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 전문
엄마 걱정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춧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 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
2. 정리
엄마 걱정 | |
작가 | 기형도 |
주제 | ㆍ시장에 간 엄마를 걱정하고 기다리던 어린 시절의 외로움. ㆍ시장에 간 엄마를 애틋하게 기다리는 마음. |
성격 | 회상적, 감각적, 서사적 |
갈래 | 자유시, 서정시 |
제재 | 가난했던 어린 시절 |
율격 | 내재율[1] |
1연 | 어머니의 고된 삶과, 혼자 남아 어머니를 기다리던 어린 화자의 불안한 마음. |
2연 |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화자[2] |
3. 해석
이 시는 어린 시절의 어머니에 대한 회상을 바탕으로 씌어진 작품이다. 화자가 어렸을 때는 매우 가난했던 것 같다. 이 작품은 그런 가난했던 시인의 어린 시절 체험을 바탕으로 한 독특한 비유와 개성적인 표현 에 의해 형상화된다. 1연에는 두 개의 과거의 이야기가 현재형으로 그려진다.'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가서 해가 '시든 지 오래' 되어서야 '배추 잎 같은' 지친 발소리를 내며 돌아오시던 엄마의 고된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다른 하나는, 엄마가 시장에 가고 나면 '빈 방'에 '찬밥처럼' 홀로 남겨져 '어둡고 무서워' '훌쩍거리던' 어린 시절 화자의 외로움과 공포에 대한 이야기이다. 2연에서, 화자는 1연에서의 정황을 '지금까지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고 포괄적으로 평가함으로써, 그 유년기의 고통이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기억 속에 뚜렷한 흔적을 남겼음을 표현하였다. 이렇듯, 이 시는 어린 시절 화자의 '그 어느 하루'를 제시함으로써 화자의 정서와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특히 마지막 연에서는 시적 정황을 현재의 관점에서 포괄적으로 드러냄으로써 단순히 유년의 기억일 뿐만 아니라 성인이 된 지금까지 고통스럽게 자신의 삶을 아로새기고 있음을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