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티볼리 오디오 모델 원은 AR 명기 스피커를 디자인하는 등 오디오계 전설이라 불리는 엔지니어인 헨리 크로스(Henry Kloss, 1929 ~ 2002)가 설계한 유작으로, 스테레오가 아닌 모노로 제작한 라디오이다. 고급 라디오를 추천할 때 메인스트림으로 많이 추천하는 제품으로, 여타 라디오에 비하면 꽤나 부담스러운 가격이나 특유 심플한 디자인과 다양한 색상에 많이들 선호하는 제품이다.
티볼리 오디오 브랜드를 만든 이유가 이 모델 원 라디오를 대량 생산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모델 원이 헨리 크로스가 유일하게 설계한 라디오이고 이 뒤로 나온 모델 투, 모델 쓰리는 티볼리 오디오에서 자체 설계한 제품이다. 보통 티볼리 라디오로 많이 부른다. 다양한 색상이 나왔지만 국내 정식 수입사인 한스무역에서 모든 색상을 수입하지는 않는다.
2. 특징/기능
책상 위에 간단하게 두는 라디오로 크기 및 무게는 높이 11.43 cm x 너비 21.27 cm x 깊이 13.34 cm, 무게 1.86 kg이다. 3인치 풀 레인지 드라이버라 크기가 작아 출력이 낮을 것 같지만 막상 사용해 보면 출력도 높고 빵빵하다.[1] 겉면에는 MDF를 사용하여 나무 재질 같은 느낌을 준다. 왼쪽에 모노 스피커에 불륨 조절과 작동 버튼 그리고 아날로그 채널 다이얼이 있다. AM, FM 수신 기능을 갖췄으며 아날로그 다이얼은 위는 FM 아래는 AM 채널을 잡을 수 있다. 뒷면에는 AUX 연결로 스피커 대용도 가능하며 플러그는 일반 오디오용 3.5mm 플러그를 사용한다. 그리고 난청 지역을 위한 외장 안테나를 지원한다.
3.5 mm 음성 출력 단자가 있어 외부 음향기기 연결과 녹음이 가능하다.
전원 공급은 어댑터를 사용한다. DC 12 V 800 mA, 가운데 양극, 외경 5.5 내경 2.1 mm. 대한민국 정식 수입 이전 병행수입으로 들어온 물건은 프리볼트가 아니고 110 V만 지원해서 서드파티 어댑터를 사용했던 적이 있었다. 정식 수입 제품은 당연히 대한민국 규격에 맞는 어댑터를 기본 제공하지만, 화이트 노이즈를 잡기 위해 서드파티 어댑터를 사용하기도 한다. 어댑터 중 오디오용을 위한 정전압 어댑터는 12 V 1000 mA 제품만 있어서 작동할 때마다 '펑!' 하면서 큰 소리가 나는 게 문제... SMPS 제품은 문제없다고 한다.
스테레오가 아닌 모노 스피커를 넣은 이유는 크기를 작게 하기 위해서이다. 스테레오 오디오 성능을 발휘하는 스피커 좌우 거리는 최소 5 m라, 상당히 크게 만들어야 하고 작게 만들려면 모노로 설계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을 고려해서인지 티볼리 오디오에서는 모델 투라는, 스피커를 추가해 스테레오 수신이 가능한 모델을 제작하였지만 배음 구조가 완전 달라 기존 모델 원과는 다른 음성향을 가지고 있다. 즉 헨리 크로스가 의도한 음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 구입자가 방 안에서 간편하게 라디오를 감상하는 목적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기에 굳이 스테레오가 아니더라도 모노로도 방 안에서 감상하기 충분한 사운드가 나온다.
밑부분에는 덕트가 있다.[2] 덕분에 미니 우퍼 못지않게 풍부한 저음이 나오는 듯하다. 티볼리 오디오에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줄 안테나가 워낙 길이가 짧다 보니 성능 발휘를 못한다. 그렇기에 난청이 심한 지역이라면 따로 외장 안테나를 구입해야 한다.
주황색 LED는 수신 상태를 알려주는 튠 램프이나, 점등 기준이 애매하다. 특히 난청 지역에서 더욱 그렇다.
마감이 별로다. MDF 케이스에 앞면 패널은 그냥 플라스틱으로 대충 붙인 느낌 덕분에 다이얼이나 기타 부분에 유격이 보이며 플라스틱 스위치는 조잡해 보이기도 한다. 국내 정식 수입품은 초기판이 아니면 외장 안테나를 기본 구성품으로 제공하지만, 제품에 꽉 조인 상태로 장착해 있다 보니 미니 몽키가 없으면 손으로는 분리가 힘들다.
감도가 나쁘다(방송이 잘 안 잡힌다).[3] 가격이 비슷한 테슬라 라디오 R301, R601에 비하면 수신 성능이 너무나도 좋지 않으며 그보다 싼 산진 WR-11에도 밀리는 편. 기본 제공하는 외장 안테나 역시 성능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기기 단독으로 사용할 때보다는 나으므로 어지간하면 사용하는 것을 권한다. 난청 지역에서 사용하려면 거대한 줄 안테나 또는 고급 FM 안테나를 사서 달아줘야 한다.
특히 AM 성능은 기대조차 하지 말 것. 안테나로 전선을 감아 사용하고 가운데에는 회로 기판이 자리잡고 있어 온갖 잡음이 고스란히 들어오는 탓에 정상적인 수신이 불가능하다. 이게 어느 정도나면, 대전에서 로컬국인 882 kHz를 잡기 어려울 정도이다. 5천 원짜리 다이소 AM 라디오보다 못하다. 없는 기능으로 생각하자.
