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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1-03 00:56:25

여왕의 창기병

여왕의 창기병
파일:attachment/22_11.jpg
장르 정통 판타지
작가 권병수
출판사 청어람
발매 기간 2001. 05. 20. ~ 2002. 07. 30.
권수 10권 (完)

1. 개요2. 줄거리3. 등장인물
3.1. 주인공 파티3.2. 크림발츠3.3. 라이어른 맹약국
4. 국가5. 작품의 특징
5.1. 세밀하지만 과도한 설정과 묘사5.2. 확실하지만 지나친 주제의식 강조5.3. 먼치킨 배제5.4. 어중간하게 끊긴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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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대한민국의 1세대 정통 판타지 소설. 저자는 권병수

표지의 특징을 꼽자면, 당시 유행하던 그리고 지금도 유행하는 방식대로 특정 캐릭터를 선정해서 그 캐릭터의 일러스트를 집어넣은 것이 아니라 중세 시기의 교회 창문을 장식한 스테인드 글라스 형식으로 을 든 기사의 모습을 그려놓았다. 이는 작가가 요청한 것이라고 한다.

2. 줄거리

튜멜의 영지에서 식객으로 머물던 레미 아낙스에게 어느 날 한 통의 편지가 온다.
그것은 마족 왕국 카민의 총기사단장 티이르2세에게 온 무도회의 초대장으로서 새벽의 기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으면 카민으로 오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에 따라 레미 아낙스와 케이시 튜멜, 그리고 하 이언은 카민으로 향하는 여행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후 각 국간의 알력으로 인해 빚어진 발트하임(라이어르 연합의 한 국가)에서 벌어진 내전의 한가운데에 뛰어들게 된다.

3. 등장인물

3.1. 주인공 파티

3.2. 크림발츠

국기 왕실기
파일:크림발츠의 국기.png 파일:크림발츠의 왕실기.png

3.3. 라이어른 맹약국

4. 국가

5. 작품의 특징

여러 가지 단점이 있기는 하나 나름 반론이나 참작의 여지가 있는 것들이고, 이 정도는 취향으로 덮을 수 있는 수준이다. 사람마다 조금씩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전체적으로 호평이 많은 소설.

5.1. 세밀하지만 과도한 설정과 묘사

작가부터가 설정덕후이므로, 설정덕후들이 읽기에 이 정도로 좋은 소설은 없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특히 세밀한 전쟁/전투묘사에 대해선 여왕의 창기병을 능가하는 소설은 거의 없다고 봐도 좋다. 너무나 자세한 나머지 처음 보는 독자가 거부감을 느낄 정도다. 기병대가 보급부대를 습격했을 때 자매 중 언니가 말발굽에 밟혀 죽고, 동생은 미쳐서 반만 남은 언니의 얼굴을 들고 노래하며 춤추다 기병의 메이스에 뒤통수를 맞고 죽는 장면에만 3줄을 할애한다. 다만 지나치게 세밀한 전쟁 장면 때문에 작품의 속도가 굉장히 느린 편이다. 튜멜 파티의 여행이 초반 3할, 나머지 7할은 수도 공성전과 에펜도르프 공방에만 할애할 정도.

정치 부분의 묘사도 역시 굉장히 자세하다. 궁정 내부에서 누가 실세이며 누가 권력을 가졌고,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암살을 시도했고 이에 대한 파장이 후에 일어날 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하여 모조리 설명한다. 또한 권력 다툼으로 인하여 소외되는 사람이나 그 중심부에서 한창 계획을 세워가며 숙청을 단행하는 귀족들 간의 암투를 마치 옆에서 보고 적은 것처럼 세세하게 묘사하였다.

하지만 이런 묘사가 오히려 독이 되는 부분도 많다. 예를 들어, 마법 설정은 굉장히 상세하며 작중 설명도 한 페이지 이상으로 길다. 하지만 이 소설에 등장하는 마법사는 하 이언 한 명이며, 그나마도 화염 마법만 쓰다가, 중반 이후로는 아예 안 쓴다. 애초에 설정 자체가 초인을 배제하고 있고, "제국의 마법 연대는 아메린 독립군의 지치지 않는 파상공격에 전멸, 제국 붕괴 후로는 마법사 부대를 쓰는 국가가 없다"는 설정이다. 제대로 된 마법사는 한 명뿐이고 그나마도 잘 안 쓰는 상황에서 굳이 복잡하게 마법 설정에 대해 설명할 이유가 없다.

