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사람들 뇌리에 각인 돼있는 비공식 직함은 몹쓸 장사치. 기업 사냥꾼. 금융 폭력배. 러닝머신 2시간이면 남들 연봉만큼 버는 남자지만 반나절 만에 평균 6명의 직장을 잃게 하고, 1년이면 멀쩡한 기업 2개를 박살내는... 천하의 개XX. 그에겐 태어나면서부터 주어진 시간이 정해져 있었다. 확장성 심근병증. 더 열심히, 더 악랄하게 달려온 것도 언제 죽을지 모르는 극도의 절박함과 초조함이 내재돼 있기 때문이다.
25년 전,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자마자, 야심 넘치던 삼촌은 조카의 회사를 뺏기 위해 이사회와 주주들을 움직였다. 그리고 가장 믿어왔던 비서실장 김하준마저 등을 돌리자 엄마는 민호를 남긴 채 세상을 등졌다. 그 때 다짐했다. 강회장과 이 회사를 박살내겠다고. 그리고 그의 집요한 노력으로 골드 파트너스는헤르미아의 제 1채권단이 되었다. 그때까지만, 제발 그때까지만 내 심장이 버텨주기를…!
하지만 민호의 바람과 달리, 갑작스런 심장발작으로 죽음의 문턱에 다다르게 되고. 때마침 조직이 일치하는 뇌사자가 나타나 심장을 공여 받게 된다. 그런데 새 생명, 새 삶을 얻은 그가 점점 이상하게 변해간다. 심장 기증자가 가슴 뜨겁고, 사랑 충만한 남자였던 것. 복수를 목전에 두고 선량한 사람들이 눈에 밟히기 시작하고, 게다가 한 여자를 보면 심장까지 뛰기 시작하는데… 그 여자는 회사가 삼촌한테 넘어가는 걸 도운 ‘반정공신’의 딸이자 강회장의 비밀병기라 불리는 김순정! ‘이런, 젠장..... 내 안에 그 놈의 순정(!)이 생겼다...!!’
헤르미아 사 초대 회장의 아들이자 골드 파트너스 아시아 총괄 본부장. 어릴 때 아버지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직후 회사가 부당하게 삼촌 강현철의 손에 넘어간 것에 충격을 받은 어머니가 목숨을 버렸고, 이에 평생 동안 삼촌에 대한 복수심을 키워왔다. 아버지와 같은 심장병을 앓고 있는 그가 죽음의 문턱을 여러 번 넘나들면서도 버틸 수 있었던 건 그 복수심 덕분이었다. 그리고 부적격 원료 검출 사건으로 헤르미아 사가 휘청이자 그는 때를 놓치지 않고 강현철의 목을 조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복수가 성공하는 것을 눈 앞에 둔 상태에서 그는 또 다시 쓰러지고, 기적적으로 심장을 공여받는다. 새 심장으로 새 삶을 얻게 된 그는 차갑고 냉정하기만 했던 예전과 사뭇 달라진다. 그리고 삼촌이 회사를 가로채는 데 일조했던 원수의 딸 김순정을 사랑하게 된다.
정확한 일솜씨와 절도 있는 인간관계로, 전폭적인 신임을 받는 강회장의 비밀 병기. ‘철의 비서’로 통한다. 前 회장님의 충직한 비서였던 아버지 김하준이 강현철과 손을 잡고 온당치 못한 경영 승계에 협조한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갖고 있다. 아버지를 따라 자연스럽게 비서의 길을 걷게 된 그녀는 결코 아버지 같은 파렴치한 참모가 되지 않겠다 다짐한다.
그녀의 어린 시절, 누구나 어려워했던 비서실장의 따님이었지만 비위 좋은 머슴아이, 동욱은 달랐다. 순정을 누구보다 잘 헤아려주고, 챙겨주던 그와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연인으로 발전했고, 이제 곧 가약을 맺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약혼식을 앞두고 동욱은 의문의 사고를 맞이하게 되는데…
왜 불행은 한꺼번에 터져버리는 걸까. 갑작스럽게 외국계 투자사의 공격을 받으면서 회사마저 큰 위기가 닥친다. 그런데 공격 지휘자는 바로... 前회장의 아들, 강민호다! 배신한 순정父에게 침을 뱉었던 그 독종 아이가 괴물이 되어 돌아왔다. 그리고 이 남자, 감히 회장 비서를 개인 비서로 지목한다. 떨리는 만큼, 두려운 만큼, 단단하고 견고하게 위장하는 순정인데… 그런데 강민호라는 사람 모시면 모실수록, 이상하게 누군가와 닮은 행동들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미워해야 마땅한 사람인데 자꾸 신경이 쓰이는 이유를 모르는 순정!!!
