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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점
원래는 네덜란드어로 초점이란 의미의 brandpunt(브란트퓐트)인데, 이를 일본인들이 외래어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앞을 잘라내고 “핀토”(ピント)로 축약했다.이 외래어가 사진기와 함께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전해져 “핀트”가 되었다.
오늘날엔 거의 쓰이지 않는 외래어로 그냥 “초점”이라 하거나 영어로 “포커스”라 하지만, 20세기에는 정말 많이 쓰인 외래어로 다양한 의미를 가졌다.
- 사진 용어: 초점을 맞추다, 사진의 초점이 안 맞았다 등을 표현할 때 “핀트를 맞추다”, 사진의 “핀트가 안 맞았다” 또는 “핀트가 나갔다”는 표현을 썼다.
- 은유적 표현: 위의 의미로부터 유래한 은유로, 사람이 흐리멍텅할 경우 “핀트가 안 맞은 사람”이라 지칭하기도 했으며, 말이나 글의 논지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핀트가 빗나간 말/글”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 텔레비전 용어: 20세기의 브라운관식 텔레비전은 전자총이라는 부품이 화면에 전자를 발사해 화상을 그리는 방식인데, 전자총이 화면에 정확히 전자를 때리도록 주사거리가 조절되어 있으며 이를 사용자가 조절하는 기능도 있었다. 그런데 조절이 어긋나거나 주변의 자기장에 영향을 받을 경우 화면에 표시되는 영상이 번지는 현상이 있었으며, 이를 “브라운관 핀트가 어긋났다”고 표현했다.
- 기분이 나빠진 경우를 두고 삔또(핀트) 상했다 라는 속어적 표현이 있었다.
2. 파인트(pint)의 오독
영어의 파인트(pint)를 핀트로 오독하는 이들이 있다. 나무위키에서도 “핀트”를 검색하면 이 문서의 내용이 아니라 파인트를 핀트로 오기한 것들이 나온다(예). 올바른 발음은 파인트이다.참고로 파인트는 부피의 단위로, 나라마다 의미가 다르다.
- 영국의 경우 1 파인트 = 20 액량온스로 대략 568 밀리리터다. 와인 등 술병은 375 밀리리터를 1 파인트. EU 의 표준 술병 크기는 1 US 갤런의 1/5 해당되는 750 밀리리터로 통일되어 있는데 그 절반인 375 밀리리터가 1 (영국) 파인트.
- 미국의 경우 1 파인트 = 액체일 경우 16 액량온스(473 밀리리터), 분말 등 고체일 경우 18.62 액량온스(551 밀리리터)다.
- 헝가리의 경우 1 파인트 = 1.696리터다.
- 의학에서는 1 파인트 = 12 액량온스다.
영국은 대체로 SI 단위계로 바뀌었지만 아직도 생맥주는 파인트 단위로 판매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생맥주 500 주세요” 하는 식으로 미터법으로 주문한다(500은 500 cc, 즉 밀리리터를 의미한다). 미국은 바에서 생맥주를 주문하면 셰이커잔이란 것으로 주는데 이게 미국 파인트잔이다(473 밀리리터). 캐나다는 지역에 따라 파인트의 의미가 다르다고 한다(영국 파인트와 미국 파인트를 혼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