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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1-05 21:27:07

향유를 부은 여인

1. 개요2. 내용 정리
2.1. 마태오 & 마르코복음서2.2. 요한복음서2.3. 루가복음서
3. 해석
3.1. 하나의 사건으로 해석할 경우3.2. 두 개의 사건으로 해석할 경우3.3. 세 개의 사건으로 해석할 경우
4.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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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성경의 4복음서에는 모두 어떤 여인이 예수 그리스도에게 향유를 붓는 장면이 나온다. 다만 세부 디테일에 있어서 조금씩 다르게 보이는 부분이 있기에, 이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2. 내용 정리

2.1. 마태오 & 마르코복음서

그 때 예수께서는 베다니아에 있는 나병환자 시몬의 집에 계셨는데 어떤 여자가 매우 값진 향유가 든 옥합을 가지고 와서 식탁에 앉으신 예수의 머리에 부었다.
이것을 본 제자들은 분개하여 "이렇게 낭비를 하다니!
이것을 팔면 많은 돈을 받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줄 수 있을텐데." 하고 말했다.
예수께서는 그것을 아시고 "이 여자는 나에게 갸륵한 일을 했는데 왜 괴롭히느냐?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너희 곁에 있겠지만 나는 너희와 언제까지나 함께 있지는 않을 것이다.
이 여자가 내 몸에 향유를 부은 것은 나의 장례를 위하여 한 것이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온 세상 어디든지 이 복음이 전해지는 곳마다 이 여자가 한 일도 알려져서 사람들이 기억하게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마태오의 복음서 26장 6~13절(공동번역성서)
예수께서 베다니아에 있는 나병환자 시몬의 집에 계실 때의 일이다. 마침 예수께서 음식을 잡수시고 계셨는데 어떤 여자가 매우 값진 순 나르드 향유가 든 옥합을 가지고 와서 그것을 깨뜨리고 향유를 예수의 머리에 부었다.
그러자 거기 같이 있던 몇 사람이 매우 분개하여 "왜 향유를 이렇게 낭비하는가?
이것을 팔면 삼백 데나리온도 더 받을 것이고 그 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줄 수 있을 터인데!" 하고 투덜거리면서 그 여자를 나무랐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참견하지 마라. 이 여자는 나에게 갸륵한 일을 했는데 왜 괴롭히느냐?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너희 곁에 있으니 도우려고만 하면 언제든지 도울 수가 있다. 그러나 나는 언제까지나 너희와 함께 있지는 않을 것이다.
이 여자는 내 장례를 위하여 미리 내 몸에 향유를 부은 것이니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한 것이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온 세상 어디든지 복음이 전해지는 곳마다 이 여자가 한 일도 알려져서 사람들이 기억하게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마르코의 복음서 14장 4~9절(공동번역성서)

2.2. 요한복음서

예수께서는 과월절을 엿새 앞두고 베다니아로 가셨는데 그 곳은 예수께서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리신 라자로가 사는 고장이었다.
거기에서 예수를 영접하는 만찬회가 베풀어졌는데 라자로는 손님들 사이에 끼여 예수와 함께 식탁에 앉아 있었고 마르타는 시중을 들고 있었다.
그 때 마리아가 매우 값진 순 나르드 향유 한 근을 가지고 와서 예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그 발을 닦아드렸다. 그러자 온 집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 찼다.
예수의 제자로서 장차 예수를 배반할 가리옷 사람 유다가 "이 향유를 팔았더라면 삼백 데나리온은 받았을 것이고 그 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줄 수 있었을 터인데 이게 무슨 짓인가?" 하고 투덜거렸다.
유다는 가난한 사람들을 생각해서가 아니라 그가 도둑이어서 이런 말을 한 것이었다. 그는 돈주머니를 맡아가지고 거기 들어 있는 것을 늘 꺼내 쓰곤 하였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내 장례일을 위하여 하는 일이니 이 여자 일에 참견하지 마라.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지만 나는 언제나 함께 있지는 않을 것이다."
요한의 복음서 12장 1~8절(공동번역성서)

