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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계산할 때 쓰는 기구. 수판(數板), 산판(算板), 셈 판이라고도 표현한다.주판을 사용하여 계산하는 것을 주산(珠算) 또는 수판셈[2]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놓는다'고도 표현한다. '타산이 맞는다'라는 관용어구도 아직까지 사용되고 있는데, 둘 다 고대의 주판으로 계산하는 모양에서 비롯되었다.
직사각형 모양으로 생겼는데, 틀에 칸을 막은 뒤 세로로 철사나 대오리 20여 개를 내리꿰어서 위칸에는 1~2개, 아래칸에는 4~5개의 구슬을 꿰어 넣은 것이다.
전자계산기와 컴퓨터가 도입되기 전에는 회사 마케팅 팀이나 회계팀에서 하루 종일 주판을 사용해 계산을 해 서류를 작성하고, 경영전략을 세우던 시절도 있었기 때문에 흔히 손익을 철저히 따져보고 한다는 말로 "주판알 다 튕겨보고 하는 거다."라는 관용구가 아직도 흔히 사용되기도 한다. 일본 역사소설인 오싱(하시다 스가코, 청조사)에서도 쌀도매상인 가가야에서 사용자의 어머니인 큰방마님이 가사노동자인 오싱이 곱셈을 할 수 있으므로, 붓글씨와 함께 가르친 기술이 주산이다. 양복 옷감 가게의 사업주인 다노쿠라 류조와 결혼하여 신혼살림을 시작했을 때, 처음에는 불신하던 청지기인 겡우에몽이 오싱을 존중한 이유도 붓글씨, 주산, 회계 모두 막힘이 없어, 다노쿠라 류조를 옆에서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2. 역사
오래 전인 기원전 2700~2300년, 메소포타미아 수메르에서 주판이 사용되었다.그리고 그리스와 로마를 경유하여 명나라 이후에 중국으로 전래되었고, 개량되었는데, 우리가 아는 주판의 모습은 그러한 과정의 산물이다.
한반도에는 조선 초기에 들어왔지만, 일부 거상들 외에 그다지 널리 쓰이지는 못했다. 조선에서는 훨씬 이전에 중국에서 들어온 산가지[3]를 사용한 계산이 크게 발전했기 때문이다. 정작 중국 대륙에서는 명나라 때부터 상업에 필요한 실용수학계산 위주로 수학이 발전했다.
주판이 알려지고 개량되어 보급된 이후 산가지가 사라졌으나, 한반도에서는 여전히 산가지를 사용한 수학계산을 선호하였다. 더불어 방정식과 제곱근 풀이 역시 중국에보다 한반도에서 더욱 깊이 연구되었다. 이 때문에 청나라 때 청나라의 조정을 방문한 조선 사신들이 서양식 수학 계산법이 필요한 피타고라스 함수를 제외한 모든 높은 난이도의 수학문제들을 산가지로 척척 풀어버리자 청나라 조정의 대신들이 크게 놀라기도 했다. #
주판은 역시 중국을 거쳐 무로마치 시대 말기에 일본으로 건너가 널리 보급되었다. 본래 중국에서 개량된 주판은 위 칸에 구슬 2개, 아래 칸에 구슬 5개가 있었는데 일본인들은 윗칸 1개 아랫칸 4개로 개량해 사용했고,[4] 1932년 일제강점기에 이것이 조선에 수입되었다.
지금은 작고한 안재구 수학교수의 "쉽고 재미있는 수학세계"에 실린 내용으로는 아주 고대적의 주판은 실제로 '툭툭 쳐 가며' 셈을 놓기도 했던 모양이다.
어쨌든 1970년대에 전자계산기가 보급되기 전까지는 계산을 하는 데에 있어서 필수적인 사무용품이었고, 보급 초기에는 계산기가 맞는지 틀리는지 주판으로 검산하거나 보조하는 경우도 있었다. 주판을 접하지 않고 자란 요즘 세대들에게도 원리 자체는 익숙한 물건이다. 당구장에서 점수계산하는 보드와 주산의 원리는 사실 똑같다.
