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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10-02 00:09:41

섬광검

섬광기 네이아 그랑스의 애검이자 섬광기 대대로 물려받는 마법검. 자아가 있으며 자신이 인정한 자에게만 목소리를 들려준다. 악마와의 싸움에서 보여준 용기를 인정해 주인공 앤디와도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며 앤디에게 힘을 빌려주기는 했으나 앤디를 다음 세대 섬광기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1] 섬광검이 언급한 차세대 용사의 의미는 네이아의 후임이 아니라 뒤틀린 폐쇄 세계(칼윈)을 유지하는 용사(섬광기)가 아닌, 그 너머로 인도할 진정한 용기를 가진 자.라는 의미.[2]

이는 칼윈의 사상을 수호하는 용사(섬광기)라는 존재와 모순되는데, 섬광검은 칼윈이라는 나라가 생기기 이전부터 존재해온 것이며 섬광기의 사명은 초대 섬광기 그랑스와 백성을 수호한다는 약속을 통해 맺어진 것이지, 왕조를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므로 그에게 국가에 대한 충성심 따위에는 별 관심 없는게 당연하다. 하지만 현재 칼윈 지배층은 용사를 칼윈을 수호하는 존재로 만들기 위해 무조건 강해야 한다, 체제에 대한 반항은 즉결처형이다는 세뇌를 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지배계층과 체제를 수호하는 것이지 백성을 수호하는게 아니므로 섬광검은 그런 칼윈의 체제를 잘못되었다고 지적하고 있으나, 칼윈 출신으로 네이아는 칼윈을 지킨다는 용사의 의무와 가치관에 이미 몸이 매여있어서 칼윈 체제를 거부한다는 그런 생각을 하지조차 못한다. 궁극적인 관점에서 이는 백성을 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섬광검은 네이아에게는 칼윈 개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이나 자기 여자를 위해서라면 어떤 권위나 구속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는 진정한 용기의 소유자 앤디 스마이슨에게 칼윈의 참상은 사실상 칼윈 지배층의 지배를 굳히기 위한 수단임을 밝히고 네이아가 미처 하지 못하는 일인 '네이아의 구원'을 부탁한다.

이러한 판단이 가능했던 건 원래 섬광검은 컬윈에 소속된 물건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초고대 시절에 인류의 생존에 위협이 되는 불멸의 존재들과 싸우기 전에 만들어졌으며 컬윈 수호가 초대 섬광기라 불리는 그랑스와의 약속이라는 언급과 용사 동맹이라는 이름으로 보아 섬광검에 선택받아 활동 중이던 그랑스가 미궁 파괴로 인한 마물의 대범람으로 북부 대륙의 국가들이 멸망할 때 최후의 피난처가 된 컬윈에 합류하면서 최후의 생존자들(착각이긴 하지만)을 지키기 위해 다른 강자들과 협력하여 왕가 밑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근거로 다른 용사들이 보구를 지니고 있긴 하지만 자신과 동류는 본적이 없다고 한다. 컬윈 용사 동맹에 남아있는 또다른 무구인 팔찌도 착용자의 힘을 올려주는 효과가 있을 뿐 자아나 힘의 개방 능력이 확인되지 않으며, 동류를 알아볼 수 있는 섬광검이 단언하는 것으로 보아 애초부터 그런 기능도 없었던 듯하다. 컬윈만이 유일한 인류의 생존자라고 알고 있던 동안에는 만들어졌을 때 부여된 인류 수호의 사명에 부합하므로 그랑스의 유지를 이어 받아 컬윈을 지켰으나 아직 인류는 건재하다는 걸 알게 된 후에는 망가질대로 망가져버린 컬윈을 지켜야 할 필요가 없어진 것.

본인의 말로는 드래곤 슬레이어의 원형이라고 한다. 원래는 자신과 같은 자아가 탑재되는 무기임에도 마이너 카피이거나 자아가 탑재되지 않은 불량품 따위가 현재에 와서 드래곤 슬레이어로 불리고 있기에 본인을 드래곤 슬레이어라고 부르면 불쾌해 한다. 원래 목적은 드래곤을 잡는 게 아닌 악마나 성수 같은 이모탈(불멸자)를 죽이는 무기인 「이모탈 브레이커」로, 불멸자의 재생 능력을 봉쇄하는 효과(무지갯빛이 일렁이는 효과가 이것으로 추정된다)와 힘을 방출하는 효과에 이 힘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자아가 탑재된 무장으로 개발된 것인데, 자아까지는 탑재되지 못해 항상 그 효과가 개방되어 있는 불량품, 혹은 해당 자아가 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망가지거나 기능 오류로 제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들이 드래곤 슬레이어로 불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자체에 강대한 힘이 있고 이를 해방하는 것을 승인 받아야 한다기엔 앤디 같은 용기만 있는 자가 승인을 받아봐야 제 위력을 못 낸다는 걸 보면 사용자의 힘을 위력으로 전환하는 기능이 딸려있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

3부 시점에서 먼 미래를 다룬 외전에서는 여전히 네이아가 가진 것이 확인되었다. 중간에 리처드에게로 섬광기 칭호가 넘어갔는데도 불구하고 네이아가 가지고 있는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네이아가 바쁜데다가 사정상 만나기 힘든 앤디 대신 아버지 역할을 부탁한 모양인데 그 역할을 하기는 커녕 옛 무용담 재생기 노릇이나 해버려서 딸이 난봉꾼이 되버린 모양.

디자인이 좀 괴이한데, 필요 이상으로 두껍고 폭이 넓어서 튼튼함을 중시한 형태다. 검이 아니라 삽이라고 말해도 믿을 정도.


[1] 이는 2부 내내 섬광검이 언급하는 내용이기도 한데, 앤디는 용기와 신념 면에서는 역대 섬광기들보다 뛰어날 지언정 불멸자들을 상대할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 애초에 역대 섬광기들은 자격(실력) 있는 이(용사)들 중 진정한 용기를 보인 자들을 인정한 섬광검이 정체를 드러내고 힘의 해방을 허용한 것이지만 앤디는 섬광검 자신의 목적(=네이아의 행복)을 위해 선택한 것이다.[2] 애초에 섬광검은 용사를 선발하는 검이 아니다. 용사의 선발은 왕가에서 이뤄지며, 선발된 용사가 진정한 용기를 보일 때 섬광검이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고 힘의 해방을 허용하는 것이다. 그 예로 네이아가 칼윈으로 돌아가기 전 이미 후임으로 리처드가 임명된 상태였고, 3부에서 리처드가 도망친 미래에도 섬광검은 네이아가 가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