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방송 업계 용어.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에서 쓸 영상을 미리 녹화하는 것을 말한다. 약칭은 사녹.여담으로 다음 회차 방송 때 나가는 영상을 이전 주에 미리 녹화하는 건 사후 녹화로 부른다.
2. 특징
주로 TV 생방송 음악 방송 시 섭외 여부나 방송 일정, 무대 미술과 CG의 여부 등 여러 상황에 따라 일부 곡의 무대를 사전에 녹화해 클립 식으로 송출하는 경우가 많고, 이렇게 중간에 송출할 방송분을 사전에 녹화하는 것을 말한다. 연말 가요제에서도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이전에는 생방송 음악 방송에서는 사전녹화를 하는 경우가 사실상 없었으나, 2000년 서태지 6집 앨범을 들고 컴백한 서태지가 당시 음악방송의 열악한 환경에 불만을 품고 밴드 음악을 핸드싱크 없이, 깨끗한 사운드로 숭출하기 위해서는 생방송 대신 이 방식이 필요함을 역설하여 많은 논란 끝에[1][2][3] 오늘날 사전 녹화라 불리는 형태가 처음으로 도입되었다. 이제는 많은 음악 방송에서 사전녹화를 기본으로 사용하며, 일반인들도 어느 정도 이해할 정도로 널리 사용하는 용어가 되었다. 팬덤은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가 음악방송 시 생방송으로 곡을 부르는지 사전에 녹화를 하는지 스케줄을 파악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이렇게 사전녹화 여부를 확인해야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방청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자주 언급된다. 보통 사녹이 잡히면 소속사가 공지를 하기 때문에 공식 팬 카페를 보면 나온다.
상기한 음악 방송들은 생방송으로 진행되기에 정해진 무대에서 공연을 하게 되지만 노라조 샤워 뮤직뱅크 컴백 무대처럼 별도의 무대에서 진행하고 화려한 세트와 CG가 들어가는 경우나 TWICE YES or YES 엠카운트다운 컴백 무대처럼 두 개의 무대가 교차되는 편집을 할 때, 타이틀곡 외의 수록곡 등의 무대를 위해 가수들이 의상과 헤어스타일 변경을 하는 경우에는[4] 사전 녹화를 한다. 보통 컴백 첫주 방송 때는 기획사의 요청에 따라 방송국 측에서 따로 세트[5]를 짓기도 한다. 2000년대 후반 MBC 쇼! 음악중심과 CJ E&M 센터가 지어진 이후의 Mnet 엠 카운트다운의 세트 퀄리티가 매우 좋은 편이었다. 2010년대 이후에는 굳이 세트 녹화가 아니더라도 팬덤이 많은 아이돌 팀은 팬들을 더 입장시켜서 방송 한 편 제작에 몇 팀은 사전 녹화를 하는 편[6]이다. 이 때문에 2010년대 이후에는 거의 매주 사전 녹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방탄소년단 엠카운트다운 컴백 무대는 아예 방송국이 이닌 장충체육관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스케줄 문제로 생방송 진행이 어려운 경우 사전 녹화를 하기도 한다.
