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blical archaeology
1. 성서 고고학이란?
성경의 내용을 기초로 팔레스타인 및 서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종교 고고학의 한 분야. 팔레스타인이 중심이 되기에 팔레스타인 고고학이라고도 불린다. 기독교 유물의 진위여부와 유구와 유물에서 역사적, 문화적 배경 등을 밝혀내는 것. 또한 이러한 것을 토대로 성경에 나온 사건이나 지리의 시기와 위치를 획정하는 것이 주요 활동 내역이며 과학적 접근방식을 택한 근대적 학문이다.이 분야의 최대 업적은 사해문서를 발견한 것이다. 사해문서로 인해 고대 팔레스타인에 대한 자료가 많이 발굴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사해문서를 참조.
2. 성서 고고학자
성서 고고학의 발생은 기독교의 성경이 매우 자세한 역사를 다루고 있는 데 바탕을 두고 실증사학의 길을 따르려고 하는 관점에서부터 유래하였다. 여기서 성서의 내용은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역인 가나안 중심의 구약성서에 언급되는 지역이다. 성서에 기록되어있는 모든 역사적 사실이 실제라는 생각에 탄생한 고고학의 한 분야이며, 이 분야를 전공하는 분들을 성서 고고학자라고 한다.초창기에는 홍해의 기적을 입증하려고 하거나, 예수가 못박힌 골고타 언덕 등을 찾으려 노력하였으며 그 중 진짜로 밝혀진 사실도 있고(베데스다 연못) 밝혀지지 않은 사실도 있다. 사실상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히기 전에 걸었던 고통의 길은 로마 시대에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자신의 왕권강화를 위해 종교를 통합하면서 지정했던 길 중 하나였고 예수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과 같은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렇게 연구하면 할수록 성서와 고고학적 사실이 동일하지 않는 경우가 많이 발견되어서 현재 많은 성서 고고학자들은 성경에 기록되어있는 고고학적 유물들을 발견하면 그것을 그대로 믿는 것이 아니라 그것의 진위여부를 밝히거나 새롭게 발견된 성서의 판본들을 해석하여 진위여부를 파악하는 등의 일(교차검증)을 하며, 그에 따른 고대 팔레스타인의 문화나 역사등을 검증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중. 물론 성서에도 고고학적 사실과 일치하는 경우도 많아서 성서의 역사적 가치를 증명하려는 경우도 있다. 더 나아가서 성서가 역사서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많지만 주류는 아니다.
언어능력의 경우 라틴어와 히브리어, 콥트어 등에 통달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나 접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따라서, 성서의 진본 여부를 확인할 때에 자주 활동한다. 들어가기 힘들다는 바티칸 자료 보관고도 앞방 드나들듯이 들락날락 잘하는 프로페셔널들. 이런 일이 필요한 이유는 무수한 외경이 아직도 발굴되고 있으며, 일부 혹은 대부분의 발굴자료는 영지주의 등의 이단이 기록한 경우도 많으므로 이 발굴된 사료가 확실히 역사적 종교적 가치가 있는지 분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현재 분쟁지역인 이스라엘과 그 주변 지역의 사료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요셉 이야기의 신빙성을 위해 이집트 상형문자를 해독하고, 성서와 대조하기 위해 블레셋이라고 추정되는 지역의 고문자를 해석하며, 메소포타미아의 법과 성서의 율법의 차이성을 조사하는 등의 활동을 한다.
국내에서 성서고고학을 연구하는 대표적인 학자들로는 원용국(안양대 명예교수), 고세진(前 아세아연합신학대 총장), 한상인(한세대 명예교수), 김성(협성대 명예교수), 강후구(서울장신대 교수) 등이 있다.
3. 비판
현재로서는 비판적, 실증적 방법론 위에 확립된 현대의 주류 고고학에 비해 학문적 정합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자주 발생하는 분야이다. 애초에 그 이름부터가 "성서" 고고학 (Bible archaeology)인 것과, 앞서 기술 된 그 기원에서 알 수 있듯 해당 학문이 근원적으로 "고고학적 방법론을 통해 성서의 사실됨을 증명한다"는 목적론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해당 학문이 발원한 근대 초기에는 (다른 여러 학문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최신의 과학적, 학문적 방법론들을 받아들여 보다 실증적이고 합리적인 방법들로 증거를 수집하고 해석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의식적 행보를 통해 분명 한때에는 역사학 및 고고학의 분야에서 긍정적인 영행력을 갖고 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고도로 발전한 현대의 학문적 방법론은 점차 근원적 목적론(fundamental teleology)을 배격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는 것이다.
