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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7-10 12:42:45

터핀 가족 감금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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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사건의 전개 3. 배경4. 체포5. 조던 터핀6. 사건 이후

1. 개요

The Turpin Case

2018년 1월 14일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의 한 주택에서 탈출한 13남매 중 한 명인 조던 터핀이 새벽에 911에 구조 전화를 걸면서 세상에 드러난 끔찍한 가정폭력아동 학대 사건. 이 사건은 친부모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당시 2세부터 29세에 이르는 13명의 남매가 비참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었던 사실이 밝혀져 많은 미디어와 대중의 큰 관심을 받았다.

2. 사건의 전개

2018년 1월 14일 새벽 911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발신자는 당시 17살의 조던 터핀이었다. 방금 집에서 도망쳐 나왔다고 밝힌 그녀는 자신이 폭력적인 부모를 가지고 있으며 두 명의 여동생이 배가 고파 자신의 엄마의 음식을 훔쳐 먹었다는 이유로 현재 사슬에 묶여 있다고 이야기한다. 자신이 어떤 동네에, 어떤 거리에 있는지조차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조던에게 911 요원은 그녀의 공기계 GPS를 추적하여 경찰관을 파견했다. 경찰관을 만난 조던은 자신이 어떻게 탈출하게 되었는지, 자신이 어떤 상황에 접해 있는지 설명하고 휴대폰 공기계로 찍은 여동생들이 사슬로 침대에 묶여 있는 사진을 보여줬다. 같은 날 아침 7시 복지 체크를 이유로[1] 터핀 가족의 문을 두드린 경찰들은 집의 끔찍한 위생 상태[2]와 더불어 먼지와 멍으로 뒤덮인 삐쩍 마른 아이들과 침대에 사슬로 묶인 아이들을 목격하고 현장에서 부모인 데이비드 터핀과 루이스 터핀을 체포했다.

3. 배경

버지니아 공과대학교를 졸업한 컴퓨터 엔지니어 데이비드 터핀과 루이스 터핀은 데이비드가 23살, 그리고 루이스가 16살이던 1985년 결혼했다. 본인들을 오순절교회의 크리스천 신자라고 칭하는 그들은 신이 주신 부름에 따라 가능한 한 많은 아이들을 가져야 한다고 믿고 1988년부터 2015년까지 총 10명의 딸과 3명의 아들을 가졌다. 13명의 아이들은 첫째 딸인 제니퍼 터핀이 텍사스에 위치한 메도크리크 초등학교를 중퇴한 것을 제외하면 전혀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였으며 홈스쿨링 시스템을 악용하여 아이들을 방임했다.

2007년 텍사스 주의 리오 비스타로 이주한 그들은 2명의 가장 어린 아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10명의 아이들을 자신의 소유지에 위치한 트레일러 트럭에 방치시켰다. 이따금 식료품을 가져다 주긴 하였으나 10명의 아이들을 먹이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케첩이나 머스터드 소스 또는 얼음을 먹으며 배고픔을 달래곤 했다. 터핀 가족이 리오 비스타를 떠난 2010년 이웃들은 그들의 트레일러에서 침대에 묶인 밧줄, 인간 배설물, 죽은 고양이들, 그리고 쓰레기 더미를 발견했다.

터핀 가족은 데이비드 터핀의 새 직장을 이유로 2014년 캘리포니아 주의 페리스로 이주하였지만 가정 내에서의 방임과 학대는 계속되었다. 이웃들은 터핀 아이들이 마르고 창백하며 영양 실조처럼 보였다고 회상했다.

2018년 터핀 부부가 체포되어 아이들이 구조되었을 때 29살이던 맏딸 제니퍼 터핀은 고작 82 파운드(37 킬로그램)의 몸무게를 가지고 있었으며, 4살 아이의 팔과 같은 상태인 12살 아이도 있었다. 교육 없이 사회에서 고립되어 자라난 탓에 13명의 아이들은 모두 기본적인 지식은 고사하고 언어 발달에도 많은 문제가 있었다. 문법은 물론이고, 당시 17살이던 조던 터핀은 출동한 경찰관이 묻는 처방약(medication)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도 모를 정도로 8-9살 정도의 언어 능력을 구사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4. 체포

터핀 부부는 2018년 1월에 체포되어 12건의 고문죄, 12건의 감금죄, 7건의 성인 학대와 6건의 아동 학대로 구속되었다. 홈스쿨링을 가장한 방임을 위하여 아이들이 사립 학교에서 교육받고 있다고 조작한 문서까지 밝혀져 데이비드 터핀은 위증죄로도 구속되었다. 2019년 2월 22일 데이비드와 루이즈는 각각 한 건의 고문, 세 건의 고의적인 아동 학대, 네 건의 허위 감금, 여섯 건의 성인 학대에 대한 무죄 주장을 철회하면서 모두 25년 후 가석방 가능성이 있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전문가들이 범죄의 심각성 때문에 이들이 가석방을 받을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본 만큼 사실상 종신형이 선고된 것과 같다. 데이비드 터핀은 현재 캘리포니아 주립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으며 루이스 터핀은 중앙 캘리포니아 여성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다.

5. 조던 터핀

터핀 남매를 구조한 장본인이자 이 사건의 히어로. 새벽에 13살 여동생과 함께 창문을 타고 탈출할 계획이었으나 겁을 먹고 다시 집으로 돌아간 동생을 뒤로 하고 터핀 부부 몰래 사용하고 있던 공기계로 911에 구조 전화를 걸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게 하였다.
캘리포니아에서 오클라호마로 이주할 계획을 이야기하는 터핀 부부의 대화를 엿듣고 더 이상 계획을 미룰 수 없다는 생각에 창문을 넘어 도망쳤다고 한다. 이 사건을 담당한 전문가는 당시 터핀 아이들의 건강 상황을 고려하였을 때 오클라호마 이주 과정에서 사망하는 아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조던이 모두를 살린 셈이다. 이전에도 터핀 남매는 계속 부모를 탈출할 계획을 세워 왔는데 교육의 부재와 사회에서 고립되어 자란 남매들에게는 더더욱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조던은 당시 큰오빠에게 다른 아이들의 통솔을 이유로 주어졌던 오래된 스마트폰으로 처음 먼지와 쓰레기로 뒤덮인 집 밖의 세상을 접했는데 몰래 유튜브 영상들을 보며 다른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고 저스틴 비버의 팬이 되었다고 한다. 저스틴 비버가 자신의 삶을 구했다고 TV 인터뷰에서 밝힌 조던은 이 이야기가 밝혀진 후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헤일리 비버의 연락을 받았고 13명의 아이들이 모두 LA에서 열린 저스틴 비버의 콘서트에 초대받기도 했다.

6. 사건 이후

2022년 7월, 터핀 남매들은 자신들을 추가로 학대하고 방임한 가정에 배치한 위탁 양육 기관을 상대로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 카운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데이비드 터핀과 루이스 터핀에게서 구조되어 보내진 위탁 양육 가정에서도 물리적, 정서적 폭력을 당했음이 밝혀졌다.

조던 터핀은 고등학교 졸업 시험을 치러 합격하고 조던의 큰오빠는 대학에서 엔지니어링을 공부하고 있음이 밝혀졌으며 조던과 제니퍼는 인스타그램과 틱톡에서 활동하고 있다.


[1] 미국에서는 아동 학대와 관련된 제보가 있을 시에는 영장 없이 개인의 집을 조사하는 것이 가능하다.[2] 썩고 있는 쓰레기, 썩고 있는 애완동물의 사체, 곰팡이 낀 음식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