그리고 덧셈, 뺄셈만 가능할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곱셈과 나눗셈도 할 수 있다. 현대에 쓰이는 개량형을 기준으로, 기준점[5] 우측 1/3 가량의 주판알들이 바로 곱셈과 나눗셈을 위한 영역이다.
샤프 50주년 행사에서 촬영되었다고 한다. 사진의 모델 외에 같은 회사의 EL-1048도 주판이 같이 붙어있다.
상업고등학교에서는 교육과정에 주산이 있었다. 6차 교육과정 때까지만 해도 초등학교 6학년 과정에 주산이 있었다.
1990년대부터 컴퓨터가 국내에 알려져 컴퓨터 학원이 흥성하기 전에는 속셈학원들이 흥성하여 주산과 암산을 가르쳤는데, 이것도 실력에 따라 단과 급수가 나뉘어져 있었다. 주산능력이 우수한 학생은 현대의 컴퓨터 능력 우수생과 같은 대접을 받아서 이른바 '명문학교'에 입학할 권리도 있었다.[6]
이영도의 드래곤 라자 연재 당시(1997년말) 연재분 끝 잡담집에 이 당시 상고/여상에서 주산 실습하는 풍경이 언급되어 있다. 인문계 고교생들이 야자를 하듯 상고/여상 다니는 학생들은 주산/부기 실습을 했는데, 선생님이 교무실에서 마이크 잡고 계산식을 "삼십육만구천오백삼십이원이요, 더하기 구만삼천..."[7] 하면서 불러주다가, 계산이 실컷 끝난 뒤에 선생님이 이렇게 구령한다. "자, 털고!" - 여기서 턴다는 것은 당연히 주판알이다. 계산기로 치면 AC버튼.
과거 한국에서는 오동나무로 만든 '옥산주판'이 유명했지만, 점차 대량생산하는 플라스틱 제품에 밀려 이미 1980년대 말에도 시장점유율은 고려주판(코끼리표)에 잠식되었다.[8] 그러나 기계식 계산기 → 전자식 계산기 → 엑셀(스프레드 시트)로 이어지는 사무환경의 변화로 오늘날 주판은 골동품이 되었다.
2010년대에는 광주광역시의 '운주주판'이란 업체가 수제 주판으로 유명하여, 생활의 달인을 비롯해 여러 TV 프로그램에 소개되었다. 재질은 플라스틱이지만 조립은 사장이 직접 손으로 한다.
한국은 컴퓨터와 계산기의 전산보급이 제법 늦었기 때문[9]에 위와 같이 20세기 내내 주판이 현역으로 뛰고 있었다.
가끔 촌동네 구멍가게 할아버지들이 여전히 사용하곤 한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어린이들의 두뇌개발을 목적으로 가르치는 경우도 있었지만, 2010년대 들어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소량을 인터넷에서 판매하거나, 유아들의 숫자놀음용으로 찔끔찔끔 취급하는 것이 전부. 초등학생들의 속셈/암산 학원에 남아 있기도 하다.
세계각국의 오지, 벽지에서는 아직도 각양각색의 주판을 쓰는 경우도 있다. 전자계산기는 건전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태양열과 태양광으로 오지에서도 전자기기 충전 및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휴대폰 및 컴퓨터를 써서 계산을 해보기도 하지만, 그래도 수를 기록하거나 고객한테도 계산결과를 보여주는 용도로 큼직한 주판을 일부러 쓰기도 한다.
또한 전자계산기의 액정화면을 볼 수 없는 저시력자나 맹인 등 시각장애인한테도 요긴하다. 시각장애인 전용의 주판은 알이 쉽게 움직이지 않도록 납작한 주판알을 '젖히는' 형식을 쓰는 것도 있다. 이미지
서양에도 주판과 주산이 있었는데 다만 로마 숫자 기반이었기 때문에 계산하기가 복잡했고, 아라비아 숫자가 도입되자 계산속도가 비슷한 데 비해 너무 번거로워서 결국엔 퇴출되었다. 정작 아라비아 숫자를 소개한 피보나치는 여전히 주산을 고집하는 상인들 보고 속이 터졌지만.