사전 녹화는 보통 새벽 시간대에 진행되며[7], 이 시간대에는 심야버스를 제외한 모든 대중교통이 끊긴 시간대이기 때문에 새벽 사전녹화가 당첨된 가수의 팬덤의 경우 자차가 있지 않는 이상 근처에서 아예 밤을 샌다.[8] 이는 방송국 제작진들도 마찬가지이며, 특히 사전녹화 때 가수마다 세트를 계속 조립하고 해체하고 촬영도 구도에 따라 다르게 촬영하는 등 과정이 새벽 시간 내내 반복되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딜레이[9]도 심한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가수를 보러 오는 팬덤이나 제작진 입장에서도 꽤 고역이다.[10]
주로 사전 녹화에 가는 방법은 우선 팬카페에 가입한 뒤 그곳에서 올라오는 공지를 통해 참여 신청을 하면 된다. 이름과 생년월일, 전화번호 등을 기재하여 선착순으로 당첨을 하는 방식이 흔하다. 그리고 참여 신청 자체는 무료이다. 다만, 팬클럽 회원이나 앨범 구매자를 우선순위로 받는 경우 신청을 빨리 해도 당첨 우선순위가 뒤로 밀리게 된다.[11] 선착순으로 당첨이 된 팬들은 번호를 부여받는데 번호에 따라 공개방청 여부나[12] 무대를 보는 자리가 달라진다.[13]
앨범을 사서 당첨이 되어야 가는 팬사인회나 티켓을 예매해야 하는 콘서트와 달리 무료로 진행하기 때문에 직장인들에 비해 경제력이 약한 학생팬들도 사녹을 주로 많이 가는 편이다.[14] 그대신 매번 다른 장소에서 개최되는 콘서트나 팬사인회와는 달리 장소가 수도권 방송국 세트장에서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비수도권 거주 팬들은 쉽게 가기 힘든 편이다.[15]
사전녹화 현장에서는 개인 촬영이나 녹음이 엄격히 금지된다. 야외무대가 아닌 이상 홈마들이 음악방송 사진을 찍어오지 않는 것도 이 때문. 출퇴근길이나 콘서트 등에서는 원칙적으로 촬영을 허용하지 않아도 공연 후 홈마들의 사진은 종종 올라오는 것은 별도의 제재를 가하지 않는데, 음악방송 촬영은 적발 시 팬덤은 물론 가수들도 방송국에서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16]
[1] ‘서태지 특혜 논란’ 이 일었다. 서태지 입장에서는 특혜라고 하기엔 다소 억울한데, 당시는 서태지 정도의 체급을 가진 뮤지션이 방송 활동을 아예 안 한다는 건 상상조차 못했던 시기이기도 하고, 그런 상황에서 헤비한 메탈 장르의 밴드 음악이었던 자신의 곡들을 핸드싱크 없이 음악 방송에 선보이기 위해선 사전 녹화 방식을 도입하는게 사실상 유일한 해법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만큼 방송의 완성도를 높이고 특혜 여지를 줄이고자 장소 섭외부터 장비, 공연에 사후 편집에 이르기까지 전부 서태지가 자기 돈과 시간을 써서 완성해 공급하겠다는 조건을 내세웠는데, 당시 한국에서 이런 시도가 가능했던 뮤지션은 사실상 서태지 뿐이다. 참고로 서태지가 장소 섭외, 장비, 공연과 사후 편집까지 다 자기 돈과 시간을 들인 이유가 바로 해당 사전 녹화를 수락하고 방영한 MBC의 경우, 일산 드림센터로 옮기기 전 여의도 MBC가 본사였기 때문에 시설이 열악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지독한 사운드 덕후로서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최상위권의 장비를 보유해온 서태지가 그의 막대한 장비들을 쌓아놓고 메탈 음악을 공연하고 녹화하기엔 역부족이었던 상황이기 때문이다.[2] 부연 설명을 하자면 서태지급의 뮤지션이 방송 활동을 아예 안한다는건 당시 기준으로 말도 안되는 상황이었다.심지어 서태지 자신이 방송국과 기획사에 끌려다니던 뮤지션들의 스케줄을 자기가 직접 관리하고 휴식기를 도입한 시작한 대한민국의 첫번째 오버그라운드 뮤지션이었음에도 말이다. 정작 서태지 자신은 서태지 5집 음반을 미국에서 발매하고는 귀국조차 하지 않는 사상 초유의 일을 저지른 적이 있었다. 