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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16-11-02 11:04:43

의사/의사 인원수 논쟁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수년 째, '의사수가 부족한지, 의사수를 늘려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해당 논쟁 중 일부 내용은 수가와 관계되어 있다.
수가나 의사의 면허를 취득하는 과정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의사, 국민건강보험 항목과도 같이 해서 봐야지 항목에 대한 이해를 높힐 수 있다.

가. 의사 측 주장
한국은 의료보험 수가가 낮아서, 한국의 의사들은 다른 나라 의사들이 하루에 보는 환자수보다 훨씬 많은 수의 환자를 보는 방식, 즉 박리다매방식으로 병의원을 운영한다고 주장한다. 다른 나라 의사들이 환자 한 명을 세심히 보고 많은 액수를 받는다면, 우리나라 의사들은 다른 나라 의사들이 한 명 볼 시간에 여러 명을 보고 한 명당 적은 수가를 받도록 되어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사수를 늘리면 박리다매 방식마저도 쓸 수 없게 되어 병의원 운영에 곤란함을 겪을 수 있으므로, 의사수를 늘려선 안된다고 (또는 의사를 늘릴 거면 수가도 같이 늘려달라고) 주장한다.

나. 반론:
① 제 아무리 박리다매를 하고 싶어도, 심지어 1분 진료, 2분 진료를 불사할 각오를 하고 있어도, 찾아와주는 환자수 자체가 적으면 박리다매는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병의원 1곳당, 의사 1인당 환자수가 충분히 확보되어야 박리다매를 하든지 말든지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병의원 1곳당, 의사 1인당 방문 환자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많다. 장사로 비유하자면[1], 한 가게당 하루 평균 방문 고객이 많다는 얘기다. 이처럼 병원 1곳당, 의사 1인당 많은 환자수를 확보할 수 있는 힘은 수요대비 의사수 부족에 있다. 즉 의사수가 부족하므로 병의원 1곳당, 의사 1인당 많은 방문 고객(환자)을 확보할 수 있고, 그래서 박리다매도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박리'다매'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어찌보면 의사수 부족의 방증이기도 하다.
1차 재반론 : 인구당 의사 수가 OECD 평균에 못 미치긴 하지만, 이것만이 방문 환자수가 많은 요인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환자 한 명이 1년에 병원에 방문하는 횟수가 OECD 평균의 두 배에 달한다.


▲ 국민 1인당 의사에게 외래진료를 받는 횟수 출처
2차 재반론: 위 재반론에 적힌 얘기는 의사 측의 자책골이다. 그렇다. 한국의 경우 국민 1명이 1년에 병원에 방문하는 횟수가 많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얘기는 다른 말로 하자면 현재 우리나라는 의료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한편 수요가 크면 클수록 수요대비 의사수는 더욱 적어지게 된다.

② 의사들 주장대로 한국의 병의원들이 박리다매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치자. 하지만 그렇다고 평균적으로 볼 때 한국의 병의원들이 박리다매를 통해서 겨우겨우 근근히 운영되고 있거나, 한국의 의사들이 박리다매를 통해서 겨우겨우 입에 풀칠을 면하고 사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물론 장사가 잘 안돼서 폐업하는 경우도 있지만, 현재 한국에서 의사들이 평균적으로 높은 수입을 올리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그러한 높은 수입은 의료에 대한 수요가 많은 덕분이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즉 현재 의사들의 평균 수입을 생각해보면, 의사가 수요에 비해 과잉 공급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2]. 그러므로 의사를 지금보다 늘릴 경우, 병의원들이 운영에 곤란을 겪어서 줄도산할 것처럼 말하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 현재의 의사수급상황은 의료수요를 감안하여 의사수를 좀 늘린다고 하여, 전국의 병의원들이 갑작스레 줄도산을 하거나, 의사들이 입에 풀칠을 해야할 정도의 한계상황은 아니다.
1차 재반론 : 우수한 인력을 유치하는데 있어 고소득은 필수적이다. 러시아가 어떤 꼴이 났는지는 '수가' 문단에서 보자.
