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로메 3세를 주인공으로 삼은 희곡이다. 실제 성서에는 헤로데 안티파스의 의붓딸의 이름은 소개되어 있지 않다. 역사가인 플라비우스 요세푸스의 기록에 살로메라는 이름이 나오는데, 다만 해당 기록에는 살로메가 춤을 춰서 헤로데 왕에게 요한의 목을 요구했다는 기록은 없으며 헤롯왕과 헤로디아 사이에 살로메라는 딸이 있다고만 나온다.[1] 아무튼 오스카 와일드는 이 살로메라는 이름과 성경의 내용을 바탕으로 희곡을 썼고, 덕분에 살로메라는 이름은 성서에 나오지도 않지만 매우 유명해졌다. 그래서 국내 기독교인들 사이에서도 이 희곡과 성경의 내용이 뒤섞인 인식이 흔히 퍼져있다.
작품 속 살로메는 얀데레의 원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례자 요한한테 키스하겠다는 장면, 목이 잘린 요한의 입술에 키스하는 장면 등이 그 예다.
전체적인 내용은 자신의 삼촌이자 새아버지인 헤로데 왕으로부터 추파를 받던 살로메 공주가 세례자 요한 앞에서 팜 파탈 분위기를 풍기고 얀데레적인 행동을 하다가 헤로데 왕의 방패에 짓눌려 죽는다는 것이다. 참고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버전에서는 방패와 창으로 죽이는 연출로 바뀌었다.
달을 두고 등장인물마다 각기 다른 이미지를 떠올리는 대목이 문학적으로 매우 높은 평가를 받는다. 또한, 헤로데 왕이 제수였던 헤로디아를 아내로 삼은 데 이어 그 딸인 살로메까지 유혹하고자 말하는 대사도 유명하다.[2]
희곡이 세상에 처음 나왔을 당시에는 여주인공이 매우 부도덕하고 에로틱한 장면이 너무 많이 나온다는 혹평이 자자했다. 특히 살로메가 춤을 추며 전라를 드러내는 장면, 머리가 잘린 세례자 요한의 입술에 입맞춤하는 장면 등이 비난받았다. 국내 기독교 단체는 불결한 내용이라는 이유로 이 희곡을 아주 대차게 깐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유려한 문체를 비롯한 유미주의적 요소들이 재평가되어, 행복한 왕자나 이기적인 거인과 더불어 오스카 와일드의 대표작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12년 뒤 독일의 후기 낭만주의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이 희곡을 오페라로 개작했다. 원전이 되는 희곡이 이렇다보니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도 잔인하고 퇴폐적인 내용으로 비판을 받았지만 그의 탁월한 관현악 기법은 폴 뒤카는 물론이고 그의 라이벌 구스타프 말러도 극찬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물론 바그너식 관현악 기법을 따랐기에 반(反)바그네리안이었던 그의 아버지는 혹평을 했다고 한다.
[1] 복음서와 요세푸스의 기록을 비교했을 때 헤로데 왕조 내부의 사정을 비교적 잘 알고 있는 요세푸스가 따로 얘기가 없는 걸 보면 살로메의 춤은 그냥 민간 야사로 보인다. 실제 역사학자들은 헤로데 안티파스가 정치적인 목적으로 그냥 요한을 죽였을 것으로 본다.[2] "살로메, 나와 술 한 잔 하자꾸나. 아주 훌륭한 술이 여기 있다. 카이사르께서 직접 보내셨단다. 너의 그 조그마한 붉은 입술을 이 술에 살짝 담그기만 하면, 나머지는 내가 마셔버리마." / "살로메, 이리 와서 과일을 먹자꾸나. 과일에 너의 조그만 잇자국이 난 것을 보고 싶다. 이 과일을 조금만 베어먹으렴. 그럼 나머지는 내가 먹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