그 외에도 설정에 관한 3인칭 서술에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또 작중 인물들이 반복적으로 그 설정에 관한 발언을 한다. 또한 권말 부록도 분량의 5퍼센트 정도는 설정을 써놓을 정도로 상세하게 짜놨다. 각 나라의 기념일, 군사 편제, 행정 구조, 언어, 기념일 등 방대한 설정을 짜놓았고 작가는 환율이나 단어, 문법 체계까지 만들어놓았다고 했지만 정작 활용되는 것들은 주 무대인 라이어른과 크림발츠의 설정들일 뿐이다. 물론 중간에 연재가 급완결되면서 활용되지 못하고 폐기된 설정도 상당수 있겠고 주로 활용된 내용들은 본문에서 자연스럽게 혹은 억지로나마 녹아들어서 설정을 안 읽는다고 소설을 읽는데 문제가 생기는건 아니다.

이쯤 되면 그냥 작가가 설정덕후라서 설정을 설명하는 데 집착하고 있다고 봐야 할 정도.

5.2. 확실하지만 지나친 주제의식 강조

세밀한 묘사와 긴 도입부 때문에 지나치게 이야기의 전개가 늘어지기도 하지만, 그 늘어진 분량 속에서 작가가 강조하고 싶은 이야기가 역시 지나치게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예컨데, 양판소가 보여주는 낭만적이고 애들 장난같은 전쟁이 아니라 잔혹하고 끔찍한 전쟁의 참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시도는 높게 평가해 마땅하고, 그 시도가 성공했기 때문에 여왕의 창기병이 한국 판타지의 역사에 이름이 남을만한 작품이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러한 목적의식을 위한 묘사가 강박적으로 반복되는 것은 안 그래도 느린 이야기의 전개속도를 더욱 지지부진하게 만드는 부작용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

전쟁의 잔혹함을 묘사하는 과정에서 전쟁에 휘말린 민간인들이 얼마나 쉽고 무참하게 죽어 나가는지, 그리고 전쟁을 우습게 보고 함부로 거기 접근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보여주겠다는 시도는 참 좋으나, 명백히 같은 목적의식을 가진 장면이 계속 반복적으로 드러난다면 독자는 피로를 느낄 수 밖에 없다[6]. 작가 스스로 말하길 종군기자에 가깝게 한 관점으로 소설을 쓰려고 노력했다고 하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기만 하면 충분한 다큐멘터리와는 다르게 소설은 서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주제의식에 대한 작가의 집착과 양판소를 까고싶은 욕망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각 장면 단위의 묘사에서는 지나친 과장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상단에서 지적된 고증 오류의 상당부분 역시 이런 작가의 의도에 의한 과장이 지나쳐서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5.3. 먼치킨 배제

여왕의 창기병에서는 소드마스터식 묘사를 집착하다시피 배제한다. 작중에서는 최강으로 묘사되는 인간병기 파일런 디르거도 칼침 한 대 맞으면 죽는 인간이며, 하 이언은 '소드마스터 한명보다는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얼간이 열명이 전쟁에서는 훨씬 도움이 됩니다. 나같으면 소드마스터는 후방에서 접시닦이나 시키겠습니다'라고까지 말한다. 또한 폭풍의 기사 아크 세빌에 대한 묘사에 이르면 단 한 명을 잡기 위해 천여 명이 화살을 쏟아부었다는 비현실적 묘사[7]까지 나올 정도.

그렇다고 아예 "소수 정예 병력은 쓸모가 없고 무조건 물량전이 최고다!"라는 식의 묘사는 또 아니다. 급히 징집한 시민병의 전술적 활용도가 너무 낮아 녹채 건설을 통한 거점방어(극단적으로 말하면 쓰고 버리는 인간방패)로 밖에는 활용하지 못하는 묘사라던지, 수천~수만의 병력이 격돌하는 대규모 회전에서 수십~백여 명 정도의 병력으로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묘사를 보면 알 수 있다. 정확히 따지자면 "기사로 대표되는 '고도로 정예화된 소수 병력'은 '적당히 훈련된 다수의 정규군'에게는 필패한다"는 생각을 엿볼 수 있다.

그런데 소설의 배경 시대상을 살펴보면 이 부분은 다소 설정 오류가 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소설에서의 군사 조직은 위계화된 지휘체제와 장교단, 참모조직등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중세가 아닌 근대의 군사조직에 가까우며, 작가 또한 화약이 없는 것을 제외하고는 '나폴레옹 시대의 군대' 정도를 감안했다고 한다. 확실히 나폴레옹 시대에는 군사 기술의 발달로 중장기병 등 정예화된 소수의 엘리트 부대의 입지가 크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발전은 화약 병기가 개발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리고 화약 병기 개발 이전인 중세에는 극소수의 엘리트 기사 집단들이 다수의 훈련된 군대, 예를 들어 체계적인 구성의 용병대들을 상대로 확실한 우위를 점한 경우를 꽤 많이 볼 수 있다.