2차 재반론: 오해해선 안되는 것이 있는데, 의사가 높은 수입을 올려선 안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의사들은 의사가 공급과잉이어서 넘쳐나는 지경이라고 말하지만, 평균수입을 감안해본다면 오히려 그 반대라는 주장에 설득력이 있지 않느냐고 말하는 것 뿐이다. 의사가 높은 수입을 올리든 말든 누가 뭐라할 것은 아닌데, 다만 의료수요에 비해 의사수가 부족한 상태만큼은 되어선 안된다고 말하는 것뿐이다. 왜 의사수가 부족해선 안되는지는 굳이 설명을 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위에서는 서울지역 그것도 내과를 예로 들었는데, 설령 그것이 맞다고 하더라도 지방에서는 여전히 고수입을 유지하고 있다. 지방에는 의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만약 의사수를 늘리면 지방에 가지말라고 해도 알아서 지방에 가는 의사가 생겨날 것이다. 군병원은 민간전문의를 고용하고 하는데, 매번 필요한 인력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군병원의 경우 민간병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봉이 낮기 때문이다.[3] 하지만 의사수를 늘리면 군병원에도 지원자가 늘어날 것이다. 변호사의 경우만 보더라도, 수를 늘리니 이전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던 7급공무원에도 지원자가 생겨났고, 법률홈닥터 같은 직에도 지원자가 생겨났다. 그 밖에 이전에는 지원자가 없어 변호사 부족에 시달렸던 분야도 변호사를 고용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우수인력이 필요한 것은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우수인력은 사회 각 분야에 골고루 분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그 동안 공급부족으로 인해 의사라는 직업에 상대적으로 큰 희소가치가 부여되면서, 우수인력이 의료분야에만 쏠리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리고 우수인력을 유치하기 위해서 고소득이 유리(혹은 필요)한 것은 의료분야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해서 각 분야의 공급을 국가가 죄다 틀어막고 통제해서 공급부족상태를 만들어줘야 하는가? 그것은 당연히 부당하고 바람직하지 않다. 의료분야든, 그 어떤 분야든 시장에서 공급과잉이나 공급부족이 발생하면 사회적 후생을 감소시키킨다. 따라서 시장에서 공급과잉도, 공급부족도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은 경제학원론에 나오는 수준의 상식이다.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룰 때 사회적 후생은 최대가 된다.
3차 재반론 : 지방도 서울처럼 낮은 것은 아니지만 몸값이 상당히 떨어진 상태이다. 그리고 의사들이 서울에 붙어있으려고 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서울에 붙어있으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유이다. 즉 자식들에게 더 좋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기 위함인데, 이를 아직 서울에서도 지내기 그리 나쁘지 않아서라고 해석하면 곤란하다. 전문의 자격증 취득 후 지방에서 일하다가 자식이 학교에 취학할 무렵 서울로 옮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방의 인프라를 확충시켜 인력을 지방으로 유치해오게 되면 서울의 공급포화 상태도 해결될 것이고 지방 중소도시의 인력 부족 문제도 같이 해결이 가능할 것이다. 읍면단위는 애초에 인구수를 생각해보면 병원이 들어서기 힘든 곳이다. 그리고 평균수입으로 보아 오히려 공급부족이 아니냐고 했는데, 그렇다면 평균 얼마를 받아야 공급 과잉이고 얼마가 공급 부족이란 말인가? 여기에 명확한 기준이 존재하기나 하는가? 군병원 이야기를 했는데, 군병원에서 연봉을 더 높여주는 것이 올바른 대처다. 위에서는 연봉 이야기를 하는게 아니라 했는데 결국 연봉 칼치는게 해결책이라는 것 아닌가?
4차 재반론: 명확한 기준이 있냐고? 물론 명확한 기준을 말하기는 어렵다.[4] 하지만 한가지 명확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의사수를 의료수요를 감안하여 조금 늘린다고 하여, 의사들이 입에 풀칠을 해야 하거나 전국의 병의원들이 갑작스레 줄도산할만한 상황은 분명 아니라는 것이다. 즉 현재 의사들의 수입이 그 정도의 상황은 아니라는 것만큼은 명확하다. 여기서 의사수를 조금만 더 늘리면 마치 전국의 병의원들이 줄도산하고, 의사들이 거리에 나앉게 생길 것처럼 말하는 것에 대해 반론하는 것 뿐이다. 서울대 김형선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국민의 의료이용량은 지난 10여년간 경제성장률의 2배 이상으로 증가한 데 비해 의대 입학정원은 오히려 10% 줄었다. 의약분업 파동 때 정부가 객관적 검토없이 의사단체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의대 입학정원을 축소했기 때문이다. 의사총량이 증가해도 부문간 그리고 지역간 불균형이 발생하기 십상인데, 총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군병원이나 지방병원의 의사 부족 얘기는 연봉을 칼치는 게 해결책이라는 것이 아니라, 의사수를 늘리면 자연스럽게 거기에도 지원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변호사의 예시가 단적인 증거다. 변호사 수를 늘리니 이전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곳에 지원자가 생겨나지 않는가? 총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부문간, 지역간 수급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가 무척 어렵다. 하지만 총량이 늘어나면 이전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지역이나 직역에도 지원하는 사람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연세대학교 정형선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게다가) 정부로서는 총량조절밖에 정책 수단이 없다. 의사에게도 거주 이전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지역 배분에 있어 강제력이 없다."
