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신비한 능력을 가진 물건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해결하는 전래동화다.2. 줄거리
조선 시대 때 어느 시골에 활을 잘 쏘고 담이 매우 큰 사냥꾼이자 한량인 청년이 살고 있었다. 한량은 항상 활과 화살이 가득 든 화살통을 가지고 다녔는데 어느 날 한량이 한양에 일이 있어 한양에 가서 길을 가다가 백발수염의 노인과 수굿한 외모의 청년이 반말을 하는 것을 보고 이상히 여겨 두 사람이 갈림길로 들어선 순간 서둘러 노인에게 달려가 이유를 물어보았다. 그러자 노인은 저 청년의 정체는 사실 평안도 한 고을의 천년 묵은 푸른 뱀이라고 얘기했고 바로 길을 떠났다. 한량은 통 이해가 되지 않아 서둘러 청년에게 달려가 이유를 물어보니 청년은 그 노인은 사실 함경도 한 고을 고목에 사는 천년 묵은 구미호 부부 중 남편이라고 얘기한 뒤 길을 떠났다. 한량은 도저히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아 고개를 갸우뚱거렸다.한편, 평안도와 함경도 내 고을 전체는 난리가 났다. 오는 사또마다 첫날을 못 넘기고 시체로 나오는지라 사또 자리가 비게 생긴 것이었다. 한량은 아마도 그 사람들이 행한 짓이라 생각하여 자원하여 먼저 노인이 알려준 평안도 내 고을로 갔다. 사또로 부임한 뒤 전에 본 청년이 관아 기둥으로 들어서자 관아로 들어가서 그곳에 밤을 새우다 보니 과연 거대한 푸른 뱀이 나타난 게 아닌가. 한량은 바로 활의 시위에 화살을 건 뒤 화살을 쏘아서 푸른 뱀의 급소를 맞추고 뱀은 피와 독을 뿜으며 죽어버렸다.
날이 밝자 아전들이 사또를 부르니 멀쩡히 살아서 나왔다. 그리고 푸른 뱀 사체를 보여주자 아전들이 모두 놀라 기절초풍했다. 한량은 아전들과 함께 뱀의 시체를 서둘러 불태우고 난 뒤 그곳 정사를 보고 서둘러 청년에게 들은 함경도 내 고을로 갔다. 그런데 이 곳은 사또뿐 아니라 고을 사람들을 마구 해쳐 사람들의 울부짖음과 시체와 피로 가득해 난리도 아니었다. 무언가 수상함을 느낀 한량은 전에 본 노인을 만나 그를 따라갔고 그 노인이 고목 안으로 들어가자 서둘러 사냥꾼들을 집합시켜 여우들이 사는 고목으로 사냥꾼들을 데리고 달려간 다음 사냥꾼들에게 고목에다가 불을 붙이라고 명령했다.
사냥꾼들이 고목에 불을 붙이는 순간, 하얀 새 두마리가 날아올랐으며 한량은 서둘러 활에 화살을 건 뒤 새 한마리를 쏘아 잡았다. 한량이 사냥꾼들과 새가 떨어진 곳에 가서 자세히 보니 정말로 꼬리가 아홉달린 새까만 털의 수컷 구미호가 죽어 있었다. 하지만 다른 새 한 마리는 결국 놓치고 말았다. 큰 후환을 남겼다며 걱정했지만 어찌되었든 간에 그곳에 정사를 보던 한량은 중국에 일이 생겼단 소식을 들었다. 이렇게 한량은 중국으로 가게 되었는데 이때 돌쩌귀 하나를 발견했다. 돌쩌귀는 자신의 말벗이 생겼으니 도움을 주겠다고 했고 한량과 같이 길을 떠났다.
길을 가다 작은 오두막에 들러 노부부의 도움으로 며칠동안 무 밥을 먹게 되었으며 돌쩌귀의 말을 들어서 그 밥을 다 먹고 집을 나섰다. 이후 돌쩌귀는 그 노부부는 원래 구미호 부부가 빼앗은 함경도 내 마을의 산을 다스리는 산신령 부부인데 구미호 부부 중 남편은 죽었지만 아내가 살아있어 아직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얘기했고 국경을 넘을 때 다리가 셋 달린 개인 삼족구를 사라 당부했다. 한량은 돌쩌귀의 말을 듣고 국경을 넘기 전 삼족구를 사서 소매속에 숨기고 중국으로 들어섰다.
