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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02-06 22:15:28

차근방몽구

파일:차근방몽구.jpg

1. 개요2. 형태적 특징3. 체제 및 내용4. 특성 및 가치

1. 개요

『차근방몽구(借根方蒙求)』는 조선 후기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이상혁(李尙爀, 1810~?)이 방정식(方程式)에 대한 풀이 방법을 정리하여 편찬한 책이다. 종로도서관 소장본은 금속활자(金屬活字)인 전사자(全史字)로 간행하였다. 서문의 작성 년대인 1854년경에 간행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상혁은 조선 후기의 수학자로 본관은 합천(陜川), 자는 지수(志叟)이다. 1831년 음양과(陰陽科)에 합격하고 1832년 주학(籌學) 취재(取才)에 합격하였다. 그 후 산학(算學)을 다루는 정6품 관직인 주별제(籌別提), 역산을 다루는 천문관직인 운과정(雲科正) 등을 역임하였다. 산학(算學)과 천문학(天文學)에 능했던 남병길(南秉吉, 1820~1869)과도 친분이 있었다. 그의 또다른 저서로는 『산술관견(算術管見)』, 『익산(翼算)』 등의 수학서와 천문서로 『규일고(揆日考)』 등이 있다.

2. 형태적 특징

이 책은 전체 2책 중 제2책만 남아있으며 별도의 표지서명 없이 본문이 시작된다. 본문은 금속활자인 전사자(全史字)로 인출하였다. 전사자는 순조(純祖)의 외숙인 돈암(敦巖) 박종경(朴宗慶)이 1816년(순조 16) 3월경에 사사로이 주조한 금속활자로 주조 이후 19세기말까지 수많은 서적을 찍어낸 활자이다. 양반가의 문집, 법률서 등을 비롯하여 천문, 수학서와 같은 과학기술서의 간행에도 많이 사용되었다. 첫 장의 반곽이 22.0×16.1cm이며, 계선이 있고 반엽(半葉)마다 10행(行) 20자(字)로 되어있다. 본문의 주석은 쌍행(雙行)으로 부기하였다. 판심의 어미는 상하향흑어미(上下向黑魚尾)이며, 판심제(版心題)는 차근방몽구(借根方蒙求)이다. 어미 하단에는 본문을 구분한 편명(篇名)에 따라 면(面), 체(體)가 확인된다. 제1면(面)에는 ‘京城府立圖書館藏書’, ‘京城府立圖書館鍾路分館印’이 답인되어 있다.

3. 체제 및 내용

『차근방몽구(借根方蒙求)』는 본래 불분권 2책 구성으로 종로도서관 소장본은 제1책이 결락되고 제2책만 남아있는 상태다. 동일 판본으로 완질인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한古朝66-27)을 참고해보면 제1책 권수(卷首)에 1854년 저자 이상혁의 자서(自序)와 함께 차근방비례(借根方比例), 가법(加法), 감법(減法), 승법(乘法), 제법(除法) 등 사용된 수학 법칙이 제시되어 있고, 권수제면(卷首題面)에 “지수술(志叟述)”이라는 저자 표시가 있다. 서두 부분이 끝나면 본문으로 제1책에는 1차 방정식인 선류(線類), 제2책에는 2차 방정식인 면류(面類)와 3차 방정식인 체류(體類)가 있고, 선류는 78개 항목, 면류는 35개 항목, 체류는 16개 항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내용은 문제를 설정하고 그 풀이법을 제시한 방식이다.

종로도서관 고문헌 검색시스템에서 원문 확인이 가능하다.

4. 특성 및 가치

『차근방몽구(借根方蒙求)』는 1차, 2차, 3차 방정식의 풀이법을 선류(線類), 면류(面類), 체류(體類)로 구분하여 편찬한 수학서이다. ‘차근방’은 ‘근수(根數)를 빌어서(借) 실수(實數)를 구하는 방법’을 말하는 것으로, 구하려는 수를 문자로 '빌려 쓰고' 연산을 하는 차근법(借根法)이라는 용어를 바탕으로 정한 제목임을 알 수 있다. 책 제목을 현대식으로 하면 “방정식 풀이의 기초”, 또는 “초학자를 위한 방정식 풀이”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이 책은 천문서인 『규일고(揆日考)』와 함께 이상혁의 대표적인 저술로서 의미가 큰 책이다. 그의 수학이 『산학계몽(算學啓蒙)』, 『측원해경(測圓海鏡)』과 같은 중국수학의 전통적 수법을 계승하면서, 서양수학도 적극적으로 수용하였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그는 책의 서문에서 “차근방은 서양의 산술(算術)이니 본명은 ‘아르로바다(阿爾熱八達, algebra(代數學))’이니 역(譯)해서 동쪽으로 왔으나 법(法)은 중국의 천원일법(天元一法)이다.”고 하여 차근방의 유래와 산법(算法)이 조선에 들어온 경로 등을 언급하였다. 이 책은 그와 교류했던 남병길, 남병철 형제의 저술과 함께 19세기 조선의 과학기술서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 문서는 종로도서관 인문사회과학실에서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