5차 재반론 : 유럽과 우리나라의 도시근로자 평균소득 대비 의사소득을 이야기했는데, 유럽과 우리나라의 전문의 인력 비율이 다르다. 유럽에서는 상당수의 의사가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하지 않고 의사 면허만을 가진 일반의로서 활동하지만, 우리나라 의사들은 97%가 전문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양성 기간에 차이가 있다. 더군다나 인원 수만 늘리면 안 좋은 자리가 저절로 찬다는 것은 반례가 있는 것이, 바로 중소기업이다. 지금 대졸자들이 중소기업에 들어가려고 하고 있는가? 물론 들어가는 사람이 있지만, 대부분 대기업 문만 두들기고 있다. 의사 수만 늘리면 정말로 그 늘어난 사람들로 군의관 자리가 찰까? 군의관으로 들어가게 되면 진급한계선이 소장이다. 장성 보직이 총 세 자리인데, 육군 의무계획처장(준장), 의무학교장(준장), 의무사령관(소장)이다. 군인의 꿈이라는 별 달기도 어렵고,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지금 군의관들은 진료에 대한 독자적 권한이 사실상 없다. 계급만 더 높지 의학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관이 까라면 까야하는게 군의관들인데, 덕분에 자기 소신대로 진료하지 못하고 자괴감을 느끼는 군의관들이 많다[5]. 뭐든지 인력만 늘려서 해결하려고 들면 안 되는 것임은 당연할 것이다. 그리고 정부에 강제력이 없기는 하지만, 지방에도 의사들이 남아있으려 할 만큼의 인프라를 건설할 수가 있다. 누가 정부더러 지방 살리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건 의사들 뿐 아니라 지방에 거주하는 4천만 국민들을 위해서도 좋은 방법이다.
6차 재반론: 바로 윗 문단의 반론은, 결국 유럽은 전문의 비율이 낮고 그에 따라 양성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서 도시근로자 평균소득 대비 의사소득의 비가 2~3배 밖에 안되고, 한국은 전문의 비율이 높고 그에 따라 양성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서 5~6배나 된다는 소리인데, 이건 수요-공급 법칙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어떤 직업의 양성기간이 제 아무리 길어도, 가령 어떤 직업의 양성기간이 20년, 아니 심지어 30년이 된다고 하더라도, 그 직업을 가진 사람의 숫자가 무진장 많으면, 즉 공급이 많으면 해당 직업의 평균 소득은 낮을 수 밖에 없다. 반면 어떤 직업의 양성기간이 제 아무리 짧아도, 그 직업을 가진 사람의 숫자가 희소하면, 해당 직업의 평균 소득은 높을 수 밖에 없다. 평균 소득의 높고 낮음은 어디까지나 수요, 공급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안경사는 양성기간이 길지 않다. 하지만 만약 안경광학과 정원을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안경사수를 줄이고, 안경사를 극히 희소하게 만든다면, 안경사의 평균 몸값은 천정부지로 오를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평균 소득의 높고 낮음은 수요와 공급 수준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지 해당 직업의 양성기간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유럽에 비해 도시근로자 평균소득 대비 의사소득의 비가 훨씬 높다는 것은 결국 우리나라는 의료수요대비 의료공급자 수가 적다는 뜻이다. 실제로 OECD 통계를 보면 유럽의 경우 인구 1인당 의사 숫자가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많다.

