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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8-25 16:14:25

쉬 웨이

1. 개요2. 생애3. 여담


Xu Wei

1. 개요

중국 윈난성 쿤밍 시의 인물. 고졸 학력을 가진 30세의 평범한 가장이었으나, 희귀병에 걸린 두 살배기 아들을 살리기 위해 직접 약을 만들어낸 사건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2. 생애

쉬 웨이의 아들은 생후 8개월만에 멘케스 증후군이라는 희귀병 진단을 받았다. 이 병은 체내에서 구리를 흡수하지 못해 성장이 더뎌지다가 퇴행성 신경 장애를 일으켜 3살 이전에 사망하게 되는 병으로, 2022년 현재까지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구리-히스티딘 화합물을 주사하면 일시적으로 병세를 호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 알려져 있었으나, 해당 의약품은 중국에서 사용이 금지되어 있었다. 이에 쉬 웨이는 해외의 병원에서 아들을 치료하고자 했으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국경이 봉쇄되어 당시에는 해외로 나갈 방법조차 없었다. 쉬 웨이의 가족들에게는 그야말로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그러자 쉬 웨이는 구리-히스티딘의 합성 방법이 비교적 쉽다는 것을 알고, 약을 구할 수 없다면 내가 직접 만들어내겠다며 집에 실험실을 차려 합성에 도전했다. 화학 등의 관련 지식이 전무한 사람이 실현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일인 만큼 가족들도 쉬 웨이를 만류했다. 성공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중국 당국에서 금지한 약물을 만드는 일이기에 체포되어 처벌을 받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쉬 웨이는 아들을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인터넷에서 600여 편의 약품 관련 논문을 번역기까지 동원해 독학하고,[1] 사비를 털어 필요한 장비와 설비, 재료들을 구매하기까지 했다. 상하이의 한 연구실에 구리-히스티딘을 합성하는 영상을 보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리고 실험 시작 6주 만에 구리-히스티딘 화합물을 합성하는 데 성공한다. 토끼 3마리에게 먼저 주사해 안정성을 테스트한 뒤[2], 자신과 아내에게 직접 주사하는 것으로 안정성 테스트를 마치고 아들에게 약을 투여했고, 2주 만에 아들의 병세가 호전되었다.[3]

이 소식이 알려지자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아이를 가진 부모들로부터 쉬 웨이에게 연락이 쏟아지기 시작했으나, 안전성 문제로 쉬 웨이는 약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전부 거절했다. 무엇보다도 중국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약을 만든 것이었기 때문에 쉬 웨이는 재판을 피할 수 없었다. 가뜩이나 중국의 마약상들이 펜타닐 등 마약들을 직접 만들어 세계 각지에 팔아치우고 있는 상황이라 쉬 웨이의 사례는 두고 보기 어려운 사건이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쉬 웨이의 "약물이 아닌 화합물을 만든 것"이라는 주장이 인정되어 법적 처벌은 피할 수 있었다.

3. 여담

감동적인 부성애를 보여준 사건이지만 쉬 웨이 가족의 앞날이 밝지는 않다. 전술한 바와 같이 멘케스 증후군의 근본적인 치료제는 알려져 있지 않으며, 쉬 웨이가 합성한 구리-히스티딘은 증상을 일시적으로 호전시키는 약품에 지나지 않는다. 즉 생명을 조금 더 연장시키는 것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뿐만 아니라 쉬 웨이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약을 연구하는 동안 생업이던 전자상거래 일도 그만두었기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도 큰 상황이라고 한다.

다만 국내에서는 쉬 웨이의 사연이 주로 엠빅뉴스영상을 통해 알려져 있는데, 해당 영상의 내용은 상당 부분 사실과 다르다. 전술한 바와 같이 bis(histidine)copper는 효능과 합성법이 수십 년 전부터 알려져 있던 물질이며[4], 쉬 웨이는 기존에 보고되어 있던 합성을 단순히 재현한 것에 불과하다[5]. 또한 비전공자인 만큼 다수의 시행착오를 겪었을 것임을 고려해야겠지만, 600편에 가까운 논문을 읽으며 실험했다는 것도 실제로 수행한 작업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많은 양이다. 즉 쉬 웨이의 열정과 부성애는 존경받아 마땅하지만 그가 수행한 작업이 '신약 개발'은 분명히 아니며 언론에 의해 과장된 부분이 존재한다.


[1]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에게조차도, 자신이 전공하지 않은 분야의 논문을 읽고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버지로서의 위대함을 엿볼 수 있는 부분[2] 첫 번째 테스트에서 주사를 맞은 토끼는 죽었다고 한다. 이후 테스트에서 몸집이 조금 더 큰 토끼 두 마리에게 주사했을 때는 살아남았다.[3] 항말라리아제인 아르테미시닌을 개발하여 노벨상까지 받은 투유유도 자신과 동료들에게 투약하여 안정성을 검증했다.[4] B. Sarkar, K. Lingertat-Walsh, J. T. Clarke. Copper-histidine therapy for Menkes disease. J. Pediatr, 1993, 123(5), 828-830. doi:10.1016/s0022-3476(05)80870-4[5] 사실 일반적인 실험실 환경에서는 하루에 몇 번이고 큰 스케일로 수행할 수 있는, 합성이라고 하기도 민망한 매우 단순한 조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