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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어: Ленин Чокусу (레닌 초쿠수)
타지크어: Қуллаи Абӯалӣ ибни Сино (쿨라이 아부알리 이브니 시노)
러시아어: Пик Ленина (픽 레니나)
1. 개요
파미르고원에 위치해 있으며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 국경에 걸쳐있다. 높이는 7,134m이다.양 국가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이다.[1]
이스모일 소모니봉이 발견되기 전까지 소련에서 제일 높은 산이었다. 이후 포베다산이 발견되면서 소련 제3의 고봉이 되었다.
2. 명칭 논란
원래 이름은 제1대 러시아령 투르키스탄 총독인 콘스탄틴 페트로비치 폰 카우프만의 이름에서 따온 카우프만봉이었으나[2] 1928년 소련 1대 지도자 블라디미르 레닌의 이름을 따서 레닌봉(Пик Ленина)으로 변경되었다.그러다 2006년 7월에 타지키스탄 측에서 이란계 학자인 이븐 시나의 이름을 따서 이븐 시나봉으로 개명했지만 키르기스스탄에서는 그대로 레닌봉이라는 이름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두 나라 중에서는 타지키스탄보다는 비교적 키르기스스탄 쪽이 유라시아 연합에도 가입했듯 구소련과 현 러시아 연방에 우호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도 하다. 산을 반반씩 점유한 당사국끼리도 입장 조율이 제대로 안 되고 있기 때문에, 국제적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아직은 예전 이름이자 키르기스스탄은 지금도 사용하는 레닌봉으로 주로 통용되고 있다.
타지키스탄이 지은 새 이름이 홍보가 많이 되면 더 널리 쓰이게 될 가능성은 있다.[3]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이븐 시나라는 인물 자체가 타지키스탄의 주류 민족인 페르시아인 계열의 위인이기 때문에, 아무 상관 없는 튀르크계인 키르기스스탄의 입장이 거의 반영되지 않은 이름이라 앞으로도 이븐 시나봉으로 산 이름이 통일될 가능성은 없다. 또한 키르기스스탄이나 타지키스탄에도 의외로 소련을 그리워하는 사람이나 러시아어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러시아계, 고려인 등)도 여전히 적지 않고 이 문제는 식민지였다가 독립한 다른 나라들과 달리 다소 복합적이다. 키르기스스탄이나 타지키스탄은 식민지가 아니라 러시아와 동등한 소련의 일부로 취급받았기 때문이다.
3. 등반
사진 출처: http://4sport.ua/news?id=23084
레닌봉은 1928년도에 처음 정복되었다. 세계의 7,000m대 산들 중 중국의 무스타거산과 함께 오르기 쉽다고 알려져 있다. 무스타거산과 마찬가지로 암벽이 거의 없는 산이라 크레바스나 눈사태, 고산병 등만 조심하면 어렵지 않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숙련된 산악인에 한해 비교적 쉽다는 것이다. 일반인에게는 매우 힘들다.[4] 7,000m가 넘으면 공기도 지상에 비해 희박하고 높은 고도 때문에 극심한 고산병으로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구소련 5대 고봉을 모두 등반하면 부여되는 눈표범 상을 수여받기 위한 조건 중 이 산이 있다.
레닌봉의 등반 루트들.
[1] 키르기스스탄은 포베다산, 타지키스탄은 이스모일 소모니봉이 최고봉임.[2] 이름 보면 알겠지만 독일계 러시아인이다.[3] 인도만 해도 베나레스, 봄베이같이 영국 식민지 시대에 지어진 영어 이름을 수십여 년 동안 쓰다가 80년대 들어서 바라나시, 뭄바이 같은 고유 이름으로 바꾸기 시작해 뭄바이는 제법 국제적으로 인지도가 생겼다.[4] 비슷한 논리로, 에베레스트산도 세계 최고봉이란 '상징성에 비해서는' 비슷한 수준의 세계 최고봉들 중에서는 등반 난이도가 좀 낮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어렵기로 유명한 건 두 번째로 높은 K2. 물론 에베레스트도 일반인에게 쉽다는 게 아니라(등산을 즐기는 일반인급 관광객도 준비를 철저히 한다면 가능은 할 수도 있는 정도다.) 숙련자 입장에서 비교적 쉽다는 것이다. 당장 에베레스트만 해도 등반 루트 입구에 얼어 죽은 등산가들 시체가 몇 구나 방치되어 있는데 그중에는 조지 말로리의 유해로 추정되는 시신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