꼭 티볼리를 원하는 게 아니라면 산진의 WR-11이나 WR-16을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 티볼리와 디자인도 비슷하고, AM과 FM 감도도 티볼리보다 더 좋으며, 음질도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환불도 티볼리보다 라디오헤븐에서 환불을 더 잘 해준다고 한다. #1 #2
먼지에 취약한 라디오인데 특히 주파수를 조절하는 부품인 바리콘 내에 먼지가 끼면 조절 시 노이즈가 발생한다. 이때는 내부를 열어서 청소하면 해결할 수 있지만 일반인 입장에서는 굉장히 번거로운 부분이다. 임시 방편으로 주파수 조절부를 크고 빠르게 돌리면 먼지가 떨어져 증상이 나아질 수 있다. 다만 이럴 경우 장기적으로 바리콘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21년부터 DSP화가 되었다고 한다.
3. 음 성향
트랜지스터 라디오 특유 차가운 음에 깔끔하고 부드러운 성향 저, 중음 성향 라디오이다. 특히 중음 강조가 높아서 목소리가 명확해 라디오 DJ 목소리 청취에 유용하다. 그리고 작은 라디오 크기에 스피커치고 미니우퍼가 달린 듯 저음부 울림이 좋고 풍부하며 단단하게 표현하여 타격감이 좋다. 그러나 Sangean WR-11이나 테슬라 라디오 R 시리즈에 비하면 저음부 울림과 풍부함이 부족한 편인데 라디오 특성상 음질이 좋지 못하기에 이 부분을 메꾸기 위한 많은 저음이 라디오 음악을 감상하는 데 보컬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고음 표현이 깔끔하다. 라디오 음질이 저, 중음 쪽에 치우친 특성 때문에 음이 답답하고 탁한 성향이 강한데 모델 원은 이런 음을 그나마 깔끔하고 명확하게 표현한다. 전체적으로 타사 라디오보다 깔끔한 중음이 강한 라디오이며 타격감과 분리도가 우수하나 저음 울림이 적은 편으로 여성 보컬 팝송 청취에 적절하다. 책상 위에 두고 간단히 감상하기에는 적당한 편이나. 거실급으로 넓은 실내 공간에서 라디오 음악을 감상할 목적이라면 티악, 산진, 테슬라 제품 등을 고려해 보자.
4. 바리에이션
고급 버전인 플래티넘 버전이 있다. 기본 내부 부품은 동일하게 사용하고 겉 표면만 다른 것이기에 성능은 차이가 없다.기존 티볼리 모델 원에서 도장 부분을 핸드메이드로 제작한 것으로 고급 피아노 도장을 한 제품이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반들반들하게 광택이 나며 마치 피아노 흑건 같은 느낌이 나서 고급스럽다. 당연히 그만큼 가격도 올라갔다. 모델 투와 동급 가격, 구조적으로 모델 원과 동일하기에 한마디로 인테리어용.
블루투스 버전도 있다. 티볼리 라디오 앱을 설치하면 난청 지역에서도 블루투스 기능을 통해 고음질로 감상 가능하지만, 티볼리 앱은 유럽 방송만 제공한다.
플래티넘 제품과 가격이 같지만 블루투스 2.1만 지원하기에 APT-X 코덱을 지원하지 않고 가격도 너무 비싸다. 음악 감상용으로 살 거면 차라리 블루투스 스피커 사는 게 더 나을 것이다. 블루투스 리시버 WTX-1000과 모델 원을 조합하면 상당히 좋은 성능을 내 준다고 한다. 같은 가격대 소니 블루투스 스피커보다 음도 깨끗하고 명확하며 음 분리도도 좋으며 저음부 울림도 좋다고 한다. 온쿄 SE55UX2를 조합하면 음이 거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데, 이게 더 돈 들어간다.
화이트 버전도 있다. 상당히 예쁜 편이다. 수입 예정이라 아직 국내에선 구입할 수 없다.
이외에도 스피커를 하나 더 제공하여 스테레오가 가능한 모델 투와 시계 기능을 제공하고 스피커가 위로 향한 모델 쓰리가 있다.
헨리 크로스가 설계한 제품이 아니라 기존 모델 원과 성향이 다르다. 일단 배음 구조도 달라 소리가 다르며 또 제품 내구성도 좋은 편이 아니라 욕 좀 먹는 편이다.
[1] 하지만 수신 상태가 좋지 못하면 출력이 낮아진다. 수신 상태가 양호한 곳에서는 불륨을 11시 방향까지만 돌려도 방을 채울 만큼 빵빵한 소리가 나온다.[2] 헨리 크로스가 설계한 AR 스피커들은 어쿠스틱 서스펜션 구조(스피커 통이 밀폐형이며 안에 흡음재를 채워넣은 것)이 특징이었기 때문에 좀 특이한 점이다. 아마도 작은 유닛 크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그랬을 가능성이 높다.[3] 사실 고가형 탁상용 제품은 수신 성능 자체는 적당한 가격(2~5만 원대) 포터블 라디오보다 못한 경우가 상당히 있다. 수신 성능보다는 스피커 음질 및 음색 튜닝이나 외장에 돈을 들이기 때문. 스피커 음색이나 라디오 외장을 따지지 않고 성능만 보고 사려고 한다면 이것보다 훨씬 저렴하면서 성능이 좋은 라디오들은 넘치고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