강현철 회장의 비서이자 마동욱의 약혼자. 따뜻한 마음씨를 지녔지만 일할 때만큼은 무서울만큼 포커 페이스이다. 헤르미아 전 회장의 비서였던 아버지가 전 회장이 죽고 강민호의 가족들을 배신한 것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어 자신만큼은 절대로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부적격 원료 사건으로 회사가 휘청이는 위기 상황에서 민호와 만나게 된다. 배신자의 딸이라며 사사건건 자신을 괴롭히는 민호 때문에 괴로운 상황에서 남자 친구 동욱마저 뺑소니 사고로 떠나 보내게 된다. 그리고 몇달이 지난 후 새로운 심장을 가지고 나타난 민호와 자꾸 공적으로, 사적으로 엮이게 되면서 민호에게 호감을 느끼고 급기야는 그와 사랑에 빠진다.
사원 호감도 1위의 스타임원이자 막강 실세. 30대 최연소 임원임에도 노회한 이사들과 샅바씨름 팽팽히 맞서는 포스. 반대로 평사원들에겐 다감하게 낮추는 매너에, 세련되고 수려한 외모까지! 하지만 완벽해 보이는 미소 뒤에 어마어마한 야망과 응어리를 감추고 있는 무서운 인물.
헤르미아 중부공장 경비였던 홀아버지 밑에서 징그럽게 가난하게 자랐고, 그곳에서 어린 동욱, 순정과 친구가 되었다. 장학사업의 수혜자가 되어 법대 졸업, 사시 패스, 사법 연수원까지 원코스로 마치고 보은의 뜻으로 법무팀에 입사했다. 편법과 로비를 일삼는 ‘법조 기술자’로서의 삶에 치를 떨지만, 연이은 초고속 승진을 거쳐 막강 실세 임원이 되었다. 하지만 통제 장치를 잃어버린 그의 욕망은 더 높은 자리로 나아가기 위해, 해서는 안 될 선택을 하게 만들고... 그 선택은 자신이 사랑 했던 주변 사람들 까지 위험에 빠지게 하는데...
어릴 때부터 순정을 흠모했지만, 동욱의 여자가 된 그녀 곁에 좋은 친구로서 남았다. 누구보다 그녀를 위해 헌신하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엔 항상 한 발 뒤로 물러서야만 했던 그는 반쪽 짜리 순정남.
동욱과 순정의 친한 친구이자 헤르미아 사의 법무 이사. 순정을 어릴 때부터 좋아했지만 공장 경비원의 아들이었던 그는 부사장의 딸이었던 순정에게 쉽게 다가갈 수 없었다. 절대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다고 다짐해 온 그는 초고속 승진을 거쳐 법무 이사 자리에 오르기 위해 강현철의 개처럼 살아왔다. 그와 동시에 언젠간 헤르미아의 대표 이사 자리에 앉겠다는 야심을 키워왔다. 때마침 골드 파트너스라는 좋은 협력자를 만나게 된 그는 부적격 원료 사건을 일으켜 헤르미아 사를 휘청이게 하지만 이를 수사하던 동욱에게 덜미를 잡히게 된다. 이후 동욱을 차로 치어 죽이고 태연하게 순정의 곁에서 서성이며 헤르미아의 대표 자리를 넘본다. 그러는 과정에서 민호와 자꾸 부딪히게 되고 민호와 순정이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음을 눈치채고는 두 사람을 갈라놓기 위해 폭주한다.
통칭 ‘피터팬 형사’. 나쁜 놈, 그것도 죄질이 나쁜 놈, 그럼에도 반성의 기미까지 없는 놈 보면, 욱~해서 ‘피터’지게 ‘팬’다고 피터팬! 노점상 단속하다 영세 상인 물건 떨이해 올 만큼 착한 심성을 지녔으면서도 영장 때려야 할 놈 뒤 봐주는 검사한테 멱살잡이 할 만큼 겁이 없다. 인정 많고, 눈물 많고, 각 좋아하는 한마디로 그냥 천상 남자.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믿음직스러운 진국 중의 진국.