그리고 반례라며 제시한 중소기업의 예시가 잘못되었음을 지적하겠다. 두 가지 점에서 해당 반례가 잘못되었음을 말할 수 있다. 첫째, '의사수를 늘리면 이전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직역에도 지원자가 생겨날 것이다'라는 주장에 중소기업의 예시를 들어 반박하려면 대졸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전제가 성립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대졸자가 늘어나고 있는가? 오히려 반대다. 학령인구가 줄어서 교육부가 대학의 정원도 줄이려고 하고 있는 판국이다. 둘째, 대기업 취업에 실패한 사람들은 중소기업등 다른 곳에 취직하지 않고 백수로 지내며 입에 풀칠 하고 사나? 물론 누구나 조건이 더 좋은 직장에 취업하고 싶어한다. 따라서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에 취업하고 싶어하고, 낮은 연봉을 주는 곳보다는 높은 연봉을 주는 곳에 취업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취업경쟁에서 실패해 원하는 직장에 취업할 수 없을 때에는 입에 풀칠하고 살 생각이 아닌 이상, 다른 곳에라도 취업하기 마련이다. 즉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선택하기 마련이다. 대기업 취업을 원한다고 해서 평생 취업안하고 대기업 문만 두드릴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이러한 점도 지적할 수 있다. 비교를 할 때는 비슷한 것끼리 비교해야 한다. 다른 직군의 예시를 들 때는 최대한 비슷한 성격의 직군을 예시로 드는게 좋다. 따라서 의사와 마찬가지로 라이센스가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직업인 변호사의 경우가 보다 적절한 예시가 될 것이다. 변호사 수를 늘림에 따라 변호사들이 이전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직역이나 지역에도 지원하게 되었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얘기가 옆길로 샌 것 같아서 원래 말하고자 했던 것을 다시 말하자면, 현재의 의료시장상황은 의사수를 의료수요를 고려하여 좀 늘린다고 해서 전국의 병의원들이 줄도산을 하거나, 의사들이 입에 풀칠을 해야할 정도의 한계상황이 아니라는 것은 명백하다. 따라서 현재의 의사수를 조금이라도 늘리면 의사들이 다 거리에 나앉고, 병의원들이 줄도산할 것처럼 위협(?)하는 것은 부당하다.
7차 재반론 : 의사들 대부분은 개원을 해야 할 운명이다. 수가 개선이 안 된다면 여전히 의사들은 지금처럼 많은 환자들을 보고자 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몇몇 의료기관에는 환자가 몰리고 나머지 기관들은 파리가 날리거나 망하게 될 것이다. 이런 인력이 군의관이나 공공기관으로 간다고 치더라도 이들은 민간 봉직 시장에 뛰어들려고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봉직 시장으로 인력이 몰리고 봉직 자리도 순식간에 몸값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위에서는 조금 안 좋은 자리에 사람이 들어오는 경우만 이야기했지만, 좋은 직장까지 덩달아서 안 좋아질 공산이 크다. 이것이 곧 의료 인력의 질 저하를 불러온다는 사실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환자를 조금 보게 된 의료기관들 중 몇몇은 살아남기 위해 무슨 방법이든 고안해낼 것이다. 봉합사도 원래 좋은 것으로 쓰던 걸 최대한 싸구려 중국산으로 바꾸고[6] 공식적으로는 소독이 된 의료기기를 사용하고, 환자에게 필요한(?) 처치를 권하게 될 것이다. 용팔이를 욕하면서도 사람들은 용팔이에게 당하고 산다. 하물며 용팔이보다 훨씬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의사한테라면, 의사가 당신을 속이려고 한다면 당신이 그것을 알아챌 수 있을까? 이 피해는 누가 입게 되는가? 바로 당신이 입는다. 의협신문
그리고 양성기간이 긴 직업일수록 그에 따라 제시되어야 하는 보수의 하한선도 당연히 높아지게 마련이다. 더 긴 시간 고생해봤자 받는 거에 차이가 없다면 누가 고생하려고 들겠는가? 20년, 30년동안 고생해서 얻어야 하는 직업하고 다른 직업하고 받는 건 비슷하다면 그 고생을 하겠는가?