3. 주산 학원
주로 1990년대 초반생까지의 세대들이 어릴 때의 추억의 한 축을 담당하는 공간이다. 물론 그 이후 세대라도 주판을 이용한 경험은 있다.현재는 찾아보기 어렵지만 2010년대 초까지만 해도 주산을 가르치는 학원이 꽤 많았다. 그 위세가 줄어들긴 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주산 학원이 존재하며, 주로 미취학 아동 기초 수학 공부 목적의 주산 학원이 대다수이다.
주산학원의 전성기는 1980년대이다. 1980년, 전두환 정권이 학원 폐지령을 내려 전국의 모든 학원이 문을 닫았지만 주산 학원은 '실무 학원'으로 인정받아 모든 학원이 문을 닫는 상황 속에 홀로 살아남았다.
실제로 그때 당시에는 컴퓨터는 있는 집들만 가졌고, 계산기도 흔치 않아 주판을 이용한 계산보다 빠른 것이 얼마 없었던 시절이라 주판을 잘 사용하면 지금의 컴활자격증급 스펙이 되어 굉장히 유용했다. 게다가 한국인의 생활수준도 높아져 자녀들 교육에 관심이 증가할 때라 그에 따라 주산 학원도 우후죽순으로 생기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컴퓨터가 보급되었고, 계산기도 흔해지자 주판을 이용한 계산은 실제 업무에선 보기 어려워졌다. 은행원의 이미지가 주판들고 손으로 장부를 작성하는 이미지에서 계산기 들고 컴퓨터를 치는 이미지로 바뀐 것이 대표적이다.
주판은 계산을 빠르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당연히 따로 기술이 없어도 버튼만 몇 번 두들기면 되는 계산기가 압도적으로 편리하였으며, 주판은 익숙해지려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였기에 지금은 교육 목적으로만 사용되고 있다.
실무에서는 이제 전자 계산기도 아닌 엑셀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으며, 검수를 매번 계산기로 다시 계산해서 검산하던 시절과 달리 이젠 대부분 직접 계산하는 형태가 아니라, 계산은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진행하고 사람은 그저 엑셀 매크로 설정이 잘 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형태로 발전하였다.
그렇게 국내에서 주산 학원은 크게 쇠퇴했지만, 해외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아직 국가 정규교육 과정에 주산이 포함되어 있는 나라들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며, 일본은 2010년부터 일부 초등학교 정규수업에 다시 주산을 포함하여 지금까지도 주산 대회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 교실에서 되살아난 주판 또한 인도는 계산을 암산으로 빠르게 하기 위한 인도식 계산법을 위해 주산을 현재까지도 교육하고 있기로 유명하다.
<colbgcolor=#804000> 일본, 디지털시대에 아날로그 바람…초등생 주산 붐 |
<colbgcolor=#804000> 단 몇초 만에 어떤 숫자든 암산으로 풀어내는 인도식 수학 학습법 |
국내의 경우 정규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진 않으나 주산 학원의 경우 현재도 운용되고 있는 학원들이 다수 존재한다. 다만 독립적으로 운용되는 주산 학원은 많지 않고, 대부분 여러 선생님들이 모여 만들어 놓은 저작권 교재를 다량 가지고 있는 주산 협회에 소속되어 있으며, 주로 아이가 암산을 빠르고 잘할 수 있게 해주는 데에 주산을 사용해서 공부하는데에 중점을 두고 있는 곳이 많으며, 아예 더 나아가 수학 전반을 가르치는 유아 수학 학원 형태로 발전한 경우가 굉장히 많다.[10]
국내에 대표적으로 남아있는 주산 학원들이 주로 소속된 협회 또는 단체는 다음과 같다.
