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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01-02 21:38:18

시드 이야기/스토리/완전무결한 시공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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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스토리
2.1. STORY 27 : 혼란에 빠진 학교2.2. STORY 28 : 학생회의 오해2.3. STORY 29 : 시공엔진의 조각2.4. STORY 30 : 상냥한 소년

1. 개요

시드 이야기의 스토리 중 여덟번째 파트인 '완전무결한 시공 엔진' 파트의 스토리를 서술하는 문서이다.

2. 스토리

2.1. STORY 27 : 혼란에 빠진 학교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먼저 루시드로 돌아가자고 말한 쪽은 나였다.

어느 친근한 평행세계에서 오랜만에 싸움 한 번 없이 기억의 조각을 얻은 직후였다.
그 곳은 공교롭게도 학교. 그 곳의 평화로운 교정을 보고 나는 그만 루시드가 그리워졌다.
그러고 보니 너무 오랫동안 학교를 비웠다. 크리스 선배가 걱정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모리어티는 내 말에 고개만 끄덕였다. 그녀의 무표정에 자그마한 변화가 인다.

서운함이구나...

주인공 : 기억의 조각은 이제 얼마나 모였어?

내가 묻자 그녀가 무뚝뚝하게 말했다.

모리어티 : 우리가 얻은 건 극히 일부. 그래도 정말로 고마워.

주인공: 그렇구나. 근데 너... 얻은 거에 비해 정말 많이 달라졌다?

모리어티는 그런 말을 듣는 게 어색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래, 이것이 바로 달라진 부분이다.

주인공 : 옛날의 너라면 '정말 고마워'라는 말은 쓰지 않았을 거야. 그건 되게 따스한 표현이거든.

그녀는 얼굴이 빨개졌다.

모리어티 :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어.

라고 말했지만 나는 알고 있다. 지금 엄청 부끄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이것만 해도 기억의 조각을 되찾은 성과는 충분하다고 내가 생각하는 순간, 모리어티는 마법을 부려 우리를 루시드로 순간이동시켰다.

그러나 루시드는...

주인공 : 마, 말도 안돼! 여기 정말 루시드 맞아?

모리어티 : 맞아, 루시드로 돌아가자고 네가 그랬잖아.

주인공 : 우리가 없는 동안 학교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왜 루시드에 이렇게 많은 이레귤러들이!

표트르 : 안녕하신가. 전투를 벌이기엔 좋은 날씨로다.

주인공 : 넌 누구야!

표트르 : 미개한 야만인들이여, 짐은 러시아의 차르 표트르 님이시다! 이 신세계는 이제 우리의 것이니 항복하여 짐의 지배를 받아들일지어다!

주인공 : 웃기지 마! 쪼그만 꼬맹이 주제에!

표트르 : 역시 항복을 모르는 자들이로군. 제군! 공격!

총으로 무장한 표트르의 군사들이 우리를 둘러쌌다. 그들은 보기에는 인간 병정들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차르와 함께 이레귤러가 된 자들이다.

나와 모리어티는 그들에 맞서 모든 마력을 끌어 모았다. 그들이 쏜 총탄과 우리의 마력이 충돌하면서 사방에서 불꽃들이 번쩍 하고 튀어 올랐다. 총격이 통하지 않자 그들은 총검을 겨누고 떼로 덤벼들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우리가 불러낸 시디언들이 펼치는 마법 공격에 차르의 군사들은 모조리 쓰러져버렸다.

표트르 : 으윽! 나의 군사들이! 후퇴! 후퇴하라!

주인공 : ...사라졌어. 자기들 세계로 돌아갔으면 좋겠는데.

모리어티 : 저들 뿐만이 아니야. 근처에 아주 많은 이레귤러들이 있어.

주인공 : 설마, 시공의 틈에 어딘가 문제가 생긴 걸까?

모리어티 : 시공 엔진의 점검이 필요. 이건 일상적인 데이터가 아냐.

주인공 : 그 전에 일단, 크리스 선배를 만나야겠어.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알아야 해.

2.2. STORY 28 : 학생회의 오해


크리스 : 으윽! 정말 강해졌구나, 신입생!

