이는 화려한 메치기 기술. 밭다리와 안다리 구분은 없다.
2. 기술 설명
- 오른손잡이 기준. 상대의 오른팔은 시전자의 기준에서 왼쪽 팔이다.
왼팔로 상대방의 오른팔을 제압, 오른손으론 상대의 목깃 혹은 뒷깃을 잡는다. 상대방 몸을 내 몸에 딱 붙인다는 느낌으로 앞으로 당겨온다. 그리고 발은 상대방 오른발 옆에 왼발을 두고 오른발로 후리거나 건다. 후리거나 걸려고 할 때에 자기가 공략할 발에 상대방의 무게중심이 가게해야한다. 오른손잡이 기준이니 상대 오른발에 무게중심이 많이 쏠리도록 해야한다. 그 후에 발이 걸리는 순간에 [2]는 팔을 허리를 숙이면서 같이 뒤로 밀어주면 된다. 잘 해왔다면 상대방의 무게중심은 1. 시전자에게 쏠림. 2. 한쪽 다리로 쏠림 3. 상체는 뒤로 쏠리고 하체는 앞으로 쏠려서 균형을 잃음. 순서를 거쳐 무너지게 된다.
3. 후리기 vs 걸기
밭다리후리기 영상이름이 '후리기'인 것과는 별개로 실제로 후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메치기 본이나 격투 게임 같은 데서 보면 다리를 크게 들면서 한번에 깔끔하게 후리는데 실제로는 안 그런다. 또, 익히기에서 하는 것처럼 정면으로 후다다닥 뛰어오는 경우도 거의 없다. 후리기의 경우 정말로 상황이 딱 맞아떨어지지 않으면 아주 쉽게 되쳐진다.
실전에서는 멀리서부터 밭다리를 걸어놓고 디딤발로 뛰어와서 자빠뜨린다 [3] . 즉, 익히기 시간에 하는 몇 발자국 뛰어와서 후리는 동작을 바탕으로 멀리서부터 밭다리를 건 다음, 디딤발을 뛰며 위치를 잡은 다음 적절한 타이밍에 확 뒤로 밀친다. 무게중심이 뒤로 쏠리는데 다리가 걸려있어서 뒷걸음질을 못 하니 그대로 넘어지는 것이다. 위의 링크된 영상 중 두번째 영상이 이에 좀더 가깝다.
고개를 숙이면서 넘길 때 상대방이랑 같이 넘어지는 경우가 있는 데 이때 깃을 잡은 위치에 따라 상대방이 낙법을 못쳐서 머리에 그대로 충격을 받을 수 있으니 조심하자. 정석은 걸고 나서 넘어지는 사람의 오른팔을 하늘로 들어올려주어 안전하게 측방낙법 자세를 취하게 해주는 것. [4] 푹신한 매트에 당해도 심하면 2~3일 동안 머리가 띵할 수도 있다.
4. 되치기 및 역공
낙법, 구르기 등을 깨우치고 처음 배우는 메치기들 중 하나이며, 쓰기에도 직관적이고 확실히 강력하기는 하지만 되치기를 당하기 쉽다는 이유로 많이 버려지거나 등한시되기도 한다. 메치기본에서 배우는 후리기의 경우 후리며 밀치는 느낌을 배우기에는 좋지만 그대로 실전에 써먹기에는 되치기에 근본적으로 취약하며 [5], 그나마 좀 덜 취약한 디딤발 걸기의 경우에도 무게중심 이동이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상대를 잘못 걸리면 허리옮겨치기, 뒤허리안아메치기,5. 연계기
보편적으로 밭다리와 같이 쓰이는 기술들은 안다리후리기/걸기, 발목받치기, 무릎대돌리기, 허리후리기, 다리대돌리기, 허벅다리걸기/후리기, 밭뒤축걸기 이 7개를 꼽을 수 있다. 심지어는 서로 연계도 가능하다. 요컨데, 발목받치기/무릎대돌리기 → 안다리후리기 → 밭다리 후리는 척 허벅다리걸기 같은 연계도 가능하다!어차피 밭다리후리기를 노리고 있을 때나 상대가 걸린 밭다리를 확 잡아 빼는 바람에 실패했다면 상대와 완전히 마주보고 서기 보다는 살짝 옆으로 비킨 상태로 서게 되는데, 바로 이 때 밭다리를 제외하고 안다리/허벅다리/발목받치기/무릎대돌리기 3.5지선다 [7] 가 성립되며, 상대의 상태에 따라서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 또, 밭다리를 건 상태에서 디딤발을 뛰며 메치기를 노리고 있을 때, 상대가 발을 빼버린다면 재빨리 따라가서 밭뒤축걸기로 연계해주거나, 차라리 자세를 고쳐잡고 앞으로 확 당겨버리거나 건 밭다리를 축으로 한 바퀴 돌려버리는 것이 나을 수도 있는데, 바로 이 때 허리후리기 (전자) 와 다리대돌리기 (후자) 가 쓰인다.
