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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25 23:55:57

인색한 부자

1. 개요2. 줄거리

1. 개요

키르기스스탄의 전래동화로 영리한 나그네가 인색하고 심술궂은 부자를 명쾌하게 골려먹는 풍자 내용을 담고 있다.

2. 줄거리

옛날부터 유목민들의 풍습에는 손님들이 오면 반드시 접대를 해야 하는 풍습이 있다. 그런데 키르기스스탄에 있는 작은 마을의 주민인 부자 카른바이는 마을 내에서도 엄청난 부자였지만 성격이 상당히 심술궂고 인색해서 절대로 손님접대를 하지 않으려고 온갖 수를 써대 주민들 사이에서 미움을 받고 있었다. 어느 날 영리하기로 유명한 아르다코시란 나그네가 우연히 카른바이가 사는 마을로 오게 되었다.

마침 카른바이 가족은 재료를 손질하고 있었는데 카른바이는 돼지 창자로 소시지를 만들고 있었고 그의 아내는 빵을 만들려고 밀가루 반죽을 주무르고 있었으며 얼굴이 둥근 그의 아들은 말 머리를 손질하고 있었고 카른바이의 아름답고 정숙한 딸 비즈는 꿩의 깃털을 뽑고 있었다.

아르다코시가 카른바이 가족의 유르트로 들어서자 가족은 서둘러 재료들을 솥 안에 넣고 불을 올린 뒤 재료를 미처 준비 못했다고 얘기했다. 그러자 아르다코시는 명쾌하게 방금 전에 있던 일을 이야기처럼 술술 주워섬겼다.

부끄러워진 카른바이는 솥 안에 있는 재료들을 다섯달 동안 삶으라고 가족들에게 얘기했더니 아르다코시는 이곳에서 7개월간 있겠다고 얘기한 뒤 신발을 벗어 머리를 신발 위에 밴 뒤 잠을 자는 시늉을 했다. 그러자 카른바이 가족은 아르다코시의 자는 시늉을 보고 자신들도 잠을 자자고 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카른바이 가족이 모두 잠들자 아르다코시는 몰래 깨어나 솥 안에 있던 음식들을 모조리 먹어치운 뒤 진짜로 잠이 들었다. 그 뒤 한밤 중에 일어난 카른바이가 오후 때 넣어둔 음식을 먹으려고 했을 때 솥 안은 텅 비어있었다.[1]

그리고 며칠동안 아르다코시는 카른바이에게 여러 짓궂은 장난을 치며 그를 놀렸다. 아무도 모르는 밤에 자신의 말을 불러서 말의 이마에 있는 하얀 점박이를 가지고 있던 숯을 이용해 까맣게 칠해 숨겨버리고 카른바이의 검은 말의 이마에는 분필로 하얀 점박이를 그려넣은 뒤 자신의 말은 마굿간에 숨겼다.

날이 밝자 카른바이는 아르다코시의 말이 독초를 먹었다고 속였고 아르다코시는 그럼 탈 수 없으니 차라리 도축해서 먹자고 얘기했다. 그러자 카른바이는 말을 잡았는데 아르다코시가 말의 이마를 지우자 하얀 점박이가 사라졌고 안에 있던 말을 데려와 이마를 지우자 숯검댕이가 지워지고 말의 하얀 이마가 드러났다.

방금 잡은 게 자신의 말이 아니란 걸 알자 아르다코시는 안도했고 카른바이는 분통이 터졌다. 어찌어찌해서 겨우 며칠이 지나고 아르다코시가 마을을 떠날 때가 왔다. 아르다코시는 카른바이의 아내에게 비즈[2]를 달라고 외쳤고 카른바이의 아내는 딸 비즈를 보냈다. 아르다코시는 비즈를 말에 올린 뒤 자신도 서둘러 말에 올라타고 몰래 꺼낸 동물들을 데리고 냅다 도망을 쳤다.

카른바이는 당황하여 비즈를 달라고 외쳤지만 아르다코시는 안주인이 비즈를 준다고 해서 데리고 가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카른바이는 억울하고 분통이 터져 한참을 꽥꽥 악을 쓰며 소리치다 결국 쓰러져 숨을 거뒀으며, 그 모습을 본 마을 사람들은 욕심 많은 그가 영리한 아르다코시에게 당하는 꼴을 보고 배꼽을 잡고 신나게 웃었다.


[1] 또는 가죽신을 박박 찢어서 냄비 안에 넣어 두었고 카른바이 가족들은 가죽을 음식인 줄 알고 씹다가 결국 뱉었다는 이야기도 있다.[2] 키르기스스탄어로 송곳이란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