황성에 들어서니 황제가 반기며 새로 얻은 후궁이 요 며칠새 심하게 앓아눕고 있으니 원인을 찾아달라 부탁했다. 한량은 그 말을 듣고 그 후궁의 방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문을 닫고 후궁과 얘기를 하다가 구미호 얘기를 하는 순간 문제의 후궁이 갑자기 한량에게 달려들었다. 자세히 들어보니 후궁의 본 정체는 한량이 죽인 수컷 구미호의 아내였다. 그 사냥 때 살아남았지만 눈 앞에 남편이 죽은 뒤 죽은 남편의 원수를 갚고자 중국으로 간 뒤 후궁으로 둔갑해 황제를 꼬드겨 한량이 이 곳으로 오게 한 것이다. 그런뒤 한량의 간을 뽑아 그 간을 먹어서 남편의 원수를 갚겠다고 하는 게 아닌가?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그 순간 한량의 소매속 삼족구가 냅다 후궁에게 달려들어서 후궁의 목을 물어뜯었다. 후궁이 삼족구에게 물려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순간 한량은 기회를 잡아서 서둘러 화살통에서 꺼낸 화살을 활에 건 뒤 냅다 쏘아 후궁의 심장을 뚫었다. 화살에 맞은 후궁은 한 번 파르르 떨더니 본 모습인 꼬리가 아홉달린 새하얀 털의 암컷 구미호로 변하면서 피를 흘리며 죽어버렸다. 이를 본 한량은 자신에게 이런 힘이 나온게 놀라 돌쩌귀에게 얘기하니 돌쩌귀는 그 무밥은 사실 산삼밥이었다고 얘기해주었다. 이후 한량이 황제에게 후궁의 본 정체를 얘기하면서 하얀 털의 암컷 구미호의 사체를 보여주자 황제는 고마워하고 놀라워하며 자신을 구해준 한량에게 엄청난 양의 금은보화와 상금을 내린 뒤 고향으로 돌아가게 도와주었다.
한량이 돌쩌귀에게 고마워하며 어떡하면 당신의 은혜를 갚을 수 있는지 물어보자 돌쩌귀는 흐느끼며 자신의 과거를 밝혔다. 원래 돌쩌귀는 의주의 뱃사람으로 장사를 하고 있었지만 하필 풍랑이 심하던 때 배를 몰고 나간 나머지 해일에 휩쓸려 죽어 영혼만이 배에 있는 돌쩌귀에 붙어 지금까지 지내게 되었다고 했다. 돌쩌귀는 한참 울다가 자신의 가족이 있는 의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고 한량은 돌쩌귀의 말을 받아들여 돌쩌귀가 살던 의주 고향집으로 가게 되었다.
의주의 고향마을에 도착해 주민들에게 길을 물어보아 겨우 집을 찾고 돌쩌귀의 집에 도착한 한량은 돌쩌귀의 가족에게 돌쩌귀가 사실 이 집 가장으로 풍랑에 휩쓸려 죽어 혼만이 돌쩌귀에 붙어 있게 되었다고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가족들은 가장이 언제 오나 걱정하던 터라 한량에게 소식을 들려줘서 고마워하며 슬피 울었고 돌쩌귀도 슬피 운 뒤 한량에게 장례를 치른 다음 선산에 묻어달라고 부탁했다. 돌쩌귀의 가족들과 함께 돌쩌귀의 장례를 치른 뒤 한량은 받은 상금의 일부를 가족들에게 나눠 준 다음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착하고 성실한 처녀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다.
3. 그 외
- 판본에 따라선 한량이 산에 들어가서 도인이 되었다는 얘기도 있다.
- 시대적 배경이 고려와 원나라 때며 신현, 신집 형제가 등장하는 판본도 있다. 여기에 조선을 배경으로 한 퇴마사 이화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화전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