4. 주판과 암산
<colbgcolor=#804000> 주산 11단의 엄청난 암산력 |
<colbgcolor=#804000> 2015년 전일본 주산 선수권 대회 |
한때는 주산학원 및 주산경기대회도 있었고, TV의 '묘기대행진' 같은 데에 암산 능력 좋은 사람과 함께 단골 묘기 출연 메뉴. 국가기술자격으로도 존재했고, 한국 역대 최고단 기록은 11단.
사실 주산과 암산은 비슷한 영역이다. 주산에 익숙해지면 머리 속으로 아라비아 숫자를 상상하는 대신 '상상의 주판'을 만들어놓고 거기다가 주산알을 놓으면서 계산할 수 있게 되며, 이것이 바로 암산술의 정체이다. 아라비아 숫자가 생각보다 계산하는 데 불편하다는 점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주판을 쓰면 자연스레 보수개념을 익히게 되어 연산이 쉬워진다. 숫자로 하는 사칙연산도 결국 십진법의 보수를 써야하니 바로 이해하냐의 차이. 이런 암산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주판이 전자 계산기에 완전히 밀린 1990년대 이후에도 주판을 가르치는 사교육 시장이 성행했다가 다시 쇠퇴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연예인들 중에선 개그맨 양원경이 주산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인 말로는 주산 3단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과거 가족오락관에 출연했을 때에도 암산 게임에서 두각을 나타낸 바 있다. 양원경 본인도 암산할 때 머릿속에 주판이 다 그려진다고 한다.
탁재훈 역시 초등학생 때인 1970년대에 주산학원을 다닌 적이 있다고 상상플러스 시절 밝혔었다. 당시 선생님이 수업전에 자주 짜장면을 먹고 왔는데, 양파를 세그릇씩 먹어대는 사람이라 개인지도때 얼굴 바로 앞에서 "7이요~ 6이요~"하는 바람에 양파 냄새로 심각한 선생님의 구취에 정신을 잃으며 주판을 어설프게 튕겨서 답을 맨날 틀려서 혼났다고 한다.
조빈도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하여 암산실력을 보여주었다.#
오지호도 MBC 라디오 스타에 출연하여 개인기를 암산이라고 하며 암산실력을 뽐냈다. 아는형님에서도 이수근과 대결하는 오지호 #
하지만 이것은 일상적인 수식 계산에 한정한다. 자연수를 초월하는 것들을 다루는 고급 수학에 써먹기는 상당히 곤란하다. 리처드 파인만은 주판식 암산은 손을 쓰는 테크닉에 불과하기 때문에 수(고급 수학)를 이해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을 정도. 복잡한 수학 계산을 요구하는 공학이나 과학 분야에서는 주로 로그의 원리를 이용한 계산자를 사용했다.
5. 구조와 개념
5.1. 숫자 표기
일단, 주산의 윗알은 5에 대응하며 검지로 움직이고, 윗알은 내려와 있을 때 +5가 된 것으로 간주한다. 또한 아래알은 값이 1개당 1에 대응하는 알로 엄지로 움직이며, 아래알은 올라와 있을 때 그 수만큼 더해주는 것이다.세계적으로 쓰이는 주판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가장 많이 쓰이는 주판은 중국식과 일본식이 있다.
- 중국식 주판: 윗알이 2개고 아래알이 5개인 주판을 말하며, 2·5식 주판이라고도 한다. 계산을 하다가 5가 되면 아래칸을 전부 내리고 위 하나를 내리고, 위칸 두 개가 전부 내려오면 올린 뒤 그 다음 자리수 한 칸을 올리는 식이다. 다시 말해서 2+3+7의 경우 우선 2+3을 더하면 아래 5칸이 전부 올라가고, 그러면 아래를 전부 내린 후 위를 하나 내린다. 그 후에 7을 더하면 5를 한 칸 내리고 2를 올린다. 그러면 이제 5가 모두 내려와 있으므로 10자리를 한 칸 올리고 5 2개를 모두 올린다.
