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인생이지만, 삶을 돌아보니 처음의 다짐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일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마음처럼 쉽지는 않은 매일이지만 찰나의 소소한 행복과 눈 감으면 생각나는 소심한 미련을 붙잡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떠올려보았습니다.
2. 우린 서로 다른 모양의 상처를 안고
우린 주위의 환경과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지만, 분명 모두 각자의 고유한 속성을 내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내가 속한 곳이 아닌, 다른 세상의 관점에서 봤을 땐 이상하고 기울어진 것일지라도 본인의 기준을 지키고 싶은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모든 사람이 각자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지만, 정작 타인이 나와 다른 모양의 상처를 보이면 비난하고 존중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음을 당연하게 여기고 우리의 소중한 관계를 사랑할래 라는 다짐을 담은 곡입니다.
‘초엽에서’ 라는 제목에 우리가 내딛는 한 걸음이 각자의 세상에서는 한 세기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는 거창한 응원의 메세지를 담아보았습니다. 긴 여정의 시작에 함께 발 내딛어준 친구를 생각하며 처음 곡을 쓰기 시작했고, 노래를 완성 시키는 과정에서 떠오르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게 참 감사한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여전히 어지러운 청춘이지만 먼 훗날까지도 이 기억들을 소중히 대하겠다는 당찬 마음가짐으로 푸르른 모든 이들에게 위로를 건네봅니다. 또, 스스로에게 언제까지나 기념적인 노래가 되길 바라며...!
버거운 기억, 끝난 관계 속 미련 가득 짊어지고 무거운 몸으로 떠납니다. 목적지는 정해두지 않았고, 기대나 애정을 가지고 떠나는 여행도 아닙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발걸음은 가벼워지길 소망하며, 안 되는 것은 이젠 애쓰지 않고 두고 오려고 합니다. 새로운 마음을 맞이할 자리를 만들려면 과거에 빈틈 없이 꾹꾹 눌러 담은 것들을 먼저 비워내야겠지요.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세상은 매 순간 낯선 것들 투성이. 가보지 못한 선택의 길, 어쩌면 평생 닿지 못할 질문들과 같은 미지의 영역들로 이루어진 것만 같다. 때론 이런 새로움이 두려움 혹은 무력감으로 다가올 때도 있지만, 이왕 낳아진 거 여기저기 둘러보며 산책하듯 세상을 탐색해 나가는 것도 나름 즐거운 일!
2. 웅크린 문장
순식간에 지나쳐버린 어린 날들, 금방이라도 저 너머로 떠나버릴 것만 같은 젊은 날들 그 사이에 남겨진 솔직하지 못한 기록들
도처에 어지러운 일들이 많기에, 몰입할 부분을 골라 그 작은 지점만을 응시하는 것이 세상의 시간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일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 곳에 집중한 나머지 주위가 많이 흐려질 때 고개를 한번 돌리게 만드는 곡이 되었으면 합니다. 주위를 돌아보면 두리번거리는 사람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소망을 담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