주인공 : 이러지 말아요, 선배! 왜 날 공격하는 거예요?!

크리스 :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 마! 어둠의 학생화와 네가 결탁했다는 걸 다 알고 있으니까! 네가 정말 그럴 줄은 몰랐어!

주인공 : 네? 뭐라구요?! 선배,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크리스 : 베로니카를 믿었었는데... 이런 일을 벌일 줄은 정말 몰랐다구! 역시 시공 엔진의 코어 조각 때문에 사람이 변해버린 거야! 너도 마찬가지고!

주인공 : 아, 아니예요! 우린 그저!

크리스 : 모른 체 해도 소용 없어. 네가 지금까지 뭘 했는지 우리가 모르는 줄 아니?!

주인공 : 그건...

크리스 : 에리하고 만난 적 있지? 평행세계에서 베로니카를 대신해 시공 엔진의 조각을 모을 때 말야.

주인공 : 시공 엔진의 조각? 설마 기억의 조각을 말하는 건가?

크리스 : 거기다 옆에 있는 저 여자애...

모리어티 : ...

크리스 : 시공 엔진의 기운이 느껴져. 역시 베로니카의 술수로 만들어진 이레귤러가...

주인공 : 이 아이는 그런 애가 아니에요!!

이성을 잃고 그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내 답답한 심정이 조금이나마 전해진 걸까?
크리스 선배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본다.
지금이 나의 결백을 해명할 유일한 기회일지도 모른다.

주인공 : 선배는 뭔가 잘못 알고 있어요! 저는 지금까지 이 애를 도와주려고 그 조각을 모았던 거라구요!

... ...
크리스는 한참을 말없이 있더니 물었다.

크리스 : 그래? 그러면...

그녀가 무표정하게 있는 모리어티를 보았다.

크리스 : 저 아이는 대체 누구야?

정곡을 찌르는 질문이다. 사실은 나조차도 알고 있는 게 얼마 없다.
그렇다고 여기서 물러설 수는 없는 일.
좋아, 진실의 힘을 믿어보자.

주인공 : 저는 저 아이를 시공 엔진에서 만났어요. 저 애는 자신이 기억을 잃어버렸다면서 저에게 도움을 요청했어요.
선배가 말한 시공 엔진의 조각은 사실 그 아이[1]의 기억이에요. 그래서 그걸 찾으려고 돌아다녔던 거예요. 저 아이의 기억을 찾아주기 위해서요.

크리스 : ...

주인공 : (이 반응은... 역시 믿지 못하겠다는 건가?)

크리스 : 그것 참, 로맨틱한 이야기네. 그렇지만 저 애가 누군지는 여전히 모르겠는 걸.

주인공 : 아, 저, 그러고 보니... 자기를 시공 엔진의 일부라고 했던 기억이...

크리스 : 시공 엔진의 일부? 너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막연한 전설을 이용해서 우리를 속일 셈이야?

주인공 : 전설이라니요! 저는 그저 사실을...

에리 : 큰일났어!

크리스 : 무슨 일이야! 에리!

에리 : 아야네스가 숨겨진 숲에서 편지를 보냈어! 베로니카가 로벤 선배를 따돌리고 시공 엔진으로 갔나 봐! 지금 당장 도와달래!

크리스 : 아야네스가? 왜 그 아이가 숨겨진 숲에 있는 거야?!

에리 : 아야네스는 시공 엔진에 굉장히 관심이 많아 항상 로벤 선배한테 붙어다녔으니까>

크리스 : 뭐라고! 당장 도우러 가야겠어!

에리 : 하지만, 시공 엔진으로 가는 길에 이려굴러들이 너무 많아! 우리의 힘만으론 도저히...

모리어티 : 내가 도울 수 있어.

크리스 : 당신이?

모리어티 : 걱정 마, 크리스. 내 현재 마력 레벨은 이레귤러들을 구속하는 데 충분해.

크리스 : 아... 예. 그런데 저... 혹시, 우리 언제 본 적이 있던가요?

모리어티 : 그럼 출발하도록 할까?

