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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03 19:01:29

욕창

압박궤양에서 넘어옴
1. 개요2. 예방 및 처치3. 간병의 어려움4. 관련 영상

1. 개요



영어로는 Pressure sore, 혹은 Decubitus ulcer라고 하며, 교과서적 명칭은 압박궤양(壓迫潰瘍)이다.

생물체의 특정 부위에 지속적으로 압력이 가해지게 되면 해당 부위를 중심으로 혈류량이 줄어들게 된다. 이 상황이 지속되면 혈류가 차단된 해당 부위의 체세포들이 산소 및 영양소 부족에 시달리게 되며 결국은 세포가 단체로 굶어 죽는다. 이렇게 발생하는 궤양을 욕창이라고 한다.[1]

물론 건강한 인체는 바보가 아니라서 세포가 썩는 대참사를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압박에 불편함을 느끼도록 진화되어 왔다. 특정 부위가 오래 눌려있게 되면 저림, 가려움, 통증을 느끼게 되며 이에 따라 스스로 몸을 뒤척여 그 부위의 혈류 부족을 스스로 해소해 세포의 괴사를 막는 자가조치를 취하게 된다. 또한 자연선택에 따라서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욕창이 생길 때까지 한 자세를 유지하던 개체는 일찍 죽어서 멸종하고 뒤척이거나 긁는 행동을 하는 개체만 살아남아 자손을 남기게 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신체 건강에 문제가 없는 사람에게는 사실상 발생할 일이 없다. 다만 장기간 오래 의자에 앉아있는 고3 수험생, 또는 사무실 직장인 등의 특정한 직업군의 경우 천골 부분에 욕창의 초기 증상이 발현될 수도 있으며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상황기를 겪던 시기에 집에만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발병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단 이런 케이스라고 해도 상황이 심각할 정도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사람인 이상 자세를 조금이라도 바꿀 것이고 하다못해 밥을 먹으러 가거나 화장실만 가도 자연스럽게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

하지만 사고나 질환으로 인하여 장기간, 또는 영구적으로 몸을 스스로 움직일 수 없게 되는 경우나[2]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하반신 마비 등) 또는 말초동맥질환(PVD) 등에는 얘기가 달라지는데, 이 경우 스스로 몸을 움직여 혈류 부족을 해소할 수 없기 때문에 가만히 두면 단 며칠 사이에라도 세포 괴사가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간병인이 주기적으로 환자를 들춰 혈류 부족을 해소해주지 않으면 환자는 맨정신으로 몸의 세포가 썩어나가는 고통을 겪어야 한다. '체위변경'이라고 용어가 따로 있을 정도로 환자의 자세를 주기적으로 바꿔주는 것은 중요하다.

주로 뼈가 튀어나와있는 곳(bony prominence)에서 자주 발생하게 된다. 가장 흔히 천골(薦骨, sacrum), 상완골두(上腕骨頭, greater tuberosity) 및 궁둥뼈(ischial tuberosity)에 의해 압박되는 피부에서 발생하며 종골(踵骨, calcaneus), 뒤꿈치, 팔꿈치 및 등쪽에서도 발견된다. 오래 와병하는 사람은 귓바퀴에도 욕창이 생긴다.

제때 발견하지 못하거나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피부가 썩어들어가고 2차 박테리아 감염이 발생하게 된다. 이로 인해 봉와직염(蜂窩織炎, cellulitis), 골수염(骨髓炎, osteomyelitis), 패혈증, 괴사성근막염(壞死性筋膜炎, necrotizing fasciitis) 등의 합병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일단 욕창이 눈에 띄어 '아차' 싶은 순간부터는 자가적으로 회복을 꾀하려고 해도 이미 압박 부위의 세포와 혈관이 다 손상된 뒤이기 때문에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회복은 어렵다. 물론 아주 가벼운 욕창의 경우에는 멍이 풀리듯 시간이 지나면 자가회복이 가능하나 어느 정도 진행이 된 후에는 어쩔 수 없이 환부를 도려내고 드레싱을 한 후 새 살이 차오르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진피 이하까지 손상이 진행된 경우 피판술이나 피부이식을 받아야 하는 등 단순히 오래 누워있거나 했다는 이유로 발생하는 질환 치고는 정말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특히 거동을 못 하는 고령자가 욕창에 의한 합병증으로 목숨을 잃는 사례가 상당히 많다. 중환자의 경우 욕창을 통해 2차감염 위험이 커지므로 간병인의 세심한 관리가 더욱 중요해진다.

