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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5-02-16 11:44:33

삼사법



1. 개요2. 유래3. 풀이4. 예시
고사성어
석 삼 사마 사 법 법

1. 개요

손빈병법제나라 장수 전기(田忌)의 사례에서 유래한 고사성어이다.

2. 유래

전기라는 장수는 노름을 좋아하여, 제나라의 공자들과 기사경주로 돈내기를 즐기곤 하였는데, 번번이 내기에 져서 돈을 잃고 있었다. 기사경주란 네 마리의 말(駟)이 이끄는 수레를 한 조(組)로 하여, 3조의 수레가 각각 한 번씩 뛰기 내기를 하여 그 중 더 많이 이기는 자, 즉 2번 이기는 자가 승리하는 것이었다. 즉 일종의 다전제 전차경주.

어느 날 제나라의 왕이 그에게 "듣자 하니, 자네가 최근에 좋은 말을 몇 필 샀다고 하던데, 우리 다시 한 번 겨루어보는 것이 어떠한가?"라고 제안을 하였고 전기는 자신의 말이 훌륭하다고는 하나, 제나라 왕의 말에는 미치지 못함을 알고 있었다. 지난번의 경주에서도 졌으나, 제나라 왕은 계속 경마를 하자고 재촉하기 때문에 전기는 왕에게 좋다고 대답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그때 손빈이라는 식객이 이를 보고 자기를 경기장에 데려가달라고 요청했고, 전기가 그 말대로 하자 경기장을 살펴보더니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주력에 큰 차이는 없어도 결국 상등마, 중등마, 하등마가 갈리게 되어 있습니다. 세 번 중 두 번을 이기면 장군이 승리하는 거잖습니까?"
"그렇소."
"그럼 장군의 하등마를 저쪽의 상등마와 붙이십시오."
"그러면 이쪽이 질 게 뻔하지 않겠소?"
"대신 장군의 상등마는 저쪽의 중등마에게 이기게 됩니다."
"아! 내 중등마는 저쪽의 하등마에게 이기게 되겠고!"
"바로 보셨습니다. 이번에는 2대 1로 승리할 터이니 거금을 거십시오."
이후 실제로도 그렇게 승리를 한 듯하다. 아마도.

훗날 사람들은 당시 손빈이 제시한 이 방법을 '삼사법'이라 불렀다. 이는 병법 삼십육계이대도강의 가장 전형적인 사례로 꼽힌다.

3. 풀이

왕의 말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것(사전 환경분석)과 경기방식의 변경(환경분석에 따른 경쟁전략), 아울러 2:1로 승리하는 결과와 기대효과(성과창출)를 얻었다. 또한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최대한 극복하기 위하여 전략적으로 포기한 승부는 참패하고, 나머지는 이겨 전체적으로 승리를 이끈 것이다.

간단히 말해 질 때는 크게 지되 횟수는 적게 내주고, 이길 때는 겨우 이기되, 여러 번 이기는 전략이다.

4. 예시

현대에서는 다전제나 리그에서 거진 필수인데. 자신보다 승률이 높은 상대에게는 지고 반대로 승률이 동률이거나 낮은 상대에게는 이겨서 승률을 더 챙긴다. 그리고 이 삼사법을 적절히 실행하는 좋은 예가 한국의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임단들에서 쓰는 이른바 논개작전. 5전 3선승제에서 어차피 못 이길 상대편의 슈퍼에이스인 이영호, 이제동, 김택용같은 선수들에게 팀 내에서 그다지 강하지 않은 선수를 매칭시키는 작전이다. 이 과정에서 엔트리 심리전이 상당했으며 선수의 실력과 종족 그리고 맵이 중요한 변수였다. 스타 게임단 감독들의 역량은 바로 여기서 크게 드러났다.

야구에서도 이런 전략을 쓴다. 특히 가을야구에서. 논개작전 문서가 가장 풍부하니 이 쪽을 참고할 것. 꼭 야구, 단기전에 한정하지 않더라도, 페넌트레이스같은 긴 정규리그는 이를 잘 활용하는 팀이 성적이 좋다. 즉, 자기보다 비슷하거나, 강한팀상대로는 굳이 전력투구를 하지않고 반반정도만 가더라도, 하위권팀에 역량을 집중해서 쥐잡듯이 털고 다니는 이른바 양민학살을 잘하는 케이스가 반대 케이스보다 기대 승률이 높다. 반대로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한다면, 하위권 팀은 결국 고춧가루 부대,자이언트 킬러 소리 밖에 못들으며, 상위권 팀은 의적이라고 조롱당한다.

1980년대까지 탁구에서는 불가능했다. 남자 단체전에서는 각팀에서 선수 3명씩 참가하는데 두 팀이 1대1로 짝지어서 3전 2선승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한 편 선수가 모든 상대 선수가 대결하는 9전 5선승제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심리전 요소가 강한 게임(특히, 교환 이득을 강조하는 보드게임.)에서도 이를 권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더 지니어스에도 나온 흑과 백과 같은 룰을 가진 게임들이 이 케이스. 요는 어차피 질 거라면, 자신의 가장 약한 패로 상대방의 가장 강력한 패를 끌어내라는 것.

그러나 이런 삼사법 전략이 스포츠맨쉽에 어긋난다거나, 매번 좋은 경기를 보고싶어하는 팬들의 기대에 어긋난다고 여기는 이들은 이를 무력화 시킬 수 있는 경기 진행 방식을 채택하자고 주장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Elo 레이팅 시스템을 도입한 FIFA 랭킹 점수처럼 승점제로 운영되는 리그에서 약팀이 강팀을 이겼을 때 큰 이득을 얻을 수 있게 된다면 강팀과의 경기라고 해도 쉽사리 버리는 경기로 삼기보다는 일발역전을 기대하고 전력을 다할 가치가 생기게 된다. (물론 이 방법 자체는 야구, 축구와 같이 팀대 팀의 성적에서 유효한 방법이지 스타크래프트나 탁구와 같이 개인전의 연속인 경기에서는 쓰기 힘든 방법이다.) 이외에도 단순한 승패뿐 아니라 경기의 질, 예컨데 점수 득실차와 같은 요소까지 리그의 승점에 포함시키는 방법도 있다. 이렇게 하면 '자신의 약패로 상대의 강패를 소모시키는 전략'을 사용하여 참패를 초래하는 것이 리그의 승률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들을 사용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리그 운영의 복잡성을 높이고, 그 복잡해진 규칙때문에 공정성 시비등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리그 전체 단위로 보면 삼사법 전략을 잘 구사하는 것도 전략적 역량의 일부라고 할 수 있으니 반드시 막을 이유는 없다고 반론하는 것도 가능하다. 따라서 저런 방법을 이용하여 삼사법 전략을 무력화하는 방법을 채택하는 스포츠 리그는 별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