크리스 : 자, 잠깐만요! 질문에 대답해 줘!

2.3. STORY 29 : 시공엔진의 조각


크리스 : 괜찮아, 아야네스?

아야네스 : 헤헤, 흥미로운 경험이었어. 이레귤러들에게 정신을 지배당하면 이런 기분이 드는 거였구나.

크리스 : 흥미로운 경험이라니! 우리가 좀만 더 늦었다가는 영영 이레귤러들의 노예가 됐을 거야! 그나저나 로벤 선배는?

아야네스 : 채린 선배하고 베로니카를 추격하러 갔어.

크리스 : 어서 도우러 가자! 베로니카가 큰 일을 저지르기 전에! 아, 그리고, 신입생...

주인공 : 예, 크리스 선배.

크리스 : 저... 의심해서 미안했어.

주인공 : 괜찮아요. 그런데 대체 베로니카가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 거죠? 시공 엔진과 관련된 건가요?

크리스 : 저, 그게...

아야네스 : 내가 가면서 설명해줄게. 난 시공 엔진에 대해선 뭐든지 다 아니까.

주인공 : 아, 그래. 부탁해.

아야네스 : 히히, 신난다. 어디서부터 얘기를 해야 재밌다는 소리를 들을까?

주인공 : (이런 상황에서 태연히 웃고 있다니. 저 애, 괴짜 기질이 있나봐.)

시공 엔진의 입구로 향하면서 아야네스는 그간의 일들을 설명해주었다.
처음 시공 엔진의 조각을 평행 세계에서 발견한 이는 에리였다. 그것은 매우 강력한 마력이 담긴 조각이었는데, 그 세계에서 하나 뿐인 보물로 변신하는 특성이 있는 걸로 보았을 때 우리가 찾던 기억의 조각과 같은 물건이 분명했다. 강력한 물질은 그 쓰임새 때문에 갈등을 필연적으로 만드는 법이다. 옛날에는 학생회의 일원이었던 베로니카 선배는 그 조각이 시공 엔진의 일부분이었다는 걸 처음으로 알아낸 이였다. 그녀는 평행 세계에서 조각들을 모아서 시공 엔진을 복원하자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 전까지 시공 엔진은 완전무결하다는 게 모두의 상식이었다. 그러나 베로니카는 조각의 정체를 알아내면서 시공 엔진이 무결하지 않다는 걸 증명해 내었다. 학생회의 일원들이 모두 충격을 받은 것도 잠시, 베로니카는 시공 엔진의 힘을 완전히 되찾으면 시공의 틈을 자체적으로 '여과'할 수 있을 거라고 주장했다. 그것 또한 완전무결한 시공 엔진이 원래 갖춘 기능일 거라면서. 마침 루시드는 시공의 틈에서 유입되는 이레귤러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었고, 완전무결한 시공 엔진이 그런 역효과를 낸다는 건 상식과 어긋나는 일이었다.

베로니카의 의견은 대단히 설득력이 있었다고 한다. 모두들 학교로 유입되는 이레귤러들을 막고 싶었으니까. 그러나 채린 선배가 이에 반대하면서 베로니카는 실패했다. 채린 선배는 애당초 시공의 틈을 통제한다는 게 불가능하다고 믿고 있었고, 대다수의 학생들은 시공 엔진을 제어할 수 있을 거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다.

학교에 대대로 전해지는 전설에 따르면, 시공 엔진은 마스터라는 어느 위대한 마법사 종족의 걸작품으로 그들의 마력만에 시공 엔진을 제어할 수 있다고 했다. 그 전설적인 이들을 따라한다는 게 가당키나 할까? 아무도 확신할 수 없었다고 아야네스는 설명했다.

그리하여 채린 선배가 승리자가 되었다. 학생회는 시공 엔진의 조각을 그대로 내버려두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베로니카는 학생회를 탈퇴하고 어둠의 학생회를 만들어 자신의 계획을 계속 밀어붙였다. 뒤늦게 채린과 에리가 시공 엔진의 조각을 가로채려고 시도했지만, 베로니카는 괴도 루핀을 영입하면서 충분한 조각들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아야네스 : 시공 엔진 매니아로서 정말 흥미진진한 상황이었다고. 아마도 베로니카는 그 조각들을 꽤 많이 모았었나봐. 그러지 않았더라면 걔의 마력으로 이런 일을 벌였을 리가 없지.