보다 단신이라면 허벅다리걸기보다는 허벅다리후리기가 권장된다.
그 외에 가능하기는 하지만 잘 보이지 않는 연계 예시들을 좀 꼽아보자면 업어치기 [8], 허리후리기와 비슷한 동작으로 빗당겨치기 [9], 밭다리→두밭다리 [10] 등이 있다.
6. 단신 vs 장신
단신/장신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과는 별개로, 보통 장신의, 따라서 중량급의, 유도가들이 밭다리후리기를 주력으로 쓴다는 선입견이 있다. 아무래도 다리가 길수록 멀리서부터 걸며 뛰어올 수 있고, 웬만한 손기술들과는 달리 상대의 깃을 높게 잡는 데다가, 밭다리후리기와 보편적으로 같이 쓰이는 기술들이 하나같이 다리가 길면 좋은 점이 많다. [11]
하지만, 기무라 마사히코, 김원진, 오노 쇼헤이 같은 경우처럼 비교적 단신임에도 불구하고 밭다리후리기로 유도계를 말 그대로 접수하는 경우도 있으니 단신이라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 어떻게 보면 키에 비례해서 앉은키가 낮은/다리가 긴 체형이 밭다리후리기를 쓰기 적합하다고 볼 수 있겠다 [12]
[1] 씨름에서는 밭다리후리기가 아닌 밭다리걸기로 교육한다.[2] 거는 곳은 공략할 다리의 오금 약간 밑[3] 마치 허벅다리후리기가 한번에 들어가지 않았을때 다리를 올린 상태로 디딤발을 뛰며 넘어뜨리는 것과 비슷하다.[4] 왼손잡이는 반대로[5] 그리고 그 되치기도 아주 간단하다. 어설프게 후리다가 무게중심 때문에 그대로 밭다리가 들린 상태에서 옴싹달싹 못하는 상대에게 똑같이 밭다리후리기를 건다.[6] 다리잡기가 금지된 마당에 이것을 걱정해야 할 일은 없지만 이런 경우의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두면 좋다.[7] 발목받치기와 무릎대돌리기는 엄연히 다른 기술이기는 하지만 그 첫 동작이 비슷하기에 3.5지선다로 분류한다.[8] 정확히는 업어치는 척 하거나 업어치기 심리전을 인식시켜놓고 기습 밭다리. 아무래도 틀어잡는 것보다 상대의 목/머리를 정교하게 제어할 수 없어서 성공확률이나 위력 측면에서 떨어지며, 특히 한팔업어치기 그립으로 할 경우 더더욱 그렇다- 아예 한쪽 무릎을 꿇고 온 몸으로 자빠뜨리지 않는다면 모를까. 대신 변칙적인 수싸움 측면에서 대단히 먹고 들어가는데, 심지어 파비오 바실레가 2016년 리오 올림픽에서 이 전략으로 금메달을 딴 바 있다.[9] 빗당겨치기 자체의 난이도를 감안하면 잘 안보이는 게 당연할 수도 있다.[10] 디딤발을 뛰면서 자빠뜨리는데도 안 넘어지는 경우가 별로 없어서 그런 듯 하다. 일단 두밭다리 자체는 올림픽같은 대회에서도 보일 정도로 훌륭한 기술이다.[11] 허리후리기의 경우 정확히 말하자면 상대보다 허리가 높으면 좋은데, 그럴려면 상대보다 다리가 길어야 한다. 발목받치기와 무릎대돌리기는 다리가 짧다고 못 걸 것은 없지만 다리가 길면 그만큼 편하고 강하게 걸 수 있다. 안다리걸기의 경우 다리가 길면 그만큼 멀리서 걸고 디딤발을 뛰면서 접근할 수 있다. 허벅다리걸기는 다리가 길면 길수록 그만큼 멀리서 들어와서 강하게 차올릴 수 있다.[12] 아무리 단신임에도 앉은키가 낮으면 비슷한 키의 상대보다 다리가 길기에 앞서 언급한 연계기들이 요구하는 신체조건상 유리한 점들을 그대로 취할 수 있고, 또 다리가 긴 만큼 무릎을 꿇는데 오래 걸리게 될 터이니 업어치기, 정확히는 업어떨어뜨리기를 주특기로 쓰기 힘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