8차 재반론: 위 주장이 가장 어처구니 없는 반론이다. 평소에도 이를 지적하고 싶었다. 의사수가 늘어나면 과잉진료가 생겨나서 환자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것이 위 주장의 요지다. 과잉진료는 관련 법규를 정비하고 처벌을 강화해서 막을 생각을 해야지 의사수가 부족한데도[7], 그래서 문제가 있는데도, 과잉진료가 걱정돼서 의사를 늘리지 않아야 한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담근다는 속담에 딱 어울리는 얘기다. 그리고 아래 보건행정학자들의 반론에도 적혀 있는 얘기지만, '공급과잉되면 이러저러한 문제가 발생돼. 그러니까 의사를 늘리면 안돼'라는 얘기는 의사수가 적정한 상황에서나 할 수 있는 얘기지, 의사수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할 얘기가 아니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묻는다. 과잉진료가 우려되므로 그래서 의사수가 부족해야 한 상태로 있어야 한단 말인가? 물론 의사들은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고 말한다. 오히려 과잉이라서 못 살겠다고 말한다. 그런데 10년 전에도 그렇게 말했고, 무려 30년전에도 그렇게 말했다. 과잉이라서 못살겠다고 하는데, 이상하게도 의대 및 의사는 현재도 최고로 선호되고 있다. 대학입시에서 의대의 선호도를 보면 의사자원의 희소성을 가늠할 수 있다. 게다가 과잉이라는 의사들의 주장과 달리 의사가 부족하다고 주장하는 학자와 보고서도 매우 많다. 참고로 의사가 공급과잉이라고 주장하는 곳은 의협과 의협소속연구기관들 뿐이다. 어쨌거나 이곳 나무위키에서 의사수 부족여부에 대해 결론을 낼 수는 없다. 그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의사가 부족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아래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수가에 문제가 있다면 그건 수가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다. 수가와 의사수를 연동시켜서는 안된다. 정부든, 의사단체든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 그건 매우 위험한 일이다. 의사수 결정을 수요가 아닌 다른 요소(수가 등)에 연동시키면 수급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사수는 오직 수요량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 수가가 낮다는 것이 의사수를 부족하게끔 유지해도 되는 변명이 될 수 없고, 수가가 높다고 해서 의사수를 과잉되게 해도 된다고 말할 수 없다.

양성기간이 긴 직업일 수록 보수가 높아진다는 말은 경제학, 아니 경제상식조차 모르는 소리다. 양성기간이 제 아무리 길어도, 극단적으로 양성기간이 30년, 40년이 되어도 해당직업을 가진 사람의 숫자가 무진장 많으면(수요대비 공급이 많으면) 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평균 몸값, 즉 평균소득은 낮을 수 밖에 없다. 반대로 양성기간이 제 아무리 짧아도 해당 직업을 가진 사람 숫자가 적으면(수요대비 공급이 적으면) 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평균 소득은 높게 형성될 수 밖에 없다. 어떤 직업의 평균소득은 오직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이건 굳이 경제학공부를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경제상식이다.
9차 재반론 : 부족해서 좋을 것은 없다. 그러나 과잉해서 좋을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수가랑 의사 수랑 관계가 없다고 말하는데, 수가가 환자 한 명당 의사가 할애하는 시간을 정하고, 이는 다시 적정한 인구당 의사 수를 정하는 것이다. 애초에 박리다매를 하라고 판을 짜놓은 의료 환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매가 이루어진다고 문제가 있는가? 물론 본질적으로는 있다. 하지만 다매를 하라고 만들어 놓은 판 위에서 다매를 하는 것은 룰을 준수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이러한 룰을 설정한 판 자체를 갈아엎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OECD의 다른 나라들 수준에 맞게 수가를 인상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박리다매식 의료환경을 고리소매식으로 개편하려면 말이다. 파격적인 수가 인상은 입밖으로도 안 꺼내면서 의사 수만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정부 측 입장은 어폐가 있다. 애초에 이렇게 하라고 시킨게 정부 아닌가?

