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히브리어 הַר סִינַי (하르 시나이)아랍어 جبل سيناء
고전 그리스어 Ὄρος Σινά
라틴어 Mons Sinai
시리아어 ܛܘܪܐ ܕܣܝܢܝ (투라 시나)
영어 Mount Sinai
시내 혹은 호렙 산이라고도 하며, 쿠란에서도 투르 시나아 (طور سيناء)라 언급된다. 출애굽으로 이집트를 빠져나와 미디안 광야를 떠돌던 이스라엘 민족의 지도자 모세가 십계명을 수여받은 산을 지칭하는 말. 현재 이집트 영토인 시나이 반도에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시나이는 히브리어로 시나이는 가시나무가 많은 곳이란 뜻인데, 바빌론 달의 신인 신 (sin)에서 유래되었다는 설도 있다.
2. 전통적으로 비정된 곳
흔히 시나이 산이라 알려진 이집트의 자발 무사
천년 이상 시나이산이라 비정된 이집트의 자발 무사 (가발 무사, جَبَل مُوسَىٰ), 즉 모세의 산. 이미 6세기 동로마 제국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1세가 성 카타리나 수도원을 세웠을 만큼 서방 그리스도교권에서는 전통적으로 이곳을 시나이산이라 비정해 왔다. 여담으로 카타리나 수도원에서는 신약 성경 전체가 쓰여진 가장 오래된 문서인 시나이 사본이 발견된 바 있다. 거대한 암반으로 구성된 정상부에는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불모의 땅이라 신비적이게 보인다. 정상에도 역시 작은 그리스도교 성당이 있다. 또한 작은 모스크 역시 있는데, 이슬람 역시 모세 (무사)를 주요 선지자 중 하나로 추앙하기 때문이다.
3. 현대에 제기된 비주류 주장
3.1. 자발 라우즈 & 자발 마클라 [사우디]
[2]
사우디아라비아 서북부의 도시 타부크에서 서북쪽으로 80 km가량 가면 분지가 나오고, 그 서편에 라우즈 산과 마클라 산이 있다. 미국인 간호사이자 안식교인이며 아마추어 모험가였던 론 와이어트(Ronald Eldon Wyatt 1933-1999)가 1984년부터 자기가 두 아들과 함께 진짜 시나이산을 발견했다며 주장해온 곳이다. 론 와이어트는 시나이산뿐만 아니라 노아의 방주, 계약의 궤 등도 발견했다고 주장한다.
론 와이어트의 주장에 따르면 라우즈-마클라 산 일대에는 모세가 산중에 은거하는 동안 사람들이 황금 송아지를 섬기느라 만든 제단 유적과 소가 새겨진 암각화도 있다. 또한 서남쪽 방면 라우즈-마클라 산과 홍해 사이 미디안 (마드얀, مدين) 유적에는 모세의 장인 이드로 (슈아이브)의 무덤이라 전해지는 무가이르 슈아입과 모세의 우물 등의 유적이 남아있다.
그러나 론 와이어트의 주장은 고고학계나 성서학계에서 전혀 인정받지 못한다. 구약성경의 원어인 성서 히브리어를 모르는 상황에서 번역본만으로 무리하게 해석하였고, 중동 지역의 고고학을 모르면서 인상과 자기 생각으로 짜맞추었기 때문이다. 사우디 아라비아가 발굴조사를 허락해주지 않기도 하지만, 굳이 발굴조사를 할 필요도 학자들은 느끼지 못한다. 론 와이어트 등이 찍은 사진과 구약성경의 본문만으로도 주장에 귀기울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 그리스도교 세계에서 전통적으로 시나이산이라 여겨온 이집트의 자발 무사가 진짜 시나이산이 아니라며 다른 산을 지목한 사람은 론 와이어트가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니다. 19세기부터 진짜 시나이산이라며 지목된 산들만 최소한 십수 곳에 이른다. 심지어 이스라엘 히브리 대학의 성서학 교수이며 역사학자인 이스라엘 크놀(Israel Knohl)은 2010년에 오늘날 레바논과 시리아의 국경에 있는 헤르몬산(헐몬산)이 진짜 시나이산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을 정도이다.
이전에도 론 와이어트의 주장이 한국에 번역되어 출판된 적이 있으나 철저히 묻혀서 심지어 개신교인들 사이에서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2007년 5월 개신교인 한의사 김승학이 저서 <떨기나무>(두란노 출판)를 출판하여 자기가 진짜 시나이산을 발견했다고 주장하여 한국 개신교계에 알려졌다. <떨기나무>만 읽으면 마치 저자 김승학이 주도적으로 사우디 아라비아를 탐험하여 라우즈산이 진짜 시나이산이라고 최초로 밝혀냈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근거와 주장의 중요한 부분에서 모두 론 와이어트의 것을 그대로 가져왔으며 현지인 경비에게 밀입국 사실이 발각되자 아무말이나 되는데로 내뱉었더니 경비와 말이 통하여 참작을 해주었다는, 론 와이어트의 원본보다 더욱 믿기 힘든 일화 정도만을 추가했을 뿐이다.
3.1.1. 론 와이어트가 근거라 주장한 것들을 찍은 사진
모세가 은거한 사이에 금송아지를 숭배하던 제단으로 추정한 것
제단 추정 유적 옆의 암각화
자발 라우즈로 향하는 길
모세의 장인 이드로 (슈아이브)의 무덤이라 전해지는 무가이르 슈아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