즉, 학문은 오직 주어진 증거, 근거를 통해 그 한계 내에서 결론을 수립하는 것이지, 목적론적으로 "미리 정해진 결론을 증명하기 위해서 수행되어서는 안된다"는 의식이 발전한 것이다. 왜냐하면, 목적론이 자리잡고 있는 학문은 본질적으로, 밝혀진 새로운 사실이나 증거들이 해당 목적에 부합하지 않거나, 해당 목적이 진실되지 않음을 드러내는 순간 심각한 자기모순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생물학을 예로 들어보자. 과거 한 시기까지는 생물의 다양성, 구성, 그 해부적 특징, 각 신체기관의 고도로 정밀한 작용 등을 연구하여 그거을 통해 자연의 "설계자"로서 신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목적론이 서 있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학문이 발전해나가면서 진화론의 증거들에 마주친 순간 생물학계는 큰 충격과 동요 속에서 증거를 믿고 그것이 암시하는 현실을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그것을 모조리 부정하고 다시 원리주의적인 종교적 믿음을 앞세우거나, 양자택일의 기로에 놓이게 되었다.
이러한 식의 내적 갈등은 거의 모든 학문분야에서 발생했으며, 그 선택에서 전자를 선택한 쪽은 현대적 학문으로 이어진 반면, 후자를 선택한 쪽은 오늘날에는 결국 창조과학이나 젊은지구론 따위의 사이비학문으로 전락했던 것이다.
물론, 성서고고학은 분명 아직 그런 수준까지는 퇴보한 것은 아니며, 실제로 정규 교육을 받고 제대로 된 고고학적 방법론 아래에 엄밀한 실증주의를 따르는 학자들도 해당 분야에서 많이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는 있다. 그러나, 그 못지 않게 많은 수의 "성서고고학자"는 오늘날의 정규 시리아-팔레스타인 고고학이나 레반트 고고학 분야에서는 이미 폐기되거나, 부정되고 있는 낡은 학설, 낡은 주장들을 되풀이하면서 "성서가 오롯이 역사를 담고 있으며 진실됨을" 주장하고 있다.
규모 면에서도, 학문적 정합성의 측면에서도 이제는 비교할 수 없이 더 발전한 정규 고고학자들의 압도적인 다수의 학문적 컨센서스를 무시하면서 성서의 특정 지역이나 사건이 실제했음을 주장하고, 성서에서 찾을 수 있는 실증의 근거는 크게 인용하여 과장하지만 동시에 정규 고고학에서 제시하는 압도적인 분량의 반증은 아예 무시를 한다거나, 도저히 성립할 수 없는 것들을 언어유희, 언어도단 수준의 해괴한 해석론을 동원하여 주장한다든가 하는 행태가 자주 보이는데, 그러한 행태를 보이는 성서고고학과 그 학자들은 분명 대다수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결코 소수도 아니다. 즉, 현재 추세는 해당 학문이 점점 더 변증주의(apologism)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
그러한 관계로, 오늘날 성서의 무대가 되고 있는 해당 지역의 연구에서 정규 고고학자들은 자신을 "성서고고학자"라고 소개하는 일은 거의 없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자신의 분야를 시리아-팔레스타인 고고학 (Syro-Palestinian archaeology) 혹은 레반트 고고학 (Levant archaeology)로 소개를 하는 경우가 다수이다. 현재 시점에서도 "성서고고학자"을 내세우는 경우에는 십중팔구 특정 종교재단, 종교가 설립한 학문기관 소속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들은 정규 학문적 피어리뷰(peer review)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견해를 주로 서적의 형태로 바로 출판해 내놓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내용을 제대로 파고 들다보면 대체로 피어리뷰를 살아남지 못할 주장들이 태반이다.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그러한 사례로는 모세와 출애굽기에 대한 태도가 있는데, 현재 정규 고고학에서의 정설은 모세는 실존하는 인물이 아니라 설화적 인물이며, 출애굽 사건 도한 일어난 적 없다는 것이다. 즉, 정규 학계에서의 판단은 현재 알려진 증거에 한해서 해당 인물과 사건의 존재를 사실로 추정하거나 할 이유가 없으며, 고대 히브리인들의 민족의식의 발전 및 고양과 함께 수립된 전설적 일화들의 일환이라는 것. 그러나 여전히 많은 성서고고학자들은 해당 인물과 사건이 진실이라고 여기고 있으며, 피어리뷰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지엽적 증거나 소수의 정황적 증거들만 놓고 "모세의 진실이 발견되었다"느니, "모세와 출애굽 사건의 결정적 증거"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붙이는 출판물들을 학계가 아니라 주로 신앙인들에게 팔리는 서적이나 신앙적 출판물의 일환으로 내고 있다.