주인공 : 수집품?!

아야네스 : 시공 엔진 인근의 숲을 돌아다니면 뭔가를 귀중한 걸 얻을 수 있거든. 난 그게 시공 엔진이 파손되면서 떨어진 조각이라 생각했는데 다들 시공 엔진은 완전무결하다면서 안 믿었지 뭐야. 아무튼 말이지. 베로니카는 그 힘에 매혹된 게 분명해! 그래서 결국에는 더 큰 힘에 심취해 시공 엔진까지 차지하고 싶었던 거라고! 정말 멋지지 않아? 시공 엔진을 차지하려고 하다니!

주인공 : 솔직히 멋있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렇다면 우리가 그 조각을...

모리어티 : 그 조각들은 내가 제어해야 해.

아야네스 : 응? ... 잠깐, 그러고보니 당신은?

모리어티 : 안녕, 오랜만이네. 수집가.

아야네스 : ...여, 역시! 내가 본 건 환영이 아니었어! 지금 분명 그 조각을 제어해야 한다고 했죠? 그 말은 당신이 정말 시공 엔진의...!

모리어티 : 조용히 해. 아직은 기밀사항.

아야네스 : 그, 그럼요! 물론이지요! 정말 영광이예요! 당신을 직접 이렇게 만나게 되다니!

크리스 : 아야네스, 너 괜찮아?!

아야네스 : 아, 그럼. 아무 문제 없어.

크리스 : 시공 엔진에 다 왔으니까 정신차려! 우리 서두르자!

시공 엔진의 입구에 들어가기 직전, 나는 꼭 확인하고 싶은 게 있었다.

주인공 : 저, 모리어티.

모리어티 : 응?

주인공 : 전에 나한테 시공 엔진의 일부라고 해던 말... 그거 정말로...

그녀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모리어티 : 나는 시공 엔진에 의해서 태어난 존재이자 일부. 거기에는 한 치의 거짓말도 없어.

아... 그랬구나. 나는 새삼 놀랐다. 그러다 너무도 바보 같았던 나 자신에게 너무도 실망스러운 마음이 되었다.

모리어티는 첫 만남에 그렇게 대단한 소리를 했었는데, 평행 세계로 여행을 떠난 사이 그걸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니. 결국 내가 나빴던 것이다. 모리어티는 나에게 정체를 숨긴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나만 그것을 기억하지 못한 거였다.

그런데 왤까?
왜 나는 그걸 기억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괴롭혔던 걸까.
감정의 빛이 서리기 시작한 모리어티의 눈동자를 보고서야 깨달았다.

그렇구나.
나는 모리어티를 정말, 시공 엔진이 아닌 도움을 필요로 하는 소녀로 여겼던 거구나.
그런 소녀가 진짜 시공 엔진의 일부일 리는 차마 상상조차 할 수 없었으니까.

결국, 나를 루시드로 소환한 이는 시공 엔진, 그러니까 모리어티였다.
그렇다면 왜, 모리어티는 나를 선택했을까?

의문들이 자연히 떠올랐다.
그녀는 옛날부터 나를 알았던 걸까?
내가 그토록이나 알고 싶었던 그녀의 기억에... 혹시 내가 있었던 건 아닐까?

2.4. STORY 30 : 상냥한 소년


루핀 : 이런, 내가 졌네요. 이만 항복하도록 하죠.

주인공 : 베로니카는 어딨지?

로벤 : 으으, 저쪽입니다, 여러분.

주인공 : 로벤 선배! 괜찮아요?

로벤 : 나는 괜찮으니 어서 저쪽으로...