당시 음악 방송에서는 그냥 해당 앨범의 뮤직비디오를 틀어주었는데 이 역시 전무한 일이다. 물론 당시 서태지 입장에서는 대중들이 익숙하지 않은 장르의 음악을 널리 알리겠다는 사명감도 매우 컸다. 인터넷이 세상을 조금씩 바꿔가고 있었지만, 당시에도 ‘매스미디어’ 혹은 ‘제4의 권력’으로 통칭되었던 방송 권력의 힘은 매우 막강했던데다, 생방송 음악 프로는 주말 프라임 타임에 방송되는, 지금과는 달리 일반 대중에게도 매우 인기있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이 방송을 통한 음악 송출이라는 루트는 매우 중요했다.[3] 참고로 당시 최상의 인기를 누리며 서태지와 경쟁하던 조성모가 이에 불만을 품고 MBC 방송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는데, “‘문화 대통령’의 부당 특혜를 막기 위한 용기있는 행동” 이라는 반응과 “음악인이라는 사람이 공연 환경 발전과 음악인 권리 수호를 위한 서태지의 외로운 싸움에 도움을 주진 못할 망정 아직도 방송국 PD와 기획사에 끌려다니는 수동체임을 입중한 경솔한 행위”라는 반응으로 나뉘어 당시 꽤 큰 논란이 되었다. 그러던 중 당시 조성모 기획사의 직원이라고 주장하는 네티즌이 “조성모의 보이콧은 기획사의 언론플레이였을 뿐이고 정작 조성모는 기획사가 자신의 이름으로 입장을 표명한 걸 뉴스를 통해 알았다” 라고 폭로하기도.[4] 특히 멤버 중 해당 음악 방송의 MC를 맡는 멤버가 있을 경우 거의 무조건 사녹을 진행한다. MC 진행을 하는 멤버는 무대 의상과 MC를 볼 때 입는 의상이 다르기 때문.[5] 한번 쓴 세트는 재사용하지 않고 버리기 때문에 폐기물이 엄청나며, 세트 제작 비용은 소속사에서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6] 이는 공개 방송을 하는 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에 방송국 차원에서 팬들에게 하는 배려라고 볼 수 있다.[7] 참고로 전술한 서태지의 경우 오후에 시작해 밤중에 끝나는 패턴이 많았다. 이는 사전 녹화 제도가 어느정도 정착된 이후에도 마찬가지.[8] 설령 사전녹화가 아침 시간대에 진행하더라도, 팬덤 인원 체크가 첫차 시간 이전에 진행될 경우 똑같이 밤을 샌다. 이 때문에 음악 방송 녹화를 진행하는 방송국 주변에는 24시간 운영하는 카페 같은 곳이 많은 편이다.[9] 사전 녹화 준비 때 가장 오래 걸리는 세트 작업 때문에 사전 녹화와 다음 녹화 간의 간격을 2시간 가까이 잡아두는데, 이것마저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딜레이가 되는 경우가 많다.[10] 특히 제작진의 경우 사후 녹화까지 한다고 가정하면, 사전 녹화 때문에 일찍 출근하고 사후 녹화 때문에 늦게 퇴근하게 된다.[11] 이 때문에 공식 팬덤을 모집하는 아이돌 팬들은 실질적으로 사녹을 가는 데에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12] 다만 공개방청이 가능한 번호를 부여받아도 사정에 따라 방청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13] 스탠딩과 좌석 방청을 모두 받는 경우 앞번호를 받을수록 스탠딩에서, 뒷번호를 받을수록 좌석에서 관람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당연히 앞번호일수록 가수를 가까이서 볼 확률이 높아진다.[14] 다만, 팬클럽 회원이나 앨범이나 음원사이트 이용권을 구매한 팬을 우선순위로 받는 경우 실질적으로는 몇만원대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15] 이 때문에 먼 지역에 사는 팬들은 휴가를 내거나 방학을 이용하여 활동기 동안에는 수도권에서 머물기도 한다.[16] 물론 무대 한정. 가수들이 따로 미니팬미팅 등으로 팬들과 만나는 시간을 갖는 곳은 자유롭게 촬영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