10차 재반론: 과잉해서 좋을 것이 무엇이라니? 어느 누가 공급과잉되면 좋다고 말하겠는가?[8] 경제학원론 책이라도 읽어본 사람은 쉽게 이해하겠지만, 시장에서 공급과잉, 공급부족 모두 사회적 후생[9]을 감소시킨다. 즉 공급과잉, 공급부족 모두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사회적 후생은 시장에서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룰 때 최대가 된다. 한편 의사들은 현재 공급과잉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학자들은 공급부족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누구 말이 맞는지는 여기서 결론낼 수 없다. 상반된 주장이 있다는 것만 여기에 적시할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현재 대한민국 보건정책상 수가와 의사수가 관련없다는 것이 아니라, 의사수 결정을 수가에 연동시키고 있다면 그러한 정책이나 발상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는 것이다. 정부든 의사단체든 그렇게 연동시켜선 안된다. 의사수는 오로지 의료수요량에 따라서 결정되어야 한다. 수가와 의사수를 연동시키는 정책은 잘못되었다. 수가를 낮게 책정하고 그 대신 의사수를 적게 유지해준다는 정책을 정부가 시행하고 있다면 바꿔야 한다. 또한 수가를 내세워서 정당한 의사수 증가조차 저지하려는 의협의 시도도 잘못되었다. 수가는 수가의 방정식으로 풀어야 하고, 의사수는 의사수의 방정식대로 풀어야 한다. 의사수를 결정함에 있어 수요량 외의 나머지 요소가 개입되는 순간 수급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수가를 결정함에 있어 직접 관계있는 요소(물가)외의 다른 요소를 고려하는 순간 수가가 비정상적으로 낮게 혹은 높게 결정될 수도 있다. '의사수가 매우 부족하지만, 수가가 낮으니 의사수를 늘려선 안돼!' 라는 주장도 잘못되었고, '의사 수가 매우 적으니, 수가를 낮게 후려쳐도 상관없어!' 라는 생각도 틀렸다는 것이다. 제발 수가는 수가차원으로 풀고, 의사수는 수요공급에 의해 풀자. (결국 말이 길어지니 위에 적힌 말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이 정도로 상반되는 주장을 소개했다면, 독자가 알아서 판단하기 바란다.)
11차 재반론 : 수가는 이 모양으로 놔두고 의사수만 늘렸을 때의 폐단은 네 문단 위에 명시되어 있다. 지금 정부의 의료정책이 완전히 잘못되었다는 것을 반박하는 것이 아니라, 고치려면 둘을 같이 고쳐야 한다는 말이다. 처음부터 두 개를 같이 엮여서 만들어 놨는데 하나만 건드렸다가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 책 겉표지 앞면에서 위쪽은 덮으면서 아랫쪽은 활짝 펼칠 수 있는가? 지금 하려는 말은, 애초에 수가가 낮고 의사 수도 적은 형태로 돌아가게 만든 의료이니 고치려면 둘 다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군가산점 제도에 대해 "군가산점(여기서는 적은 의사 수)은 부당하지만 다른 어떤 형태로든 보상(수가 정상화)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헌법재판소에서 판결한 것이 지금 어떻게 되었는가? 군가산점이 부당하다는 말을 근거로 하여 군가산점을 없앴다. 그래서 군필자들이 2년의 대가로 얻은 것은 뭔가? 정부가 지금 하려는 것이 딱 그 때 그것이다.
12차 재반론이 아니라 보론 : 결국 의사들의 주장은 '수가가 낮으니 의사수라도 적게 유지해줘야 한다'는 것인데, 만약 정부가 수가를 낮게 책정하는 대신 의사수를 적게 유지하여 의사들에게 보상해주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면[10], 그러한 정책은 잘못된 것이라고 누누히 말하였다. 왜냐하면 의사수가 부족하기라도 한다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계속 강조하는 얘기지만, 만약 수가에 문제가 있다면, 그건 수가 차원에서 해결해야지, 의사수 부족이라는 당근(?)[11]으로 해결하려고 해선 안된다. 수가 문제는 수가 문제대로 풀고, 의사수 문제는 의사수 문제대로 푸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을 연동시키는 정책 하에서는 '의사수가 너무도 부족한 것은 맞지만, 수가가 낮으니 의사수를 늘려선 안돼' 와 같은 주장을 그저 이상한 얘기라고 치부할 수는 없게 된다. 그리고 둘을 연동시키게 되면 의사수든, 수가든, 어느 쪽이든 시장상황에 맞지 않게 비정상적으로 많게(높게) 혹은 부족하게(낮게) 결정될 수 있다. 그리고 한가지 첨언한자면, 그나마 수가는 거의 매년 물가상승분을 반영하여 인상되고 있지만[12], 의사수나 의대정원은 2003년 의약분업 파동때 의대정원을 10% 줄인 이후로 10년넘게 전혀 조정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지난 10여년간 인구도 증가했고, 국민의 의료이용량은 지난 10여년간 경제성장률의 2배 이상으로 증가했는데도 말이다.