2.3. 루가복음서

예수께서 어떤 바리사이파 사람의 초대를 받으시고 그의 집에 들어가 음식을 잡수시게 되었다.
마침 그 동네에는 행실이 나쁜 여자가 하나 살고 있었는데 그 여자는 예수께서 그 바리사이파 사람의 집에서 음식을 잡수신다는 것을 알고 향유가 든 옥합을 가지고 왔다.
그리고 예수 뒤에 와서 발치에 서서 울며 눈물로 그 발을 적시었다. 그리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닦고 나서 발에 입맞추며 향유를 부어드렸다.
예수를 초대한 바리사이파 사람이 이것을 보고 속으로 "저 사람이 정말 예언자라면 자기 발에 손을 대는 저 여자가 어떤 여자며 얼마나 행실이 나쁜 여자인지 알았을 텐데!" 하고 중얼거렸다.
그 때에 예수께서는 "시몬아, 너에게 물어볼 말이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예, 선생님, 말씀하십시오." 그러자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떤 돈놀이꾼에게 빚을 진 사람 둘이 있었다. 한 사람은 오백 데나리온을 빚졌고 또 한 사람은 오십 데나리온을 빚졌다.
이 두 사람이 다 빚을 갚을 힘이 없었기 때문에 돈놀이꾼은 그들의 빚을 다 탕감해 주었다. 그러면 그 두 사람 중에 누가 더 그를 사랑하겠느냐?"
시몬은 "더 많은 빚을 탕감받은 사람이겠지요." 하였다.
예수께서는 "옳은 생각이다." 하시고 그 여자를 돌아보시며 시몬에게 말씀을 계속하셨다.
"이 여자를 보아라. 내가 네 집에 들어왔을 때 너는 나에게 발 씻을 물도 주지 않았지만 이 여자는 눈물로 내 발을 적시고 머리카락으로 내 발을 닦아주었다.
너는 내 얼굴에도 입맞추지 않았지만 이 여자는 내가 들어왔을 때부터 줄곧 내 발에 입맞추고 있다.
너는 내 머리에 기름을 발라주지 않았지만 이 여자는 내 발에 향유를 발라주었다.
잘 들어두어라. 이 여자는 이토록 극진한 사랑을 보였으니 그만큼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 적게 용서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한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그 여자에게 "네 죄는 용서받았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예수와 한 식탁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속으로 "저 사람이 누구인데 죄까지 용서해 준다고 하는가?" 하고 수군거렸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 여자에게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하고 말씀하셨다.
루가의 복음서 7장 36~50절(공동번역성서)

3. 해석

3.1. 하나의 사건으로 해석할 경우

하나의 사건으로 해석하기에는 루가복음의 상황만 너무 동떨어져 있기에, 만약 하나의 사건이라면 루가복음이 부정확하다고 해야 한다. 루가복음에서 묘사한 '죄를 지은 여자'는 당시 관용적으로 성매매 여성을 지칭하는 문구였는데, 하나의 사건으로 해석하면 바리사이파 시몬은 그 여인과 그 집에서 같이 사는 사람이 된다는 점에서 루가복음의 상황을 설명하기 힘들다. 또한 시기적으로도 누가복음의 상황은 십자가 사건 직전의 사건을 말하는 다른 복음서들의 상황과 매우 동떨어져 있으며, 요한복음에 나오는 마르타의 자매인 베다니아의 마리아는 이 사건 이후에 루가복음 10장에 명시적인 이름과 함께 등장한다.

3.2. 두 개의 사건으로 해석할 경우

두 개의 사건으로 해석할 경우, 루가복음의 사건은 별개의 것이고, 마태오복음, 마르코복음, 요한복음의 사건이 동일사건이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럴 경우, 세 복음서에서 말하는 사건은 다음과 같다. 예수 그리스도가 과월절(파스카) 엿새 전에 베다니아에 도착하고, 베다니아에 있는 라자로의 집[1]에서 라자로의 누이 마리아가 예수 그리스도의 머리와 발에 향유를 부었다. 그리고 이스카리옷 유다가 마리아가 향유를 허비한 것에 대하여 불평했다.[2]

반면 '시몬의 집'이라는 장소에 주목하여 바리사이파 시몬과 나병환자 시몬이 동일인이고 마태오복음, 마르코복음, 루가복음의 사건이 동일 사건이고 요한복음의 사건이 별개의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3.3. 세 개의 사건으로 해석할 경우

성경에 나온대로 루가복음의 사건이 가장 먼저 있었고, 그 이후 과월절 6일 전에 요한복음의 사건, 과월절 이틀 전에 마태오복음과 마르코복음에서 말하는 사건이 있었다고 해석하면 된다. 다만 현실에서 잘 일어나기 힘든 비슷한 사건들이 왜 3번이나 일어났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고, 과월절 이틀 전의 사건의 경우 약 4일 전에 예수 그리스도가 제자들에게 향유를 부은 여인을 칭찬했는데도 향유를 부은 여인에 대해 똑같이 좋지 않은 반응이 나온 것도 다소 의아하다.

4. 기타

나는 분명히 말한다. 온 세상 어디든지 이 복음이 전해지는 곳마다 이 여자가 한 일도 알려져서 사람들이 기억하게 될 것이다.
마태오복음 26장 13절

실제로 이 말은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 향유 사건은 복음서에 드러난 병자성사의 간접적[3] 근거라 말하는 해석도 있다.

[1] 나병환자 시몬이 라자로와 함께 살았거나, 라자로가 나병이 있었고 시몬이라는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었을 경우 동일한 장소가 된다.[2] 다른 제자들도 유다의 말에 동조했을 가능성이 있다.[3] 직접적 근거는 야고보서 5장.