쓰러진 로벤 선배가 간신히 한 곳을 가리켰다. 시공 엔진 쪽이었다.
시공 엔진 앞에는 채린 선배가 쓰러져 있었고 그 앞에는 베로니카가 태연히 서 있었다.
느껴진다. 베로니카는 시공 엔진의 조각들을 품고 있다. 그녀는 마법을 이용해 시공 엔진으로 서서히 떠오르고 있었다.

베로니카 : 어서 와요! 노력은 가상하지만 나의 계획을 막기엔 다들 너무 늦었군요!

채린 : 그만 둬, 베로니카! 너무 위험해!

베로니카 : 걱정 말아요. 이 조각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난 단지 내 이론이 맞는지 시험해보고 싶을 뿐이에요.

채린 : 멈춰! 시공 엔진의 무결성을 해쳤다가는 루시드가...

모리어티 : 베로니카, 당장 중지할 것을 요구한다.

베로니카 : 당신은 누구죠? 어디서 많이 본 사람 같은데...

모리어티 : 그 조각을 메인 코어에 삽입하지 마. 시공 엔진에서 손상된 부분은 관리자의 메모리를 담당하는 보조 코어 뿐, 주 메인 코어는 무결성을 유지하고 있어.

베로니카 : 네?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도통...

모리어티 : 그 조각을 내게 줘. 내가 바로 시공 엔진의 컨트롤 모듈, 관리자 모리어티니까.

베로니카 : !!! 에이, 말도 안돼! 당신이 그 전설에 나왔던 시공 엔진의 화신 모리어티라구요?! 거짓말 하지 마시죠!

모리어티 : 날 믿어. 그 조각은 나를 위해 할당되었던 코어. 그것을 메인 코어에 넣었다가는 매우 강력한 마력 반응으로 시공 엔진에 과부하가 발생해.

크리스 : 그, 그럼 어떻게 되는 건데요?

모리어티 : 시공 엔진이 파괴될 확률이 99%

크리스 : !!!

베로니카 : 흥, 그 말을 누가 믿을 줄 알고요? 나는 반드시 끝장을 보는 성격이라구요!

모리어티 : 멈춰. 조금이라도 더 움직였다가는 마력장이 코어를 흡수하여 과부하가...

베로니카 : 그만하세요, 안들리니까요. 자, 그럼 코어를 여기에다 쏙!

채린 : 베로니카!

모리어티 : 비상 사태 발생. 긴급 모드로 전환!

모리어티는 시공 엔진으로 돌진했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베로니카가 조각을 던지자 모리어티의 기억의 조각이 주 메인 코어로 빨려 들어가벼렸다.
그리고는 어마어마한 마력 반응이 발생하면서 순간 빛이 번쩍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온통 하얀 것 뿐.
마치 시간이 정지한 것 같았다.

나는 모리어티를 따라 섬광 속으로 뛰었다.

주인공 : 모리어티!

코어의 중심부에서 그녀는 메인 코어에 엉겨 붙은 기억의 조각을 떼어내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역부족인 것 같았다. 그녀가 힘겨워하는 모습이 나의 눈에 포착되었다. 대단히 고통스러운 일인 듯, 코어를 회수하려고 애쓰는 그녀의 눈망울에는 눈물이 가득 괴여 있었다.

그녀의 눈물.
그 대단한 기적에 나는 망설임 없이 그녀를 향해 돌진했다.
그녀를 도와줄 이는 오직 나 뿐이니까.
그녀에게 또 한 번 상냥하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면 지금만큼 대단한 기회도 없다.

...
... ...
... ... ...

주인공 : 어떻게 된 거지?

기절했던 건가?
하얀 빛은 온데 간데 없었다. 크리스 선배와 채린 선배, 베로니카까지 나를 둘러싸고 서 있었다.

주인공 : 다들 무사한가? 아차, 시공 엔진은?!

나는 몸을 일으켜 앞을 바라보았다. 지극히 평온한 모습을 한 시공 엔진이 은은한 마력을 발산하며 가동되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 다가와 나를 내려다 보았다.

모리어티 : 정신이 들어?

모리어티였다. 그녀는 감정을 배운 사람만이 지을 수 있는 '근심 어린' 표정을 짓고 있었다.

