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에 출전한 팀들의 팀별 리뷰를 모은 문서이다.2. 조별 라운드 탈락
2.1. 아이티
이번 대회로 처음 코파 아메리카에 참가한 아이티. 그러나 코파 아메리카는 아이티가 간간이 나가 놀던 골드컵과는 클래스가 다른 무대였다. 페루를 상대로 한 첫 경기에서는 그래도 꽤 잘 싸웠다. 전반전을 0-0으로 마치며 승점을 따낼 수도 있을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후반전에 파올로 게레로에게 헤딩골을 내주며 패했다. 0-1 패배는 아이티 입장에서는 굉장히 잘 싸운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아이티는 승점을 1점도 획득하지 못한 채로 브라질과 에콰도르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버린 것이다.결국 브라질 전에서는 1-7로 도륙이 나면서 두 경기 만에 조별 라운드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그 뒤 에콰도르를 상대로도 네 골이나 내주고 말았는데, 중요한 것은 아이티는 그 한 골을 브라질을 상대로 넣었다는 것이다. 결국 아이티는 실컷 두드려 맞기는 했지만 제대로 된 한 방을 먹인 기억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2.2. 우루과이
코파 아메리카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축구 대회이며, 이 역사를 자랑하는 대회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나라는 우루과이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루과이 팬들은 코파 시즌만 오면 당연히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대회를 기다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우루과이는 그런 팬들의 기대를 완전히 저버렸다. 루이스 수아레스라는 주포가 어깨 수술로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고 해도 우루과이는 수아레스 말고도 에딘손 카바니라는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첫 경기부터 카바니는 부진했고, 그 사이 우루과이는 멕시코에게 세 골이나 내주고 패하며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다.그리고 남미 공식 동네북 베네수엘라를 상대한 2차전에서 우루과이의 불안함은 터지고야 말았다. 멕시코는 북중미 최강국이기도 하니 그렇다 쳐도, 남미에서 유일하게 월드컵에 한 번도 나가보지 못할 정도로 약한 이미지의 베네수엘라는 제아무리 수아레스 없는 우루과이라도 무조껀 이길것이라는 평이 많았으나 이는 현실과 전혀 달랐다. 오히려 베네수엘라의 살로몬 론돈이 우루과이보다 한 발 앞서 골을 성공시켰고, 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골을 터뜨려야 했던 카바니는 그 수많은 기회들을 다 놓치고 말았다. 결국 우루과이는 멕시코에 이어 베네수엘라에게까지 패했고, 그와 동시에 우루과이의 조그마한 희망이었던 자메이카 역시 멕시코에게 패하며 우루과이는 두 경기 만에 조기 탈락하고 말았다. 마지막 자메이카 전에서 3-0으로 승리하기는 했지만, 그 와중에도 카바니는 기회들을 다 놓쳐 결국 이번 대회를 무득점으로 마쳐야 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창설 100주년 기념 대회로 다시는 없을 대회인데, 코파 최다 우승에 빛나는 우루과이에게는 너무도 끔찍한 대회로 기억될 것이다.
이로써 우루과이에게는 두 개의 숙제가 주어지게 되었다. 하나는 루이스 수아레스 없이도 공격에 활력을 뛸 방책을 강구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노쇠화된 선수들을 하루 빨리 젊은 선수들로 갈아 끼우는 것이다. 이 숙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루과이를 월드컵에서 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루과이는 수아레스의 복귀와 부진했던 카바니의 부활,[1] 그리고 성공적인 세대 교체로 남미 지역 예선을 2위로 통과했고, 2년 뒤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조별 라운드를 전승으로 통과, 16강에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앞세운 포르투갈을 잡고 8강까지 올랐다.
