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이 문서는 코스타리카의 정치에 대해 다룬다.코스타리카라는 국명 자체가 "풍요로운 해안"을 뜻하는 스페인어 단어이며, 이러한 국명 만큼이나 평화적이고 민주적이다. 군사독재와 각종 범죄로 피비린내가 나는 여느 중앙아메리카들과는 달리 코스타리카는 별다른 군사정권이 없었으며, 실제로 현대사 또한 당장 옆나라인 니카라과나 파나마만 해도 군사독재정권의 인권 침해 등 피비린내가 진동했는데 반해 여기는 그런 게 없었다.
여기에 뭐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특이한 점을 하나 꼽자면 일단 군대가 없다는 것이다. 헌법상 군대는 전시에만 제한적으로 두며, 평시에는 경찰이 국방 기능을 대신한다. 이 때문에 징병제 국가인 대한민국에서는 종종 코스타리카를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뿐만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어린이들에게 선거를 직접 체험하게 함으로서,[1] 어렸을 때부터 민주 시민 의식을 심어준다. 다른 나라에서도, 심지어는 선진 민주국가들이 모여 있다는 북서유럽에서도 불가능한 코스타리카만의 비결.
그런데 한국에서는 어째서인지 잘 알려져 있지가 않다. 하마터면 다른 중남미 국가인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는 둘째치더라도 인지도가 다소 떨어지는 에콰도르나 볼리비아만 해도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보도하면서 인지도가 있는 편인데, 정작 코스타리카는 딱히 보도되는 것도 없고 하니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는 것. 비단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변국이 아닌 이상 듣보잡 취급을 받는다. 딱 "군대 없는 나라", "어렸을 때부터 민주 시민 의식을 가르쳐주는 나라" 두 개를 빼면 일반 언론들로는 알기 힘든 사항들이다.
2. 기본적 특징
여느 중남미 국가들이 그렇듯이 미국식 대통령제를 취하며, 임기는 4년이다. 단 현직 대통령은 임기 말에 있는 선거에 출마할 수 없으며, 그 다음 선거에조차 출마할 수 없다. 예를 들어 2014년 당선자는 2018년과 2022년 선거에 출마할 수 없으며 2026년부터야 비로소 재출마가 가능하다.그리고 부통령은 하나가 아니라 둘인데 각각 제1부통령, 제2부통령이라고 부른다. 대통령의 궐위 시에는 제1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한다.
3. 역사
오늘날 코스타리카의 정치판의 시초는 1950년대라고 볼 수 있다. 현대의 코스타리카를 건설한 국부인 호세 피게레스 페레르 전 대통령이 창당한 민족해방당은 현재까지도 코스타리카의 주요 정당으로 남아 있으며, 당초에는 중도좌파 성향이었다. 기본적인 구조는 중도좌파 VS 우파였는데, 중도좌파는 민족해방당 창당 이후 그 어떠한 개편도 없었는 데 반해, 우파는 창당과 해체, 합당을 수차례 이어갔으며 그마저도 단일 정당을 구축하지 못해, 한마디로 이합집산을 거듭했다. 이는 민족해방당의 실질적인 1당 독주체제를 만들었고, 이에 대항하여 우파는 1978년 대선을 앞두고 세력들을 모아 통합연대라는 시범적인 정당연대를 만들어 로드리고 카라소를 단일 후보로 추대했으며, 카라소가 당선되면서 연대라는 1차 시도가 성공함에 따라 1983년 사회기독통합당으로 최종 대통합을 이뤄냈다. 이후에는 민족해방당 VS 사회기독통합당의 양당제가 본격화되었다.그러나 민족해방당이 서서히 우경화되면서 멕시코의 제도혁명당처럼 중도~중도우파로 성향이 변했고,[2] 냉전이 종식되면서 그간 조용했던 좌파를 중심으로 신당 창당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사실상 우파적으로 변모한 민족해방당은 더 이상 좌파들의 희망이 아니었으나, 당장 마땅한 좌파 정당이 없었기에 한동안은 차선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1990년대 말에 접어들면서 기성 정치권에 대해 국민들이 피로를 느끼기 시작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민족해방당 소속 당시 대통령 호세 피게레스 올센의 스캔들로 당 내부에서 탈당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0년 개혁파들은 집단 탈당을 감행, 시민행동당이라는 신당을 차렸다.