12차 보론에서 잘못된 내용 : 최근들어서 수가 인상률이 물가상승률보다 조금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수가가 처음 책정될 때부터 굉장히 싸게 후려쳐서 책정된 것이라는 것을 알아두기 바란다. 실제로 내시경같은 경우 우리나라에서 주는 내시경 수가가 타국의 내시경 소독 수가고, 일화 하나를 얘기하자면 내시경으로 조기위암을 제거할 수 있는 점막 절제술은 원래 200만원 안팍이던 것을 2011년에 30만원 정도로 후려쳐 책정했었다. 무려 원래 값에서 15% 수준. 내시경 칼값만 50만원 정도 된다고 하는데, 일본에서 수입하는 물건이라 관세까지 붙이면.. 때문에 의료기기 업체가 의사들에게 장비 공급을 거부하는 일이 생겼는데, 칼값이 비급여로 인정된 후에야 일단락되었다. 이 정도면 수가 책정이 어떻게 되는지 와닿을 것이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점장이 초봉으로 받아야 할 액수에 훨씬 못 미치는 액수를 주고는 물가상승률에 맞춰서 그 짠 액수를 올려준다면 착한 업주인가? 악덕 업주인가? 앞서 말한 일화의 원 출처 이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장비값 빼고 나면 거의 안 남는다.
바로 윗 문단에 대한 지적: 12차 보론에 쓰인 내용에는 잘못된 내용, 틀린 내용이 없다. 위 보론에 쓰여 있는 내용은 '그래도 수가는 거의 매년 올려주고 있다. 하지만 의사수는 인구가 늘어나고, 의료이용량이 늘어났는데도 10년넘게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쓰여 있다. 이 말이 틀렸나? 현재 수가가 낮은지 아닌지는 별론으로 하고, 내용자체에는 틀린 사실이 전혀 없다. 수가는 거의 매년 올려주고 있지만, 의사수는 2003년때 의약분업 파동으로 의대정원이 10% 줄어든 이후로 전혀 조정이 안되고 있다. 위 보론에는 '현재 수가는 적정하다'는 내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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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차피 의료업도 돈 받고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장사다[2] 만약 정말 '과잉'공급되고 있다면, 즉 의사수가 넘쳐나는 지경이라면, 평균수입이 현재처럼 높게 유지되고 있진 않을 것이다.[3] 어디까지나 민간병원에 비해 낮다는 것이지, 절대적으로 연봉이 낮은 것도 아니다.[4] 참고로 의사수의 적정 여부는 객관적 기준이 없기 때문에 흔히 다른 나라와 비교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인구당 의사수 통계는 위에 적혀 있으니, 다른 통계를 보자면 도시근로자 평균소득 대비 의사소득의 비의 경우 유럽은 2~3배이나 우리나라는 5~6배에 이른다.출처[5] 뭐 이 부분은 심평원에서 들이미는 말도 안 되는 기준에 맞춰서 봐야하는 민간 의사들도 같은 신세인 것 같긴 하지만...[6] 좋은 걸 쓰든 싸구려를 쓰든 싸구려 실 가격에 맞춰서 수가를 준다.[7] 물론 의사들은 오히려 공급과잉이라고 말한다.[8] 물론 의사수 과잉인 사회와 의사수 부족인 사회 중 한가지를 택하라면 전자가 낫다고 생각한다만, 그렇다고 그것이 의사수 과잉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는 아니다.[9] 생산자 잉여 + 소비자 잉여[10] 정말로 한국정부가 그러한 정책을 취하고 있는지, 그리고 의도적으로 그러한 정책을 취하고 있는지(즉 정부의 공식정책 기조인지), 아니면 결과적으로 그러한 정책을 취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 뿐인지와 관련하여, 그러한 정책을 그것도 의도적으로 취하고 있다고 보는 입장과 확실치 않다는 입장이 나뉠 수 있다.[11] 의사들에게는 당근일지 몰라도, 사회적으로 보면 매우 위험한 정책이다. 아래에도 적혀있지만, 의사수 과잉인 사회와 외사수 부족인 사회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전자가 훨씬 나을 것이다.[12] 인하되는 경우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