2.3. 자메이카
북중미 최강 멕시코와 최다 우승국 우루과이가 한 조에 묶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베네수엘라 정도는 해볼만 하지 싶었다. 게다가 자메이카는 1년 전 북중미 골드컵에서는 개최국 미국을 탈락시키고 준우승까지 차지해 한창 분위기가 좋았다.그러나 가장 만만했던 베네수엘라에게 패하면서 모든 게 꼬이고 말았다. 자메이카가 토너먼트에 가기 위해서는 무조건 베네수엘라를 잡고, 뒤에 멕시코 전과 우루과이 전 중 최소 한 경기를 비기는 것이 이상적이었다. 그러나 무조건 잡아야 했던 베네수엘라에게 0-1로 패하는 바람에 자메이카는 졸지에 1년 전 골드컵 결승에서 자신들에게 패배를 안긴 멕시코를 무조건 잡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버렸다. 게다가 멕시코는 조에서 1위를 경쟁할 우루과이를 3-1로 잡는 무시무시한 경기력을 1차전에서 보여주었다. 결국 0-2로 패하며 우루과이와 함께 두 경기 만에 조별 라운드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마지막 경기에서도 우루과이에게 0-3으로 패한 자메이카는 결국 지난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도 무득점 전패로 탈락하고 말았다. 지난 대회에서는 모든 경기를 0-1로 진 데에 반해 이번 대회에서는 총 6실점을 했다는 걸 보았을 때 이번 대회는 지난 대회보다 더 실패한 대회가 아닐 수 없다. 역시 골드컵과 코파 대회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2.4. 볼리비아
볼리비아가 원래 남미에서 약소국에 속하기는 했어도, 이 조에서 꼴찌를 할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아르헨티나와 칠레가 워낙 막강하기는 하지만, 남미보다 훨씬 수준이 낮은 북중미에서도 중하위권에 처져 있는 파나마가 있었기 때문에 볼리비아 입장에서는 무조건 파나마를 잡고 칠레를 상대로 지지 않는 축구를 한다면 조별 라운드 통과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볼리비아는 이미 지난 대회에서 파나마보다 몇 배는 강한 멕시코를 밀어내고 8강에 오른 전례가 있기에 내심 기대를 많이 하는 볼리비아 팬들이 많았을 것이다.그러나 파나마는 생각보다 강했다. 파나마는 전반 11분 만에 블라스 페레스의 선제골로 볼리비아를 압도했고, 볼리비아는 후반 29분이 되어서야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선제골을 넣었던 블라스 페레스에게 경기 종료 3분 전에 또 다시 골을 내줬고, 결국 볼리비아는 꼭 이겨야 했던 파나마에게 2-1로 패하고 말았다. 다음 경기였던 칠레 전에서 볼리비아는 하스마니 캄포스의 기가 막힌 프리킥 골과 람페 골키퍼의 미친 선방 등 파나마 전에 비해 굉장히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결국 볼리비아 역시 두 경기 만에 탈락하게 되었다.
2.5. 코스타리카
2년 전 월드컵에서 코스타리카는 우루과이, 이탈리아, 잉글랜드와 속한 조에서 1위로 16강에 올라 8강까지 오르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번에도 호스트 미국과 남미의 떠오르는 강호 콜롬비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파라과이까지 월드컵만큼은 아니더라도 꽤나 어려운 조에 편성된 그들이지만, 2년 전의 달콤한 꿈에 너무 취해 있었던 탓인지 이번 대회에서는 시종일관 무기력한 경기력만 보이다가 조별 라운드에서 짐을 싸고 말았다. 파라과이 전을 서로 무기력하게 펀치만 날리다가 무득점 무승부로 마쳤고, 미국에게는 0-4로 대패하면서 두 경기 만에 조별 라운드에서 탈락할 위기에 놓이고 말았다. 더 웃긴 것은 이랬던 코스타리카가 2018년 월드컵 북중미 예선에서는 미국에게 당했던 4 대 0 대패를 그 스코어 그대로 돌려주었다는 점이다. 이를 비롯해 차곡차곡 채운 패배 플래그로 인하여 미국은 결국 월드컵 본선에 가지고 못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앞선 두 경기를 모두 승리한 콜롬비아에게 3-2로 승리하며 체면을 살리기는 했지만, 이미 앞선 경기에서 미국이 파라과이를 이겨버리는 바람에 3위로 조별 라운드를 마치게 되었다. 만일 미국이 파라과이에게 패배했다 했어도 코스타리카는 8강에 오르기는 어려웠다. 2차전 종료 시점에 미국은 1승 1패 골득실 +2이고, 파라과이는 1무 1패 골득실 -1, 코스타리카는 1무 1패 골득실 -4였다. 막말로 콜롬비아전을 최소 4점차차 이상으로는 이겨놓아야 골득실 비교의 여지를 남길 수 있었던 것.코스타리카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강점인 그물 수비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 되고 말았다. 아무리 케일러 나바스 골키퍼가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수비진은 월드컵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그대로 나왔는데도 3경기에서 6실점이나 내준 건 수비로 먹고 사는 코스타리카로서는 실패 말고는 표현할 말이 없는 결과가 되었다.
