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립 데드파이어 포수의 허리띠

비공식적으로 해군의 역할도 하고 상업 무역 길드의 역할도 하는 왕립 데드파이어 회사(Royal Deadfire Company, RDC)는 로아타이 패권을 데드파이어 군도에 확산사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RDC는 중무장을 한 철갑선을 갖추고 충실하고 실력 있는 선원들을 고용하여 지역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고급 상어 가죽으로 만든 이 허리띠는 로아타이풍에서 흔한 기하학적 세공이 되어 있으며, 직각 모서리마다 신비한 인장이 얕게 새겨져 있습니다. 비록 소재는 만져봐도 별다를 게 없는 듯 느껴지지만, 허리띠를 착용하면 포근한 따뜻함이 느껴집니다.

바다를 항해하는 선박에서는 통제가 안 되는 화재 만큼 위험한 것도 드물지요. 특히 그 선박이 화약과 기타 폭발물이 가득한 통나무 통을 싣고 있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비록 왕립 데드파이어 회사 선박이라고 다 화염을 부리는 마법사를 고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기술을 가진 사람에 대한 수요는 상당해서, 몸값을 거의 마음대로 올릴 수 있지요.

유라스카 로나는 화염을 마음대로 부리는 능력과 삼각법에 대한 천부적인 지능과 망치를 다루는 솜씨 덕분에 철갑선 사자의 발톱에 고용될 때 상당한 몸값을 받게 되었습니다. 유라스카는 돈보다는 자신의 선조들의 고향을 보는 데 더 관심이 있었지만, 허름하고 초라한 집에 사는 식구들에게 식량과 기타 물품이 가득한 상자를 가져올 수 있게 되는 것도 마음에 들었지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전투 선박인 사자의 발톱은 처음엔 와하키 부족을 상대로, 그다음엔 무법자 노에 상인들을 상대로, 그리고 종국에는 베일리아 약탈자들을 상대로 주기적으로 전투에 참여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침착하고 능력이 뛰어난 유라스카는 선박에서 둘도 없는 인재가 되었고, 그 덕분에 선장에게서 곧 전용 침실을 받았지요.

한편, 유라스카의 동료 선원들은 갑판 위에서 싸우며 죽었습니다.

결국 질투에 눈이 먼 자들이 유라스카를 해치기로 했습니다. 유라스카의 전용 침실의 문을 박살 내고 해먹에 있던 유라스카를 끌어내려 포열 갑판으로 질질 끌어갔지요. 유라스카는 도와달라고 소리를 지르며 그만하라고 빌었지만, 돌아오는 것은 얼굴을 강타하는 주먹과 다리의 골절이었습니다.

주갑판으로 향하는 계단으로 끌려가면서 수장될 위기에 처한 유라스카는 마지막 남은 희망에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비축된 화약고에 시선을 고정하며 주문을 외우고 불씨를 날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