시민행동당은 바로 2년 후인 2002년의 대선, 총선, 지선에서 3위를 기록하면서 무시무시한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거기다가 사회기독통합당이 스캔들로 졸지에 기반을 무너뜨리면서 2006년 대선 때는 아예 민족해방당의 뒤를 이은 2위를 기록하면서 새로운 양당제 구축의 중점이 되었다. 그리고 2014년 이 당의 후보로 나간 루이스 기예르모 솔리스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드디어 집권당이 됨과 동시에 기성 정당의 양당체제를 완벽히 종식시켰다.
하지만 현재는 참여정부 말기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상태. 바꿔 말하자면 새정치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기대 덕에 최초의 제3지대 정권이 출범했지만, 계파 갈등과 부능으로 지지율을 금방 다 깎아 먹었다. 결국 2016년 지방선거에서 대패했다. 하지만 2018년 대선에서 시민행동당 카를로스 알바라도 후보가 60%라는 득표율을 획득하면서 예상을 깨고 정권재창출에 성공했다.
4. 행정부
4.1. 대통령
현 대통령 루이스 기예르모 솔리스.
현임 대통령인 루이스 기예르모 솔리스는 2014년 대선에서 당선되어, 동년 5월 8일에 취임했다. 언급했다시피 2018년과 2022년에는 출마가 불가능하므로, 2018년 5월 8일부로 물러나게 된다.
대통령은 직선제로 선출되며, 결선제를 실시하고 있다. 다만 보통 결선제는 본선에서 50%를 요구하는 데 반해, 코스타리카는 40%만을 적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처럼 40%대의 득표율 만으로도 당선된 대통령들이 수두룩하다. 이에 상한선을 50%로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코스타리카의 특성상 그럴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본선에서 후보의 사퇴는
가장 최근에 치러진 대선은 2018년 2월 4일에 있었다.
4.2. 부통령
현 제1부통령 엘리오 파야스 베네가스.
현 제2부통령 아나 엘레나 차콘 에체베리아.
부통령은 대통령이 선거 때 러닝메이트로 지명한다. 경선 탈락자를 지명할 수도 있으나, 대게는 경선과는 전혀 무관한 사람을 지명한다. 총 2명이고, 제1부통령은 대통령의 유사시 대행 및 승계할 권한을 갖는다.
5. 입법부
5.1. 총선거
여느 중남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총선은 대선과 함께 치른다. 때문에 둘 다 통틀어 "총선"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으며, 영어 위키백과에서는 이러한 류의 선거들을 그냥 "총선거"라고 부른다. 현재 국회의원 정원은 57명이다.대선과 함께 치러지다 보니 대개는 대통령이 소속된 정당이 압승하는 경우가 많으나, 어쨌거나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분리된 관계로 간혹 야당이 원내 1당이 되는 분점정부가 발생하기도 한다. 당장 2014년만 해도 대통령 당선자는 시민행동당의 솔리스였으나, 원내 1당은 당시 여당이었던 민족해방당이 그대로 유지했다.
근래에는 정당 난립이 심해지면서, 그 누구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5.2. 지방선거
2002년에 처음으로 도입되었다. 현재까지 총 4번이 치러졌다. 가장 최근에 치러진 지선은 2016년에 있었다.기존에는 대선·총선이 있은 해의 말에 치러졌으며, 덕분에 새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높은 취임 1년차의 특성상 정부 지원론이 힘을 얻었다. 2010년까지 총 3번은 꼭 그러했다. 그런데 이것이 역으로 여당의 독재·독주를 초래한다는 비판을 받았고, 무엇보다도 임기 말에는 레임덕이 초래되는 (실질적인 단임제) 대통령제의 특성상 국민의 정권 심판이 불가능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 때문에 2010년에 헌법을 개정해서 대통령 임기 중간 해에 치르도록 바뀌었는데 뭐 당연하겠지만 이를 빌미로 당시 당선자에게 2년 임기를 주는 것은 너무했으니 특별히 6년으로 연장했다. 이 시점이 바로 2016년으로, 2014년 ~ 2018년의 솔리스 정권 임기의 딱 중간이다.
