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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1-07-12 13:33:56

야랑자대

고사성어
사내 스스로

1. 겉뜻

야랑이 스스로 크다고 자부한다.

2. 속뜻

하찮은 무리 중에서 제일 잘났다고 뻐기는 자를 비웃는 말이다.

3. 유래

전국 시대가 종언을 고한 뒤 진나라가 통일 시대가 되고 다시 그 진나라가 망하여 한나라가 서고 나서도 중국 서남 지방은 뚜렷한 주인도 없이 방치되어 있었다. 그것은 한나라가 북방의 강력한 오랑캐 흉노에 대처하느라 그쪽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지역의 부족들은 각각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하고 있었는데, 그 10여 개의 집단 가운데서도 가장 강력한 것이 야랑국으로서 그 임금 다동(多同)은 야랑후(夜郞侯)를 자처하고 있었다. 다동은 자기 세력권을 벗어나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야랑국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큰 나라인 줄 알았다. 그래서 어느 날 부하들을 이끌고 영지를 순시하다가 짐짓 이렇게 물었다.

"너희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큰 나라가 어디라고 생각하느냐?"

다동의 심중을 꿰뚫어보고 있는 부하들은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그야 전하께서 다스리고 계신 이 야랑국이지 어디겠습니까."

흐뭇해진 다동은 눈 앞의 높은 산을 가리키며 다시 물었다.

"세상에 저 산보다 더 높은 산이 있을까?"

"저렇게 높은 산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윽고 흐르는 물가에 다다랐다. 강이라 하기에는 뭣하고 큰 시내라고 함이 적당한 물이었다. 다동이 다시 물었다.

"이 물보다 더 넓고 긴 물이 있을까?"

"천만의 말씀입니다. 그런 물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런 아첨의 소리를 곧이곧대로 들은 다동은 자기가 세상에서 가장 큰 나라의 임금이라 생각하고는 기고만장했다. 한나라 무제(武帝) 때인 기원전 122년, 인도(印度)로 가던 사신 일행이 야랑국에 들렀다. 오랫동안 중국과 사실상 교류가 끊어진 상태였으므로, 다동은 중국의 소식을 알 수 있는 기회다 싶어 반겨 맞아 환대했다. 한창 술자리가 무르익었을 때, 다동이 사신을 보고 물었다.

"공께서 보시기에 이 나라가 어떤 것 같소? 중국과 견주어 어느 쪽이 크다고 생각하오?"

사신은 기가 막혀 웃으며 대답했다.

"저희 한나라에는 군(郡)이 수십 개나 되고, 그 군 하나만 해도 이곳 야랑국보다 몇 배는 큽니다."

그 말을 들은 다동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고, 지금까지 자기가 얼마나 터무니없는 자만심에 빠져 있었는가를 깨달았다. 그는 나중에 남월 지역에서 일어난 반란 진압에 적극 협력한 공으로 무제로부터 왕의 작호를 하사받고 완전한 한나라 신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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