3.1. 주요 비판론
1. 신학적, 변증주의적 편향
"수 십년 동안 성서고고학은 역사적 근거들에 진솔하게 조응하기 보다는 신학적 믿음을 확인하기 원하는 마음을 원동력으로 하고 있었다. 특히 올브라이트 대학은 고고학을 성서의 진실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진실임을 주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겼다.
For decades, biblical archaeology was driven more by the desire to affirm theological beliefs than by a genuine engagement with historical evidence. The Albrightian school in particular saw archaeology as a means of confirming scriptural truth rather than testing it.
Davis, Thomas W. "Shifting Sands: The Rise and Fall of Biblical Archaeology", (Oxford University Press, 2004, pp. 4-5)
For decades, biblical archaeology was driven more by the desire to affirm theological beliefs than by a genuine engagement with historical evidence. The Albrightian school in particular saw archaeology as a means of confirming scriptural truth rather than testing it.
Davis, Thomas W. "Shifting Sands: The Rise and Fall of Biblical Archaeology", (Oxford University Press, 2004, pp. 4-5)
2. 증거의 취사선택
소위 '성서고고학자'라는 많은 사람들은 예정된 성서적 결론들을 뒷받침하지 않는 증거들은 무시하는 취사선택을 해왔다. 그러한 것은 고고학의 방법론이 아니다. 고고학은 비판적인 역사학적 방법론을 통해 스스로 존속할 수 있어야 한다.
Many so-called biblical archaeologists have cherry-picked their evidence, ignoring or downplaying finds that do not align with their predetermined biblical conclusions. This is not how archaeology should function; it must stand on its own as a critical historical discipline.
Dever, William G. "Has Archaeology Buried the Bible?", (Eerdmans, 2020, p. 25)
Many so-called biblical archaeologists have cherry-picked their evidence, ignoring or downplaying finds that do not align with their predetermined biblical conclusions. This is not how archaeology should function; it must stand on its own as a critical historical discipline.
Dever, William G. "Has Archaeology Buried the Bible?", (Eerdmans, 2020, p. 25)
3. 의심스러운 연대학
(유대) 통합왕조의 연대기에 대한 전통적 인식은 비판적인 검증 아래에서는 무너져 내린다. 기원전 10세기 무렵에 광활한 영역을 중앙집권적으로 통치한 다윗조, 혹은 솔로몬조 국가가 존재했다는 어떤 고고학적 증거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해당 지역의 물질문화는 좀 더 수수하고 단편적이었던 지역적 정치체들을 제시한다.
"The traditional chronology of the United Monarchy collapses when examined critically. There is no compelling archaeological evidence for an expansive, centralized Davidic or Solomonic state in the tenth century BCE. Instead, the material culture of the region suggests a much more modest and regionally fragmented polity."
Finkelstein, Israel and Neil Asher Silberman, "The Bible Unearthed: Archaeology's New Vision of Ancient Israel and the Origin of Its Sacred Texts", (Free Press, 2001, p. 123)
"The traditional chronology of the United Monarchy collapses when examined critically. There is no compelling archaeological evidence for an expansive, centralized Davidic or Solomonic state in the tenth century BCE. Instead, the material culture of the region suggests a much more modest and regionally fragmented polity."