그러나 이 덕에 "여당의 성"이라고 할 정도로 정부 지원론이 힘을 얻었던 지방선거가 "여당의 무덤"이라고 하는 정권 심판론으로 바뀌게 되었다. 당장 그 시초인 2016년 지방선거에서부터 뼈저리게 드러났다. 여당은 제대로 참패했고, 오죽했으면 수도 산호세의 시장을 선출하는 부문에서는 듣보잡 군소정당들에게 밀려 7위(...)를 기록하는 굴욕을 겪었다.
이 때문인지 지금은 역으로 "여당에게 불리한 구도를 쌓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어쨌거나 기껏 한 개헌을 또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음 지방선거는 2020년에 있다.
6. 사법부
정의대법원이 최고기관이다. 판사들은 총 22명이며 임기는 8년이다. 이들은 국회와 지방법원에서 선출된다. 구조는 2심제이며 3심은 불가능하다.7. 정당
목록. 이 목록을 누가 여기에 옮겨 주었으면 한다.주요 정당으로는 민족해방당, 시민행동당, 사회기독통합당 3당이 있으나, 근래에는 새로운 정당들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정당난립이라는 새로운 문제가 들어서고 있다. 거기다가 2000년대 전후로 기독교 우파 성향의 극우정당들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각계에서 불안감이 고조되는 편이다.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여기도 지역주의는 버젓이 존재한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주의가 심한 지역에서는 특정 지역만을 위한 정당들이 들어서기도 하며, 총선이나 지선에서 군소 정당 및 지역 정당들과 연대해서 연대명을 지을 때 특정 지역을 반영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어디까지나 특정 지역 정당들에 국한된 얘기이고, 주요 정당들은 당연히 전국 기반이다. 참고로 지역 정당들 목록은 여기에.
의외로 수도인 산호세에만 기반을 둔 정당도 있는데, 현재 조니 아라야 산호세 시장이 산호세동맹을 꾸려 당선되었다. 다만 아라야는 언급했다시피 대선 때 저지른 뻘짓으로 민족해방당에서 4년 간 추방당한 신세이며, 조만간 징계가 풀리면 복당할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수도에 기반을 둔 정당이라니, 한국에서는 뭔가 신기해 보이지만 사실은 그리 신기한 것도 아니다. 당장 일본만 해도 도민퍼스트회가 있지 않는가?
당연히 위헌정당은 불법이다.
8. 이면
이처럼 민주주의가 뛰어난 코스타리카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이 있는데, 일단 대통령과 부통령은 태생적 시민에 한해서만 자격이 주어진다. 뭐 이의 기원은 미국이며 실제로 중남미 국가들에서는 다들 존재하는 조항이라나, 민주주의와 다양성, 포용을 추구하는 코스타리카와는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일.그리고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공산주의나 극좌 사상들을 살벌하게 탄압한다. 한국처럼 공산주의가 주적의 이념이라거나[3] 혹은 리투아니아처럼 공산주의 치하를 겪으면서 각종 흑역사가 발생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름 이례적인 모습. 사실 주변을 둘러봐도 별다른 주적이 없으며 때문에 공산주의 세력들이 주적이 될 이유도 없다. 그나마 옆나라 니카라과의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이 극좌에 공산주의라는 소리를 듣기는 하지만 여기도 오랜시일이 흐르면서 어느정도 중도화된지라, 그냥 뭐 가끔 티격태격하는 수준이고 크게 위협하는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이 때문에 공산주의 세력들은 선거에 도전하려고 해도 선관위의 제지를 받아서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정당도 등록되지 못해 죄다 이름 없이 조용히 사라지고 잊혀지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현역으로 광역전선 정도만이 유일하게 허락된 극좌 정당이다. 그리고 이 역시도 공산주의까지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