보수 연산이 거의 숙달되지 않은 초보자한테 도움이 된다. - 일본식 주판: 윗알이 1개고 아래알이 4개인 주판을 말하며 1·4식 주판이라고도 한다. 중국식이 두 자릿수 계산할 때 자릿수가 넘어가면 다음 자릿수 위에 넘어간 만큼의 숫자를 적어두고 더하는 거라면, 그 과정이 익숙해져서 적는게 귀찮으니 그 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계산하는 것이 일본식이다. 한 마디로, 위의 과정이 귀찮으니까 일본식으로 개량하면서 중간 과정을 생략해 버린 것이다.
이하 주판 사용법은 일본식 주판(算盤) 1·4식을 기준으로 작성되었다. 전통적으로 쓰던 중국식 주판(算盘) 2·5식도 기본 원리는 같다.
5.2. 선주법
주산법에는 선주법과 후주법이 있다.선주법은 자릿수가 높은 자리부터 해서 낮은 자리로 움직이는 계산법이고 후주법은 자릿수가 낮은 자리부터 해서 높은 자리로 움직이는 계산법으로 보통 종이로 계산할 때 쓰는 그 방식이다.
예를 들어서 87+25를 계산할 때, 전개 방식이 아래와 같다.
선주법 (80+7)+(20+5)= (80+20)+(7+5)= 100 + 12= 112
후주법 (7+80)+(5+20)= (7+5)+(80+20)= 2+(10+80+20)= 112
후주법 (7+80)+(5+20)= (7+5)+(80+20)= 2+(10+80+20)= 112
선주법은 일의 자리 방향을 향해 내려가겠지만, 후주법은 자리를 좌우로 많이 오가기에 그만큼 시간이 오래 걸린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후주법이 아라비아 숫자를 이용한 필산과 같아 편하겠지만, 정말 주산을 익히고자 하는 장기적인 경우엔 선주법을 숙지해야 한다.
사실 베다수학 같은 다른 종류의 암산 기법에서도 마찬가지로, 암산을 습득하고 싶으면 무조건 앞에서부터 계산할 수 있어야 한다.
5.3. 보수와 짝수
- x와 합쳐서 10이 되는 수 y를 보수라 한다. x+y=10이라면 x는 y의 (10의) 보수, y는 x의 보수 관계가 성립하는 것이다.
1 9 2 8 3 7 4 6 5 5
보수법은 자릿수의 올림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것이니 주산을 익히고자 하면 이것을 무조건 익혀야 한다. - 또한, x와 합쳐서 5가 되는 수 y를 짝수[11]라 한다. x+y=5라면 x는 y의 (5의 짝수) y는 x의 짝수 관계가 성립하는 것이다. 외우기 헷갈리면 일단 '5의 보수'라고 부르자.
1 4 2 3
짝수법은 같은 자리 내에서 윗알을 이용해서 알이 부족한 경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법이니 이것 또한 알아둬야 한다.
6. 계산하기
받아올림 유무에 따라 덧셈 뺄셈 과정이 약간 다르다.받아올림이란 두 수를 더했을 때 10 이상이 되는 일을 말한다.
6.1. 덧셈
6.1.1. 받아올림 X
값에 맞게 아래알을 올리고 위알을 내림으로 계산한다.파일:external/blogfiles.naver.net/S02.png |
6.1.2. 받아올림 O
값에 맞게 아래알을 올리고 위알을 내리되, 알의 수가 모자라 더 이상 계산이 진행되지 않을 땐 보수법을 이용하여 해결한다.[12] 경우에 따라서는 짝수법도 이용한다.일의 자리에서 4+8을 하려는 데, 12이므로 알 수가 모자란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2+1→3까지의 계산이 완료됐으면
6.2. 뺄셈
6.2.1. 받아내림 X
받아올림이 없는 덧셈을 거꾸로 계산하는 것과 같다.값에 맞게 아래알을 내리고 위알을 올림으로 계산한다.