Finkelstein, Israel and Neil Asher Silberman, "The Bible Unearthed: Archaeology's New Vision of Ancient Israel and the Origin of Its Sacred Texts", (Free Press, 2001, p. 123)
4. 방법론의 부실함
성서고고학은 지나치게 오래동안, 물적 증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유적에 (성서의) 구문을 투영해왔다. 성서는 역사의 재구를 위한 프레임워크를 이루는 여러 소스 중 하나이지, 결정적인 소스로 간주되어서는 안된다.
Biblical archaeology has for too long been an exercise in reading the text into the dirt, rather than letting the material record speak on its own terms. The Bible should be treated as one of many sources, not as the defining framework for historical reconstruction.
Davies, Philip R., "In Search of Ancient Israel", (Sheffield Academic Press, 1992, p. 35.)
Biblical archaeology has for too long been an exercise in reading the text into the dirt, rather than letting the material record speak on its own terms. The Bible should be treated as one of many sources, not as the defining framework for historical reconstruction.
Davies, Philip R., "In Search of Ancient Israel", (Sheffield Academic Press, 1992, p. 35.)
5. 구시대 식민주의의 잔향
"성서고학의 본바탕은 식민주의적 야망과 깊게 얽혀있다. 서양의 고고학자들은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는 관측자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보다 '성서적 과거'를 통해 당대의 영토확장 및 종교적 야망을 정당화하고자 했던 보다 거대한 이데올로기의 일환이었다.
The very foundations of biblical archaeology were deeply entangled with colonial ambitions. Western archaeologists were not neutral observers; they were part of a larger ideological project that sought to claim the biblical past as a justification for contemporary territorial and religious aspirations.
Silberman, Neil Asher, "Digging for God and Country: Exploration, Archaeology, and the Secret Struggle for the Holy Land, 1799-1917", (Knopf, 1982, pp. 10-11)
The very foundations of biblical archaeology were deeply entangled with colonial ambitions. Western archaeologists were not neutral observers; they were part of a larger ideological project that sought to claim the biblical past as a justification for contemporary territorial and religious aspirations.
Silberman, Neil Asher, "Digging for God and Country: Exploration, Archaeology, and the Secret Struggle for the Holy Land, 1799-1917", (Knopf, 1982, pp. 10-11)
6. 약사적 사실이 아닌 후대의 문학적 기술로서 성서를 보여주는 증거들을 무시
초기 이스라엘에 대한 성서적 내러티브는 역사적 사실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훨씬 후대의 이념적, 신학적 창조물이다. 그러한 이야기들은 역사로서 기술된 것이 아니라 추방된 사람들의 공동체의 정치적 필요성 및 정체성을 위해 만들어진 건국신화들이다.
The biblical narratives of early Israel do not reflect historical events but rather ideological and theological constructs from much later periods. These stories were composed not as history but as foundation myths to serve the identity and political needs of post-exilic communities.
Thompson, Thomas L., "The Mythic Past: Biblical Archaeology and the Myth of Israel", (Basic Books, 1999, p. 41)
The biblical narratives of early Israel do not reflect historical events but rather ideological and theological constructs from much later periods. These stories were composed not as history but as foundation myths to serve the identity and political needs of post-exilic communities.
Thompson, Thomas L., "The Mythic Past: Biblical Archaeology and the Myth of Israel", (Basic Books, 1999, p. 41)
7. 출애굽 사건에 대한 잘못된 견해들
출애굽이라는 성서적 이야기를 뒷받침할 고고학적 증거는 이집트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는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이야기는 어떠한 역사적 근거도 없는 후대의 문학적 창작물로 보인다. 유물을 통해 출애굽의 사건을 '발견'하고자 하는 시도들은 실증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신앙을 근거로 하고 있다.
There is no archaeological or textual evidence from Egypt to support the biblical story of the Exodus. The account as we have it appears to be a later literary construction with no basis in historical fact. Attempts to 'find' the Exodus in the material record have been driven more by faith than by evidence.
Redford, Donald B., "Egypt, Canaan, and Israel in Ancient Times",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92, p. 408)
There is no archaeological or textual evidence from Egypt to support the biblical story of the Exodus. The account as we have it appears to be a later literary construction with no basis in historical fact. Attempts to 'find' the Exodus in the material record have been driven more by faith than by evidence.
Redford, Donald B., "Egypt, Canaan, and Israel in Ancient Times",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92, p. 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