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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8-17 10:24:43

열차의 도착


2015년 뤼미에르 연구소에서 4K 복원한 영상. 프랑스에서 Lumière, Le cinématographe 1895-1905 블루레이로 나와있다.
1. 개요2. 상세

1. 개요

L'Arrivée d'un train en gare de La Ciotat(라 시오타 역에서의 열차의 도착)

1895년 프랑스뤼미에르 형제에 의해 만들어져 1896년 1월 5일 개봉한 영화.

최초의 영화로 흔히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1895년 3월 22일 상영된 <뤼미에르 공장을 나서는 노동자들(Workers Leaving the Lumière Factory)>가 최초이다. 또한 두 작품 사이에 제작된 영화가 10편이나 있는데 그 목록은 위키피디아 참조.

하지만 그 당시 영화의 대부분은 기록영상일 뿐이었고 현대 영화의 기반을 자리잡은 최초의 시나리오 영화이자 합성, 컬러작업이 도입된 영화는 《달 세계 여행(Le Voyage Dans La Lune)》으로 평가된다.

2. 상세

당시에는 장편 제작 및 상영이 기술적으로 힘든 시절에 나온 짧은 분량의(약 50초) 초단편 영화였다. 내용은 단지 라 시오타 역에 기차가 도착하는 장면을 찍은 영상이고 시대가 시대다보니 소리는 존재하지 않는다.[1] 극장에 피아노를 설치해 피아노를 연주함과 동시에 상영을 했을 뿐.

열차의 도착은 프랑스 파리의 그랑 카페에서 상영되었는데, 관객들은 기차가 스크린을 향해 달려오는 장면에서 놀라 극장 밖을 뛰쳐나가기도 했다는 썰이 있다. 다만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근거는 없어서 일반적으로는 단순히 좀 놀라는 정도였을 것이란 의견이 대세다[2].

당시에는 영화도 연극의 연장선으로 취급했기 때문에 촬영기법은커녕 배우의 얼굴을 클로즈업 하는 것은 생각도 못했고 무조건 풀샷으로만 찍던 시절이었으며 클로즈업은 《대열차강도》(The Great Train Robbery)에서 효과적으로 광범위하게 시도하게 된다.[3] 이 대열차강도의 유명한 마지막 씬에서는 관객이 실제로 기절했다.(...)[4] 관객이 일어난다는 표현은 문명 5의 확장팩 멋진 신세계게임 트레일러에서도 나올 정도.

1900년대 초반 개화기의 조선에서 처음 상영되었던 영화도 바로 이 영화로 추정된다. 당시 영화관을 운영하던 주체는 미국 담배회사들로, 영화관 입장료로 자신들이 판매한 양담배갑을 대신 받았다고 한다. 즉 담배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일환으로 영화를 상영했던 것. 이 영화를 처음 관람했던 조선인 관람객들은 위의 소문처럼 기차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놀라거나 그러지는 않았지만, 대신 영화가 끝나고 난 뒤 스크린을 친 곳으로 몰려가서 뒤에 실제 기차가 있는지 확인하려 했다고 한다. 그러나 스크린 뒤에는 벽밖에 없자 벽을 대신 만지면서 매우 감탄 했다고. 출처

파일:external/www.pointurier.org/LaCiotat.jpg

이 영화를 촬영한 라 시오타 역은 지금도 남아 있다. 물론 12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역은 여러 번 개보수를 거쳤기 때문에 영화에 나오는 장면과는 많이 다르다. 촬영 장소인 1번 승강장에는 최초의 영화를 촬영한 장소라는 설명문과 뤼미에르 형제의 사진과 이 영화의 스틸컷이 붙어 있다.


2013년 프랑스인이 촬영한 이 영화의 오마주.

본작을 상영하는 데 사용된 영사기인 시네마토그라프는 사실 뤼미에르 형제가 영화를 더 싸게 제작할 수 있는 방법을 구하고 있던 한 업자의 의뢰를 받아 당시 업계의 표준이었던 토머스 에디슨의 키네토스코프를 개량해서 발명한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뤼미에르 형제는 영화가 한때의 유행에 그칠 것이라 생각했고 영화에 대한 저작권을 취득하는 데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2020년 2월 3일 한 유튜버가 4K 60fps로 업스케일링한 버전을 올렸다.(지금은 영상이 내려갔다.) 관련기사 컬러 업스케일링 버전도 나왔다.#

영화 외적인 이야기로, 철도를 담고 있는 영상물이라 철도 동호인들이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 있다. 바로 객차 부분인데 이 당시는 현재의 열차처럼 양 옆에 승강문이 있는 게 아니라 객차 내 격실(컴파트먼트)에 전부 따로따로 승강문이 달려 있고 사람들이 오르내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이 당시 열차는 19세기 철도마차 개념의 흔적이 아직 남아있었던 것인데 이를테면 이 때의 객차는 승합마차의 각각의 칸을 그냥 주우욱 이어붙인 그런 물건이었던 것(...)

처음 관객들이 서서 열차를 기다리는 장면에서 자세히 보면 구도상에 원근법이 나타나도록 소실점에 맞춰 구도를 잡은 것이 보인다. 이 때문에 미약하게나마 연출이 가미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1] 유성(有聲)영화가 제작된 것이 1927년이다.[2] 영화에서 열차는 관객 정면이 아니라 약간 측면으로 비스듬히 들어온다.[3] 영화계에서 대열차강도가 가진 위상과 영향력은 지대하지만, 대열차강도에서 최초로 기술적인 클로즈업을 시도 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실제로는 조지 알버트 스미스가 1898년 부터 미디움 클로즈업을 최초로 시도했고, 1900년 영화 'As Seen Through a Telescope', 'Grandma's Reading Glass'에서 최초로 익스트림 클로즈업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4] 정면 클로즈업 샷에서 배우가 카메라를 향해 정면으로 권총을 쏜다. 물론 실제로 쏜 게 아니라 필름에 덧칠한 트릭. 또한 이 씬은 영화 역사상 최초의 쿠키 영상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