사람들이 흔히 욕창의 진료과를 정형외과라고 오해 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성형외과가 전문 진료과이며 종합병원에서도 의사가 자신의 환자에게 욕창이 생기면 급히 성형외과로 협진 요청을 한다.

얼마나 무서운지 알고 싶으면 간단히 구글에 '욕창'을 검색한 뒤 이미지를 보자. 세포가 다 썩어 없어져서 살이 있어야 될 곳에 살이 없다. 무심결에 봤다간 혐오감을 느낄 수 있으므로 검색에 주의하자.

2. 예방 및 처치

의료 선진국들에서 욕창 예방에 투입되는 연구는 암 치료 연구에 뒤지지 않는다. 욕창은 예방이 최선이며 치료는 차선이다. 욕창 예방은 최우선적으로 환자의 자세를 자주 바꿔주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이를 위해 각종 매트리스와 침대가 개발되어 있다. 컴프레서로 공기를 불어넣어 압박 부위를 계속 바꿔주는 에어 매트리스부터, 침대 자체가 환자 신체에 걸리는 압력을 감지해 자세를 바꿔주는 로봇 침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그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숙련된 보호자의 관리다. 그 방법으로는 2시간에 한 번씩 환자의 체위를 바꿔주어 특정 부위에 지속적으로 압박을 받지 않게 하는 방법, 환자가 머무는 매트를 가급적 폭신한 것으로 교환해 주는 방법이 있다. 물침대 등이 효과가 있다고 한다. 요즘은 환자 보호자에게 에어매트를 구입해서 오라고 하는 편, 병원 근처 의료기상에서 판매하며 없는 것보다는 욕창 방지에 확실히 낫다.

또한, 대·소변을 제때제때 처리하여 환자에게 2차적 감염 등이 일어나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환자가 요양하는 공간의 온도와 습도도 잘 맞춰 주고[3],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자가회복을 꾀할 수 있도록 돕자.

비수술적 치료를 통해 낫게 할 수 있다면 가급적 비수술로 치료하는 것이 좋으며[4], 욕창의 진행 경과가 심할 경우 욕창 주변 괴사 조직을 절제하고 피부피판술이나 피부이식을 진행하는 동시에 압박의 원인이 되는 뼈의 돌출부를 깎는 경우도 있다.

요양원같이 기존의 가정환경과 달리 집중적인 케어가 가능한 곳에서는 병원을 오가면서 지속적으로 드레싱과 처치를 함으로써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새 살이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상당한 양의 새 살이 돌아와서 체액의 유출량이 감소, 대소변만 주의하면 거의 치료가 가능하다.

3. 간병의 어려움

간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욕창 예방이다. 2시간마다 자세를 바꿔주어야 하며 24시간 365일동안 한번도 생략해선 안된다. 수십년간 완벽하게 관리했어도 단 한번의 실수로 치명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간병인의 부담감, 의료비 부담이 엄청나다. 게다가 움직이지 못할 정도라면 이미 중환자로써 병원비 부담이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가족 모두에게 심리적으로, 금전적으로 가장 큰 고통을 준다.

4. 관련 영상

메인 예고편
KBS 시사기획 창 - 욕창, 여기 사람 있어요


[1] 일반적으로 욕창이 잘 생기는 부분은 엉덩이와 천골이라고 알려져있다. 주로 이 부위들이 바닥면을 향하면서 압력을 받는 기간이 긴 부위들이다. 물론 욕창은 이 부위에만 생기는게 아니라 환자가 주로 어느 부위를 바닥면과 오래 접촉하고 있느냐에 따라 생긴다. 바로 누운 환자라면 주로 엉덩이, 발꿈치 등이고 옆으로 누워있는 환자라면 한쪽 귀, 팔, 허리, 허벅지 옆 등에 생긴다.[2] 와상환자들이 그 예시로 와상생활은 욕창 유발률을 높인다.[3] 체온의 상승 및 습도는 각각 욕창의 진행을 가속시킬 수 있는 인자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4] 다만 대부분의 욕창 환자는 고령이거나 몸의 거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타 병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십중팔구는 계속 악화되어 수술적 치료를 하게 된다. 애초에 마비 증세 정도를 제외하면 몸을 뒤척일 정도로 최소한의 기력이 있는 사람이 욕창에 걸릴 일은 거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