하지만 가장 큰 매력은 요즘 같은 시대에 보기 드물게 순정 있는, 여자는 언제나 남자가 지켜줘야 하는 존재라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가지고 있다. 순정을 만난 날부터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집에 데려다 주며 철통 경호해왔다. 조서 꾸미다가도 ‘어? 우리 순정이 퇴근할 시간이네~’ 하고 달려가고, 범인한테 배에 칼 맞고도 뛰어가고, 심지어 범인 수갑 채우고 같이 데려다 준 적도 있다. 욕해도 좋고, 혀를 차도 좋다. 왜? 난 우리 순정이가 너무 좋으니까. 내가 지켜야겠으니까. 어느 날 회사일로 힘들어 하는 순정을 곁에서 지켜 보던 동욱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건조사를 시작하게 된다. 그런데 사건의 배후엔 믿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
김순정의 약혼자이자 형사. 여자 친구를 포함한 주변 인물들에겐 한없이 다정하지만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으로 별명도 피터지게 팬다고 피터팬 형사이다. 어렸을 때부터 김순정 하나만을 사랑해 온 그는 그토록 사랑하는 순정이 민호와의 악연으로 힘들어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부적격 원료 사건의 배후에 민호가 있다고 의심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사건을 파헤치던 중 배후에 민호가 아닌 20년 지기 친구 준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이후 준희와 언쟁을 한 후 뺑소니 사고를 당하면서 목숨을 잃는다.
현대판 세조라는 별칭으로 더 유명하다. 등장만으로도 사람을 긴장시키는 존재감을 지녔다. 사람의 심중을 한방에 꿰뚫는 혜안을 지녔으면서도, 자신의 심중은 절대 들키지 않는.... 견고한 成과 같은 인물. 위엄과 잔인함을 함께 지녔다. 그래서 노활한 이사들도 함부로 덤비질 못한다. 25년 전, 형님이 위독해진 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대다수의 임원들과 쿠데타를 일으켜 헤르미아를 빼앗고 조카와 형수를 잔인하게 버렸다. 형님이 탄생시킨 화장품 회사 헤르미아를 건설과 유통 사업으로까지 확장시켜 글로벌한 회사로 만든 것이 자신의 공이라 자부한다. 그러나 ‘출호이자 반호이자야(出乎爾者 反乎爾者也)’ 너에게서 나온 것은 반드시 너에게로 돌아간다 했던가. 똑같은 상황에서 똑같은 모습으로... 25년 전 그가 버렸던 조카, 강민호가 기업사냥꾼이 되어 복수하러 돌아왔다. 과거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헤르미아 그룹의 회장. 25년 전 형이 지병으로 세상으로 떠나자 형의 가족을 배신하고 회사를 손에 넣었다.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아남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그는 기업가로서 사회에 공헌하는 것에 무게를 두었던 형의 사업가적 마인드는 감상적이라고 생각한다. 회사를 손에 넣은 후 25년 간 쉴틈없이 달려오며 사업을 확장시켜왔지만 부적격 원료 사건이 일어나면서 그가 평생 가꿔 온 회사가 흔들리고 만다. 그리고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자신이 배신했던 조카 민호가 나타나 헤르미아를 인수합병시켜버리겠다며 자신의 목을 죄어 오자 발버둥친다.
노영배(정석용) : 부적격 원료 담당자. 마동욱 뺑소니 사건의 공범이자 유일한 목격자. 자신이 수사선상에 오르자 도망치다가 경찰에게 붙잡히기 직전에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다. 의식을 되찾은 후에는 아내의 신부전증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준희에게 돈을 뜯어내려고 한다.
조남수(엄효섭[특별출연]) : 민호의 주치의. 민호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으며 가끔 인생 상담을 해주기도 한다.
팥죽할매(김영옥) : 현금 동원력이 국내 최고인 명동의 팥죽집 사장. 과거 가게 단골이었던 민호의 아버지에게서 도움을 받았으며 이에 보답하기 위하여 민호의 투자금 상환을 도와준다.
강 회장(남문철) : 헤르미아의 초대 회장. 복지에도 관심이 많아 진정한 사회적 기업으로 헤르미아를 발전시키려는 이상을 가슴에 품고 있었으나 심장 질환으로 일찍 세상을 떴다.
강민호 母(김희정[특별출연]) : 남편이 죽고 손쓸 틈도 없이 회사마저 시동생 현철에게 빼앗기자 망연자실하여 아들 민호를 뒤로 한 채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