6.2.2. 받아내림 O
받아올림이 있는 덧셈을 거꾸로 계산하는 것과 같다. 값에 맞게 아래알을 내리고 위알을 올리되, 알의 수가 모자라 더 이상 계산이 진행되지 않을 땐 보수법을 이용하여 해결한다.[13] 경우에 따라서는 짝수법도 이용한다.6.3. 곱셈
곱셈을 할 때는, 자릿수를 잡는 것이 먼저다.이를 하려면 구구단을 이용하되, 결과값을 두자리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2×4의 결과를 8 보단 08로 연상하는 것이다.
예제는 19×43 이다.
6.3.1. 선주법
x자리 수와 y자리 수 를 계산하려면 x+y 자리수에서 곱셈을 시작한다.19는 2자리 수, 43은 2자리 수 이므로 2+2→4자리수에서 곱셈을 시작한다.
주판 그림에서 가운데에 가장 가까운 점이 찍힌 기둥이 1의 자리임에 유의한다.위 결과들을 모아놓으면 0400+0360+0030+0027이다. 나머지 계산들은 덧셈때와 같다. 결과는 817이다.
6.3.2. 후주법
계산하려는 자릿수 바로 뒤에 임시로 숫자 하나를 둔다. 여기서는 43이다.3×9→27 두번째 자리에 2 첫번째 자리에 7을 놓는다.
4×9→36 세번째 자리에 3,두번째 자리에 6을 놓는다. 합치면 387이 된다. 임시숫자 43에서 3을 지운다.
3×1→03 세번째 자리에 0, 두번째 자리에 3을 놓는다. 중간 결과는 417.
4×1→04 네번째 자리에 0, 세번째 자리에 4를 놓는다. 합치면 817. 임시숫자 4도 내리고 종료.
위 결과들을 모아놓으면 0027+0360+0030+0400이다.
6.4. 나눗셈
- 나눗셈을 할 때도 곱셈처럼 자릿수를 잡는 것이 먼저다. 다만 이번엔 손이 아니라 알이 이 위치로 간다. 주판에서 점이 있는 부분의 자릿수를 1로 잡고, 좌로는 1씩 커지고 우로는 1씩 작아진다.
x자리 수와 y자리 수를 계산하려면 x-y-1자리에서 알을 놓는다.
그 후, x와 y의 가장 앞 자리 수를 비교해서, x가 크면 한 칸 건너서, y가 크면 바로 그 앞에서 계산을 시작한다.
위와 같이 일반적인 구구단을 이용하는 주산의 곱셉과 나눗셈을 상제법이라고 부른다.
그 밖에 옛부터 내려오던 주산의 나눗셈 계산법인 귀제법과 그에 연관된 별도의 구구단이 존재하나, 이미 1970년대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귀제법을 사용하는 방법은 귀제법 관련 글 참고.
7. 기타
- 주판을 한창 쓰던 시절의 심심한 국민학생들이 주판 두 개를 신발에 묶고 롤러스케이트처럼 타고 놀다가 선생님이나 어른들한테 된통 혼나기도 했다는 추억담도 있다. 원래 주판이라는 게 스케이트 놀이 하라고 만든 물건이 아니라서 주판 다 망가지는 짓이다. 2000년대에는 시키면 한다! 약간 위험한 방송에서도 이 실험을 하였는데, 결국은 진짜로 다 망가졌다. 무적코털 보보보에선 군함이 맨발에 주판을 달아 속도가 무려 6배나 상승하는 효과를 보였다. 그리고 교사의 학생 체벌용으로 쓰기도 했다. 교사가 주판알 부분을 학생 머리에 대고 힘줘서 주판을 쫙 문지르면, 학생은 두피에 불이 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 무협지 등의 창작물에서는 상인 계열의 직업을 가진 인물이 병장기로 이용하기도 한다. 주로 주판알을 튕겨 암기 대신 적에게 쏜다. 또한 유독 일본에서 쓰인 판타지에서는 "이건 동양의 계산기란다"라고 하면서 주판을 쓰는 장면이 많이 등장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천공의 성 라퓨타다. 하지만 역사 문단에서 나오듯 주판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발명되었다. 물론 오리엔트가 원래 서아시아 지방을 가르키는 말이긴 하지만 이런식으로 따지면 페니키아 문자에서 유래한 로마자는 동양 문자고, 기독교는 동양 종교가 된다. 일반적으로 유럽과 중동이 기독교와 이슬람 문화권으로 분리되는 중세 이전의 고대 유럽과 중동은 서양 문명으로 묶어서 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다만 서유럽에서 주판은 로마 멸망 이후 한동안 잊혀졌다 11세기에 실베스테르 2세가 이슬람권으로부터 다시 들여왔기에 이런 인식이 생기는것도 특이한일은 아니다.