주인공 : 어떻게 된 거야? 너 괜찮아?

모리어티 : 넌 정말 상냥하구나. 코어 속으로 뛰어들다니. 정말 바보같은 짓이었어.

주인공 : 그럼... 너 괜찮은 거야?

모리어티 : 나는 시공 엔진의 관리자야. 그걸 처리하지 못할 리 없어. 그건 오지랖이 넓었던 거야.

주인공 : 그렇지. 이 모리어티가 그럴 리 없지. 근데, 오지라? 모리어티가 그런 표현을...

모리어티 : 아, 실수했군. 새로운 기억을 복원하면서 찾은 표현이었는데 부적절했나? 사과할게.

주인공 : 사과할 일은 아니니까 그럴 필요 없어. 그런데... 잠깐만...

기억이 빠른 속도로 스쳤다. 마치 외부의 기억이 머릿속에 입력된 것 같은 흐릿한 잔상의 생각이었다..
그것은 분명, 나에 대한 기억이었다.

누군가 아주 행복한 기분과 함께 웃고 있는 나를 보고 있었다.
그 기억 속의 나는 어느 세계의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그런 소년.
그 기억의 소유자와 우리는 분명 서로를 좋아했던 듯 하다.

그런데 갑자기 행복한 기분은 급격히 종말을 맞고, 무자비한 혼돈이 펼쳐졌다.
그 혼돈의 한바탕에서 나는 쓰러져 있었다. 더불어 누군가의 울부짖음...
거기서 그만 현기증이 일어서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모리어티 : 왜 그래? 혹시 아픈 데라도?

주인공 : 아냐, 아무 것도. 그냥 좀 어지러울 뿐이야.

모리어티 : 당분간은 휴식을 취해야 해. 너 너무 무리했어.

주인공 : 으응. 근데 저 모리어티.

모리어티 : ...

주인공 : 너와 함께 앞으로도 계속 기억의 조각을 찾으러 다닐 수 있을까.

모리어티 : 그럼, 물론이지. 마지막 한 조각을 찾을 때까지... 내 곁을 떠나지 말아줘.

주인공 : 고마워, 모리어티. 무사해서, 정말... 고마워.

...
... ...
... ... ...

(그 시각, 베로니카와 채린)

베로니카 : 휴우, 큰일날 뻔했네! 미안, 채린. 나중에 티타임이라도 한 번...

채린 : 어딜 도망가시려고!

베로니카 : 아 저 그게 말야, 너도 알잖아. 그 조각 때문에 내 머리가 약간 이상했다는 거. 어쩔 수가 없었다고.

채린 : 흥, 그러셨겠지. 좋아, 그럼. 널 봐주는 대신 한 가지 부탁할 게 있어.

베로니카 : 응?

채린 : 그 신입생 말야. 너도 분명 봤지?

베로니카 : 뭘 말하는 건지 모르겠네. 뭐 있었어?

채린 : 시치미 때지[2] 마. 그 빛 속에 있었던 건 우리 둘과 신입생, 그리고 모리어티 뿐이었잖아. 그 속에서 난 똑똑히 봤어. 신입생이 시공 엔진 코어에 박혔던 그 조각을 끌어안아서 모리어티한테 돌려주는 장면 말야!

베로니카 : 아, 그거 말했던 거구나. 그러고 보니까 전설이 하나 떠오르네? 시공 엔진의 코어를 무사히 만질 수 있는 것은 오직...

채린 : 전설의 마법 종족 마스터 뿐이라고 했지.

베로니카 : 그럼... 저, 우리 대단한 걸 본 것 같은데?

채린 : 일단은 우리만의 비밀이야, 베로니카. 행여나 그 신입생에 눈독 들였다간 그 땐 정말 용서 못 해. 알았어?

베로니카 : 응, 알았어. 그래도 지켜보기는 해야겠지?

채린 : 그래, 지켜만 보자구. 정말 우리가 봤던 게 현실이라면... 그 신입생, 우리 루시드의 구세주니까.
[1] 흐름상 '저 아이'가 더 적절할 듯 하다.[2] 오타. '떼지'가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