그리고 이 후유증은 월드컵에서도 이어졌는지 8강까지 갔던 지난 대회와는 180도 대조되게 1무 2패에 꼴찌로 탈락하고 말았다.
2.6. 파라과이
파라과이는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한 첫 경기부터 너무도 허약했다. 미국과 콜롬비아에 비해 약한 상대라고 평가받는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이 모양이었으니, 남은 두 경기는 볼 것도 없었다. 콜롬비아 전에서는 그나마 나아졌지만 그렇다고 콜롬비아를 이길 정도는 아니었고, 결국 1-2로 패하며 8강 진출을 위해서는 미국 전에서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미국 전에서도 0-1로 패해 결국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하고 조별 라운드에서 짐을 싸고 말았다. 첫 경기에서 같이 부진한 스타트를 끊은 코스타리카는 마지막 경기에서 1승이라도 따냈는데... 1승도 따내지 못하고 꼴찌로 조별 라운드를 마친 파라과이로써는 여러모로 지난 월드컵 예선이 떠오르는 결과가 아닐 수가 없다.2.7. 브라질
2.8. 파나마
미국과 멕시코가 대권을 양분하고 그 아래를 코스타리카, 온두라스 등이 쫓는 북중미 대륙에서 파나마의 위치는 매우 낮다. 앞서 말한 네 나라는 물론, 자메이카와 트리니다드토바고, 캐나다 등을 상대로도 밀리는 파나마이기에 이번 대회에서는 승점 1점만 따내도 기적이라고 봐도 무방했다.그러나 그들은 첫 경기부터 지난 대회 8강 진출국 볼리비아를 2-1로 잡아내며 승리를 따냈다. 지난 월드컵에서 코스타리카가 일으킨 이변을 본인들이라고 못할 것 없다는 듯 완벽한 경기력으로 빚어낸 승리였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2차전에서 볼리비아가 칠레에게 막판에 역전골을 내주며 패했고,[2] 파나마는 아르헨티나에게 0-5로 도륙이 나 버리면서 디펜딩 챔피언 칠레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파나마는 선제골을 터뜨리는 등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지만, 승리는 칠레에게 내주고 말았다. 결국 1승 2패, 3위로 파나마는 조별 라운드에서 떨어졌지만 투지 있는 모습으로 앞으로의 파나마를 기대케 했다.
그리고 1년 뒤, 파나마는 그 좋은 모습을 앞세워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지역예선(북중미카리브)/최종예선에서 한 수 위인 코스타리카, 온두라스에게 1승 1무를 따내는 등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낸 끝에 미국을 탈락시키고 사상 첫 월드컵 본선에 오르는 대이변을 일으키고 만다. 물론 본선에서는 예상했던 대로 3전 전패에 전체 꼴찌로 탈락하고 말았지만, 애당초 예상은 되었던 만큼 그리 놀랍지는 않다는 평가가 대세였다. 게다가 경기력도 그닥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