요컨데, 역사 고증은 그런대로 잘 이루어졌지만 작중 분위기 연출을 위해 수정한 요소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던 셈이라 할 수 있다.

5.4. 어중간하게 끊긴 스토리

엔딩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캐릭터들이 이야기시키려고 하는 건지 캐릭터들이 완전 수다쟁이가 되어서 연설을 하게 되었다. 무슨 어른들의 사정으로 인해서 후다닥 마친 듯한 느낌이 진하게 든다. 연재 당시의 작가 후기를 보면, 마지막 권 집필 당시 출판사쪽에서 '이번 권에 끝내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한다. 다만, 그렇다고 여러권 분량의 이야기를 한 권 이하의 분량에 넣어버리면 소설이 아니라 스토리 다이제스트가 될 것이 뻔하므로 남은 이야기는 2부를 기약하고 일단 되는 데 까지만 정리했다고. 그리고 이 때문에 생존한 사자왕의 이야기 등 여러가지가 짤렸다.

원래 여왕의 창기병은 1부만 15~20권 분량의 소설이고, 3부까지 예정되어 있었다. 1부에서는 라이어른 내전 이후 진행이 예고되어 있던 크림발츠 내전이 추가로 연재될 예정이었고, 2부에서는 새로운 등장인물들로 아메린의 함대인 알바트로스와 크림발츠의 함대인 검은 여왕의 대립을 주제로 한 내용이 될 예정이었다고 한다. 사자왕 떡밥도 이후 스토리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출판사 측에서 너무 늘어진다고 판단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팔리지 않았던 것인지 분량을 조절하라는 요청을 했고 결국 1부 중에서도 맛보기 수준의 스토리만 남게 된 것.

이뿐이라면 작가의 의사에 따라 웹소설 연재 시대에 들어서 추가로 연재할 수도 있었겠으나, 작가가 10여년간 쌓아 온 설정집을 분실하는 바람에 더 이상의 연재가 힘들게 되었다. 물론 그때그때 필요한 설정을 만들어 가면서 연재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했지만, 작가의 정신적 충격이 워낙 컸기 때문인지[8] 설정덕후 기질이 너무 강해서 설정집 없이는 연재가 불가능했던 것인지 이후로는 별 소식이 없다. 이후 출판사를 바꿔서 본래 크로니클 시리즈의 2부가 될 예정이었던 알바트로스의 내용을 세계관을 바꾼 뒤 프리텐더스라는 제목으로 연재하지만 이 역시 2권 미완결작으로 끝나버린다.


[1] 나무를 깎아 등신대의 여자 피규어를 만드는 사람, 바다라고는 볼 수도 없는 산악 지형에서 "해양학 입문서"를 달달 외울 정도로 읽는 사람들도 있다.[2] 사실 활도 제대로 쏘기 위해서는 어느 수준 이상의 근력이 필요하다.[3] 왕위에서 물러남[4] 크림발츠, 아메린, 폴리안[5] 그 오랜 세월동안 살아남고 경험을 쌓았다는 것.[6] 귀족인 자기 주인의 위세만 믿고 함부로 군인들을 비웃고 임무수행을 방해하다가 쳐맞은 하녀, 어린 마음에 단검 한 자루 가지고 싶어서 군대의 물자저장고에 몰래 들어가려다가 쿼렐 집중사격을 받고 참혹하게 죽은 부랑아 소년소녀, 계엄령이 내려져 군대가 치안을 담당하게 된 상황에서 아는 사람들 앞에서 체면 깎일 수는 없다고 군대에게 개기다 맞아죽은 동네 깡패, 굶주린 손자에게 먹일 계란을 훔치려다 역시 치안활동중인 군대에게 심하게 구타당하고 죽기 직전에 손자에게 겨우 깨진 계란을 주고 죽은 노인... 각각의 장면은 작가의 의도에 훌륭하게 부합하고 있으나, 같은 목적을 가진 장면이 이렇게 계속 나오면서 독자에게 피로를 안겨주고, 서사의 진행을 공회전하게 만드는 것은 좀 곤란하다.[7] 총 5000발 가량을 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천여 명의 부대는 이후 500명의 기사에게 돌진을 허용한다. 패배를 각오하고 한 명만 노렸다고는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이 폭풍의 기사는 혼자 1000인분의 화살을 막아내는 일당천의 기사였다고도 볼 수 있다. 이 장면에 대한 고증은 전체적으로 과했다는 의견이 많다.[8] 작가가 중학교 시절부터 모든 걸 담아 쌓아왔던 설정집이라고 한다. 직접 여왕의 창기병 설정집 이야기를 물어 본 모 작가는 권병수의 허탈한 표정, 눈빛, 한숨을 보고 바로 사과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