- 포스트 아포칼립스같은 문명 붕괴가 도래한다면 주판이 부활할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이 있다. 왜냐하면 포스트 아포칼립스가 되면 건전지를 사용하는 계산기는 구하기 힘들어지고, 태양열 계산기도 레어템처럼 취급될 정도로 물자가 개판인 상황에서 제조와 보급이 용이하니까. 포스트 아포칼립스에 계산 도구로 주판을 쓰는 묘사가 있는 창작물은 많지 않으나, 관련 언급은 여럿 있어서 생존주의 계통에서도 주목하는 것으로 보인다. 3D 프린터 주판 레시피 페이지[14], 좀비 아포칼립스를 언급하는 주판 이야기, 한 주판 사용자 인터뷰에도 사용자가 좀비 아포칼립스를 언급하고 있다.
[1] 국어사전에 둘 다 병기되어 있다.[2] 과거 산수 교과서에서 사용한 용어이다.[3] 참고로 산가지를 담아놓는 도구가 산통이고, 잘 되던 일이 뒤틀린다는 뜻에서 "산통 깨진다"라는 말이 생겨났다.[4] 소로반이라고 따로 부르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소로반이라는 말이 더 흔하다.[5] 대개 오른쪽 2/3지점에 0자릿수 기준점이 있다. 좌측으로 10~15자릿수의 칸은 덧뺄셈에 쓴다. (그래서 가감산만 배운 사람들은 우측의 10칸 정도는 대체 어디에 쓰는 거지라고 생각하기 쉽다.) 계산기 액정의 표시가능 자릿수 = 주판 알 꼬챙이수라고 이해하면 된다. (다만 공학용 계산기는 [math((-10^{99}, 10^{99}))] 같이 계산값의 범위를 주므로 논외. 애초에 공학용 계산기로 계산할 문제라면 주판이 아닌 계산자를 써야 한다.)[6] 한 우수생은 부모님이나 담임 등 주위 사람들이 명문학교에 입학하라고 강권하는데 학생 본인은 그냥 친구들과 함께 집 근처 학교에 다니고 싶어해서 다툼이 빚어진 일도 있었다. 결국 본인의 의사를 따랐다고. 이 사건을 방영한 TV 프로그램 제작진에서 현대의 학생을 찾아가 봤는데 오랜 세월이 흐른 탓인지 이젠 주판 다루는 것도 어색하다고.[7] 주산 계산식은 저 특유의 말 끝 어미가 중요했다. MBC의 1970년대 프로그램 묘기대행진에 보면 그 당시 주산의 달인들이 나오는데 참고.[8] 나무로 된 옥산주판은 관리를 잘 안 하면 털기 어렵다. 반면 코끼리표는 플라스틱이라 손맛은 없지만 짤깡짤깡 잘 털어졌고, 빠른 계산을 요하는 자순부기 분야에서 이것은 확실히 이득.[9] 컴퓨터는 전산화와 한글 표현의 제약, 당시 경제 수준에서는 부담되었던 가격 때문에.[10] 이마저도 요즘은 코딩 학원이 해당 기능을 상당수 대체하고 있다.[11] 2의 배수를 의미하는 짝수(even number)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12] 다음 자리의 아래알 하나를 올린 후, 기존 자리에선 더해야 할 수의 보수만큼 빼준다.[13] 다음 자리의 아래알 하나를 내린 후, 기존 자리에선 빼야 할 수의 보수만큼 더해준다.[14] 아예 친절하게 주판 또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계산기라고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